옥천에 놀러 갔다가 "향수 OK 카드"를 발급받고도 그 "향수"가 정지용 시인의 "향수"인지를 몰랐습니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해서야 감 잡았습니다. '옥천군은 "정지용 향수 마케팅"에 올인하는구나!' 시인의 이름을 딴 지역 축제, '지용제'니 '정지용문학상' 등 다채로운 행사도 운영 중입니다. 덕분에 저도 "정지용 생가"와 "정지용 문학관"에 들렸는데 사실 계획에 없었답니다. 현지인이 추천해 준 "옥천묵집" 사장님께서 식당 문 닫으시고 며느리 아드님 온 가족들이랑 김장 중이셔서 그냥 오기 아쉬웠거든요.
정지용문학관 들어서자마자, 저는 모형인물을 실제 인물인지 알고 화들짝 놀랐어요. 첫인상은, 흠......"전국모의고사 수능 1등 관상(??)"! 아니나다를까, 휘문고보 수재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학업성적이 뛰어나서 장학금으로 유학도 다녀오신 거더라고요. 심지어 두 아드님들도 휘문고보 후배셨어요. 마침 휘문고와 인연 깊은 분과 함께 방문했던지라 유심히 정지용문학관을 둘러보았네요.
"옥천묵집"이 맛있다고 추천 받았지만 일요일은 영업을 쉬고, 옥천 현지인이 추천해주신 어국수집 등이 다 문닫기에 좀 낙심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정지용문학관" 근처 오픈한 아무 식당에나 들어갔어요.
밖에서 보면 평범한 식당인데, 음식을 먹으며 또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제공해주신 사장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평범한 식당이 아니었던지라 이렇게 포스팅 올립니다.
옥천에 놀러왔냐고 물어보신 사장님께서 "호박꼬지찌개"를 권하셨어요. 다른 데서 먹어보지 못했을테니 온김에 먹어보라고.
실제 음식이 나왔는데, 이런 비주얼이었습니다. 맛은, 매우 시원한 육개장 맛! 정말 놀랄만큼 제 입에 맞는 건강식이었어요. 식사하는 내내 사장님께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저 역시 쉴새 없이 사장님께 음식에 탄복하며 말을 하게 됩니다. 오이 소박이의 오이 향이 살아 있고, 된장에는 직접 키우신 콩이 박혀 있어요. 정말 건강하고 순수한 맛이었습니다. 호박고지 찌개를 특허내시고 홍보하실면 좋지 않으시냐고 여쭈었더니 사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산모루 식당 사장님의 식당운영철학과 인품이 참 좋으셔서 배가 두 배로 든든해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옥천 산모루 식당 사장님, 건강하시어서 그 좋은 마음으로 따뜻한 밥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어주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