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를 동경했어도, 표정 그대로 다 드러내는 캐릭터인만큼 주제를 안다. 


산 아래 섰는데, 이 아늑하고 따사로운, 빨려드는 느낌이 뭐지? 올려다 보면서 '아! 아름다워!' 탄성을 밖으로 꺼냈다. 홀린 듯 혼자서 올라 간다. 준비 안 된 복장이라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오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발이 자꾸 위로 옮겨진다. 


산 이름을 유심히 살피지 않았는데, 이 산은 딱 이름 그대로이다.





오늘 하루도, 그리고 연일 코로나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

추운 날 아프고 걱정 많은 분들을 생각하며 이 산의 곡선을 나눕니다. 당장은 가시처럼 솟아 있어 아프고 힘들지만, 능선을 이룰 그런 날들이 되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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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0-12-20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안 보여요 ㅠㅠ

2020-12-20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0-12-20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청명한 겨울하늘과 완만한 능선이 아름답습니다˃_˂
 

"검은색" 숲 모기만 아니라면, 저도 여름 불볕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숲에서 책 읽을 수 있는데요.

숨 다운 숨 쉬러도 가고, 걸으러도 가고 요새 숲을 많이 찾았습니다.


우연히 "생명의 숲"에서 진행중인 연구, 인터뷰이 모집 공고를 보았습니다. 1시간 진행될 인터뷰가 비대면일지가 궁금하네요. 뜻 있으신 분들 한 번 살펴보세요^^


https://forest.or.kr/programs/289?utm_source=stibee&utm_medium=email&utm_campaign=news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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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덕분에, 역사학 세부 분야 중에서도 의학사, 그 중에서도 질병사가 현재 코로나 사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겠다는 느낌이 왔다. 한 마디로, 좀 더 읽어봐야겠다는 부담감이 확 왔다. 저자 김서형의 박사 논문뿐 아니라 '전염병'을 주제로 한 거의 모든 책에서 "1918년 인플루엔자'가 빠지지 않기에 이왕이면 이 시기를 포함한 자료를 찾았다. 그 제목이 [세균의 복음]인데, 원어는 말 그대로 "The Gospel of Germs"이다. 




저자 낸시 톰스는 "질병세균설 the germ theory"의 대중화가 이뤄진 문화적 맥락과 역사적 특수성에 관심을 둔 역사가이다. 그녀는 젊은 후학들에게 더 나아간 비교연구 작업을 부탁하고 본인은, 계속 주력해온 미국의학사 중에서도 "1870~1930년대"에 집중해 글을 썼다. 질병에 대한 믿음이 미국인들의 의식과 실천을 집합척 차원에서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중심 질문으로 삼아서. 물론 "집합적"의식화의 탐색이지만, 일반화를 경계하고 미국 특유의 이질성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아직 이 두꺼운 책의 1/10 정도 분량인 서문까지만 읽었을 뿐이다.



CC0



사실, 최근 내 독서 계획은 온통 코로나 펜데믹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인데 부끄럽게도 나는 "전염병," "감염병"을 어떤 맥락에서 쓰는지, 교차적으로 쓸 수 있는 용어인지 잘 모른다. 매번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전염병'이라 했어야하나? '감염병?" 이 수준의 고민을 해왔다. 자칫 이 분야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쓰고 있는 용어를 제 멋대로 교차해 리뷰 쓰다가 본문의 좋은 내용을 오염시킬까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세균의 복음] 서문의 마지막 문단에서 굉장히 반가운 문장을 만났기에 책 읽다 말고 옮겨놓는다.



'감염 infectious'는 그들 사이에 실질적인 접촉 없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병을 뜻한다 반대로 '전염병 contagious'은 사람들 사이에서 직접 전해진다...그러나 실제로 사용될 때 이러한 용어는 그 구분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나의 연구 대상 시기에 의료 당국은 흔히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 데 정확성이 떨어졌다. 특히 감염병과 전염병의 구분이 무의미했다. 1866년 <미국 의사협회 회보>에서 한 의사는 그 점에 불만을 드러냈다. "유행병, 전염, 감염, 이 세가지 명칭은 빈번하게 조사원을 혼동하게 만든다. 그 경계선은 equator보다 더 공상적인 것 같다." 나는 감염과 전염이 엄밀히 다르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적도 무시하기 ignoring equator'를 선택하고 이 책에서는 그 용어를 호환해서 쓰겠다." (낸시 톰스 2019:60)



[세균의 복음] 및 다른 책들을 더 읽어가면서 "감염"  / "전염" 용어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가봐야겠다. 일단, 좀 몰라서 두 용어를 교차해 쓰는 데 대한 부끄러움은 낸시 톰스 박사의 서문을 읽고 좀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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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노란색 색연필과 메모용 0.3mm 볼펜 없이는 책 읽어도 마치, 샴푸 후 안 헹궈낸 느낌. 여백에 빼곡히 메모하며 매 챕터마다 큰 틀에서 내용을 정리했다. 그토록 초집중한 덕분이지 수년이 지나도 기억 속에서 "콱" 박혀 있는 그 시절의 리딩.


요즘엔 주로, 랩탑 켜 놓고 바로바로 메모 해가며 읽는데 이거 안 좋다. 아주 안 좋다....책 내용 정리한답시고 자판 두드리다가 "3초의 산만함"이 손가락을 틀어서 '오늘의 코로나 확진자 지도'를 검색해보지 않나, 갑자기 '생수 12개' 주문하기까지 한다...아무튼 랩탑과 정독은 같이 가기 어렵다는 걸, 경험으로 뻔히 아는데도 늘 같이 묶어보려는 어리석은 유혹을 느낀다.


 CC0


우연히 아주 흥미로운 강의계획서를 만났다. 

사회과학 분야 대학 교양 강의인데,  대범하게도 한 주를 오롯이 "How to Learn or not" 논의에 배치했다. 

그 주차 읽을 거리를 보니, 이거이거, 한 마디로 적어도 회의실이나 대학강의실에서 랩탑과 PPT Presentation을 자제하는 게 좋을 껄? 이런 충고 아닌가. 


한국의 "삼성"과 "AMAZON" 두 기업 문화를 다 경험해본 젊은이가, AMAZON에서는 PPT를 쓰지 않고 완결형 문장의 글로 프리젠테이션한다는 점을 굉장히 신선하게 느끼는 듯 했다. 이유를 알 법했다. PPT의 현란한 이미지 공세는 내용의 빈약을 감추거나 메우기 때문에 화자 스스로 빈약함을 자각하기 어렵게 한다. 


랩탑과 독서는 "적어도 나에겐" 같이 가기 어렵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를 한 명 찾아서, 반가웠다. 


1. Bruni, Frank. 2018. “How to Get the Most Out of College.” The New York Times, Aug. 17.


2. Doubek, James. 2016. “Attention, Students: Put Your Laptops Away.” National Public Radio, Apr. 17.


3. Dynarski, Susan. 2017. “Laptops Are Great. But Not During a Lecture or a Meeting.” The New York Times,


4. Herbert, Bob. 2011. “College the Easy Way.” The New York Times, March 4.


5. Robin, Corey. 2016. “Degrees of Austerity.” Jacobin, June 4.


6. Thompson, Clive. 2003. “PowerPoint Makes You Dumb.” The New York Times, Dec. 14


7. Ralph, Paul. 2017. “Universities should ban PowerPoint. It makes students stupid and professors bo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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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7-22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보니 갑자기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팍팍 드네요. 학교 다닐 땐 공부가 참 재미없었는데 말이죠...
이젠 하고 싶은 공부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전과목 공부는 지금도 싫어요.

2020-07-22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22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23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24 0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0-07-23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공감하는!!!
 

사진 잘 찍는 재주는 없습니다. 마음의 선물로 나눕니다^^


2020년 2월을 지나 3월, 내내 같은 공간에서만 지내시는 분들이 많으실지라 엉성한 사진으로나마 봄 기운을 전해드립니다. 불편하신 분은 쾌차하시고, 어려움은 나누고, 모두 잘 이겨내시기를 아자! 








방심한 사이에 해가 이미 올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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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3-09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 잘 봤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얄라알라 2020-03-10 13:1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들려주시니 감사합니다. 비도 오는 화요일이지만 마음 화사한 하루 보내세요

초딩 2020-03-09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아름답네요~~~~

얄라알라 2020-03-10 13:17   좋아요 2 | URL
댓글까지 남겨주시니 더욱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레삭매냐 2020-03-09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겸양의 말씀이십니다. 사진이 아주 잘 생겼습니다.

얄라알라 2020-03-10 13:1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어렸을 때 그림책에서 본 숲속 들꽃들은 유난히 흰색과 노란색이 많아서, 실제 그럴까 궁금했는데
우연히 노랑 흰색 꽃무리를 보니 마음이 아이때로 돌아갔습니다^^

페크pek0501 2020-03-11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다 좋습니다. 하나만 고른다면 위에서 여섯 번째 사진이 제일 맘에 듭니다.
여러 직선이 모이는 꼭지점을 중심으로 하늘, 산, 물, 땅, 나무, 길이 골고루 잘 배치되어 있어요.
나무를 오른쪽으로 두고 길을 걷고 싶게 만드는 사진이에요. 덕분에 감상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