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뉴스기사에 뜨는데 단어조차 생소하다. "결혼미래당"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이 "창당발기인"모집 공고를 냈다. 


저출산 문제를 최우선 국가적 선결과제로 제시하며

구체적 공약을 제시하는데,


△결혼과 육아 문제 전담 장관이 있는 정부 부처 신설 혹은 개편 

△결혼장려금 3,000만원 지급 

△소득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신혼부부 임대아파트 지원 

△두번째 자녀부터 교육비 무상 지원 

전 국민에게 결혼정보서비스 무상 제공. 


결국은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이들이 자석처럼끌릴 것이다. "전 국민에게 결혼정보서비스 무상 제공"이라는 공약이 과도하게 이채롭다. 


그나저나 "임산부등록제"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좀 찾아봐야겠다. 

마거릿 에트우트의 소설 [ 시녀이야기]가 생각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무 옆에 나무, 나무 뒤에도 나무, 그런 곳에서  피톤치드에 절어지고 싶었는데, "거실구석"에서  [방구석미술관]을 읽으며 쉰다.

예고, 예대, 유학, 입상, 개인전이라는 엘리트 코스 밟은 예술가도 아니고 미술계에 밝은 "인싸"도 아닌 자가 썼는데, 2019년 예술 분야 베스트 셀러라 한다. 실은 온라인 서점 시작 페이지에 팝업으로 뜨는 정보는 일단 "홍보성"인지 의심한다. "홍보성"을 가려내려면 직접 읽어보는 수 밖에 없다.



 [방구석미술관]의 저자 "조원재"는 경영학 전공자인데 미술이 좋아서 독학하다가, 현재 온라인 채널 미술 평론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조원재 자신이 미술에 흠뻑 매료되다 보니, 미술 작품 직접 보겠다는 일념으로 독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체류하기도 했다. 그 돈으로 미술관 순례를 했다 한다.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그의 팟캐스트 모토처럼 [방구석미술관]은 쉽고 재밌다. 저자 자신이, 정통 미술 엘리트 코스 교육과 거리가 먼 애호가여서 그런지 이책은 예술가들의 뒷담화, 연예뉴스처럼 자극적이면서 스캔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베스트셀러 될 만 하다. 총 14인의 예술가를 주로 소개하는데, 내 생각엔 그가 가장 감정이입하며 소개했을 이가 "폴 고갱"이다. 소챕터 제목을 아예 이렇게 지었다. "알고 보니 원조 퇴사학교 선배?" 그 시대 잘나가던 증권맨이었던 폴 고갱이 그림에 끌려 이중 생활을 하다가 나중엔 아예 확 인생 전향한 스토리는 어찌보면 조원재 자신과도 닿아있지 않을까? 


프리다 칼로나 빈센트 반 고흐, 피카소, 마르크 샤갈에 대해서는 이미 자서전 혹은 평전을 읽어본지라 새롭지 않았는데,  [방구석미술관]을 통해 재발견한 예술가는 바로 구스타프 클림프와 에곤 쉴레였다. 조원재는 이들에게 각각 "반항아," "순수지존"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툴레즈 로트렉은 이 책에서 따로 다뤄지지 않는다. 다만, 빈센트 반 고흐가 중독되었다는 "압생트," 일명 녹색요정을 소개하며 등장한다. 로트렉 역시 19세기 파리에서 소문난 주당이자 알콜 중독자였다는데, 1887년 반 고흐의 초상을 직접 그렸다. 



로트렉은 왠지 주연보다는 비중 있는 조연처럼 다뤄지는 경향이 있지 않나, 미술계 문외한으로서 생각했는데 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단독 전시를 기획했다 한다. 2020년 1월 14일부터 5월 3일까지. 

"물랭루즈의 작은 거인"이라는 전시명이 툴루즈 로트랙과 왠지 어울린다. 



진품 150점은 국내 최초 소개되는 작품이라 한다. 



이번에는 로트렉이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다. 그것도 단독 주연. 




꽤 할인 받을 수 있는 "early bird"용 티켓 1차, 2차분은 이미 마감이다. 2020년 1월 13일까지 30% 할인해주는 3차분이 열려있다. 로트렉의 진품 150점을 직접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19세기 파리의 보헤미안 스타일, 예술과 삶이 따로 가지 않았던 이들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 


그나저나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기획팀은 도대체 금손 어벤져스 집합인가. 매 전시마다 안 갈 수 없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야외에서 100분 대기해야 할 상황, 그 참에 오늘 읽어낸 책이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였습니다. 그런데

2019년 12월 마지막 주를, 이분야(법의학) 책 읽기 릴레이로 마감하게 될 예감이 드네요. 


화초, 야생의 나무, 숲 좋아하는 자연지망인으로서 [꽃은 알고 있다 (원제: The Nature of Life and Death)]가 원예조경분야 실용서인줄 알고 클릭했네요. 페이지를 열어보니, 허걱! 


이 책 법의생태학자의 회고록이라네요. "법의학"의 학문적 계통도 잘 모르는 독자인데 "법의생태학"은 또 무엇인가요? 게다가 CSI의 그리샴 반장처럼 곤충학 전문지식으로 시체에서 증거를 찾는 것도 아니고 꽃가루로 진실의 고리들을 연결한다고요? 한마디로 화분학이라고 하네요. 고고학의 하위 분과겠죠.




우리나라 출판계도 참 멋지지 않나요. 엄지 검지가 곱도록 스마트폰은 두드려도 종이책(ebook도) 안 찾는 이 우울한 시대에 "법의생태학" 분야의 책을 척척 번역해주시다니!! 고맙습니다. 덕분에 "법의학의 여왕"이라는 페트리샤 윌트셔의 책을 한국어로 읽습니다. 


웅진지식하우스.  고마워서라도 꼭 찾아 읽겠습니다.  [꽃은 알고 있다]

민들레 홀씨 날리는 표지만 봐서는 철학책인지, 원예전문서인지.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고고학, 법의학, 화분(pollen)학, 식물학의 교접점에서 풀어내는 회고록이라지요!! 미지의 영역이기에 더욱 기대가 큽니다! 아직 책도 안 읽었는데 벌써 "릴레이 법의학" 독서에 신이 난 예비독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레삭매냐 2019-12-2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제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책이지만,
얄라알라북사랑님이 환호
하시니 관심이 급상승하네요 ^^

2019-12-28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음악 전공하신 분들이, 다른 아티스트의 연주를 잠시 듣기만 해도 (그와 자신의) 인생관이니 곡해석까지 공명한다고 전율할 때 얼마나 부럽던가? '그걸 어떻게 알지? 고수들끼리 통하는 걸까? 음악 외 다른 영역, 내게 더 친숙한 영역에서 나도 그런 공명하는 타인을 "척 하고" 알아볼 수 있었던가?'


 암튼, 엄청 부럽다. 선율 듣기만 해도 동지인지를 "척 하고"  알아본다는 그들의 경지가. 


고집스럽게  세자릿 수, 백번은 족히 들었을 곡이 있다.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 Tchaikovsky, Violin Concerto D major Op. 3.


반복해 듣다보면, 내게도 그 '경지'의 전율 순간이 올까싶어서 촌스런 질투심으로 듣고 또 듣고. 이 분의 연주, 저분의 연주, 수백번 되듣기. 



언젠가 온라인 투표에서 한국의 팬들은 최고 음반으로 정경화의 연주를 꼽던데

비주얼에 혹하는 나로서는 아무래도 데이비드 가렛David Garrett이 최고다. 심지어 그의 스승이라는 펄만의 연주보다 나는 이 조각미모 천재의 연주가 좋다. 차이코프스키라도 좋아했을 듯.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먼의 연주. '바이올린 한 대로 연주하는 음색인가? 풍부함에 놀란다'는 평이 압도적이던데 실로 그렇다. 풍성하다. 빛으로 치면 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한복치맛단처럼 퍼지며 파고드는 음의 향연.

https://youtu.be/CTE08SS8fNk

한 분 더 추가, 알레나 바에바. 올해 남편과 내한 연주했다. 기품있고 카리스마있는 연주,

https://youtu.be/2ckqOukGKK8




https://youtu.be/kEJfbEUgFC0


최애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 Jay Oh. 현재 뉴욕필 종신단원이다. 소속사에 내한 공연 문의드렸었는데 2019년 내한은 무산되었나보다. https://nyphil.org/about-us/artists/joo-young_oh


아침엔 김봄소리 님의 연주를 들었는데, 그림으로 치면 세밀세밀 세밀화. 오밀조밀 조밀화. 아름답고 곱지만 치고나가는 박력이 부족해서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못 느끼겠다. David Garrett 연주에 귀가 익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재능있는, 노력하는 이들 덕분에 사는 기쁨을 느끼고 또 고마워한다.

무엇으로 이 고마움을 갚을까. 

음악으로, 그림으로, 쌀알로, 감자 한 포대로 사람은 서로를 돕고 격려한다.

받고만 가고 싶진 않다. 더욱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레삭매냐 2019-12-2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클래식 음악에 심취하신 분들은
곡만 듣고도 누가 연주했는지 그 섬세
한 터치를 구분해 내는지 궁금할 따
름입니다.

막귀인 저로서는 넘사벽이지 싶습니다.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경자년에도 빠이팅입니다.

2019-12-28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해 가을 부터, 드나드는 공간이 있다. 여섯자리 비번은 멤버쉽의 은밀한 상징. 감사한 마음 반, 자부심 반, 조심스레 이 공유 공간을 드나든다. 


한 두달 지나다 보니, 


이 공간 아무도 청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유통기한이 몇 년 지난, 개봉도 안한 커피원두도 있고, 

기물마다 먼지가 뽀얗다. 


내 기준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문방구용 가위, 머그컵과 에프킬라(?)가 같은 선반에 분류되어 있고

여름 지난지 반년인데 선풍기는 공간의 중심에 떡 하니 자리한다. 


공간 빌려쓰는 주제에 오지랖,

처음엔 물티슈로 "소심"하게 청소했다.

텅 빈 "에프킬라" 통들을 버리고, 

오래 묵은 달력을 버리고

먼지를 털어내고 환기한다.

그러다가 "대범"해져서

아예 빨아쓰는 목화솜 행주를 가져온다. 

오늘은 아예 청소기 돌리려 소매를 걷어 붙였다.


창문 확짤 열고 신호탄을 쏘았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대범"하게 싸악 치워놓으리! 

그런데 

아뿔싸!

청소기는 아예 작동도 안하는 고물. 오백년 전, 고장난 것이다. 



이 공간에는 족히 10년전에 흔적을 남긴 분들도 계신데

아무도 청소하지 않는 것일까? 남의 물건 혹시라도 청소하다 건드릴까 서로에 대한 배려로서 동료애만큼 먼지도 같이 증식시키는 것일까? 

"공유지의 비극"은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바닥 물청소 하면서 자꾸 그 표현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누군가가 더 편할 수 있도록

내 일처럼.

그런 마음으로 공유공간을 쓴다면....

좋.

겠.

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빵굽는건축가 2019-12-23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유공간이라서 그러긴 하죠. 우리동네 마을회관은 매달 당번이 청소를 하는데
화장실이 조금 그래요. 그래서 청소할 때면 화장실 청소 시간이 제일 오래 걸려요.

남자들은 앉아서 볼일을 보면 좋은데 벽에ㅜ막 튀고 그래서 암튼 공유공간이 만만치 않아요.

2019-12-23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12-23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간 하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누군가가 청소를 하겠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 누구도 청소를 하지 않게 돼요. 이런 사람들 속에서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는 사람을 보면 대단해요. ^^

2019-12-23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