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초월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철 편역 / 히읏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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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의 타성이 고개를 내밀 때마다 니체의 책을 펼친다. 니체의 말은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평범한 진리 같은 것이어서 무한 공감하며 읽어나가다 보면 긍정의 마음이 차올라 알 수 없는 의욕이 되살아난다. 인생을 살아가는 일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인간관계는 점점 냉정해지고 비교와 경쟁이 만연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아가는 듯하다. 그래서 위대한 철학자 니체의 말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니체는 서두에서 인간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고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를 넘어 자신을 다시 빚어내야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것이 자기 극복이며 그 과정을 거쳐 도달하는 인간상이 바로 초월자(Übermensch)’라고 했다. 초월자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안의 두려움과 타성, 편안하고 익숙한 것을 뛰어넘는 모든 인간을 뜻한다는 얘기다. 우리 보통 사람도 노력 여하에 따라 초월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왠지 위로와 힘을 얻는다. 본문 내용은 1장 인간, 너무나 인간적인 존재 2장 내면의 길을 걷는 자 3장 초월자의 길(Übermensch의 탄생) 4Amor Fati-고통까지 사랑하라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 실려있는 내용이 모두 좋았지만 특히 강렬한 인상을 준 몇 가지 문장을 되새겨 보려 한다.

 



승리는 재능의 것이 아니다. 재능은 빠르게 빛날 수 있으나 오래 타오르지 못한다. 승리는 인내의 것이다. 고통을 견디고 시간을 견디고 불안을 견디는 자만이 결실을 본다. 인내 없는 결실은 없다. 버티는 자는 쓰러지지 않는다. 버티는 자는 끝내 도착한다. 버티는 자는 결국 이긴다. 인내는 삶의 가장 큰 무기다.’(p23)

 



흔히 재능이 있어야 승리한다고 믿는다. 눈부신 성공을 거둔 이들을 보면 그들이 처음부터 부자였거나 재능이 뛰어났기에 그런 성공을 거두었겠지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고통과 불안함 속에서도 꾸준하게 실천하고 인내하는 시간을 견뎠기 때문에 얻은 결과물이다. 차근차근 노력해서 얻으려 하기보다는 더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조급함이 성공의 길을 가로막는지도 모른다. 성공이란 자신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에 달려 있지 않을까. 오늘 하루를 어떤 루틴으로 살아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문장이었다.

 



삶은 직선이 아니다. 우회와 지연, 반복과 모순으로 가득하다. 한쪽에서는 만족을 얻지만 다른 쪽에서는 좌절을 맛본다. 같은 사건 속에서도 기쁨과 슬픔이 뒤섞이고, 욕망과 환멸이 교차한다. 그 모순된 경험과 깊은 시련이야말로 우리가 성장하는 토대다. 단순히 기쁨만 얻고 적당한 고통만 얻었다면 성숙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흔들 만큼의 큰 고통이 찾아와야 내가 바뀐다.’(p72)

 



이 문장처럼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절대 탄탄대로만의 삶은 아니었다. 구부러진 길도 걸었고 어두운 터널을 걷는 것 같은 시절도 있었다. 물론 행복한 날이 더 많지 않았을까. 엄청난 시련이라고 할 정도의 일은 아직 경험하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할까. 그때그때 맞이한 일을 어떻게든 해결하며 살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다. 인생이란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시련과 고통을 불행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내 삶에 한 번쯤 맞이해야만 하는 손님으로 여기고 대응해나간다면 힘든 순간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해야 할 일은 피할 수 없고 도망칠 수 없다. 결국 어떻게든 해내야만 한다. 피할수록 육체의 병으로 오든, 관계의 파탄으로 오든, 내면의 공허로 오든 결국 그 무게는 반드시 되돌려 받는다. 그 무엇이 되었든 도망치지 말라. 피하지도 말라. 삶이 맡긴 무게를 그대로 들어 올려라. 운명을 피하면 벌을 받듯 책임을 버리면 고통을 짊어지게 된다. 삶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게으름이다.’(p105)

 



내 삶에서 가장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며 바쁘게 살 때는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고 하루 종일 책만 읽고 공부만 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정작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는데 이렇게 게으르게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나태하게 보내고 있으니 정말 아이러니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 쉬엄쉬엄하자며 휴식 모드를 취하고 안주하다 보니 어느새 게으름의 타성에 젖어 살고 있었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분명히 짧을 텐데 아직도 게으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문장을 만나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시기에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니. 훗날 후회 하나라도 줄이려면 내게 주어진 황금 같은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겠다.

 



자신이 된다는 것은 정직해지는 일이다. 세상의 기대에 맞추지 않고 자기 존재의 진실에 맞추는 것이다. 자신이 된다는 것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매일 새로 자신을 발견하는 행위에 가깝다. (중략) 그 누구의 삶도 아닌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살 때가 되지 않았는가. 세상이 옳다고 말하는 길이 너의 길이 아닐 수 있다. 타인의 평가, 세상의 기대, 살아온 환경, 이 모든 것을 제외한다면 지금 네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너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p212)

 



니체의 철학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과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삶이야말로 바로 초월자의 삶이다. ‘자신이 된다는 것은 정직해지는 일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완성된 상태는 아니며 매일 새로 자신을 발견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마주하며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은 얼마나 짜릿한 기쁨일까. 그런 시간은 자신에게 가장 정직한 시간일 것이다. 이런 일은 게으름 속에 빠져 있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계속 배워야 한다고 했다. 늦었다고 투덜댈 일도 아니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나를 가장 살아있게 하는 일을 상기하면서 다시금 힘을 내야겠다. 지금까지 게으르게 지낸 시간은 내 건강을 위해 썼다고 치부하면 된다. 이런 핑계를 대서라도 다시 시작할 계기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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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주 죽음이 코앞까지 닥치는 삶은 어떤 것일까? 그 애는 번번이 그걸 비껴갔다.
하지만 딱 한 번 잡히고 말았다. 죽음은 그것만으로 모든 걸 가져간다. - P18

인생이란 게 참 경이롭지 않니. 내내 그 안에 난폭한죽음을 품고 있다는 게. 그 박테리아는 네가 죽어서 나타난 게 아니라 줄곧 몸속에 있으면서 언제나 너를 먹고 싶 - P29

어 했어. 또 세포들은 네 부패를 도울 효소를 늘 자기 안에 갖고 있었어. 생존하려는 네 열정이 그 모든 걸 막은거야. 네 안에서 그렇게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걸 알았니? 한 번이라도 눈치챈 적 있어?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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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6-08-15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아직 한 번도 눈치챈 적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게되었습니다.
갑자기
박테리아가 상당히 친근하게 느껴지는군요.

그간 북풀에서 모나리자님의 글을 제게 통보해주질 않았습니다.
모나리자님의 구독자인데도 말이지요.
(오늘은 모나리자님의 게시 글에 관한 북풀의 통보가
제게 도달했습니다.)

또한 100자 평은 서재에 노출이 되지않아
이렇게 좋은 인용문들을 그간 미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박테리아로 돌아가서,
그들이 왠지 친구처럼 느껴지는군요.
전혀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때로 누군가가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 후에야
비로소 깨닫는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됩니다.

절대로 조상님 자랑하면 안된다는 것도
요번 광복절이 되어서야 깨달았거든요!!
(두리번~ 모나리자님, 쉿~! 조용....)



모나리자 2026-08-15 22:10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인용문장 속에 죽음에 대한 저자의 통찰에 무척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별 생각없이 살다가 이런 문장을 만나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삶 속에 죽음이 있고 서로 내포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어요.

아마도 제가 한 동안 글을 안 올려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네.. 뭐든지 너무 자랑하면 탈이 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ㅎㅎ
적당히 자랑해야겠지요.
편안한 밤 되세요. 차트랑님.^^
 

살아 있는 것은-힘이다-
존재 자체가
더 유능해지지 않아도 --
충분히 전지전능하다--

살아 있고 의지만 있으면 된다!
우리가 유한한 존재이더라도 -
창조주인 - 신만큼 -
유능하다!
- - P169

시간이 지나면 -찬양하기도 - 경멸하기도 하지만-
무덤을 열면 - 가장 제대로 된 모습이 보인다.
죽음은 - 절정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재평가한다
그래서 과거에 못 본 것을
똑똑히 구별하고-
예전에 보았던 것을
대부분 - 보지 않는다- - P194

책은 어떤 군함보다
우리를 먼 나라로 데려가고
질주하는 시 한 쪽은-
어떤 준마보다 빨리 달린다-
가장 가난한 사람도
돈걱정 없이 이 마차를 탈 수 있다-
인간의 영혼을 태우는
마차 삯은 얼마나 싼지. - P218

명성은 곧 치울 접시에 담긴
잘상하는 음식
손님에게 한 번만 내놓지
두 번은 내놓지 않을 음식. - P236

명성은 벌이다
노래하고-
침을 쏘고-
아, 날개도 가지고 있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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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증오할 시간이 없었다-
왜냐하면
곧 죽음이 방해할 것이라서
남은 생이
그다지 길지 않아서-
증오를 멈출 수 있었다- - P-1

내게는 사랑할 시간도 없었다-
그래도
애써야만 했으므로 -
조금만 애써 사랑하면
내게는
충분할 것 같았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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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멀기 전에는
나도 눈이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보고 싶었다.
다른 식으로는 보지 못했다. - P81

스스로 기쁨을
거두는 연습을 하면 -
살인처럼 - 전능하고-
강렬한 - 행복을 누리게 된다 - P-1

우리는 단검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한다 -
단검이 스쳐서 난
상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 단검 자체가
우리가 죽었음을 일깨워 준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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