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 - 똥꼬 발랄 고양이들의 인간 몰래 성장기
이용한 지음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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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10년은 여행가로 또 10년은 고양이 작가로 살아온 저자의 일곱 번째 고양이 책이다. 등장 고양이가 꽤 나오는데, 간단히 소개해 본다.

앵두는 다래나무집의 안방마님, 새침데기 공주과(科) 고양이지만 사냥 실력이 가장 뛰어나다.  

오디는 저자의 아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고양이. 몸에 벚꽃, 능소화 민들레 등의 이파리로 장난도 친다. 앙고는 젖소무늬에 다래나무집의 대장 고양이다. 저자의 아들에게 한없이 다정한 단짝 고양이.

보리는 게으름의 대가이자 진정한 귀차니스트, 먼 산을 보며 명상하기 좋아함. ‘멍선생’이라는 별명이 있다. 몰라는 다래나무집의 귀염둥이, 영역 내 최고의 점프 실력을 자랑한다. 달콤이는 화합형 고양이로 모든 고양이와 잘 어울리고 점프를 즐기며, 개그묘 담당이다. 자몽은 발라당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게 취미, 열혈 그루밍을 하는 게 특징이다. 그리고 그 밖의 엑스트라 고양이가 너 댓 마리 있다.

 

 고양이를 보면 내가 학생시절이었던, 그러니까 비교적 젊으셨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셔서 “나비야” 하고 부르며 밥도 주고 등을 쓰다듬어 주니 아버지를 잘 따르던 그 고양이. 그리고 이런 말씀도 하셨던 것 같다. 사람은 발이 따뜻해야 잠이 오고 고양이는 코가 따뜻해야 한다고. 어쩐지 고양이가 제 얼굴을 파묻고 자는 것을 자주 본 것 같다. 강아지나 고양이나 저 예뻐하는 것은 귀신같이 안다. 미워하면 해코지도 한다더니, 어느 여름날은 안방의 TV아래에 큰 뱀을 물어다 놓아 우리를 놀래킨 적이 있다. 밥상을 차리고 있으면 먼저 와서 시식한다고 반찬을 훔쳐 달아나고 하는 통에 혼내 주던 기억도 있다. 생선 냄새를 맡으면 사족을 못 쓰는 게 고양이다.

 

 그다지 '애묘가'가 아닌 나도 고양이를 키워 본 적이 있다. 아니, 아들이 키우는 걸 허락해 준 정도라고 할까.  최근 4년전 인가. 손바닥에 위에 올려놓을 정도였으니 정말 작고 앙증맞은 고양이었다. 생후 17일 된 고양이라나. 분유를 젖병에 타서 아기 키우듯이 젖병을 물리는데, 참 귀엽기도 얼마나 웃기던지. 한 달여 키우다가 시댁쪽 친지분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갖다 주었다. 아들에게는 고양이는 밖에서 자연을 접하며 커야 한다며. 나중에는 그 작은 고양이가 자라서 담장을 뛰어넘어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고양이 전문 작가답게 사진도 예술이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깔깔대며 웃다 보니 벌써 에필로그가 나온다. 언어도 고양이 언어로 다듬은 재치가 묻어나서 정말 재미있다. 가령 ‘개묘차’-(사람으로 말하면 ‘개인차’) ‘인간사 야옹지마’-(인간사 새옹지마) ‘냥독대’-(장독대) 등등...

 

 고양이 책 1권을 내고 나서부터 공식 모임이나 독자들로부터 다래나무집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았으며, 방송 출연 요청을 여러 번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고양이를 돌보는 당사자가(저자의 장인어른) 공개를 원치 않고, 소박한 삶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공중파 방송에 공개되고 나서 독극물로 고양이를 집단 살해한 사건, 총기 살해 등 약한 동물에 대한 비정한 사건이 빈번했다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말 못하는 동물들을, 사람을 해치지 않는 고양이를 상대로 잔인한 짓을 하다니...

 

이 세상 살아 있는 생물들은

모두 온 힘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후지와라 신야-

 

저 눈빛을 보라!

'당신이 건넨 사료로 하루를 삽니다.

당신이 베푼 자비로 평생을 삽니다.'(p112)

 

"무사태평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 일렬횡대로 앉히기 성공!(P287)

 

그렇다.

아무것도 모르는 고양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인간의 귀여움을 받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단다. 열심히 세수도 하고, 몸단장도 하고. 인간 생활에 해로운 쥐만 잡는 게 아니다. 집 안팎의 해충도 사냥하고 텃밭의 뱀도 물리친다. 체력 단련도, 무술 연마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기묘하고 절묘한 자세를 연습한다. 진짜 고양이 자세를 가르쳐 드릴게요. 슬플 땐 나를 안고 잠시 울어도 괜찮아요. 우리도 매일매일 노력한답니다. 당신이 싫어하지 않도록, 버림받지 않도록.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오래 함께 사는 것. 있는 그대로의 고양이를 좋아해 주는 세상을 꿈꿔요. 세상에, 귀여운 고양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애틋하고 사랑스런 그 눈빛이. 나름의 고양이 방식으로 최선을 다 했던 것이다. 아, 이렇게 할 일이 많았던 것이다. 세상의 고양이들이 인간과 더불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왔으면.

 

뒤늦게 발견한 5종 엽서 중 3장.

 

웃을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될 때, 외로울 때, 슬플 때, 든든한 친구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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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여행의 여덟 단계 - 어느 여행가의 프랑스 허니문
비비안 스위프트 지음, 천미나 옮김 / 참좋은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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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라는 말 자체만 떠올려도 마음이 설렌다. 늘 기계적으로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아침을 맞이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여행은 차를 운전하는 하는 일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운전면허증을 받고 혼자서 낯선 길을 가는 것은 무척 두렵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가고 싶은 곳, 가야 할 곳을 같이 가주는 든든한 발 빠른 친구가 되어 주니까 말이다. 여행도 혼자서 떠나기까지는 그런 두려운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떠나 본 사람은 금세 익숙해져서 다음은 어디로 갈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비비안 스위프트는 30여 년간 40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마흔 여덟 살이었던 2005년에 그녀의 새 남편과 프랑스 허니문 여행을 하고 남긴 에세이다. 그 이전의 여행의 시작은 스무 살이던 1976년 7월 12일 프랑스의 퐁토르송을 처음 방문한 것 부터였다.

 

 어쨌든 다른 여행에 관한 책에 비해 다른 느낌이다. 보통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광지, 유적지를 위주로 쭉 돌아보는 여행이 대부분 일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많은 시간으로 여유 있게 하는 휴양을 위한 여행이 아닌 탓이기도 하다. 시간을 쪼개어 일정을 짜다 보니 최대한 많이 보고 가려는 심리도 작용한다. 사실 여행은 고생스럽다. 전에 광고에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는 카피가 있었다. 우습기도 하지만 짧은 문장으로 이렇게 시원하게 표현한 것이 또 있을까. 현지인과 말도 잘 안 통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낯설다. 음식도 낯설고 현지에서 행동하는 것도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비비안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여행을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코웃음이 난다.(P106) 그녀는 30년 간 여행을 하며, 여행 가방을 싸고, 옷을 분류하고, 양말을 개는데 시간을 보내고, 그것을 한 번에 한 가지씩 반복했고, 그것이 바로 여행의 비결이라고 했다. 그러니 일단 집을 떠나 여행을 한다는 것은 고생을 사서 하는 일인 셈이다. 또한 여행을 통한 삶의 탐구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여행은 그런 여행이다. 프랑스를 아주 좋아하는 저자가 프랑스 구석구석을 누빈 이야기다. 기차를 놓칠 뻔 했던 이야기, 무거운 여행 가방을 맡아주지 않아서 숨겨놓고 홀가분하게 여행하는 모험(?)도 즐긴다. 많은 여행의 체험을 하다보면 현지인들의 습성도 눈치 채기 마련이다. 팁으로 알려주는 한 가지, 프랑스인들은 외풍을 아주 싫어한단다. 그래서 기차나 버스에서 창문을 열면 무척 싫어하는데,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연다면 현지인에게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단다. 또 여유 있는 쉼을 위한 또 하나의 팁이다. 유명한 관광지와 유적지를 모두 돌아보지 않고 그냥 카페에 앉아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든다고 해서 ‘죄’가 될 것은 없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면, 그렇게 바삐 동분서주하겠는가 싶기도 하다.

 

 발길이 닿는 곳에 대한 역사적 사건의 설명도 압권이다. 또한 여행가, 철학가들에 대한 여행담도 빼놓을 수 없다. 삶은 긴 여행이라고 했듯이 삶과 여행은 서로 분리 하려해도 할 수 없는 밀착된 관계가 아닐지.

 생말로는 성벽과 방어시설들이 가득 찬 화강암 섬인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점령군을 표적으로 한 연합군의 폭격으로 도시의 80퍼센트를 잃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이 인간의 횡포 아래 폐허가 되고, 그것을 복구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야만 했다.

 

‘연애는 길 위의 여행과 같으며, 길 위의 여행은 연애와도 같다.’(P145)

 

 그렇다. 연애와 여행은 어쩌면, 같은 것이다. 이 책의 제목과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보통의 여행과 다름을 제대로 이야기해 주는 문장 같다. 여행이든 연애든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구부러진 고갯길도 있고, 평탄한 직선도로도 있다. 웃음이 있으면, 슬픔이 있고 즐거움이 있으면 고통도 있다. 그러한 굴곡의 삶에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예쁜 색채의 일러스트와 어우러진 저자의 여행기는 보는 내내 눈이 즐겁다. 별 의미 없는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여행이 아닌 삶의 철학이 깃들어 있는 이런 여행 한 번 해보고 싶다. 특이하게 책의 앞부분에 ‘사용 설명서’가 적혀 있는데, 여행 정보서가 아니므로 호텔이나 레스토랑 목록은 없지만, ‘모험을 계획하는 데 영감을 주거나, 여행에서 경험했던 멋진 추억의 순간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집 나가면 고생이어도 좋다. 낯선 곳을 둘러보며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마음과 용기만 있으면 된다. 좀 힘든 여행일지라도 삶의 나이테가 튼튼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삶에 또 다른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 프랑스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한 여행 팁이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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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말자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인민일보 뉴미디어 센터 지음, 오하나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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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그때 내가 용기를 내어 하고 싶었던 일을 밀고 나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때늦은 후회를 한 번쯤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이런 말도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혹자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아주 늦은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삶에서 조금이라도 후회를 줄이고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지금’ 바로 ‘오늘’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이 책의 이야기는 중국판 페이스북 웨이신 ‘야독’계정에 올라온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글이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다. 연인과 실연한 이야기, 직장생활의 힘듦과 설움, 가정환경의 어려움으로 인해 진학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난관을 뚫고 나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고 있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힘든 환경적 조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하게 분발하면서 이루어 내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고 감동적이다.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가난한 시골 출신의 아이가 도시의 학교에 다닌다. 쉬는 시간마다 영어 단어를 외우고 열심히 공부한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별 노력도 하지 않았던 친구와 나란히 1등이다. 아무래도 도시에서 부모의 지원을 받아 편하게 공부하는 아이들과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그러한 환경의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꾸준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가난하지만, 늘 단정하고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그 태도, 장학금을 받은 것을 고향의 부모님께 부치는 착한 마음의 소유자. 아무리 현실의 삶이 팍팍해도 이미 그 당당함만으로도 아름답게 보인다. 수수하고 소박한 그 태도와 열정이 깃든 야무진 마음가짐에 미소가 떠오른다.

 

 ‘공부를 해도 소용없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구제불능인 것이다.’(P211)

이것은 최근 언론을 강타한 칼럼이라 한다. 자신이 원했던 공부를 마쳤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때부터 시작인 것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위해 진입할 수 있는 통과의례를 거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안 되는 이유를 외부에 핑계대기 바쁘다. 그것은 자신의 노력이나 열정의 부족을 인정하기 싫어서가 아닐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그러한 말로 바꿔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똑같은 출발선상에서 시작했어도 몇 년이 경과된 후에는 제각기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 어떤 사람은 학생시절 잘 눈에 띄지 않던 보통 학생이었는데, 완전 다른 모습으로 환골탈태하여 존재 자체로 눈부시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또 어떤 사람은 전혀 반대의 상황에 놓여 남의 성공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과거보다 현재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남이야 어떻든 간에 자신의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목표지점을 향해서 달린 것이다. 남들이 놀고 있는 시간, 잠들어 있는 시간, 푸념하고 있는 시간에 그 사람은 자신을 꿈과 목표를 생각하면서 열정을 꽃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포기하지 말자 인생이 아름다워진다>에 실려 있는 25가지의 이야기의 원 저자들은 중국을 대표하는 21명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작가들이라고 한다. 책의 분류에는 에세이라고 되어있는데, 자기계발의 요소도 다분히 들어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이 녹록치 않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갖고 있다. 하지만 여기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꿋꿋하게 삶을 설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힘과 응원이 되기에 충분한,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 좀 더 나은 자신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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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여행 - 위안부 소녀동화
Hstory 지음 / 도슨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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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소녀의 여행>은 H 이니셜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야기 스튜디오 Hstory가 만든 책이다.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한 3D 아트토이 프로젝트 <#소녀의 여행>을 시작으로 다양한 미디어 툴을

활용해 가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우리의 역사가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녀와 함께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소녀의 여행>을 출간했다고 한다.

 

 일제는 ‘일본군 위안부’를 지칭하여 전쟁 동원을 위해, ‘어떤 목적을 위해 솔선해서 몸을 바치는 부대’라는 뜻의 ‘정신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또 ‘종군위안부’라고도 표현했다. 하지만, ‘종군’이라는 의미는 ‘자발적으로 군을 따라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오래 전 일본군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마루타>라는 소설을 읽고 충격에 사로잡혀 한동안 치가 떨렸던 적이 있다. 그런 끔찍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양이 되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 종전 71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역사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15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는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그 결과 일본은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요구로 이어졌고 우리나라 국민을 분노케 했다.

 

어느 날인가, 오후 내내 고요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타지에 버려졌어요.

그때 내 나이 열여섯

짐이라고 꾸릴 것이 있을까. 길을 알기나 할까.

온몸이 붓고 아파서 걷기도 힘들었지만

우선 그곳에서 나와 무작정 걸었어요.

                     -본문 중-

 

 

무슨 일이 있어도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뿐...

도중에 여러 사람들을 만났지만, 결국 제 갈 길로 흩어지고

어린 소녀가 혼자 돌아가는 길...

알수 없는, 어둠의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느껴진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어쩌지?

불안한 마음은 커지는데

힘든 여정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

그들도 어딘가에서 떠나온 사람들이다.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우리 아이들

공권력의 과잉 진압으로 세상을 떠난 백남기 농민 등...

서로 기대어 아픔을 나누고 위안을 나눈다.

 

소녀의 여행이라는 제목이 서글프다.

행복한 여행이 아닌 아픔의 귀로다.

하늘 아래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인해 소중한 인명이 스러지고 있다.

노약자, 여성, 어린아이...

세월은 흘렀어도 가슴의 상흔은 남는 법

제대로 된 역사의 청산과 더불어,

'새로운 생의 여행을 다시 시작'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해 본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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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기쁨의 발견 -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의 마지막 깨달음
달라이 라마 외 지음, 이민영 외 옮김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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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오래 전 어릴 적 부터였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모습을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서 본 것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에, 티베트의 망명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겨우 두 살 때 달라이 라마의 현신으로 발견되어 부모님과 헤어져 일반인과 다른 영역에서 성장하였음을 알았다.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평등, 정의, 평화, 인종의 화해를 위해 일생을 바친 정신적 지도자다. 공동저자인 더글러스 에이브람스는 캘리포니아 대학 출판사에서 종교 분야 편집자로 9년간 일하기도 했으며, 데스몬드 투투의 공동 저자, 편집자로 10년 이상 함께 협력해왔다.


 달라이 라마가 80번째 생일을 맞아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와 만나 대화를 나눈 일주일간의 통찰과 기록이다. 단 3일 동안 받은 질문이 무려 천 개가 넘었는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가’였다고 한다. 이를 볼 때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와 생활 속에서 살아가지만, 많은 사람들의 고민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대주교는 자신이 결코 성인이라고 내세운 적이 없었고, 달라이 라마는 자신을 단순한 수도승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70억 인류 가운데 하나일 뿐’ 이라고. 위대한 두 성인의 겸손함에 놀란다. ‘달라이 라마와 대주교는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우리의 선택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무리 억압한다 해도 그에 대한 답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아갈 수 없다’(들어가며(더글러스 에이브람스)p20)고 했다.


 이 두 성인의 만남은 대주교의 친구의 장례식과 두 사람의 건강과 국제 정세로 인해 두 번이나 재조정되었다고 한다. 어렵게 이루어진 만남이기에 어쩌면 두 사람이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 될 수도 있었기에 더욱 소중한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다. 더구나 종교를 초월한 만남이어서 세상 모든 이들에게 귀한 메시지로 다가올 것이다.

"행복의 궁극적인 원천은 우리 안에 있습니다. 돈도, 권력도, 지위도 아닙니다.”(p27달라이라마)


 달라이라마는 “슬프게도 우리는 기쁨과 행복을 갉아먹는 많은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p27)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일상적인 재앙에서 오는 고통은 충분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두 성인은 유머와 농담 섞인 대화로 웃음을 선사 해준다. 친밀감과 진한 우정이 느껴진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대주교의 세상을 뜬 절친한 친구의 이야기다.

“그는 아주 대단한 사람이었는데, 당신이나 저보다 키도 훨씬 컸어요. 그가 들어간 관도 정말 거대하더군요. 우리 둘이 같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니까요. 그나저나 저는 천국에 갈 텐데, 당신은 어디로 갈까요?”(p187) 라는 대주교의 물음에, "아마도 지옥이겠죠.”라는 달라이 라마의 대답이다. 하지만 고통의 이야기를 할 때는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인정과 연민’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 ‘내면의 가치’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했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생활은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해졌지만, 일상이 편안하고 행복하지 않다. 그것은 외부에 치중하고 물질주의적인 가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한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친구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너의 고국이고, 사랑을 받는 곳이라면 그곳이 너의 집이다.‘(p55)는 말을 가슴에 품고 있었기에 오랜 망명생활에도 불구하고 슬프거나 우울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가지 관점으로만 보면 나쁘고 슬프게만 생각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 진심으로 배려’(p80)하면 신뢰를 얻게 되고 그럼으로써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혼자서 살 수 없다. 그렇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사랑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다고 한다. 생후 몇 주 동안 충분히 안아주는 것이 아기의 두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p94) 이것은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닌 생물학자 고(故) 로버트 리빙스턴(Robert Livingston) 이야기다. 히틀러의 이야기가 나왔다. 어머니 클라라 히틀러는 아주 헌신적이었는데, 그에 반해 아버지는 폭력적이었다고 한다.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낳고, 좌절로 이어져 분노로 발달하고 폭력을 저지르게 된다고.


 달라이 라마와 대주교의 주장은 고통을 줄이는 비결이 바로 타인의 고통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했고, 달라이 라마는 "스트레스와 불안은 지나친 기대나 야망에서 옵니다.”(p119)라고 말했다. 대주교는 종교 지도자에게 기도와 명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일반적으로 평범하게 경제활동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야말로 기도와 명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달라이 라마가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린 의학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의 학회에 참석한 일화는 흥미롭다.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일인칭 표현을 쓰는 사람들, 즉 ‘나는, 내가, 나를, 내 것은, 나의’ 하고 계속 말하는 사람들에게 심장마비가 올 위험이 훨씬 높다고 한다.(p155) 이는 자기 자신을 타인들과 분리하지 말고, ‘우리’에 염두를 두며, 타인을 인정하고 연민을 가져야 결코 외롭지 않다는 말과 상통한다.


‘죽음도 우리 삶의 일부분’(p191)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최대 수명을 백 년 정도로 생각하더라도, 삶은 짧은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세상에 온 ‘손님이며 잠시 머무르는 방문객’이니 다른 이들을 위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면서 하루하루를 현명하게 보내야 한다고 달라이 라마는 이야기 하고 있다.

외국어 한 가지를 배우면 삶의 지평이 넓어진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건 외국어뿐만 아니라, 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몰랐던 분야의 인물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가 속한 나라와 그 배경을 알게 된다. 그가 겪은 일을 알게 되면서 거기에 연결된 역사적인 사실도 알게 된다. 이 또한 세계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사고의 폭이 확장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국을 잃고 56년이 넘는 망명 생활, 인종차별과 억압, 건강상의 문제, 살해 위협을 받는 등 커다란 고통을 맛보았던 두 성인이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결과에 집착하지 않으며 고통을 준 이를 용서하는 아량을 베풀었음에 있음을 알았다. 이제 정규 교육이 보편화되었으니, 제도권 교육에 연민과 기본적인 윤리에 대한 가르침을 넣어야 한다는 달라이 라마의 말씀은 요즘같이 점점 메말라가는 시대에 깊은 공감을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많은 고귀한 말씀을 리뷰에 모두 언급할 수 없음이 아깝다. 삶에서 고통에 부딪히거나, 스트레스, 불안, 분노 등이 고개를 불쑥 쳐들 때 마다 우리에게 다시 나아갈 힘을 주는 선물 같은 책이다.


“매일 눈을 뜰 때,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살아 있어서 행운이다. 나는 소중한 삶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요.”(p278)-달라이 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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