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이혼을 강요했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만약 오카다 씨가 구미코 씨에게 연락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나를 통로로 사용해도 좋습니다. 요컨대국교 회복이라고 할까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일일이 부딪치지 않는 게 어떻겠느나 하는 겁니다. 이게 첫 번째 용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P193

비는 밤새 소리 없이 내리다, 이른 아침, 사위가 밝아 올무렵에 꺼져 가듯 그쳤다. 그러나 그 기묘한 사내의 끈끈한 기척과 그가 피웠던 필터 없는 담배 냄새는, 습기와 함께 오도록 집 안에 남아 있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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清は時々台所で人の居ない時に「あなたは真っ直でよい御気性だ」と賞める事が時々あった。然しおれには清の云う意味が分からなかった。好い気性なら清以外もう少し善くしてくれるだろうと思った。清がこんな事を云う度におれは御世辞は嫌だと答えるのが常であった。すると婆さんはそれだから好い御気性ですと云っては、嬉しそうにおれの顔を眺めている。自分の力でおれを製造して誇ってる様に見える。少々気味がわるかった。



악동이었던 ‘나‘에게 의절한다는 말을 꺼낸 아버지와 달리 하녀인 키요는 ‘나‘에게 너무 잘해준다. 천성이 좋다느니 하면서 자랑스러워 하는데... 나는 그게 낯간지럽고 싫다.
그렇게 믿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복된 일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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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에게는 지금 새 잡이 사내도 없고 마술 피리도 마법의 종도 없네."
"내게는 우물이 있습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 P144

어쩌면 세계는 회전문처럼 그저 빙글빙글 돌고 있는, 그저 그런 게 아닐까.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그는 불쑥 생각했다. 그 어느 칸에 들어갈지는 단순히 발을 내딛는 문제에 불과하지 않을까. 어느 칸 안에는 호랑이가 존재하고, 다른 칸 안에는 호랑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ㅡ 요컨대 그뿐이지 않을까. 거기에는 논리적인 연속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더욱이 선택지 따위도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 P152

만주국은 불과 며칠 사이에 환영의 나라가되어 역사의 흐르는 모래 속에 묻혀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뺨에 반점이 있는 수의는 회전문의 다른 칸으로 들어간 채, 본의 아니게 만주국과 운명을 함께하게 되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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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찌되었든 사태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종이봉투를껴안고 걸으면서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지금은 아무튼떨려나지 않게 매달려 있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나는 어딘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장소에.
- P87

고양이가 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왜 지금 갑자기 돌아왔는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고양이에게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하고 나는 생각했다. 너 대체 일년 가까이 어디서 뭘 하다 온 거니. 잃어버린 너의 시간의흔적은 어디 남아 있는 거니 하고,
- P98

나는 고양이가 돌아온 마침 그때에, 내가 삼치를 사 왔다는게 기뻤다. 그 사실은 고양이와 나에게 축복해야 할 좋은전조처럼 생각되었다. 이 고양이에게 삼치라는 이름을 지어 주자고 생각했다. 나는 고양이의 귀 뒤를 쓰다듬으면서,
알았어, 너는 이제 와타야 노보루가 아니라 삼치야 하고 가르쳐 주었다. 나는 그럴 수 있다면 그 이름을 온 세상을 향해 큰 소리로 알리고 싶었다.
- P99

나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영수증을 가져와요. 비용은 우리 쪽에서 지불할 거니까.
가능한 한 고급한 것을 사도록 하고, 그리고 세탁비도 지불할 테니까. 한 번이라도 입은 와이셔츠는 반드시 세탁소에보내도록, 알았어?"
- P107

 우물 속은 따뜻하고 고요하고, 깊이 숨겨진 대지의 푸근함이 내 피부를 진정시킨다. 파문이 잔잔해지듯 내 가슴속 아픔도 점차 잦아든다. 그 장소는 나를 받아들이고, 나는 그 장소를 받아들인다. 방망이를 꽉 잡는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고, 머리 위를 바라본다.
- P117

 몇 번 심호흡을 하고, 깊은 원통형 암흑의 공간에 몸을적응케 한다. 여느 때와 똑같은 냄새가 나고, 똑같은 공기의감촉을 느낀다. 우물은 전에 한 번 완전히 메워졌던 적이 있지만, 공기만은 신기하리만큼 예전과 똑같다. 곰팡내가 나고, 조금 눅눅하다. 내가 처음 이 우물 속에서 맡았던 것과똑같은 냄새였다. 우물 속에는 계절도 없고, 시간도 없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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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자신이 오래도록보지 않은 것이 비단 사람 얼굴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했다. 나는 지난 반년 동안 사실은 거의 아무것도 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벤치에 앉은 채 자세를 바로 하고, 또다시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우뚝 솟은 고층 건물을 바라보고, 구름 걷힌 환한 봄 하늘을 바라보고, 알록달록한 광고판을 바라보고, 옆에 놓여 있던 신문을 집어 들고 바라보았다. 



- P49

만약 내게 어떤 강점이 있다면, 그건 이제 더는 잃을 것이없다는 점이리라, 아마도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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