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이혼을 강요했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만약 오카다 씨가 구미코 씨에게 연락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나를 통로로 사용해도 좋습니다. 요컨대국교 회복이라고 할까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일일이 부딪치지 않는 게 어떻겠느나 하는 겁니다. 이게 첫 번째 용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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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밤새 소리 없이 내리다, 이른 아침, 사위가 밝아 올무렵에 꺼져 가듯 그쳤다. 그러나 그 기묘한 사내의 끈끈한 기척과 그가 피웠던 필터 없는 담배 냄새는, 습기와 함께 오도록 집 안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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