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도 마찬가지다. 생각은 늘 작품 속에서 맴돌고그렇게 다져진 작품들이 모여 인생이란 모자이크가 완성된다. 고로 도망치지 않고 작품이란 링 안에서 삶을수행하는 것만이 작가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한국의 서울에서나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나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나 작가의 삶은결국 똑같기 때문이다. - P193
역시 글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년을 글만 써 생계를 유지했음에도 여전히 쓴다는 건 힘이 들고 곤란한일이다. 모든 노동이 그러하듯이 이 일도 적절한 공정이 필요하다. 그 공정에 몸을 실은 뒤 반복된 가동을 통해서만 글쓰기의 기술이 스멀스멀 발휘되는 것이다.
작가에게는 사는 것이 쓰는 것이다. 일상을 충실히 영위하는 게 글쓰기의 우선 조건이다. 물론 마감 시즌에는 하루 열두 시간을 책상에서 씨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일상의 틀 안에서 글 작업을해야 오래 할 수 있다. - P217
프로작가 20년 차가 글쓰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있다면 결국 살아가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같은 일이라는 점이다. 늘 글쓰기를 삶과 분리하려고 노력했지만결국 작가의 일상은 글쓰기에 온통 집중될 수밖에 없고그 강박과 집착 속에서 삶이 완성되고 글이 써지곤 한다. 앞에서도 글쓰기의 강박이 없는 작가는 작가가 아니라고 말했듯, 삶에서 항상 글쓰기의 와이파이를 켜놓고 몸의 감각을 준비시켜 두지 않으면 작업은 곧 무뎌지고 더뎌진다. - P218
이곳에서의 3개월은 내가 다시 소설을 쓰도록 만들어 줬다. 돈키호테를 찾으며 배운 건 그 대책 없는 용기와 신념이었다. 세르반테스를 쫓으며 느낀 건 생을 향한 불굴의 의지와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집필욕이었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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