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가 습관이 되면 글쓰기 소재도 마를 날이 없다.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될 때는 필사 노트만 펼쳐봐도 무궁무진한이야깃거리가 튀어나온다. 작가의 문장에 찬반을 얹어보기도 한다. 필사 내용과 비슷한 경험(생각)을 했던 오래전 기억도 끄집어낼 수 있다. 누가 자꾸만 옆구리를 콕콕 찌르는 것만 같다. ‘이래도 쓸 거리가 없다고?‘ - P23

필사 습관을 꼭 문체를 가꾸는 용으로 한정할필요는 없다. 작가의 정신을 닮기 위해, 지적 탐구의 기록, 글씨체를 교정할 목적이어도 좋다. 내 머리로 들어온 ‘작가의 생각이 손끝으로 나가는 동안, 그게 무엇이든 흔적을 남긴다. - P25


매일 하려면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필사 시간은 5분,
길어도 10분을 넘지 않는 게 좋다. 양치질 한 번 할 때 30분이 걸린다면 매일 할 수 있을까? 일부러 시간을 빼야 하고 그것을 떠올렸을 때 한숨부터 나온다면 필사는 즐거운 습관이아니라 마지못해 하는 숙제일 뿐이다. 하루 한 단락을 곱씹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 P28

쓰는 사람이니 다만 쓸 뿐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설사 남들이 내 글을 갖고서 이러쿵저러쿵 한다 해도 어쩌랴. 내 손 밖의 일 아닌가. 글을 쓸때는 좀 뻔뻔해도 괜찮다. 다만 뻔뻔함에는 내 글에 책임을지겠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것은 수없이 반복하는 퇴고로해결해야 한다. - P38

글 쓰는 사람에게는 노는 것도 일이다. 매일똑같은 하루를 겪고, 똑같은 음식을 먹고, 똑같은 사람을 만나면서 새로운 글을 쓰기 바라는 것은 변의도 없는데 변기에앉아 힘을 주는 것과 똑같다. 안 해본 경험을 하며 자주 놀아봐야 전에 없던 글이 나온다. - P48

예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안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
이 중 긴급한 일만 하다 보면 중요한 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영원히 못 하게 된다는 것.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중하나가 독서와 운동이다. 당장 안 한다고 해서 티가 나거나, 어떤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을 안 읽었다고 해서 방송이펑크 나거나 직장에서 잘리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동안 운동을 안 했다고 죽을병에 걸리지도 않는다.
- P61

역할에 파묻혀서 점점 소멸하는 ‘나‘를 지상 위로 끌어올리는 일로 누군가는 글쓰기를 선택한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함께하며 매일 인증을 하고, 글쓰기 전용 의자에 앉는다. ‘꺾이지 않는 시스템‘은 세상이 나를 꺾지 않게 도와준다. 해리엇 비처 스토는 그 어떤 방해물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고수했고 노예제 폐지에 불씨를 지핀 위대한 소설 (톰 아저씨의오두막)을 완성했다. 그리고 마침내 ‘꿈은 이루어졌다. - P71

글쓰기 근육이 붙을 때까지는 분량이나 완성도에 너무 집착할 필요없다. 짧아도 괜찮으니 되도록 매일 훈련하듯 글을쓰는 게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세 시간 운동하는 것보다 매일30분씩 운동하는 것이 몸에 더 이로운 것처럼. - P85

현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려는 관성의 법칙은 글쓰기에도 적용된다. 글을 쓰고 있으면 계속 써진다. 하지만 한 번멈추면 다시 시동을 걸고 예열하고 출발하는 데 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 P93

‘함께‘의 힘도 있지만 ‘매일 쓰는‘ 힘도 무시 못한다. 글쓰기권태를 극복하고 계속 쓰는 힘을 얻고 싶다면 글쓰기 모임을추천한다. 마감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 두바퀴가 당신의 멈춰있는 차를 굴릴 테니까.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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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20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필사 시간은 짧게, 이군요.
저는 가지고 있는 책 중에 알라딘에 올리지 않은 책이 많아요. 완독하면 올려야지, 했다가 잊는 거죠. 하하~~ 모나리자 님처럼 바로바로 읽고 알라딘에 올려야지, 하는 생각 듭니다.

모나리자 2023-11-20 21:44   좋아요 1 | URL
네,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니까요.ㅎ 짧은 5분이라도 모이면 대단한 분량이 되는 거죠.
북플 밑줄긋기는 필사 역할을 하는 도구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진도가 안 나가면 못 다 읽은 책이 쌓이는 게 흠이지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