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해한다. 나는 주먹으로 피가 나오도록 방바닥을 치고 거울을 깨부순 적도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 이발소에는 대부분 푸시킨의 시가 걸려 있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10# CHA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나는 이 시가 참 싫었다. 내 삶은 수제비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 슬퍼하지도 말고 노하지도말라니. 희망은 안 보이는데 견뎌내라니. 세상은 이른바 배웠다는 위선자들로 가득 차 있는데 기쁨의 날이 올 것을 믿으라니.
돈 봉투를 안 가져온다고 나를 책망한 담임은 어느 날 모범 교사로 칭송을 받고(나중에 교장까지 되었다), 나는 자원입대하였는데 멀쩡한 부잣집 친구들은 징집 면제되고, 그런데 지나가는 시간이 훗날 소중하게 된다니 그것을 나보고 믿으란 말인가.  - P26

나는 내가 혐오스러웠다. 내가 분노하여야 할 대상은 세상이 아니었다. 나 자신이었다. 나는 혐오스러운 나의 삶이 너무나도 한심하였고 끝내는 저주스러웠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분노하였다. 내가 나를 죽이고 싶었던 것도 어쩌면 그런 혐오감과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절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나는 나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내 삶의 주인이되고 싶었다. 나는 5월의 찬란한 햇살 밑에서 향긋한 꽃 내음을 그대로 들이마시며 어깨를 펴고 살고 싶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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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5-27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노력해도 운이 안 따르는 사람 말고, 노력한 만큼 운이 따른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노력 안 해도 운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은 안 하겠습니다.ㅋ

모나리자 2023-05-30 14:54   좋아요 1 | URL
맞아요. 노력을 했는데 운이 안따르면 의욕이 안 생길 것 같아요.ㅎ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면 그 성취력으로 충분히 나아갈 수 있지요.
어느새 5월이 다 갔네요. 6월에도 건강하시고 알찬 시간 보내세요. 페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