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해한다. 나는 주먹으로 피가 나오도록 방바닥을 치고 거울을 깨부순 적도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 이발소에는 대부분 푸시킨의 시가 걸려 있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10# CHA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나는 이 시가 참 싫었다. 내 삶은 수제비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 슬퍼하지도 말고 노하지도말라니. 희망은 안 보이는데 견뎌내라니. 세상은 이른바 배웠다는 위선자들로 가득 차 있는데 기쁨의 날이 올 것을 믿으라니.
돈 봉투를 안 가져온다고 나를 책망한 담임은 어느 날 모범 교사로 칭송을 받고(나중에 교장까지 되었다), 나는 자원입대하였는데 멀쩡한 부잣집 친구들은 징집 면제되고, 그런데 지나가는 시간이 훗날 소중하게 된다니 그것을 나보고 믿으란 말인가. - P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