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은 같은 여자인데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저를 원망했습니다. 여자들의 세심하고 미묘한 감정을 읽어내는데 서툴렀고, 그녀들의 언어에도 무심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그녀들이지,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불편한 시간이 계속 이어지자 저는 일을 그만두지 않을 수없었습니다. 원망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대신 그녀들을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이해할까 고민하다, 여성 작가들이 쓴 책을 읽어 보기로 했습니다. - P39
소설 속 수많은 여성 캐틱터를 통해 완곡한 표현이나 몸짓언어 같은 것이 때로는 더 중요한 소통창구가 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말 속에 감춰진 진실 같은, 표현되지 않았지만 같은여성이라면 알아들었을, 말 속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는 법도익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라면 어떻게 말했을까? 나라면 이상황에서 내 어깨를 내어줄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질문하고 답하면서 여성은 물론이고 사람에 대한이해가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제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무엇보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이살아온 환경에서 상대를 평가합니다. 그래서 자칫 내 생각이고정 관념이나 편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차이‘라고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틀림‘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가 동료들과 가졌던 불편한 관계도 이런 시선 때문이었습니다. - P41
여성작가의 책 읽기는 연대이자 세상과의 관계 맺음이라고생각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과 단절하지 않겠다는 제에 대한 선언입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성 안에 머무는 것이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가겠다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관계에 절망하고 집으로 숨어들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입니다. 책속여성들은 성공한 인물보다 실패하고 좌절한 이들이 더 많습니다. 다치고 깨어져도 다시 일어나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삶의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녀들은 실패와 절망 속에서 어떻게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 P42
더 많은 여성 작가들이 말할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고 불러주어야 합니다.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어 우리는 한 공간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저처럼 자신을 찾고, 친구를 만나고, 치유의 경험을 한 여성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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