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검열관과 공생하는 법을 익혀왔다. 검열관에게 대들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검열관을 알아본다.
‘아, 안녕. 또 왔네. 그리고 우리의 공존을 받아들인다.
자주 보이는, 도요타 프리우스 자동차 뒤쪽에 붙은 세계의 종교 심볼을 따서 Coexif(공존) 철자를 쓴 범퍼 스티커처럼, 작가와 작가 내면의 검열관은 같이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면의 검열관을 "내관"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면, 성가시고 상대방을 깎아내리기도 하는 동료처럼 취급해도 좋다. 회사에서 쓸 법한 말투로 검열관을 다뤄보자: 연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나중에 얘기 나누어도 괜찮을까요?
이렇게 날마다 단련하면 근육 기억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몸이 기억하고, 습관이 된다. 


- P28

모퉁이를 만들자. 퍼즐을 잘 맞추는 사람은 모퉁이부터 만든다. 그들은 색깔이나 모양을 무시하고 그저 각진모서리만 찾는다. 그들은 아주 조그만 모퉁이 하나를 맞추는 데 집중한다. 모든 책과 이야기, 그리고 에세이는단어 하나로 시작한다. 그다음에는 하나의 문장이, 그다다.
음에는 하나의 단락이 이어진다. 이런 단어나 문장, 단락 들은 실제로 시작되지 못하고 끝나버리기도 한다. 지금은 알 수 없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야기 전체를 알려고 안달하지 말자. 첫 데이트에 나가서 증손자를 상상하는 꼴이니까. 
- P32

가장 아끼는 친구 중 하나는 짧고 나쁜 책을 쓰겠다고되뇌면서 지난 소설을 시작했다. (그 작품은 상도 받고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랫동안 그녀는 자신이 쓰고 있는 짧고 나쁜 책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녀는 그렇다고믿었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근사한 전략이다. 누구라도 짧고 나쁜 책은 쓸 수 있으니까. 그렇지?
- P33

우리 작가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느라 나날을 소모한다. 빈 종이가(아니면 화면이) 있고, 원고에 단어들을기입하는 다사다난한 마법의 과정이 있다. 페이지에서무언가 솟아나기 전에는 안개 속을 통과할 때처럼 형태도 청사진도 없다. 신기루인가? 진짜인가? 우리는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 구조를 감각해야 한다. 사방 벽.
이 컵. 우리 바로 밑에서 구르는 전차 바퀴. 이렇게 빌린방 이 특정 펜의 무게. 우리가 결국 원고를 만나게 될 거라고 희망하며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 공간에 확실히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결국 글쓰기란 신념의 행위다. 우리는 믿음이 우리를 어디론가 도달하게 해줄 것임을, 아주 희미한 증거가 없더라도 믿어야 한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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