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질투심은 과거를 뒤지면서 어떤 사실을 유추하려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언제나 회고적인 질투는 자료 하나 없이 역사책을 쓰는 사학자와도 같다. 언제나 뒤늦게야 나타나는 질투는 성난 황소처럼 달려들지만, 거기에는 주삿바늘로 질투를 자극하고, 잔인한 군중이화려함과 간계를 찬미하는 그런 거만하고도 찬란한 존재는더 이상 없다. 불확실한 질투는 허공 속에서 몸부림친다. 그것은 마치 실제 삶에서 알았던 사람을 찾아갔다가 텅 빈 집이어서 만나지 못하고, 그래서 어쩌면 그가 다른 사람이고, 또 단지 다른 인물의 모습을 빌렸다고 생각하면서 괴로워하는 꿈에서처럼 불확실하다.
- P241
그녀가 내게 인정하는 이런 권리는 내가 부담하는 비용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했는데, 다시 말해 이제 나는 나만의 여자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래서 내가 느닷없이 보낸 첫 번째 쪽지에 자신의 귀가를, 데리러 온 사람의 인도 아래 돌아온다는말을 공손히 전화로 알렸던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주인이었다. 더 주인이라고, 다시 말해 더 노예였다. 이제 내게서는 알베르틴을 만나고 싶은 초조한 마음이 사라졌다.
- P258
나 자신의 내면으로 내려가 새로운 것을, 다시 말해 삶이나 여행을 통해 내가 헛되이 추구했던 다양성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 다양성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 옆에서 햇빛 비치는 물결을 사라지게 하는 음의 물결이었다. 이중의 다양성이다. 우선 빛의 성분을 밖으로나타내는 스펙트럼처럼, 바그너류의 화성과 엘스티르류의 색채는, 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타자의 감각에 대한 질적 본질을 인식하게 해 준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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