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콘텐츠 - 어느 예능 PD의 K콘텐츠 도전기 좋은 습관 시리즈 10
고찬수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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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좋은습관연구소의 습관시리즈 중 열 번째 신간이다. 그동안 읽어왔던 책과 느낌이 달랐다. 왜 그랬을까. 그동안의 책은 영어공부, 번역가의 습관, 카피라이터의 습관, 경제, 재테크, 비즈니스, 유대인의 지혜 습관 이야기였다. 이번 책은 KBS 예능 PD가 쓴 좋은 콘텐츠,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와 제작자의 자세, 태도 등 스무 가지 이야기다. 아, 그랬구나! 바로 우리가 학창시절 선망하고 동경하던 연예인과 아주 친숙한 PD의 이야기여서 색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저자 고찬수는 KBS 예능 PD로 전국노래자랑에서 인공지능까지 올드와 뉴를 넘나들며 방송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미래 미디어 전문가로 통할 만큼 인공지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저서로 『인공지능 콘텐츠 혁명』, 『스마트 TV 혁명』, 『쇼피디의 미래 방송 이야기』가 있다.


 우선 책을 읽고 난 감상은 재미있다.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던 프로그램, 콘텐츠 제작 과정과 현장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예전에 즐겨보았던 <연예가 중계>가 방송국 입사 후 처음 맡은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반가웠다. <토요일 전원 출발>, <슈터TV 일요일은 즐거워> 등 많은 프로그램을 소환해 주어서 당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놀랐던 것은 AI의 영역이 이제 우리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AI 음악프로젝트, 다시 한번>이라는 프로그램이다. 2000년대 초반 인기 그룹이었던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이 생전에 부르지 않았던 최근 곡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노래를 부르도록 학습시켜 현실인 듯 재현해냈다고 한다. 놀랍고도 감동적인 영상이었다! 이것은 공상과 AI의 활용으로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작은 아이에게 들어봤냐고 묻자, 물론이라며 다른 것도 있다며 프레디 머큐리의 영상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 AI와 사람이 서로 노래 대결을 벌이는 <AI vs 인간>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동안 기존 지상파 방송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IPTV로 넷플릭스 같은 OTT로, 다시 1인 미디어 시대로 진화하고 있는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모든 영상물을 잠식시키다시피 하는 오늘에도 결국 좋은 콘텐츠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사람’과 ‘변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중 인상 깊게 느꼈던 부분과 콘텐츠 제작 현장의 흥미로운 뒷이야기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거북이' 그룹이 부른 신곡!

https://www.youtube.com/watch?v=Jm0s0CEEd3Q


낯선 만남을 즐기기


 직업상 항상 새로운 만남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출연자를 만나 섭외를 하고 다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이 그것을 반복하는 패턴의 연속이었을 것 같다. 콘텐츠 제작 PD임에도 일부러 IT분야의 고수들과의 만남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 그 결과 IT기술을 아는 독특한 PD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일은 의도적이지 않으면 쉬운 일은 아닌데 역시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촉수가 느껴졌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보통 사람들이 배워야 할 태도라고 생각되었다. 그 결과 저자의 첫 책인 『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고 한다. 낯섦을 즐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직업의 특성상 새로운 만남을 할 기회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자는 이런 만남은 책이나 영상으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책을 만나면서 간접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책은 꾸준히 읽고 있으니, 가끔이라도 의도적으로 영화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얻는 활력소도 색다른 기쁨이다.


준비된 사람에게만 오는 기회


 <스브스뉴스>의 ‘문명특급’을 진행하고 있는 ‘재재’가 SBS에 처음 인턴으로 입사하여 정직원으로 성공하기까지의 흥미로운 스토리와 저자가 2015년 MCN(Multi Channel Network)사업을 추진하여 국내 지상파 방송 사상 최초로 주목을 받은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과감하게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준비된 10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저자는 입사 후 우연히 인터넷 오디오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미래 미디어 산업의 중심은 인터넷이 될 거라는 확신으로 틈틈이 전자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IT 전문용어를 모두 이해하는 수준이 되었단다. 그러고 보면 10년 공부의 법칙은 어디서나 통하는 것 같다. 그 결과 IT 관련 내용의 책 3권을 쓰게 되었고 회사에서도 미래 미디어 전문가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저자는 자신의 콘텐츠를 사랑하고 꾸준히 소통하는 자세로 시간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은 콘텐츠 제작자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조언이다.


 이 밖에도 SBS의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를 기획하고 기록했던 과정 등 가수들의 립싱크 논란을 취재하기 위해 찾았던 <가요톱텐> 현장에서 댄스 그룹 ‘쿨’이 립싱크를 하지 않고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담으면서 공유할 가치를 기록하고자 했던 열정을 이야기한다. 콘텐츠 기획자의 직업의식이나 일을 사랑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 10분 정도의 영상물을 만들기 위해 보통 10시간 이상 촬영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상품으로서 소비자 앞에 내놓아야 하니 과연 시간과 정성은 필수적 요소일 것 같다. 중요도와 함께 배치 순서 등 예술성과 오락성을 가미하여 편집하게 되는데, 이런 편집은 ‘영상으로 글을 쓰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조연출 기간을 거치며 편집의 노하우를 배우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업무적인 과정을 언급하며, 더 중요한 것은 편집자는 출연자를 대상으로만 보면 안 되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스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때 아이들과 함께 즐겨보았던 SBS의 <런닝맨>, <복면가왕> 등이 해외에 수출하게 된 과정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전에는 일본의 프로그램을 수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K콘텐츠의 우수성은 세계에서도 인정할 정도가 되었으니 콘텐츠 제작자들의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더욱 콘텐츠 제작의 중심으로 들어가 출연자 섭외,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임기응변에 대처하는 방법, 기획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설득하는 방법, 남다른 콘텐츠 기획안 만들기 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세계 시장을 읽는 눈


 이 과정에서 시선을 끌었던 부분이 있었다. K-POP에 이어 한국의 드라마 예능, 영화, 웹툰이 세계로 퍼져 나가고, <스위트홈>, <킹덤>, <승리호>가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산업 전면에서 주목받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세계 시장을 읽는 눈’이 필요하다는 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콘텐츠 기획자는 항상 시장의 변화를 공부해야 하며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한 뉴스를 매일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라고 했다. 역시 경제 공부는 어느 특정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기본은 ‘사람’이라고 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누가 읽으면 좋을까. 우선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떠오른다. 추억의 프로그램부터 K콘텐츠 까지 그 제작과정이나 세계로 수출하게 된 배경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언젠가 NHK 라디오 뉴스를 듣다가 ‘틱톡’이라는 용어가 자주 나오기에 작은 아이에게 물어보니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비슷한 용도라고 했다. ‘틱톡’을 활용하는 사람도 수억 명이나 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 개인 브랜딩 차원에서 홍보를 하거나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 방송국에서 콘텐츠를 만들던 시대에서 개인 브랜딩 차원의 콘텐츠 산업 트랜드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시기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단다. 그래서 미디어 영상 제작에 관심이 있거나 1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현장 경험 풍부한 전문가의 생생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겠다. 그 외에도 글쓰기나 다양한 분야의 창작을 하는 이들이 읽어도 유익할 것 같다. 기획자에게는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나 소비가 생산적인 것이 될 수 있게 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말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반복하는 일을 수익으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 아닐까. 꼭 영상 제작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찾고 그것을 강점으로 키우고 싶은 이들이 읽어봐도 좋은 책이다.

***이 리뷰는 좋은습관연구소 대표님이 보내주신 책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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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3 16: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방송을 즐겨보지는 않지만 기발한 컨텐츠를 개발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 똑똑하다고 창의적인 생각 들더라구요. 예전에 ‘나는 가수다‘ 랑 ‘응답하라‘ 시리즈 컨셉 보고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모나리자 2021-06-14 11:04   좋아요 1 | URL
정말 그렇죠? 수출될 정도면 외국에서도 열광하는 콘텐츠가 된 거죠.
저도 전에 ‘나는 가수다‘를 아이들과 엄청 즐겨봤었요. 그 이후엔 tv를 끊어서 요즘엔 뭐가 나오는지도 몰라요.ㅎㅎ

새파랑님~새 한주도 화이팅 하세요~
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