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모든 놀이 속에 그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고, 모든 꿈속에서 그는 떠들썩했다. 나는 철이 들자마자 그 두려움을 느꼈고,
모든 소년이 품는 기대 속에, 모든 동경 속에 그 검은 날개가 퍼덕거렸다. 햇빛 속에도 잠복처럼 처량함이 있었고, 바람 속에도 그의 어두움이 함께했다. 외할머니는 전전긍긍했고,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할머니와 아버지는 주변을 의식하며 소리를 낮추었고, 둘째 외할머니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떨었다.……..
- P180

외할머니는? 그분의 행복과 바람은 어디에 있을까? 어린 소녀가여자가 되고, 그가 오고, 혼인을 하고, 그의 아이들을 낳고…… 그다음에 그를 자주 볼 수 없어도 여전히 바느질을 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가 밖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총성이 들렸다. 그녀는 공백의 세계에서 늘 살아 있는 듯 생생한 공포와 굴욕을 느꼈고, 그것은 죽어서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웠다.
- P182

전에 그 종소리는 어디로 갔을까?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그 소리는 기억과 더불어 미래로 갔다는 것이다. 종소리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떠돌았고 나는 꿈속에서 그 소리를 자주 들었다. 은은하게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었고, 종을 흔들며 신중히 걷던 할아버지를보았다.  - P213

장자가 나비의 꿈을 꾼 것처럼, 그때 디탄에서 보낸 시간에 가끔의문이 든다. 나는 디탄에 있었나? 아니면 디탄이 내 안에 있었나?
지금 나는 허공에 그어진 경계신을 본다. 그리움을 안고 그 신을 넘어 들어가면, 넘기만 하면 깨끗하고 순수한 기운이 훅하고 들어올 것같다.
나는 이제 디탄에 없다. 디탄이 내 안에 있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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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05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디지 모르게 슬픔이 ( ͒ ́ඉ .̫ ඉ ̀ ͒)
모나리자님 주말 멋지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ㅅ^

모나리자 2021-06-05 20:20   좋아요 1 | URL
네, 그랬어요. 살기 위해서 글을 썼고 세계적인 작가가 되고 중국의 국민작가라고 하네요. 이미 고인이 되어서 더 안타까운...
남은 주말도 멋진 시간 되세요. 스콧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