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골 방들은 —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들로 공기나 바다 전체가 빛을 발하거나 향기를 내뿜는 몇몇 고장에서처럼. 미덕, 지혜, 습관 같은, 공기 중에 떠 있는, 은밀하고도 눈에 보이지 않으며 넘쳐흐르는, 온갖 삶이 발산하는 무수한 냄새들로 우리를 매혹했다.
- P94
.... 그해 모든 과일로 솜씨 있게 만든 투명한 젤리 냄새, 계절에 따라 변하면서도 가구와 집 안에서 나는 냄새로 톡 쏘는 하얀 젤리 맛을 따끈한빵의 달콤함으로 중화하는 냄새, 마을의 큰 시계처럼 한가로우면서도 규칙적인 냄새, 빈둥거리면서도 질서 있는 냄새, 태평하면서도 용의주도한 냄새, 세탁물 냄새, 아침 냄새, 신앙심 냄새, 불안만을 가중하는 평화와 그곳에 살지 않고 스쳐 가는 사람에게는 시(詩)의 커다란 보고로 사용되는 산문적인 것에 행복해하는 냄새였다. - P95
이 분홍빛 촛불, 그것은 여전히 보리수 색깔이긴 했지만, 이제 꽃들의 황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들의줄어든 삶 속에서 반쯤 꺼진 채 졸고 있었다. 이윽고 아주머니는 죽은 잎과 시든 꽃잎을 맛볼 수 있는 끓는 차에 프티트 마들렌을 담그고 과자가 충분히 부드러워지자 한 조각 내게 내밀었다.
- P98
콩브레에서는 모든 사람들을, 동물이건 사람이건 간에 너무도잘 알았으므로, 만약 아주머니께서 ‘전혀 알지 못하는 개 한마리가 어쩌다 눈앞을 지나가는 걸 보기라도 하면, 아주머니는 그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았고, 그 이해할 수 없는 사실에 자신의 온갖 추리력과 자유 시간을 쏟아부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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