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을 지상 과제로 삼는 ‘십자군 정신‘에 휘둘린 채 ‘혐한‘과 ‘반일‘이 가진 정치적 효용에 기대면 기댈수록, 사활이 걸린 국익과 그렇지 않은 국익을 분별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사활이 걸린 국익을 해치는 실수를 하게 될 것이다. - P16
더 이상 ‘혐한‘과 ‘반일‘에 갇혀 있을 여유가 없다. 서브프라임금융 위기를 웃도는 불황이 깊어지고 경제가 파탄 직전에 몰린 지금, 비타협적인 국력 소모전에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 P17
다음으로 유의할 점은 한일 양국의 국력 차이가 줄어들었다는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맺은 1965년에는 양국의 1인당국내총생산이 약 9배 차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 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러시아, 이탈리아와 거의 동등한 세계 10위 수준으로 성장하는 사이에 무역 상대국으로서 일본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 P23
역사적 · 지정학적으로 21세기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전망할 때, 일본이 해야 할 역할은 막중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녕은 곧 일본의 평화와 안녕과 이어진다. 한반도가 혼란과 긴장, 그리고 전화에 휩싸인다면 일본의 평화와 안전 또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 P29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요구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 상태로 ‘끝나지 않은 20세기에 머물러있다. 새 시대로 나아가지 못한 까닭 가운데 하나는 북한 핵 문제이다. 북한의 핵 개발 중지와 핵 폐기를 요구하는 교섭이 시작된지 어느덧 30여 년이 지났다. 현재 북한은 20개 이상의 핵탄두를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실험에 성공한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었다. - P33
하지만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 체제는 모두의 기대처럼되지 않았다. 「제네바합의의 체결을 불과 몇 달 앞둔 1994년 7월, ‘북한 건국의 아버지‘ 김일성이 급사하면서 정세를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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