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는 누군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숲의 식구들이 그리고 지구가, 지구의 문법이, 지구의 신음이, 우리의 책임이,
우리의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또 우리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 때로는 감격에, 때로는 영감에 조용히 마음설레는 우리 자신이다.
- P12

경이로운 것은 숲의 녹엽 식물들의 생존 활동으로 인해 생기는 생태적 효과이다. 이들은 광합성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인 산소를 대기에 쏟아내면서 지구 대기 내 산소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대기 중 산소 농도는 약 21퍼센트로(인체에 이로운 산소 농도는 21~23퍼센트이다) 이 농도는 지구에대기가 생긴 이래 12~35퍼센트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상승과하강을 반복하며 동식물 종들의 번성과 멸종을 좌우하는 역할을 해왔다.  - P28

숲에서 우리가 받는 쾌적한 느낌은 식물들이 내뿜는 피톤치드의 향 때문인데, 피톤치드는 식물들이 발산하는 대표적인 독성 물질(방어성 물질)이다. 5,000개 이상의 성분을 함유한 피톤치드의 독성은 그 이름에서 확인된다. 피톤치드는 식물(Phyto)‘과 죽이다(Cide)‘
는 뜻이 결합된 단어이다. 우연히도 인체에는 이롭지만, 어떤박테리아나 곤충에게는 독성을 발휘하는 독극물이 바로 피톤치드인 것이다.
- P29

숲의 실재에 다가가려면, 숲의 시간을 상상해야 하며, 숲에서 이동하는 대신, 어슬렁거려야 한다. 그리고그러려면 반드시 혼자여야 한다. 가을 숲은 홀로, 멈추어서서 바라보는 자를 반긴다.
- P42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 , 죽음이라는 시간을 살고 있는 한겨울의 나무들, 그러니까 존 내쉬는 겨울나무의 일관되고 뚝심 있는 웅크림만이 아니라 늙음과 죽음의 몰골마저 그려내려 했던 것이다. 


죽음이란 
가면을 벗은 삶인 것 
우리도, 우리의 겨울도 그와 같은 것"(기형도)
이라고 썼던 시인의 감성을 우리는 존 내쉬의 그림에서 재발견한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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