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남의 작은 도덕경 - 하루 한 장 나를 깨우는 지혜의 말
노자 지음, 오강남 옮김 / 현암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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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은 처음 만나게 된 책이다. 공자의 논어처럼 제목만 알고 있는 정도였다. 궁금해서 네이버 지식백과를 검색해 보니, ‘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로 노자편이 나와 있다. 어머니가 62년 동안 임신해 있던 상태였고, 그때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하며, 이미 태어날 때 늙어진 모습이어서 노자(老子)라고 불렸다고 나온다.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까 하면서 흥미로움이 생긴다. 전체 글은 5,00081장으로 되어 있다. 200자 원고지로 25매 정도라니 정말 짧은 글이다. 도덕경에 대해서는 흔히 도덕이나 윤리를 뜻하는 것으로 알았었는데, ‘도와 덕에 대한 경전이라고 한다. ‘는 우주의 궁극실재(窮極實在)’ 혹은 근본 원리(Principle)'를 말하고, ‘이란 도가 구체적인 인간이나 사물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될 때 얻어지는 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우주의 기본 원리인 의 흐름을 체득하고,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감으로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을 보라는 것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사실 사상가의 철학을 짧은 시간에 소화하기에는 좀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오강남의 작은 도덕경>은 친절한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것처럼 편안하다.  저자가 2010년 현암사의 <도덕경>에서 우리말 번역문과 한문 원문과 영어 번역문만을 따로 떼어서 모은 것이라 한다. 한 손 안에 들어올 정도로 앙증맞은 사이즈다. 잠들기 전이나 외출할 때에도 휴대하여 자주 볼 수 있는 이점이 있겠다. 경전이지만, 시처럼 느껴진다. <도덕경>은 번역하기 어려운 책으로 유명하단다. 그런데도 영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며, 헤겔이나 철학자의 거장인 하이데거, 대문호 톨스토이 같은 작가가 노자를 읽었다고 하니 <도덕경>의 어떤 내용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독자의 편의를 위해서 각 장마다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13장을 감상해 보자.

 

내 몸 바쳐 세상을 사랑

-지도자의 요건, 자기 비움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하고,

고난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기십시오.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한다 함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입니까?

낮아짐을 좋아한다는 뜻입니다.

수모를 당해도 신기한 것,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신기한 것,

이것을 일러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함이라 합니다.

 

고난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 함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입니까?

고난을 당하는 까닭은 내 몸이 있기 때문,

내 몸 없어진다면 무슨 고난이 있겠습니까?

 

내 몸 바쳐 세상을 귀히 여기는 사람

가히 세상을 맡을 수 있고,

내 몸 바쳐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

가히 세상을 떠맡을 수 있을 것입니다. (P52~53)

 

 부제로 지도자의 요건이라고 되어 있다. 남에게 수모를 겪었다고 해서 의기소침하지 말라고 한다. 오히려 좋아하고’ ‘귀하게여기라고 한다. 거만하지 않고 낮아짐으로 해서 겸손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난을 당한다는 자체는 내 몸이 있기 때문이며 내 몸이 없다면 아무런 고난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살아있기 때문에 슬픔, 고통을 겪는다는 현대의 메시지나 다름없다. 마지막 연의 내 몸 바쳐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맡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을 바라다보면 어디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지도자의 자리에 앉아 있는가, 묻고 싶다. 지도자뿐만 아니다. 평범한 개인도 마찬가지다. 현실을 직시하고 수모와 고난을 단지 삶의 숨결처럼 느낄 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이 책의 본문이다.(한, 중, 영 세가지 언어로 표기되어 있다.)

 

 짧은 글이지만 읽을수록 여운이 느껴진다. 소리를 내어 시낭송을 하듯이 읽어보았다. 눈으로만 읽는 것보다 깊은 의미로 마음에 다가온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노자의 금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조금씩 느리게 읽어도 되고, 한 시간이면 다 읽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자주 반복적으로 읽다보면 심신(心身)을 다스리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피로와 한 몸이 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잔잔한 울림과 편안한 안식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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