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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평점 :
저자는 1950년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서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재일교포 1세이다. 일본 이름을 쓰며 일본 학교를 다니면서 차별을 받고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와세다 대학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2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고, “나는 해방되었다”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이후 일본 이름을 버리고 본명을 쓰기 시작했고, 한국 사회의 문제와 재일 한국인이 겪는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한다.
재일 한국인의 사회 진출이 쉽지 않아 대학원에서 유예기간을 갖던 중 은사의 권유로 독일 뉘른베르크 대학으로 유학을 했다. 1998년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지 않은 한국 국적자로는 최초로 도쿄 대학 정교수가 되었고, 일본 근대화 과정과 전후 일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일본 지식인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도쿄 대학 정보학연구소 교수를 거쳐 현재 세이가쿠인대학 교수로 재임중이다. 대표 저서로 『고민하는 힘』이 있다.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가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기가 죽을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도 괜찮다. 지금이 괴로워 견딜 수 없어도, 시시한 인생이라 생각되어도, 인생이 끝나기 1초 전까지는 언제든지 좋은 인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특별히 적극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특별히 적극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특별히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지금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당신답다. 그러니 녹초가 될 때까지 자신을 찾을 필요 같은 건 없다. 그리고 마음이 명령하는 것을 담담하게 쌓아 나가다 보면, 나중에 돌아보았을 땐 저절로 행복한 인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본문 中
'…… 지금을 소중히 하며 살아서 좋은 과거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세 가지 가치
①창조-예술적인 활동 등.
②경험(체험)
③태도- 그저 마음속으로 빌고 기도하고 생각하는 것.
-빅터 프랑클은 인간의 가치로 ‘태도’를 가장 중시함.
-프랑클이 말하는 ‘태도’가 그려진 소설은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다.
-인간의 진가를 생각하는 데 매우 훌륭한 사례임.
-‘자기를 잊는 것 보다 마음 편한 것은 없고 무아지경보다 기쁜 것은 없다.’(나쓰메 소세키)
저자는 아들을 잃었나 보다. 서문에서 진한 슬픔이 느껴졌다. 아들을 잃고 몇 달 뒤 2011년 3.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 2만여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고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대자연의 품에 안겨’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가 이 사고로 많이 엇나가게 되었다고. 과학의 발달, 과학의 힘을 온전히 믿었던 일본인이 이 사고 이후 신도 없다고 했으며, 크나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많이 언급했다. 반가웠다. 일본 작가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데... 저자도 소세키를 많이 존경하고 삶의 영감을 그 작품에서 받는 듯 했다.
현실이 슬프고, 괴롭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도 꼭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결국 우리는 각자 자신이 꿈속에서 제조한 폭탄을 껴안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죽음이라는 먼 곳으로 담소를 나누며 걸어가는 게 아닐까. 다만 어떤 것을 껴안고 있는지 다른 사람도 모르고 나도 모르기 때문에 행복할 것이다....’-소세키의 산문집<유리문 안에서>
실업과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불안과 좌절을 겪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가 날로 증가하고,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아무리 현재가 시시한 인생이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인생은 바뀔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한, 마음이 시키는대로 살아가다보면.
저마다 조금씩 삶의 고통은 있겠지만, '지금'을 소중히 살아내야 한다고.
<살아야 하는 이유>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채 타성에 젖어 사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