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인형의 집>은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라 대히트를 친 <이니미니>시리즈의 연속작품이다. 범죄 추리스릴러 소설은 미스테리한 사건의 연속과 반전이 있어 속도감 있게 읽혀지는 것이 그 묘미라고 생각한다. 이 책도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탁월하여 금세 몰입하게 된다.


 

 인형이나 인형의 집은 본래 어린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도구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섬뜩한 연쇄살인범이 그들보다 나약한 여성들을 꼼짝 못하게 가두고 생명을 앗아가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물리적으로 대항하거나 저항하기 힘든 여성, 어린이들이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헬렌 그레이스는 여자 경찰로서 불우하고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다. 경찰관은 보통은 남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거의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점도 흥미롭다. 투철한 직업의식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하나하나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에서 멋지고 아름다움을 느꼈다. 반면에 위험한 상황에 처하여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하는데 그것을 초월하는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느껴졌다. 또 그 내부에서도 남을 밟고 출세하려는 비열한 야심을 품은 세리 하우드 총경같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악의 끝은 좋지 않다. 결국 자신이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게 되고 그동안 쌓아올린 명예도 모두 실추되고 마는 것이다.

 

 

 짧은 호흡으로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사건을 연속으로 배열한 구성법은 추리게임을 하듯 두뇌회전을 하게 된다. 여기서 읽기의 묘미을 더해 준다.

루비의 감금과 피파 브리어스의 사체 발견으로 시작되는 사건의 전개, 범죄를 숨기려고 피해자의 휴대폰으로 트윗을 올리며 교묘히 경찰의 눈을 피해 따돌리지만, 결국 범인은 약물중독자인 엄마의 학대와 무관심 속에 자란 벤 프레이저로 밝혀진다. 급박해진 범인은 불을 질러 루비를 죽이려고 시도한다. 한편 헬렌은 그녀를 구하러 적진으로 돌진하여 적과 대치하는 장면에선 얼마나 긴장했는지 손에 땀이 흐를 정도였다. 아, 헬렌이 죽으면 안되는데. 어쨌든 루비와 헬렌이 살아남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항상 엄청나고 엽기적인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성장과정은 불우하고 사랑을 받지 못하고 폭력과 무관심 속에서 자라 온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인간답게 살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도 허다한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나 자녀의 학대, 살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다. 성장과정의 결핍이 어떤 사람에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범죄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 좀 더 나은 세계, 조화로운 삶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 볼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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