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블레이스 그림책으로 읽는 위대한 여성 과학자
로리 월마크 지음, 에이프릴 추 그림, 김종원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 최초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창안했으며, 여성이고, 낭만주의 대표 시인 바이런의 딸이라는 호기심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19세기 초 당시의 상황을 보면, 여성의 사회활동이나 대학교육을 받는다는 것도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바이런은 소아마비로 장애가 있었지만, 근사한 외모, 시와 이야기를 지어내는 감성이 풍부하고 운동에도 뛰어나서 영국 상류층의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흠도 있었으니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고뭉치로서 바이런 부인은 그러한 행동을 무척 못마땅하게 여겨 딸을 데리고 부모 집으로 가 버린다. 또 한 달 뒤에는 아들을 기대하던 바이런에게 이혼 통보를 받은 후 두 번 다시 에이다는 만날 수가 없었다.

 

 에이다는 숫자와 언어에 능했다. 에이다가 쓴 일기에는 발명품들과 방정식들이 가득하게 적혀 있었다. 에이다는 아버지를 그가 쓴 책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고, 만날 수도 없었으니, 무척 외로워했다고 한다. 외로움을 공부로 승화시킨 것은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부터 비행 기계나 모형 범선, 장난감 부속품 만드는 것을 무척 좋아한 것을 보면 과학에 꽤 흥미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폭풍 속에서도 모형 돛단배 실험을 하는 열정을 보인다. 이렇게 과학, 수학, 실험은 에이다의 친구나 마찬가지였다. 사회적 분위기가 여성에게 좀 더 호의적이었다면 그토록 꿈꾸던 전문 수학자의 길을 걸었을 텐데.

 

 자주 아팠던 에이다는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기도 했고, 14살 때에는 홍역을 심하게 앓아서 16살에야 겨우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저명한 수학자들을 선생님으로 고용하며 교육적인 뒷받침을 하고 불어, 과학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시를 읽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고, 평생 바이런을 비난했다는 점은 좀 아쉽게 다가온다. 딸이 아버지로부터 멀어지게 하려고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다. 항상 아버지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한창 재롱을 피우며 자라나는 것도 못 보고, 아버지의 사랑을 못 받으며 자란 것도 안타까움이다. 좀 더 유연하게 에이다를 위해서 자유롭게 아버지를 만나게 해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행복했을 것이고, 아마도 100년도 더 지나서야 찾은 명성을 더 빨리 세상이 알아주지 않았을까.

 

 

 

 

  1975년 미 국방부는 제각각이었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통합하여 그 언어를 ‘에이다’라고 이름 짓고, 에이다가 ‘최초의 프로그래머’임을 인정했다 한다. 또 영국 컴퓨터학회 아카데미에서는  1998년부터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러블레이스 메달’을 수여하고 있단다.

 

 무엇을 하기에 완벽한 가정이나, 완벽한 환경은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꿈과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 할 때 원하는 곳에 이르게 된다. 부모는 그것을 도와주는 조력자다. 색채감이 풍부하여 초등학생 어린이가 읽어도 무방하지만, 아무래도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인물에 대해서 다룬 책이라 다소 어려운 용어나 내용면에서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서 꿈과 용기를 북돋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