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소설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서 한 가지의 덕에 관한 감상/혹은 묵상을 읽어나가는 식으로 이루어져있다. 첫 네 개의 장에서는 분별과 절제, 정의와 용기라는 네 가지 기본적인 덕목을, 두 번째는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이라는 세 가지 신학적 덕목을, 마지막 3부에서는 정결과 부지런함, 인내, 친절, 겸손이라는 다섯 개의 천국의 덕목을 다룬다.
소개되는 책들도 흥미롭다. “톰 존스의 모험”, “위대한 개츠비”, “두 도시 이야기”, “침묵”, “로드”, “천로역정” 같은 유명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들이 선정되어 있다. 읽어 본 책도 있지만, 이름만 알고 있던 책들도 적지 않았다. 여기 나온 책들은 한 번씩 찾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진행하는 독서 모임에서 여기에 소개된 책들을 하나씩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매우 노련하게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각각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그 안에 담긴 도덕적 코드를 능숙하게 읽어내고,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이 갖춰야 할 오래된 덕목들에 관해 설명한다. 단순히 소설 속 캐릭터가 이렇게 말했다 정도가 아니라,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관점까지 읽어내니, 소개된 책들을 좀 더 깊이 읽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책 속에서도 인용되었던 두 명의 저자인 『덕과 성품』의 스탠리 하우어워스나 C. S. 루이스가 떠오르기도 했다.(이 정도면 개인적으로 최대의 찬사다)
어떻게 보면 여기에 실려 있는 열두 가지의 덕목들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도덕적 가치들이다. 오래된 것을 무조건 낡고 효용이 다한 것쯤으로 여기려는 현대적인 태도를 넘어서려면, 단순히 이런 것들이 얼마가 가치 있는지를 설파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방식에 있어서도 새로워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여기에 좋은 예가 될 듯하다.
책 읽기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문학이 단순한 심심풀이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