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과 간략한 내용에 관해서는 오래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야 처음으로 손에 들어본다. 그리고 이런 책을 이제야 읽게 된 게 후회가 될 정도였다. 아, 어쩌면 좀 더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다면 너무 쉽게 판단해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가장 적합한 시기에 손에 든 것일 지도.
책은 한 배교한 가톨릭 선교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포르투갈 예수회에서 일본에 파견한 페레이라라는 이름의 신부가 현지에서 신앙을 버렸다는 이야기다. 이 소식을 믿을 수 없었던 그의 제자들이 진상을 확인하겠다는 일념으로 직접 일본으로 향했고, 두 명의 신부들이 은밀히 일본에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가혹한 탄압을 시행 중이던 일본 정부에 의해 결국 잡히고, 그들의 선배이자 스승이 처했던 운명에 똑같이 처하게 된다. 가난하고 무식한 일본의 신자들이 자신 때문에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른다. 놀라운 흡입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