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이사를 가게 됐다. 짐이라곤 옷과 책밖에 없는데, 역시나 천권이 넘는 책을 옮기는 게 좀 힘이 들었다. 책을 소장하고픈 욕심만 버린다면 이사를 몇 번 간들 뭐 그리 대수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난 책을 꽂아놓고 보는 걸 즐기는 놈인지라 묵묵히 책을 끈으로 묶어야 했다.


책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저자를 가나다순으로 하는 방법도 있겠고, 출판사 가나다순으로 분류한 서점도 본 적이 있다. 내가 기존에 쓴 방법은 주제별 묶음이었는데, 책장이 워낙 부족해 이중삼중으로 겹쳐놓다보니 원하는 책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이번에 이사를 가는 김에 책장을 새로 맞췄고, 새 책장을 보면 다 그렇듯이 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지 하는 야심찬 꿈을 꿨다. 저자를 한국과 외국으로 나누어 가나다순으로 꽂아볼까 하다가, 막상 책을 꽂을 때는 에라 모르겠다 하던대로 하자는 마음이 들어 다시금 주제별로 넣기 시작했다.


주제별 분류의 단점은 분류가 애매한 책이 나온다는 거다. 예컨대 바르뜨가 쓴 '사랑의 단상'은 철학책일까 에세이일까? 카뮈가 쓴 <시지프 신화>는? <가우디 임팩트>는 건축 책인가 추리 책인가? 또한 독립된 주제로 하기에 권수가 턱없이 적은 것도 있어서, 교육 관련 책은 열권도 안되어 독립된 섹션으로 하기 무엇하고, 신화 관련 책은 이윤기 씨와 김상봉 씨의 책을 합쳐봤자 다섯권이 안되는데-아, 카뮈 책을 신화 분야에 꽂으면 되겠구나! 글을 쓰면서 이게 생각나다니!-이런 것들을 '기타'로 분류해 한군데 꽂으면 너무 안일한 것 같고. 그래서 스포츠 책인 <피버피치>와 <MLB 카툰>과 만화책인 <아기공룡 둘리>가 같은 데 꽂히고, <창가의 토토>와 <공산당 선언>, 그리고 <숙명의 트라이앵글>이 한 섹션에 놓이게 되었다. 새로 책장을 사봤자 책을 꽂기 역부족인 건 마찬가지라 어쩔 수 없이 이중주차를 했는데, 분류의 애매함까지 더해졌으니 특정 책을 찾는 건 새 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매년 100권씩 책을 산다면, 그리고 내가 책을 소장하고픈 욕심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면, 20년이 지난 후 난 삼천권의 책을 거느리게 된다. 천권을 움직이는 데 든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삼천이란 숫자는 생각만으로도 힘이 빠지는 숫자다. 이사는 불가능할 것이며 특정 책을 찾는 건 아예 불가능하겠지. 이제부터 노력을 해야겠다. 책을 꽂아놓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다른 이에게 주는 것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얼마나 수양을 쌓아야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을지, 내 나이 한참 전에도 책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와대로 옮길 때 트럭에다 책 2만권을 실었다고 한다. 그의 비서실장이었던 김중권 씨는 서가에 꽂힌 수많은 책에 다 손때가 묻은 걸 보고 김대중 씨를 존경하게 되었다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일년에 100권이 고작인 나로서는 2만이란 숫자가 명왕성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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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8-01-0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만한 건 추리로 분류하세요=3=3=3

stella.K 2008-01-0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감히 그런 분류가 곤란한 지경이죠. 그저 모든 것을 옆으로 눕혀놓고 높이만 쌓을 수 있다면...이사는 어디로 하셨나요? 새집에서 복 많이 받고 사시길 빕니다.^^

2008-01-05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01-0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책장에 꽂고 못 산지 오래여서 책 분류법은 늘 상상 속에 있었어요. 그나마도 전 마태우스님이 부러워요^^

비로그인 2008-01-05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철학, 유학, 과학, 문학, 기타교양
다섯 가지로 책을 분류합니다. 하하


Mephistopheles 2008-01-0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분류보다는 왜! 이사가시는지..그게 더 궁금합니다.^^

paviana 2008-01-05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 처분하실때는 저를 꼭 기억해주세요.ㅎㅎ

BRINY 2008-01-05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충 만화, 소설, 여행서, 외국어, 기타 실용서, 인문과학, 교육학 쯤으로 분류하는 거 같아요. 그렇지만 지금은 자리 생기면 쑤셔넣는 수준으로 전락해버렸고, 천상 이사갈 때 다시...그러고 있어요.

세실 2008-01-05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주제별 분류가 많은 책을 분류할때 유용합니다. 공공도서관에서 주로 쓰는 한국십진분류법에 의해서 000(총류), 100(철학), 200(종교), 300(사회과학), 400(순수과학), 500(기술과학), 600(예술), 700(어학), 800(문학), 900(역사)이렇게 분류하면 좋습니다. 넘 학문적인가요? 한때 집에 있는 책을 이렇게 주제별로 정리해서 라벨도 붙여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연구실을 옮기시는 건가요?

무스탕 2008-01-05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해질 필요가 있어요. 색깔별로 크기별로 구분해보세요 :D
(차후에 책을 찾을때 드는 시간 + 노력, 모두 무시했습니다 =3=3=3)

다락방 2008-01-0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권 안되는 책인데도 어떻게 분류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일단 한국 여성작가들, 한국 남성작가들, 일본 책, 뱀파이어에 관련된 책, 하루키와 버지니아 앤드류스는 따로 책장 한칸 씩을 주고,

그 다음부터는 진행이 안되요. 보통과 기욤 뮈소는 같이 꽂아야 할지, 그렇다면 『파리가 잡은 범인』이런 책은 어디다 꽂아야 할지. 끙이예요 끙 .

곰탱이 2008-01-05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서관분류법 그대~~로 합니다.몇년간 도서관에서 일했더니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고요.
ㅎㅎ 꽤 괜찮읍디다그려.

마태우스 2008-01-0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탱이님/음, 그니까 가나다를 말씀하시는 거죠? 근데 제가 님한테 인사한 적이 있던가요? 없으면 지금 할께요 안녕하세요? 저 열심히 하려구요 올해부터!!^^
다락방님/주제별로 하면 언제나 그런 문제에 봉착하는군요 파리가 잡은 범인은 곤충학으로 분류해야 할 듯 싶네요.
무스탕님/색깔별, 크기별은 너무 무리예요!!!! ^^
세실님/어 그게 아니구요 연구실 말고 집이 이사가는 거거든요... 근데 사회과학과 순수과학은 저도 구분을 못하는데...... 님의 의견을 존중해서 다음 이사갈 때는 라벨을 붙이는 것도 생각해 볼래요 그 생각을 왜 못했을까...
브리니님/처음 뜻과는 달리 갈수록 쑤셔넣는 게 되지요 호호. 저도 이번 집에선 그랬는데 호호호.
파비님/님은 언제나 기억할께요 제맘 아시면서^^
메, 메피님/예리한 메피님...... 뭔가 아시나요?^^
한사님/와, 글쿤요 유학도 있네요!!! 근데 그렇게 분류하면 기타교양이 너무 많아질 것 같은 느낌이.... 일단 소설도 그거잖아요!!^^
마노아님/스쿱에서 님을 뵌 적이 있는데 예서 뵈니 더더욱 반갑군요^^ 독서광이신 님이 책을 못꽂다니 의외라는...
스텔라님/옆으로 눕히면 책 찾는 건 힘들겠군요!! 이주의 리뷰 축하드리고요 좋은 책꽂이가 생기길 빌겠습니다!
마, 만두님/추리에 대한 님의 사랑에 경의를 표하옵니다 꾸벅

2008-01-06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8-01-06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도 주제별이에요. 소설, 시, 철학, 역사, 미학, 실용서, 만화네요.

풀먹는사자 2008-04-0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헌정보학도로서
일당 십만원 받고 대학교 후배랑 함께 황석영 선생님 이사집에 가서
책 분류 해드리고 왔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정말 대충 하는데도 아침부터 꼬박 12시간 걸렸지요..
개그맨도 자기집가서는 안웃긴다고 하죠?
저희 집 책은 분류 안하는데 남의 집이랑 직장가서(도서관) 하는 일이 책 분류하는 일이죠.

마태우스 2008-04-0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구름님/와 황석영 선생님을 직접 만나뵜겠군요!! 그래도 힘들긴 했겠네요. 12시간이라니... 사실 그 책들 중 다시 볼 책이 그리 많지는 않을텐데, 그래도 버리기 아까운 게 책이지요. 문헌정보학도면 앞으로도 계속 책과 더불어 사시겠네요.
조선인님/아 님도 그렇군요. 근데 글케 하면 소설이 너무 커지지 않을까요?? 저만 그런가...
속삭님/6월을 기다리겠습니다...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 제1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겨레문학상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제7회 수상자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 심윤경 씨이기 때문이다. 8회의 박민규나 9회의 권리 역시 좋아하는 편인데, 일상에 매몰되어 사느라 2년간 한겨레문학상을 잊고 있었다. 12회 수상작인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를 주문한 것은 내 망각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을 뿐, 저자의 이름이 나와 비슷한 '서진'이어서는 아니다.


그게 벌써 몇 달 전의 일이다. 책을 산지 얼마 안되어 난 책을 다 읽었고, 리뷰를 못쓴 책은 책장에 꽂지 않는 습관 때문에 이 책은 컴퓨터 옆에 놓인 채 먼지를 맞고 있었다,고 쓰려고 했는데 이 책 위에도 <대한민국 개조론>을 비롯한 몇몇 책이 올려져 있는지라 그렇게 쓴다면 거짓말이 된다. 리뷰는 좀 뻥을 치더라도 책을 둘러싼 정황은 사실로 기록해야 리얼리티가 산다고 믿는지라 "컴퓨터 옆에서 다른 책들에 짓눌려 있어야만 했다"고 쓰련다. 몇 달이 지났지만, 심지어 한해가 지나 2008년이 되었지만 이 책을 펼치니 그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무지하게 스피디하고 잘 읽혔던 책, 읽는 내내 왠지 모를 슬픔이 몰려왔던 그런 책. 저자는 지하철 밖으로만 나가면 혼절해 버리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그 호기심을 결국 탄식과 끄덕거림으로까지 연결시키는 탁월한 재주를 발휘한다. "이런 책이 어떻게 상을 탔냐?"는 의문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는 한겨레문학상에 걸맞은 좋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부터 사족. 난 미국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해외연수도 갈 생각이 없으니 어쩌면 평생 못가볼지도 모르겠다. 보스턴에 있는 야구장 '펜웨이파크'를 제외하곤 가고 싶은 곳도 없지만, 가끔은 미국에 안 가본 게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책을 읽다가 미국의 지명이 나올 때면 조금은 답답하니 말이다. 뉴욕의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을 읽을 때도 계속 안개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는데, 그와는 반대로 딱 한번 가본 스페인이 주 무대인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을 때는 반가움과 더불어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기지'라는 입체감이 생겼다. 그러니 내게 있어서 해외여행은 책을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외국으로 가는 건 좀 아니라고 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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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0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통 재미있는 책을 찾지 못했는데, 보관함으로 이동시켰어요. 저자 이름을 보는 순간 `혹시 이 사람들 친인척 관계 아닐까?'생각했는데 첫 단락을 보니 아닌가 봅니다.제가 좀 이렇게 단순한 생각을 잘 하지요.

춤추는인생. 2008-01-0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일상에 매몰되어. 라는 글귀를 보니 제마음이 짠해지쟎아요. 우리 일상에 매몰되어도 서재에 글쓰기. 독서. 그리고 연애는 일상의 매몰과 상관없이 늘 해야해요.^^
저도 지금 책주문하던 참이였는데 이책도 포함해야 겠군요. 제가 본 한겨례문학상의 최고백미는 역시 박민규였고 다음이 심윤경작가님이시네요. 지금도 인왕산일대에만 가도 동구가 생각나요.^^

미즈행복 2008-01-02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소설에 흥미가 떨어지고 있는데 한 번 봐야겠어요 ^^

2008-01-02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2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8-01-0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한국소설의 견인차께서 그러시면 안되죠 홧팅!!
춤인생님/글쓰기 독서 연애라.... 그니까 춤인생님을 사귀면서 같이 독서를 하고 편지를 주고받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군요!
주드님/친인척관계인데 아니라고 우긴 걸수도 있지요 호호호. 제가 원래 좀 노회하잖습니까. 서진형님이 잘되야 할텐데^^
 
김신명숙의 선택 - 이프 여성경험총서 2
김신명숙 지음 / 이프(if)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신문에 실린 칼럼을 읽었을 때나 <미디어포커스>의 사회자가 되었을 때만 해도 난 김신명숙에 대해서 그다지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가 쓴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라는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유치함이 싫어 읽지 않았다. 그런 내가 <김신명숙의 선택>이란 책을 선뜻 집어든 건 저자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 아닌, 여성학에 대한 애정의 표시였다. 여성학 책이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우리 사회가 살기 좋아진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초반부는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다. "이런 말,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오만한 생각도 했었다. 게다가 초반 4분의 1을 채 못읽었을 무렵 기차에다 책을 놓고 내리는 바람에 김이 새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잃어버렸다고 속상해하던 내게 다시금 책을 사다준 어느 미녀분 덕분에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는데, 결론은 "안읽었으면 큰일날 뻔했다"였다. 내가 읽은 여성학 책들의 대부분이 서구 사회, 그것도 30년 전의 일들을 바탕으로 한 거라 현실감이 그다지 없었다면-물론 우리의 현재는 서구의 30년 전보다도 못하다-김신명숙의 이 책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가슴에 더 와닿았다. 게다가 저자는 여느 페미니스트보다도 해박했고 그러면서도 친절했다.

"남자들을 성적으로 흥분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강제력 혹은 권력의 행사라고 합니다. 그런 권력의 행사는 현실에서 이뤄지기 힘듭니다...결국 그들의 욕망 해소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 필요해져서 룸살롱 등 향락업소와 갖가지 성매매가 번창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반부를 지나면서 난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매료되어 구절구절마다 붉은 줄을 긋기 시작했고, 2008년 1월 1일 새벽, 서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난 몇권의 페미니스트 서적을 읽은 것보다 더 뿌듯한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벌써 작년이 된 2007년 6월, 난 다음 학기로 내정된 여성학을 가르치려고 참고서적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6월 말에 발간된 이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 책이 한달만 먼저 나왔다면 글로리아 스타이넘이나 영화를 바탕으로 페미니즘을 디벼본 난해한 책 대신 이 책을 학생들에게 읽혔을 것이다. 그랬다면 우리 학생들은 "소란을 일으키기 두려워 자기 자신과 결별하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결별하는 게 낫답니다."라고 말해주는 따스한 언니. 누나를 갖게 되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 다음 학기에도 여성학 강의는 이루어지니까. 지금은, 주변에 있는 여성분들한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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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행복 2008-01-01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님이 아직 솔로이신건 이렇게 멋지시기 때문에 견제받느라 그런게 아닌가 싶다는...
또 너무 완벽해서 다들 임자가 있을거라 여겨서 놔두었기 때문일거라는...
여하간 글마다 너무 감동이십니다.
모든 여자들의 우상이세요!
-그럼 남자들의 적인가요? 밤 길 조심하셔야겠네요 ^^-

다락방 2008-01-0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다면 저도 보관함에 넣어야겠군요!

비로그인 2008-01-0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선물해주시와요.

마태우스 2008-01-0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연님/음, 이런 책은 사서 읽으셔야 합니다 꾸벅
다락방님/아, 이건 보관함에 넣으셔도 자신 있습니다 제가.
미즈행복님/다른 건 몰라도 저는 님밖에 없습니다 꾸벅

지나가다 2008-01-16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요? 깔깔깔..

고태경 2008-01-1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요? 꺌꺌꺌꺌....
그냥 이런 개념없는 사람에게는...아니 말이 아깝네요.

지나가다2 2008-02-20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요? 깔깔깔..

engineer 2008-03-02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요? 깔깔깔깔~

engineer 2008-03-02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요? 깔깔깔깔~

그래서요?? 2011-08-04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요?깔깔깔깔~

마태우스 2011-08-04 13:49   좋아요 0 | URL
즐거우셨다니 저도 좋네요.

마태우스 2011-08-0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우신 분이 한두분이 아니네요. 글구 고태경님, 토론 때 웃은 건 분명 예의없는 거였죠. 하지만 살다보면 누구나 그럴 때가 있습니다. 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님은 누군가에게 무례하지 않았나요? 그런 적이 있다고 해서 님의 인생이 죄다 쓰레기가 될까요? 다른 페이퍼에도 썼지만, 헤밍웨이의 삶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참 한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책이 쓰레기인가요? 뭐, 생각이야 자유니까 강요하진 않겠지만, 제가 좋다고 평해놓은 책에 저런 댓글을 다는 건 참 예의바르시네요.

김1신1명1숙ㅅㅂㄴ 2011-11-2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딴 쓰잘때기 없는 책은 지구에서 사라져야 한다 아물론 저자도 포함해서 말이죠 ^^

마태우스 2011-11-23 15:1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갠적으론 님처럼 무례하고 무식한 댓글 다는 사람들이 먼저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식스센스류의 반전이 아닌, 전쟁을 반대한다는 의미의 반전영화라면 으레 잔인한 장면이 나와야 하는 줄 알았다. 피가 튀고, 믿었던 전우가 전사하고, 아들의 시체를 안고 어머니가 울고, 뭐 대충 이런 장면들 말이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평화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메리 크리스마스>는 반전영화 중 최고의 반열에 오를만하다.




때는 1914년, 1차세계대전이 열리던 중 전선에서 조우한 스코틀랜드, 프랑스, 독일 병사들은 잠시 휴전을 한 채 꿈결과도 같은 크리스마스이브를 함께 보낸다. 막상 그런 일이 있고나자 "파티는 끝났다. 다시 총을 들어라"는 사령관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은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가 없다. 사실을 알고 달려온 고위층에게 프랑스 중위는 항변한다.

"당신들은 우리와 같은 전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슨 말일까? 중위의 다음 말에 답이 나온다.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알기나 하십니까? 후방에서 칠면조나 뜯으면서 명령만 내리는 당신들보다는 저기 있는 독일인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총부리를 겨누고 있지만 그 병사들은 평화로울 때 만났다면 즐겁게 술을 마시며 친구가 되었을 사람들, 그네들로서는 도대체 왜 자기네들이 싸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세계 제일의 미녀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여인이 바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헬렌이다. <트로이>에서 헬렌 역을 맡았던 독일의 미녀 다이앤 크루거가 클래식 가수로 나오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결코 그녀가 아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각자의 참호에서 나와 먹을 것과 이야기를 교환하는 병사들의 얼굴이야말로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었을까. 그저그런 로맨틱 코메디만 개봉하는 연말에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고, 그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건 더 큰 행운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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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2-2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야기 실화라고 하던데..?? 맞나요 아닌가요??

마노아 2007-12-24 10:16   좋아요 0 | URL
지식 e에 나오잖아요. 실화 맞대요. 저도 책 보고 나서 이 영화 봤답니다. 감동이었어요.(>_<)
마태우스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antitheme 2007-12-2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실화로 알고 있습니다. 어릴 때 새소년이었나 어깨동무였나 둘중 한 잡지에서 이이야기가 만화로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저도 이영화 꼭 보고 싶은데 기회가 될지 모르겠네요.

BRINY 2007-12-2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납니다. 실화라고.

다락방 2007-12-2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토요일에 씨네큐브에 이 영화를 보러 가려고 했다가 가지 못했었는데요,
혹시 제가 갔었다면 마태우스님을 뵐 수 있었을까요?

아, 그리고 저도 실화로 알고있습니다. 일요일의 티비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 방송했던 기억이 나요.

2007-12-23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12-2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일 것 같은데 그래도 삐딱해지는 마음이라니..
저게 만약 같은 유럽 백인이 아니라 백인과 아시아인이나 아프리카 사람들과의 전쟁을 배경으로도 저런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 싶은.... 하여튼 삐딱하죠?
그래도 인사는 마태우스님 메리 크리스마스~~~

2007-12-24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12-2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2007-12-26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즈행복 2007-12-2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보신 미녀분께서도 님의 높은 안목과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을거예요 ^^

마태우스 2008-01-01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아무래도 그렇죠? 호호호. 그래도 님한테 많이 배워야 할 거예요 미녀로 사는 법 같은 거요^^
속삭님/학위를 마치신 건 축하드리지만, 님이 다시 떠난다는 생각을 하니 슬퍼요 흑
승연님/님두요. 연말엔 축하할 일이 많지요?^^
속삭님/그럼요! 답이 너무 늦었나요? 하지만...님 서재에 먼저 답을 올렸는데 봐주심 안될까요..
바람돌이님/님도 좀 지났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아시아나 아프리카라면 좀 힘들겠지요 그래도 전 영화볼 땐 그냥 봐요 너무 생각이 많으면 재미없을까봐요...
속삭님/어머나 미녀님이닷!
다락방님/글 초반에 실화라고 썼는데 많은 분들이 지나치신 듯... 그나저나 아쉽습니다 님과 조우할 좋은 기회였는데^^
브리니님/실화를 영화화한 게 아니라면 감동이 덜했겠지요 아마..
안티테마님/크리스마스에 기획된 영화 중 가장 좋았어요 재미는 러브 액츄얼리가 더 있었지만요.
마노아님/대신 대답해주셔서 감사^^ 메리크리스마스
메피님/글 초반부에 실화를 영화화했다고 썼는데 너무 티 안나게 썼나봐요 앞으론 핵심 글자엔 색깔을 넣을래요

다락방 2008-01-01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님의 '실화'라고 쓴건 읽었어요.
메피스토님께서 의문을 가지셔서서 다시 말씀드린거예요.
다른분들도 아마 그러신듯 한데요. 훗 :)

마태우스 2008-01-0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아아 친절하신 다락방님!!!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미아베 미유키(이하 미미 여사)는 추리소설 작가지만, 그의 작품들엔 추리만 나오는 게 아니다. 예컨대 몇 달 전에 읽은 <이유>라는 책은, 분명 추리를 모토로 하고 있지만 일본 사회의 실상을 그대로 담고 있어 많은 걸 느끼게 했다. 어떤 미녀분한테서 선물로 받은 <스텝파더 스텝>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건, 머리가 좀 한가해지면 읽겠다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가수 김경호가 맨날 5옥타브를 오가는 노래만 부르는 건 아니듯, 미미여사라고 묵직한 소설만 쓰는 것도 아니었다. <스텝파더>는 어쩔 수 없이 중학생 둘의 아빠 노릇을 해야 하는 도둑의 얘기를 아주 유쾌하게 그렸는데, 그 도둑은 돈이 좀 있는 사람의 돈을 훔쳐 비교적 안락한 생활을 한다. 훔친 돈을 가난한 사람과 나누지 않으니 홍길동 스타일은 아니고,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아르세르 루팡과 비슷한 면이 많다 (카리스마는 떨어지지만). 근데 어찌된 게 시작부터 그렇게 재미있는지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다. 신촌 지하철역에서 누군가와 만나 술을 마시기로 했던 날도 이 책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1) 그 사람이 늦게 온다고, 미안하다고 문자를 날렸을 때 기쁜 마음으로 괜찮다고 천천히 오라고 답을 했으며 2) 그 사람이 도착했는데 어디냐고, 여섯 번이나 전화벨을 울렸음에도 전화가 온 줄을 몰랐을만큼 책에 빠져 있었다. 3) 올해는 책을 읽고도 리뷰를 안쓴 게 꽤 되는데, 이 책은 같이 즐거움을 나누고자 읽고난 뒤 이틀도 안되어 리뷰를 쓰고 있다.


말을 이렇게 해놓으니 다 읽고 "뭐야! 재미없잖아!"라고 따질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혹시나 싶어 범위를 좁혀보면, 의사 이라부의 이야기를 다룬 <공중그네>와 비슷한 느낌이다. 쌍둥이들이 말을 할 때 한 문장을 나눠가지고 교대로 말하는 게 아주 귀엽고, 박찬호가 언급되었을 때 반가웠고, 다음 표현은 발랄 그 자체다.

"요즘 수확이 풍성하다보니 가슴이 따스하다. 세상 모든 것에 관대해지는 기분이다. 벽을 기어가는 바퀴벌레를 보아도 슬리퍼로 내려치기 전에 이초 정도 그냥 놔줄까 생각할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309쪽)."

이 정도 소개했으니 재미없다고 욕먹을 일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본다.


* 사족: 우리는 조세형처럼 부자들만 터는 사람을 다른 잡범들과 구분해 '의도-의로운 도둑'이라 부른다. 그건 부자들이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모았을 거란 인식 때문이고, 그들보다 도둑이 더 정의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충실히 뿌리내린, 돈이 최고라는 인식만이 횡행하는 이 나라에서 더 이상 의도의 출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고보면 루팡은 때를 잘 만났다. 지금은 루팡이 안팔리는 시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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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2-23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임무는 완수하셨나요?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마태우스 2008-01-01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구리님/님 덕분에;;;;^^ 님두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