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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 제1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겨레문학상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제7회 수상자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 심윤경 씨이기 때문이다. 8회의 박민규나 9회의 권리 역시 좋아하는 편인데, 일상에 매몰되어 사느라 2년간 한겨레문학상을 잊고 있었다. 12회 수상작인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를 주문한 것은 내 망각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을 뿐, 저자의 이름이 나와 비슷한 '서진'이어서는 아니다.
그게 벌써 몇 달 전의 일이다. 책을 산지 얼마 안되어 난 책을 다 읽었고, 리뷰를 못쓴 책은 책장에 꽂지 않는 습관 때문에 이 책은 컴퓨터 옆에 놓인 채 먼지를 맞고 있었다,고 쓰려고 했는데 이 책 위에도 <대한민국 개조론>을 비롯한 몇몇 책이 올려져 있는지라 그렇게 쓴다면 거짓말이 된다. 리뷰는 좀 뻥을 치더라도 책을 둘러싼 정황은 사실로 기록해야 리얼리티가 산다고 믿는지라 "컴퓨터 옆에서 다른 책들에 짓눌려 있어야만 했다"고 쓰련다. 몇 달이 지났지만, 심지어 한해가 지나 2008년이 되었지만 이 책을 펼치니 그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무지하게 스피디하고 잘 읽혔던 책, 읽는 내내 왠지 모를 슬픔이 몰려왔던 그런 책. 저자는 지하철 밖으로만 나가면 혼절해 버리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그 호기심을 결국 탄식과 끄덕거림으로까지 연결시키는 탁월한 재주를 발휘한다. "이런 책이 어떻게 상을 탔냐?"는 의문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는 한겨레문학상에 걸맞은 좋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부터 사족. 난 미국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해외연수도 갈 생각이 없으니 어쩌면 평생 못가볼지도 모르겠다. 보스턴에 있는 야구장 '펜웨이파크'를 제외하곤 가고 싶은 곳도 없지만, 가끔은 미국에 안 가본 게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책을 읽다가 미국의 지명이 나올 때면 조금은 답답하니 말이다. 뉴욕의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을 읽을 때도 계속 안개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는데, 그와는 반대로 딱 한번 가본 스페인이 주 무대인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을 때는 반가움과 더불어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기지'라는 입체감이 생겼다. 그러니 내게 있어서 해외여행은 책을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외국으로 가는 건 좀 아니라고 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