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학생들한테 잘해주는 편이다.
화도 잘 안내지만 화날 상황이 돼도 참는다.
화를 확 내버리면, 그 다음부터 내가 불편한 걸 견뎌야 하니까.
이런 것도 있을 거다.
이미지가 유순한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으니 그 이미지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그래서 수업시간 내내 애들이 떠들어도 뭐라고 못하는...
난 강의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
준비는 나름 열심히 하지만, 학생들 앞에 서는 건 여기 온지 십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떨리는 일이다.
게다가 아는 것도 그리 많지 않고, 내가 아는 걸 남에게 전달하는 기술도 갖추지 못했다 (이건 아르바이트를 안한 탓이 아닐까...?)
그래서 강의를 마친 뒤 교실 문을 나올 때면 늘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이걸 상쇄하기 위해 원래 시간보다 좀 많이 일찍 끝내주곤 한다.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
애들 장단에 놀아나며 휴강도 많이 해주는 내가
강의평가 점수를 잘 받는 이유는.
올해부터 우리 학교에선 단과대별로 한명씩 학생들의 추천을 받아서
'베스트 티칭 어워드'라는 걸 뽑았다.
의대에선 내가 됐는데, 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축하한다고할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근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까 상금이 무려 50만원이다.
그리고 상패도 겁나 화려하다.


상금과 상패를 받고 나니까 내가 얼마나 큰 상을 받았는지 알게 됐다.
엄마한테 전화해 자랑도 하고 그랬는데,
날 추천해 준 학생들이 고맙다.
앞으론 일찍 끝내주고 화 안내는 거 말고
베스트티칭 수상자에 걸맞게 강의의 질도 높여볼 생각이다.
그놈의 질이 하루아침에 높아질지 의문이지만..
*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한턱내라고 했지만
이제 가장이 된 나는 예전처럼 상금보다 더 돈을 써서 한턱을 내는 그런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일부는 사회에 환원하고 40%는 지금 아내의 손에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