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신 파랑새 사과문고 64
김소연 지음, 김동성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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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동화책을 보내줬다.

"정말 좋은 책인데, 책 좀 팔리게 도와주세요"란다.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이랬다.

"흥, 난 냉정한 사람이라고. 게다가 동화라니! 난 천만이 든 겨울왕국도 재미없게 본 사람이야!"


총 세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꽃신>을 읽고 깜짝 놀랐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너무 재밌다는 게 놀라자빠진 첫째 이유고,

두번째 이유는 동화책이 애들이 읽기엔 너무 안좋은 내용들이 나오는 것 같아서였다.

예컨대 첫번째 소설인 <꽃신>은 기묘사화에 엮인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그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죄가 없는 사람도 잡아다가 귀양을 보내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

멀쩡한 사람이 조작된 증거에 따라 간첩이 되는 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하지만,

그런 비밀을 애들이 알게 하는 게 좋은 것일까?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라는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게

어린이물을 만드는 사람들의 사명이었다.

악당은 언제나 망하고, 착하게 살면 언제나 성공한다는 만화나 책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읽던 그런 책과는 차원이 완전히 달랐고,

그래서그런지 매 순간 흥미진진한 상황이 전개된다.

두번째 소설에 나오는 덕님이는 보통 어린이 소설에 나오는 공주와 달리

아주 못생겼다!


다 읽고 나서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온갖 음모로 가득찬 곳이라는 걸 어릴 적부터 알려주는 게 좋은 것일까?

그게 맞는 거 같다.

나만 해도 정의가 승리하기는커녕 정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어렵게 살고,

나쁜 놈들이 승승장구하는 현실을 보면서 어찌나 혼란스러웠던지.

그것보다는 솔직하게 이 세상에 대해 얘기해주는 것이 아이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좋아 보인다.

이 책을 가리켜 보수 분들은 "동심을 더럽히는 종북.좌파적인 책"이라고 비난하겠지만,

현실을 알려 주고, 그 현실 속에서 꿋꿋하게,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게 좋다고 알려주는 게

구름잡는 정의 타령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고 본다.

어른도 감동시키는 완성도 높은 동화책은 좀 많이 팔려야 하는데,라면서 맨 앞장을 보니까

이렇게 쓰여 있다.

2008년 6월 1쇄 발행, 2013년 7월 19쇄.

아, 그랬다. 이 책은 그래도 제법 많이 팔렸다.

정의가 이긴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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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4-03-0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린이 독서교실 교재로 활용한 적이 있는데, 부럽고 부러웠어요. 작가가. 잘써서^^*
어른들이 생각하는 동화적 이데올로기에서 이제는 자유로울 때가 되었다고 봐요.
각종 정보에 노출된 아해들도 더이상 동화다운 상상력에만 머물러 있지 않잖아요.
아참, 김동성 님의 그림도 무척 좋지요. 19쇄를 찍은 건 김동성 작가 님의 그림 덕도 톡톡히 봤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반가운 동화를 마태님 지인님 덕에 상기하게 되어서 고맙습니다. 굿나잇 하시어요^^*

마태우스 2014-03-03 02:30   좋아요 0 | URL
앗 님은 이 책 아시는군요. 아내가 사실 동화책 삽화 그리는 분인데, 김동성님이 유명한 분이라고 하더군요. 저런 그림은 정말 잘 그린 거라고요... 님도 굿나잇하세요

paviana 2014-03-03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천만이 본 걸 안 봤어요. 공주님 시러서 ㅋㅋ

마태우스 2014-03-03 02:30   좋아요 0 | URL
왕자님만 좋아하는 파비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03-03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치고는 내용이 너무 어둡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정생 님이 이런 말을 하셨죠.
현실이 아름답지 않은데 아름답다고 가르치는 것은 거짓입니다.

마태우스 2014-03-03 14:05   좋아요 0 | URL
와앗 곰발님, 친히 왕림해 주시고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제가 아이를 기르지 않는 입장이라 경험도 없구요, 막상 제 아이가 있다면 어떨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사실을 말해주는 게 맞군요.

마립간 2014-03-0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온갖 음모로 가득찬 곳이라는 걸 어릴 적부터 알려주는 게 좋은 것일까? 그게 맞는 거 같다. ; 저는 그것이 맞는 지 모르겠지만,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세상은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 아니라고 아이에게 알려 줍니다.

하지만, 누구가는 산타크로스 할아버지를 믿는 아이가 행복하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재미 없는 만화영화 '겨울 왕국'에서도 올라프에게 여름의 진실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정의의 track이 있고, 힘의 track이 있는데, 승리는 힘이 합니다. 패배할 수 있는 정의 track를 선택할 것이냐, 승리를 택할 것이냐는 가치관일 뿐이고요.

마태우스 2014-03-03 14:07   좋아요 0 | URL
오오..마립간님, 님의 사유의 폭은 어쩜 이렇게 깊고 넓은가요. 읽다보니 저절로 고개가 수그려 집니다. 힘이 곧 정의라고 사실대로 말하면 애들이 힘을 기르려고 동분서주할 것 같기도 하고, 안그러면 커서 헷갈리고, 어려운 문제인 거 같네요

좋은날 2014-03-0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왕국은 재미없었어요. 노래만 기억날 뿐이지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는 말 그대로였어요.여름을 꿈꾸는 올라프가 더 기억에 남아요.

마태우스님
이젠 베란다에서 못보네요.
마태우스님 보려고 가끔이라도 봤는데..
마음의 땀을 흘리는 마태우스님 찡 했어요.

마태우스 2014-03-03 14:08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겨울왕국 잼없었는데,
베란다 끝나서 이제 제 삶을 더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제 앞에 또 뭐가 있는지 모르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014-03-03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3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4-03-0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겨울왕국을 디스하면서 책을 홍보하다니...마태님 고단수시네요...

마태우스 2014-03-03 21:44   좋아요 0 | URL
앗 들켰다...겨울왕국 디스하고 싶어 죽겠었거든요^^

2014-03-06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4-03-21 22:32   좋아요 0 | URL
책과 노니는 집도 재밌게 읽었어요. 근데 리뷰는 안썼어요 죄송...! 어차피 뭐, 베스트셀러던데요..

2014-03-06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4-03-21 22:31   좋아요 0 | URL
답이 늦어 죄송...좋으실대로 하셔도 됩니다^^

2014-05-01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4-05-01 16:16   좋아요 0 | URL
어머나 친히 답신을.... 저도 잘 하겠습니다. 꾸벅
 
가트맨의 부부 감정 치유 - 상처 난 부부 관계를 회복시키는 가트맨식 '신뢰의 과학'
존 가트맨, 낸 실버 지음, 최성애 옮김, 조벽 감수 / 을유문화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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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책을 냈던 을유문화사에서 <가트맨의 부부 감정치유>를 줬다.

책을 받았을 때 약간 놀랐다.

어떻게 알았지?”라는 생각에서였다.

방송 나가서는 맨날 아내가 제일이지요라고 하곤 하지만,

책을 받기 사흘쯤 전에 아내와 말다툼을 진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이, 한번 싸우고 나면 이삼일 정도 말을 안해 버리며,

화해를 위한 노력을 거의 안한다는 데 있다 (이게 제 정체입니다 ㅠㅠ)

더 놀라운 건 이게 많이 나아진 거라는 점.

자라면서 남동생, 여동생과 2-3년씩 말을 안하고 지낸 적도 허다하다.

베란다쇼에서 이 말을 했더니 다들 무섭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좀 그렇다.

 

 

그런 면에서 <부부감정치유>는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이 책은 내 특기인, 삐져 가지고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게 그리 좋지 않다는 얘기였다.

저자는 이런 행위를 바퀴벌레 숙소라고 칭하면서 불행한 부부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그런 거라고 한다.

즉 바퀴벌레 숙소는 비난과 경멸, 방어, 담쌓기 등이 어우러진 최악의 결과물이며,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이라고 얘기하는 저자는

바퀴벌레 숙소로 가기 전에 노력을 하라고 얘기한다.

우선, 불만을 얘기할 때 부드럽게 얘기해야지, 비아냥거려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나쁜 예: 여보, 입을 옷이 없잖아! 집구석에 있으면서 빨래도 안하고, 뭐하는 거야!

좋은 예: 여보, 오늘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빤스 바람으로 출근할게. 사랑해.

이 구절을 읽고 아내에게 실험을 해봤더니, 효과가 제법 좋았다.

말다툼을 할 뻔한 위기를 부드러운 말로 몇 번 넘기자 아내는 날 기특해했고,

내가 그 책 얘기를 하자 이렇게 날 격려했다.

, 그게 며칠이나 가겠어?” (난 아내의 이런 점이 좋다)

 

 

 이 책을 읽다보면 불륜의 정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잠자리만 안하면 뭔 짓을 해도 불륜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긴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성을 만나는데 그 얘기를 배우자에게 하지 않는 것도 불륜이라고 한다.

괜한 오해를 살까바 얘기를 하지 않는 거라지만,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일갈한다.

그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그는 분명히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가 비키(이성친구)에 대해서 비밀에 부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124)

오옷, 불륜의 기준이 이렇게 엄격하다니!

좀 너무한 게 아닌가 하다가, 저자의 말에 수긍을 하게 됐다.

모든 균열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고,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면서 초등학교 동창을 만난 게

돌이킬 수 없는 파탄으로 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여러 모로 필요한 책인 것 같아 아내한테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내가 다 읽고나면 여보도 한번 읽어봐. 큰 도움이 돼.”

아내는 말씀하셨다.

너만 잘하면 돼!” (, 난 이런 박력있는 아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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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좋아 2014-02-25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혼에 이 책을 만났다는 게 참 고맙게 느껴져요. 아무래도 말을 더 곱게 혹은 웃을 수 있게 농담을 섞어서 하게 되더라고요. 잘못했을 땐 반성도 잘하고요. ^^ (쓰다 보니 남편이 더 고맙게 느껴야 할 일 같군요. ㅎ)

마태우스 2014-02-25 23:29   좋아요 0 | URL
부부 중 한명만 읽어도 고마운 책이죠. 저같은 놈이 덜 삐지게 됐으니 말입니다^^

가넷 2014-02-25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보, 오늘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빤스 바람으로 출근할게. 사랑해... 라고 해도 저 같으면 왠지 비아냥거리는 것으로 들릴 것 같긴도 한데요...-_-;;;;

여튼 전 아직 총각이기도 하고 결혼할 것 같지도 않아서 미래에도 읽어볼 것 같지는 않네요.ㅋㅋ

마태우스 2014-02-25 23:28   좋아요 0 | URL
만약은 모르는 거구, 미래는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답니다. 글구 빤스바람 드립, 귀엽지 않나요? 비아냥 아닌데...ㅠㅠ

감은빛 2014-02-2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싸우면 말을 안 하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 과연 달라질까요? ^^

마태우스 2014-02-25 23:28   좋아요 0 | URL
으왓...사실 감은빛님 처음 뵜을 때, 저랑 같은 과구나,라는 걸 한눈에 알았답니다 삐지지 말고 건강하게 삽시다!

다크아이즈 2014-02-25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걸핏하면 삐져서 묵언수행을 취미 삼는 남편에게 선물해야 겠어요. ㅋ
남편을 위한 선물이라면 또 삐질 수도 있으니 제가 읽으려고 샀는데
묵히기 아까워 권한다고 넌지시 건네보겠습니다. ^^*

마태우스 2014-02-25 23:28   좋아요 0 | URL
아이고 느와르님 부군께서도 그러시군요. 남자들이 의외로 속이 좁아요.^^ 속 넓은 느와르님이 참으셔야죠.... 전 책 읽었으니 노력하려고요^^

딸기 2014-02-25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올만이어요 ㅎㅎ

마태우스 2014-02-26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딸기님 반갑습다 ㅅㅅ

무스탕 2014-02-2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많은 남자들이 삐지면 말을 안하는군요. 전 우리집에만 있는 개성인줄 알았는데..;;
말 안하는게 무슨 큰 무기 내지는 권력인줄 아는건지..;;
마태님. 모든 문제는 대화로 푸는게 가장 현명하다는걸 또 한번 알았습니다 ^^

글구, 오늘 네이트 메인에서 마태님 이름 발견하고 눈이 +_+ 요래 되서 기사 읽었어요.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타 방송을 듣는지라 마태님 목소리를 직접 듣지는 못하고
기사를 읽으면서 마태님 목소리로 상상하며 읽었어요. ㅎㅎㅎ

마태우스 2014-03-03 02:29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부군께서도 그러시군요. 남자가 맘이 더 좁다니깐요. 글구 기생충 나온 덕분에 매스컴을 좀 탔습니다^^

페크pek0501 2014-02-2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재밌고 유익한 글...
그런데 님이... 아, 삐지기 왕이시구나... ㅋㅋ

마태우스 2014-03-03 02:28   좋아요 0 | URL
네 그니까 저한테 잘하셔야 안삐진다는...^^
 

 

 

 

 

 

 

 

 

 

언젠가 아xxxx님이 아이패드를 품에서 꺼내는 걸 보고 질문을 던졌다.

"혹시...책을 그전보다 덜 읽는다든지 하는 부작용은 없으신가요?"

그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책읽는 양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거의 안읽게 됐다고.

그때 결심했다. 난 아이패드랑은 절.대.로. 친하게 지내지 않을 거라고.

아직도 폴더폰을 쓰냐는 힐난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사지 않은 것도 그 일환이었다.

실제로 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열심히 책을 읽었고,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하는 사람을 비웃었다. "흥, 난 책 읽는다!"

 

 

 

 

 

 

 

 

운명의 어느날, 베란다쇼에 나온 클라라와 사진을 찍으려는데,

내 폴더폰을 꺼내는 게 너무나 한심해 보여서,

그 다음날 바로 스마트폰을 샀다.

평소 가졌던 우려대로 내 독서량은 조금 줄었다 (사실은 1/3 가량 줄었다).

거기에 더해 지난 가을쯤엔 생각지도 않게 아이패드가 생겼다.

처음에 난 그 아이패드를 아내가 쓸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아내가 "아이패드를 내가 왜써?"라면서 방치하는 거다.

그게 아까워서 잠자리에서 책 대신 아이패드질을 하기 시작했다.

평상시 일할 때는 딴짓하지 말고, 자기 전에 한꺼번에 딴짓을 하자는 게 내 모토.

하지만 그게 꼭 그렇게 되진 않았다.

평상시 일할 때도 컴퓨터로 딴짓을 원없이 하고,

자기 전에도 아이패드로 인터넷 서핑을 원없이 했다.

어느던 난 손으로 터치하면 넘어가는 화면의 신비로움에 깊이 빠져들었고,

그러는 사이 내 한달 독서량은 세권 가량으로 떨어져 버렸다 (원래의 30% 수준)

"이래서 내가 아이패드를 호환.마마보다 무섭게 여겼거늘!"

 

 

 

 

 

 

 

 

 

다행히 아이패드를 집에서만 쓰고 있어,

기차를 타고 서울에 왔다갔다 할 때는 그래도 책을 좀 읽는다.

문제는...서울과 천안아산 사이를 KTX가 너무 빨리 질주한다는 것.

33-37분이면 후다닥 가버리니, 책을 읽어봤자 얼마나 읽겠는가!

다시금 한탄했다.

"서울서 살면서 무궁화로 천안을 출퇴근하던 그때가 봄날이었구나!"

하루 네시간씩 차를 타고 다니면서, 사흘이면 책 한권을 읽었던 그 시절이

내게는 참 아름다운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그때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리라.

 

 

 

 

 

 

 

 

 

마지막으로 이북에 대해서 한마다.

언젠가 알라딘에서 e-book이 당첨돼서 정유정 작가의 <내 심장을 쏴라>를 읽었다.

정유정 작가 하면 종착역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는 스릴 넘치는 구성이 특기,

어려운 책이면 모르겠지만 그 작가의 책이라면 이북도 괜찮을 듯 싶었다.

하지만 내가 너무 종이책에 인이 박힌 탓인지,

그렇게 어려운 내용도 아닐 그 책이 이해가 잘 안갔다.

등장인물들이 머리에 선명하게 박히질 않고 겉도는 느낌?

그 사람이 그 사람같고, 저 사람은 이사람 같았다.

종이책이었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결론: 아이패드는 독서에 하등 도움이 안되며,

책읽는 사람에겐 호환.마마보다 훨씬 무서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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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2-24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마태우스님이 아이패드에 푹 빠지시다뇨. 어쩐지 배신감 느껴집니닷!! ㅎㅎㅎㅎㅎ

마태우스 2014-02-24 17:55   좋아요 0 | URL
아니 그게요. 푹 빠진 건 아니구요, 하루에 한시간여쯤...흑흑...근데 그게 다 책읽던 시간이란 게 문제에요...

레와 2014-02-2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패드를 장바구니에 담아서 결제 직전까지 가기를 수차례..
마태우스님 글이 도움(?)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아이패드를 지른다면, 그건 분명 마태우스님 덕분이에요!

마태우스 2014-02-25 09:13   좋아요 0 | URL
앗 레와님 전 부정적인 이용기를 썼는데 왜 제글 보고 지르려고 하십니까...!!!

순오기 2014-02-24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서도 아이패드는 방치되고 있어요.
제가 2G폰을 쓸때는 유용했는데, 스마트폰을 쓰니까 아이패드 쓸 일이 별로 없네요.
우리아들이 휴가왔을 때만 이용하지만...

역시 책은 종이 책이죠!!^^

마태우스 2014-02-25 09:1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순오기님. 책은 역시 종이죠 근데 스맛폰보다 아이패드가 훨씬 더 비쥬얼이 좋지 않나요? 좁은 화면만 보는 건 제가 눈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별루던데...

saint236 2014-02-24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땡기는데 엄처 슬하에서 입맛만 다십니다. 개인적으로 책은 확실히 종이책이...이북은 정글만리도 아직 읽지 않고 있네요. 처음에 읽었다가 영 적응이 안되서...

마태우스 2014-02-25 09:1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이북은 적응이 잘 안되죠? 저만 그런 줄 알았네요 호호. 역시 우리 세대는 종이책이어요

마노아 2014-02-2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실감나는 아이패드 체험기인걸요! 책읽는 건 역시 지하철이나 기차인데, 기술이 발달하니 방해를 받네요. 전 팟캐스트 방송 많이 듣게 되면서 독서량이 현저히 줄었어요...;;;;;

마태우스 2014-02-25 09:14   좋아요 0 | URL
아 팟캐스트 방송...것두 독서를 방해하는 요인이죠. 그래도 팟캐스트 잼나는 거 많아요 특히 전국구...요즘 그거 열심히 들으려구요

2014-02-25 0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4-02-25 09:15   좋아요 0 | URL
앗 이런 참신한 의견을... 글고보니 님한테 인사 안간 지 오래됐네요 나중에 찾아뵐게요

antitheme 2014-02-25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내용과 책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연결되는군요. 저도 집에선 아이패드, 나와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것도 어느정도 지나면 시들해지더군요.
어느 순간에 다시 아이패드에 뺐겼던 시간들이 돌아올 겁니다.
물론 100% 다 돌아오진 못하지만요.^^

마태우스 2014-02-25 09:16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젠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구요. 80%라도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희망을 주셔서 정말 감사.


세실 2014-02-2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림이 아이패드 미니 사주었는데 보물 1호라며 한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아요.
학원은 와이파이 안되는데 그걸 왜 들고 다니는지...역시 비주얼 때문이겠죠?
전 그저 데스크 탑 컴퓨터와 갤노트가 편하고, 이북보다 종이책을 좋아합니다^^

마태우스 2014-02-25 23:25   좋아요 0 | URL
비쥬얼 하면 또 세실님이 빠질 수 없죠!^^ 암튼...저도 노트북보다 데스크탑이 훨 편해요. 세대차인가봐요...

stella.K 2014-02-25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내 심장을 쏴라에 은혜를 못 받은 분이 여기 계셨군요.
저도 그 소설 읽느라 고생 좀 꽤 했던 기억이 있어요.
협찬 받은 책이라 리뷰를 써야겠는데 한숨만 나오고, 어떻게 이 작품이
1억원 고료가 받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작가와 인연을 잘 맺어야 하는데 그게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이후 나온 작품들 못 읽고 있어요.ㅠ

마태우스 2014-02-25 23:26   좋아요 0 | URL
아, 전 또 제가 이북으로 봐서 그런줄 알았는데 꼭 그것만이 이유가 아닐 수도 있군요. 집중이 너무 안돼더라고요. 정유정의 7년의 밤이 너무 좋아서 전작을 읽은 건데.... 사실 28도 별로였다는...

비연 2014-02-2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이패드는 첨에는 막 열중했었는데
이젠 충전기에 꽂아두고 안 쳐다보게 되더라구요..;;;;
스맛폰은 수시로 확인해서 책읽는데 '무척' 방해가 되는 게 사실..흑. 시간을 정해놓고 보던가 해야 할텐데 손에 잡히면 그냥 한번씩 여는 게 습관처럼 되어 버려서....

마태우스 2014-02-25 23:27   좋아요 0 | URL
오, 아이패드가 그런 제품이었군요. 안쳐다보게 되는 제품...좀 놀랍습니다. 전 그냥 중독되는 건 줄 알았답니다. 희망을 주시네요^^

2014-02-26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데렐라엄마 2014-04-16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 심장을 쏴라>는 도무지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마태우스 님도 그러셨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ㅋㅋ 근데 전 마티우스 님의 <기생충 열전>을 이북으로 사서 읽었는데 엄청나게 흡입력 있었습니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지금+여기 3
오찬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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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직원 마음대로 못잘라? 여기 북한인가요? 나라가 거꾸로 가는 듯

공장에 불 지르고 생산시설 파괴하고 회사가 미쳤냐 니들 또 받아주게?”

쌍용차 해고자들이 낸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해고 자체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값진 승리라고 할 수 있을 이 판결에 대한 댓글은 부정적인 것이 더 많았다.

이전 같으면 알바를 풀었겠구나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안다. 그게 20대 대부분의 생각이라는 것을.

그걸 알게 해준 건 오찬호가 쓴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란 책이었다.

 

구독하는 잡지인 <인물과 사상>에 나온 저자 인터뷰를 읽다가 책을 주문했고,

책이 온 순간부터 짬이 날 때마다 읽어내려갔다.

책을 읽는 내 손은 수시로 떨렸는데, 그 떨림은 술을 끊은 금단증상 때문이 아니라

내용이 너무도 충격적이어서였다.

저자는 자신이 강의를 나가는 학교의 대학생들과 심도깊은 대화를 나눈 끝에 박사학위 논문을 썼고,

그 논문을 조금 발전시켜 책으로 쓴 것이란다.

요즘 20대가 어떠니, 하는 얘기는 숱하게 나왔지만,

책을 통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은 공포스러웠다.

계약직으로 입사한 KTX 승무원들이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시위를 한 것에 대해

날로 정규직 되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라고 하고,

쌍용차 파업에 대해 제가 보기에는 솔직히 배불러 보여요. 왜 다른 일 찾을 생각은 안 해요?”라고 하는 20,

저자는 열심히 노력해도 취업이 안되는 작금의 시대가 20대를 괴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KTX 승무원들이 약속대로 정규직이 되고, 쌍용차 파업이 그들의 해고를 막아준다면,

장차 직장인이 될 그들의 입지도 보다 탄탄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하지만 어려울수록 연대를 해야 한다는 말은 당위일 뿐,

실제로 실천하기는 힘든 법이다.

예를 들어 당장 전쟁이 나서 먹을 것이 없다면

자기 먹을 것을 챙기려 혈안이 되는 게 인간의 본성이 아니겠는가?

내가 지금 대학생이라면 나 역시도 그들과 비슷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문제는 20대가 아니라 지금의 20대에게 그런 절박한 현실을 물려준 우리 기성세대다.

안정된 직장에서 분에 넘치는 월급을 받으면서 요즘 20대는...”이라고 비판하기 바빴던 나 자신이 부끄럽다.

 

손을 떨리게 만들었던 초중반과 달리 다소 뻔한 이야기를 하는 후반부는 약간 지루했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정곡을 찌른다.

그것은 잘나가는 서울대 교수와 서울대 학생들의 고민인 것을...저자는 서른네 살에 서울대학교 교수가 되느냐 아니냐를 놓고 고민한 적이 있었음을 아주 진지하게 밝힌다. 교수가 된 그를 찾아오는 제자들은 UN 기구에서 일을 하니 마니를 고민한다.”(197)

책을 덮고 나니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20대를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 다시 돌려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부터 휴가자가 먹을 거 사오는 거 그만하자(192)”라고 했던 그 분대장같은 초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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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heme 2014-02-09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엔 젊은이들을 그렇게 만든 사회와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아직 10대인 우리 아이들은 불의와 정의는 구분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고 살게 해줘야 할텐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2014-02-10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민(愚民)ngs01 2016-02-17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우리때 보다 열심히 노력한 청춘들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기성세대들을 거리로 내몰 수도 없고 결국 대기업이 사내유보금을 풀어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을 더 많이 뽑아야 희망이 있겠죠

마태우스 2016-02-18 09:28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정규직을 뽑지 않으면 안되게끔 정부가 압박을 가해야 하는데, 오히려 비정규직을 더 양산하는 법을 통과시키려 하고있지요. 근데 이 법안에 그닥 관심이 없다는 게, 우리 사회에 희망이 없다는 징표 같아요
 
욕망하는 여자 - 과학이 외면했던 섹스의 진실
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남자가 성욕이 강하다는 건 우리 사회의 주된 관념이었다.

나 역시 거기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주변을 보면 어떻게든 여자랑 해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는 남자가 지천에 깔렸고,

여자가 내키지 않아 하더라도 일단 하고 보자며 들이대는 남자도 한둘이 아니었다.

이런 생각에 회의가 들기 시작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그에 따른 경험이 쌓여 가면서였다.

같이 있던 여자가 날 덮치려 했을 때는 이 여자는 예외군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내가 샤워만 해도 무섭다는 기혼 친구들의 경험담을 듣고나니 남성의 성욕에 대한 얘기가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욕망하는 여자>는 그 관념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한다.

여자에게 야한 영상을 틀어준 뒤 흥분의 정도를 다음 방법으로 측정했다.

자신이 흥분했다 싶으면 단추를 누르라고 했고,

질에 혈류측정기를 넣어 혈류량이 많아지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혈류랑이 증가하면 그 여자가 흥분했다는 증거니까.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혈류량 결과로 보아) 여성의 성충동은 가히 잡식성이라고 할 만큼 무작위적이었다.”(29)

신기한 것은 여자들이 혈류량이 증가하는 장면에서 단추를 누르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것.

몸은 흥분해 놓고선 머리로는 자신이 흥분했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한 것이었다.

키패드 결과는 혈류측정기 결과를 반박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철저히. 정신이 몸을 부정한 것이다.”(같은 쪽)

즉 여성들의 성욕은 남자의 그것에 뒤지지 않을 만큼 강했지만,

여성의 성욕은 감추어져야 한다는 통념 때문에 그것을 억지로 억압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혈류량으로 봤을 때 여자들이 오히려 낯선 사람들한테 훨씬 더 큰 흥분을 느꼈다는 사실.

낯선 사람과의 섹스는 거의 폭풍 수준으로 질 내 혈류량을 증가시켰다.”(45)

다시 말해서 감정적인 유대...친밀감 등이 있어야 여성의 성욕이 발동한다는 사회적인 전제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겠지만, 책 중간쯤에는 더 충격적인 얘기가 나온다.

여자들이 갖고 있는 성적 환타지에 대해 물었을 때 많은 여자들이 강간당하는 장면을 말했다는 것.

예를 들어 풋볼 선수들이 돌아가며 절 농락하는 거죠....그런 상상이 저를 극도의 오르가슴으로 올려놓아요.”(127)

이 구절을 읽고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를 고민하기도 했는데,

위 실험에서 여자들이 낯선 사람에 대해 더 흥분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공포가 주는 흥분은 고스란히 성애로 바뀌었다...공포와 성적 흥분이 뇌속에서 뒤섞인다는 사실을 의미했다.”(135)

 

불편한 진실 하나. 여자들이 낯선 사람에게 더 흥분한다는 것은

자기 남편 혹은 오래된 남친에게는 덜 흥분한다는 뜻이 된다.

책 뒤편에 나오는 익숙한 파트너라는 저주의 한 구절을 보자.

헌신적인 관계에서 여성들의 성욕이 훨씬 더 빨리 감퇴했다.”(166)

남자들이 집안일을 분담하는 것도 여성의 성욕을 되돌리기엔 충분하지 않았단다.

남자들은 오래 산 아내가 성욕을 일으키지 않는다면서 가족하고 어떻게 하냐는 농담을 하지만,

여자들 역시 그렇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깨달았다.

갑자기 이십년 전 봤던, 김삼 선생이 그린 만화가 생각난다.

빌딩 창문을 닦는 직업의 A씨는 빌딩에 사는 한 여자가 택배 배달원, 보일러 수리공 등

자기 집에 오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장면을 본다.

그 광경에 몸이 단 A는 중국집 배달원이 그 집에 들어가려는 걸 막고 자신이 직접 배달하겠다고 한다.

의외의 남자가 중국집 가방을 들고 들어서자 여자는 화들짝 놀라지만,

A네가 어떤 여자인지 다 안다면서 여자에게 들이댄다.

하지만 A는 그 뒤 들이닥친 배달부에 의해 제압을 당하는데,

알고보니 그 배달부는 그녀의 남편이었고,

그는 성욕이 시들해진 아내를 위해 갖가지 직업으로 변장을 해 아내를 만족시켜 주고 있었던 거였다.

<욕망하는 여자>를 읽고 나니 20년 전의 김삼선생이 여자의 욕망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구나 싶다.

남자들이여, 아내를 위해 가끔은 낯선 이가 돼보는 게 어떻겠는가?

오늘 밤에 난 노숙자로 변장할 생각이다 (참고로 난 노숙자로 변장하는 데 특별한 노력이 필요없다)

 

* 이건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이 책의 추천사를 썼고, 그로인해 이 책을 기증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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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1-1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여가부에서 가장 판금할 내용의 책이네요.여성이 닟선 사람과 강제적 관계에서 흥분한다는 것은 이른바 포XX에서 남자들이 만든 것이란 통념이 있었으니까요.근데 그것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니 많은 여성들이 공분을 느낄만한 내용같습니다^^;;;
그나저나 늦었지만 마태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리며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O^

마태우스 2014-01-15 12:44   좋아요 0 | URL
글게 말입니다 여전히 헷갈려요... 글구 제 서재달인은 사실 알라딘이 밀어준 게 아닌가 싶어요. 별로 한 게 없는데... 카스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감사드려요

2014-01-12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5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2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4-01-15 12:47   좋아요 0 | URL
아 네...님도 복 많이 받으시구요, 올해는 제가 남에게 뭔가를 드릴 수 있는 그런 해로 만들어볼게요

다락방 2014-01-1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쩐지 이 책 되게 잘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읽어봐야겠어요. 흐흐흐

마태우스 2014-01-20 15:32   좋아요 0 | URL
답늦어 죄송하구요 다락방님의 서평이 기대됩니다.

괄목상대 2014-01-2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음... 근데 이게 좀 위험한게요.. 잘못하면 강간을 합리화하는 책이 될 지도 몰라요... 흥분을 했다고 해서 채워준 것이 꼭 만족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짚어주었어야 할텐데요... 질 혈류량이 곧 그 관계의 만족감을 이야기 하는게 아닌데 좀 오류가 있습니다.... 원하는 부분만 발췌해서 기억하는 무뢰배 생길까봐 걱정이네요. 흥분이 정신적 만족과 불일치했을때 사람이 겪는 혼란과 자기 육체에 대한 부정이 자살에까지 이른다는 내용을 [음란과 폭력] 남성이 당하는 강간 부분에서 읽은 게 생각나네요.....뭐 선생님께서 그런 위험한(!) 요지로 말씀하신게 아님은 알고 있지만요^^ 지나가다가 끄적여봅니다.

마태우스 2014-01-20 15:3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럴까봐 걱정이어요. 근데...여성들이 관계 지향적이라든지, 친밀함 가운데서 성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게 좋다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혈류량이 꼭 성욕과 일치하는 건 아닐지라도, 결과가 너무 일관되거든요. 암튼 여성의 성에 관한 고정관념이 많이 깨지는 책이어요

:Dora 2015-05-02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읽었어요 김삼선생님 만화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