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 갑질 공화국의 비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준만 교수는 정말 책을 많이 낸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인데 사실 올해 읽은 것이 아니라 작년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다. 서평을 쓰려고 책 제목을 연상했는데 그새 한해가 지났다고 책 제목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알라딘 상품검색을 눌렀는데 강준만이라고 치니 무려 21줄이 나왔다. 강준만 교수가 얼마나 다작하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 참고로 장난삼아 검색했는데 알라딘 상품검색으로 유시민씨는 6줄이 나온다. 이분도 책 많이 낸분인데 이 정도다.

 개천에서 용이 나온다라는 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에 들어보고 해봤을 말이다. 강준만교수는 이 말이 지금의 한국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한것 같다. 그리고 제법 그러하다. 책의 논의는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은 당시 남북한 총 인구의 거의 10-20%를 죽음에 이르게 할만큼 거대한 비극이었다. 이 전쟁은 이런 물리적 손실외에도 사회구조에도 큰 변화를 남겼는데 책에 의하면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사회질서의 붕괴로 기존의 기득권세력이 한 방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사회는 극적인 사회계층이동이 가능해졌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기반이 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쟁의 참상으로 인해 전쟁이전 유교적 질서로 인해기회주의, 돈의 추구, 협잡등의 경제적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강하게 질타받아 쉽게 시도하기 어려웠던것이 전쟁을 겪으며 각자도생의 시대를 맞아 상당히 현실적으로 허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6.25정신인데 이것도 역시 개천에서 용이나는 것의 기반이 되며 향후 한국인들의 정신세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속 성장 시대를 맞아 개천에서 용이나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방 시골 출신들이 서울로 상경하여 정치인이 되거나, 판검사, 의사가 되고 유명한 기업에 취직했다. 책이 지적하는 문제는 이러한 용들이 자신이 떠나간 개천을 죽이는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서울에 자리잡아 한국이 서울 공화국으로 나아가는데 일조했다. 자신의 토대인 고향은 개발과정에서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착취와 이용의 대상이었다. 오히려 막판에 정치판으로 나가는데 자신의 지역구로 끝까지 이용만 해먹을 뿐이었다. 평생 남으로 살았으면서 막판에 '우리가 남이가' 한 것이다.

 개천의 미꾸라지들 역시 문제다. 미꾸라지들은 자신들이 용이 되기 이미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과거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또한 용을 지나치게 동경한 나머지 개천 미꾸라지 시절을 기억도 추억도 하지 않는 용들을 위해 개천의 자원을 쏟아 붇는다. 미꾸라지들이 죽어나든 말든. 지방에서 sky대학 합격이나 정부요직에 임용될때 붙는 플랜카드들. 지방의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진출했을때 서울에 기숙사를 지어주고 명문대 학생만 수용하는 행위, 지방의 우수학생을 지방에 남기는게 발전이 아니라 오히려 서울에 가야 발전한다는 착각등이 그러한 대표적 예이다.

 미꾸라지들 끼리도 문제다. 강준만은 땅콩회항 사건으로 화제가 된 한국사회의 갑질문제에 대해서 용의 갑질 뿐만 아니라 미꾸라지들 간의 갑질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실제로 을들은 언제든지 갑질을 할 준비가 되어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지위에 따라 얼마든지 갑질을 해덴다. 식당이나 상점에서 마구잡이로 점원에게 갑질을 하는 행위, 아파트 경비원이나 청소부에게 하는 행위, 이주노동자들에게 하는 행위, 소규모 점포 주인이 알바생에게 하는 행위들이 그러하다.

 이는 미꾸라지들 역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화에 빠져 자신도 역시 그러할 수 있다는 착각과 용들이 하는 행위와 신화에 메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천에 이런 미꾸라지들만 사는 이상 신화는 멈추어질수 없으며 갑질 역시 끝나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던 개천용신화를 느껴본적이 있다. 하나는 어렵게 취득한 학벌에 대한 갑부심. 그리고 드라마'하얀 거탑'을 보면서다. 하얀거탑에서 천재적 외과의사 장준혁은 수단과 방법그리고 실력을 바탕으로 마침내 대학병원 외과과장의 자리에 오르게된다. 환자순시하면 뒤에 따까리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구름처럼 따라 다니는 그 직위 말이다. 하지만 이런 장준혁이 미꾸라지중 하나에게 사소한 의료 미스를 저지르고 이를 견디지 못한 인턴에 의해 재판에 휘말린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장준혁이 재판과정에서 제발 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응원하는 마음을 갖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은 제법 충격이었다.

 그리고 용들은 예전처럼 더이상 치열하게 경쟁하지도 않는다. 과거 처음 승천했을땐 모르겠지만 이미 용이된이상 자신들의 사회에선 경쟁은 없다. 재벌 2세가 손쉽게 탈세를 통해 막대한 재산을 받는 일이나. 경쟁없이 계열사들을 통해 커나가는 회사를 물려받는일, 막대한 교육예산을 투입해 자신을 손쉽게 승천시키는 것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용들은 미꾸라지들에게 신화는 심어주면서 그들을 무한경쟁시킨다. 이런 무한경쟁은 용신화를 존속시키는 방편이 된다.

 이런 사회하나하나의 개인에게 깃들어 있는 개천용신화가 벗겨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책은 뭐 이렇다할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 같아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면도 있다. 결국은 공동체 정신의 회복과 지방중심주의가 해답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즈에 낚여 알라딘에 기웃거린지 대충 5년정도 되었다. 2018년이 되었으니 이젠 6년째에 접어든 셈이다. 첨엔 직장도서구매 때문에 기웃거렸던 것이 2012년부터 책을 소장하면서 읽기로 마음먹으면서 본격적이 되었다. 여기엔 굿즈의 역할이 가장 컸다. 배보다 배꼽이 컸던 셈이며 이건 아직도 유효하다. 굿즈는 제법 요긴한데, 내가 쓰기보다는 주로 선물용이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나름 적당해서 참 좋다. 무엇보다 책표지로 주로 만드니 뭔가 있어보이고. 굿즈가 집에 제법많아서 작년 아버지 칠순엔 굿즈를 오신 친척분들에게 하나씩 선물로 드렸다.

 북플에 글을 본격적으로 남긴 건 대충 2016년 말부터인것 같다. 그전엔 거의 100자평 위주였는데 본격적으로 쓰다보니 엉겁결에 2017 서재의 달인이 되고 말았다. 처음인데 몇몇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정말 몸둘바를 몰랐다.

 북플과 알라딘은 올때마다 정말 놀랍다. 글의 수준도 그러하거니와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독서량이다. 처음엔 이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된 직장과, 가족은 있는것일까, 당연히 없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내보니 다들 있으신 것 같다. 그런데도 일년에 수백권을 읽어내는 독서력엔 정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존경을 표할수 밖에 없는 바이다.

 책 소장을 본격화한 12년부터 나의 목표는 항상 부끄럽게도 연간 100권 읽기였다. 북플러와 알라디너껜 우습겠지만 연간 100권은 내겐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의 한달에 9-10권을 읽어야 한단 셈인데, 주당으로 따지만 2-3권 정도다. 일로 따지면 2-3일에 한권. 말이 쉽다.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깨작개작 목표달성에 계속 실패해오며 연간 6-70권정도를 보다가 올해 처음으로 106권을 읽어냈다. 나 개인의 노력보다는 직장내에서 뒤통수를 맞아 한해 칩거한 것이 결정적이었기에 감회가 뒤숭숭하다. 그래서 사상 처음으로 올해 읽을 책을 존경하는 북플러님들처럼 정리해보고 나만의 올해의 책 10권도 선정해 보았다.

 

과학(21권)

대구, 다윈의 정원, 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공생멸종진화, 과학을 읽다, 우리 몸은 아직도 원시시대, 미각의 비밀, SF의 힘, 잡식동물의 딜레마,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세이건&호킹 우주의 대변인, 궁극의 생명, 매력적인 심장여행, 면역에 관하여, 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 많아, 가장 완벽한 시작, 이기적 유전자,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인문(11권)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사람으로 산다는 것 열한계단 탁월한 사유의 시선 감정수업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쇼펜하우어&니체-철학자가 눈물을 흘릴 때 동화 넘어 인문학 식인과 제왕 철학의 위안벤담&싱어 매사에 공평하라

 

사회(11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주식회사 대한민국 개인주의자 선언 퇴사학교다시 봄이 올거에요 호모데우스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최순실 게이트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건담과 일본

 

문학(9권)

플랫랜드, 쇼코의 미소, 달팽이 식당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남아 있는 나날, 82년생 김지영, 현남오빠에게, 앵무새죽이기

 

에세이(7권)

언어의 온도, 그럴 때 있으시죠, 맥주 맛도 모르면서, 모든 요일의 여행, 백년을 살아보니, 염소가 된 인간,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예술(2권)

시대를 훔친 미술,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교육(8권)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아이는 느려도 성장한다, 수업, 슬로리딩과 함께, 운명을 바꾸는 영어, 오픈 도어, 그릿

 

미래(4권)

컴퓨팅 사고력을 위한 소프트웨어교육, 미래의 속도, 트랜드 코리아2017,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경제경영(4권)

자본주의,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 사이먼&카너먼 심리학 경제를 말하다

 

투자(5권)

나는 마트대신 부동산에 간다, 부자 아빠의 세컨드 찬스, 나는 적금보다 5배 이상 버는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돈 되는 소형 부동산은 따로 있다, 돈 되는 아파트 돈 안되는 아파트

 

정치(3권)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국가란 무엇인가,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지리(1권)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건강(3권)

지방의 진실, 케톤의 발견, 호르몬 밸런스

 

역사(12권)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조선을 떠나며, 문명의 붕괴, 그해 역사가 바뀌다. 심용환의 역사토크,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 식탁위의 한국사, 낙엽이 지기전에, 쟁점 한국사 전근대편, 강자의 조건, 중일전쟁, 이덕일의 당당한국사

 

만화(2권)

어른이 되기는 글렀어, 심야이동도서관

 

심리(4권)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여자의 하루에 관한 거의 모든 심리학, 행복의 기원, 관계의 비결

 

2017  나만의 책 10권

10. 그릿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내적 자질을 분석한 책이다. 후천적 노력의 강조다.  책자체가 아주 좋다고 보긴 좀 힘들었다. 하지만 자꾸만 유전과 타고남으로 경도 되어가던 나에게 후천적 노력과 환경을 힘을 다시금 강조한 책이었다. 물론 후천적 노력역시 타고난 것이고, 환경 역시 그렇다면 할말은 없다. 그치만 아직까지 이런걸 계속 붙잡고 싶은 생각이다.

 

9.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글자 그대로 왜 서양이 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준 책. 당시 산업화나 최고 도시의 인구정도 등 5개 정도의 통계수치로 보여준 것 같다. 동양이 현대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서양보다 앞선단 통념이 있는데 이 책에서 동양이 서양을 앞선 순간은 의외로 많치 않았다. 대충 송나라 부터 원나라 명-청나라 정도까지의 시기였다. 좋은 책이지만 아쉽게도 서양의 지배와 지금 세계의 형성에 관한 책으론 역시 총균쇠만한게 없다는 생각을 뒤집진 못했다.

8.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내가 과학서적을 읽게 된 것은 적어 독서량이지만 철학이나 인문학, 역사학과는 다르게 과학만이 인간에 대해 말해주는 뭔가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대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불완전한 인간 이성과 관찰에 의존한 과학의 한계성에 대해 말하면서도 제목처럼 그래도 과학엔 특별한 뭔가가 있음을 역설한 책이다. 과학서적에 본격 접근하기 전에도 읽을 만 하고, 그 후에도 읽을 만하다.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말하다도 거의 같은 내용이다 

 

7. 이기적 유전자

묵혀 두었던 오랜 숙원이었던 책이다. 77년에 나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오늘날 봐도 내용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진화론 관련한 책을 어느정도 읽은 후여서 그렇지 이전에 읽어다면 읽어낼 자신은 없을 지언정 순위는 훨씬 위 였을 것이다.

6. 과학을 읽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책이었다. 주변에 권해서 읽으신 분들도 읽기는 어려워 했으나 훌륭한 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류의 사고 발전으로 오늘날 과학에 이르게 된 것을 여러 역사학문분야에 걸쳐 서술한다. 읽다보면 여러 책의 리뷰같기도 한데 코스모스, 총균쇠, 이기적유전자, 칸트등 다방면의 책의 사고를 일관성 있게 엮어내고 있다. 한국판 호모데우스 같은 느낌.

 

 

5.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정말 기대안하고 읽었으나 대박인 책. 항상 동화책이나 영화의 달콤한 연애는 시작만 보여준다. 그 후엔 서로를 간섭하고 아이가 옭아메는 결혼생활이란게 있음을 뒤로한체. 이 책은 그 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으로 서로 사랑에 빠진 두 남여가 서로의 다름을 알게되고, 아이를 갖게 되고, 바람을 피우는 일련의 연애 후 일상을 보여준다. 나이에 따라 다르게 읽힐터인데 기혼 40대가 보면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이다.

 

4. 잡식 동물의 딜레마

잡식동물로서 인간의 딜레마를 보여준 책. 잡식동물이라 먹을 것의 선택이 많지만 오늘날처럼 먹을게 지나치게 많은 사회에서 그것을 딜레마로 다가온다. 현대사회에서 대량의 곡물재배와 가축의 대규모 사육이 얼마나 잔인하며 환경을 파괴하고 석유산업화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책은  오히려 유기농법으로 돌아가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드는일이라고 역설하며 채식주의로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저자는 끝내 고민끝에 채식주의로 가지는 않았다. 채식주의에 대한 반대라고 하기는 뭐하나 반대의 고급논리인 셈.

 

 

3. 식인과 제왕

 

오래전 지인이 추천해준 책을 묶혔다 읽었다.  문화인류학에 대한 편견이 조금 있었는데 이 책 덕에 긍정적으로 많이 깨어져 나갔다. 만약 총균쇠를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은 정말 놀라웠을 텐데, 그 대단한 총균쇠도 이 책에 비하면 핵심내용은 그대로 가지고 가고 살을 붙인 셈이 불과하다는게 솔직한 느낌이다. 인류 발전의 내용을 지리적 이유로 세세히 분석하고, 어떻게 식인 풍습이나 이슬람 문명에서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지, 어째서 아시아권은 수력사회로 중앙집권적이고 그것이 현대사회로의 발돋움에 방해가 되었느지를 정말 잘 보여준다.

 

 

 

2. 시대를 훔친 미술

 

 저자 이진숙이 올해 발견한 저자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책. 예술에 대해 무지하고 좀처럼 보지 않는 책이지만 정말 가독성있게 빨려 들어간 본 책이다. 르네상스시기부터 1차대전 정도까지 서구 미술의 발전과 시대적 흐름을 정말이지 종횡무진 잘 엮었다. 미술과 현대사회 흐름을 갖이 잡을 수 있고, 서로가 서로의 거울임을 잘 알수 있다.

 

 

1. 호모 데우스 

 

솔직히 전작 사피엔스도 좋긴 했지만 이 정도로 인상적이진 않았었다. 호모데우스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피엔스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역사 발전 과정을 자신만의 눈으르 꿰뚫고 더 나아가 현대사회의 3-4차 산업혁명의 동향과 관련지어 과감히 예측했다는 것이다. 제법 두껍기는 하지만 역시 빨려 들어가 읽은 책이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겨울호랑이 2018-01-0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닷슈님 지난 한 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닷슈 2018-01-02 14:23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을 호랑이님을 알게되서 제가 더욱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syo 2018-01-0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동네입니다 알라딘.....
닷슈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닷슈 2018-01-02 15:22   좋아요 1 | URL
쇼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오 무서운분이 무섭다니 더 무섭군요

베터라이프 2018-01-0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자 중독, 책 중독이 심한 분들이 요기 북플에 많죠 ㅋㅋ 직장 생활의 낙이 독서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다소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닷슈 2018-01-03 10:32   좋아요 0 | URL
글자 중독이라니 참좋은것같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삐약삐약 2018-01-17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추천 보고 담아갑니다~ 감사해요~
 
벤담 & 싱어 : 매사에 공평하라 지식인마을 16
최훈 지음 / 김영사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고교 윤리시간에 배우는 것이지만 서양윤리의 흐름은 크게 두갈래로 나눈다. 하나는 의무론적 윤리이며 다른 하나는 결과론적 윤리이다. 의무론적 윤리는 윤리를 의무로서 보는 것으로 저자는 책에서 칸트의 윤리학과 종교의 윤리를 예로 든다. 그리고 다른 갈래인 결과론적 윤리의 대표는 벤담과 밀 그리고 그 계승자인 싱어의 공리주의다. 저자는 윤리의 기본 전제조건으로 보편원칙이 되어야함을 말하며 의무론적 윤리설과 결과론적 윤리설을 살핀다.

 먼저 의무론적 윤리의 하나로서 우선 저자는 종교를 말한다. 가장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종교에서 윤리가 의무가 되는 것의 바로 신 때문이다. 그것이 신의 계시이지 말씀이기 때문이다. 즉, 도덕적으로 살아야하는 것의 근거가 신이되는 것이다.

 이것을 논파하기 위해 저자는 발칙하게도 그렇다면 신이 나쁜 말을 지시한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묻는다. 신자들은 정의로운 신이 그렇게 나쁜 말을 할리 없다고 항변한다. 신은 도덕적이기 때문이다. 이말은 자체가 모순이되어 그렇다면 나쁜말과 좋은 말이란것 자체, 즉, 도덕과 비도덕이 애초에 신 이전에 있었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종교는 도덕에서는 이제 분리되어야 할때라고 말한다. 종교가 인간이 만든 것임을 인정한다면 도덕에 우선할 수 없음은 당연한 것이된다.

 다음은 칸트다. 칸트행위의 결과나 경향성을 통한 도덕을 부정한다. 결과는 도덕적 행위의 결과로 도덕성을 판단하는 것이며 경향성은 글자그대로 사람의 성향을 의미한다. 착하거나 악한 성향이 그것이다. 칸트가 이것들을 도덕의 잣대로 삼지 않은 이유는 이것들이 통제불가능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무리 도덕적 의도를 가지 행위라도 그 결과는 정반대일수 있으면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람의 선하고 악한 성향은 타고나거나 환경적인 것으로 어찌보면 개인의 손을 많이 떠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칸트가 강조한 것은 이성에 의한 의무감을 통한 도덕의 실현이다. 이것은 앞의 것과는 다르게 통제가 가능하여 개인의 도덕적 행위에 대해 상을주거나 벌을 주는 등의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가 있다. 선하고 악하고의 경향성은 기본적인 도덕적 감정으로 어찌보면 이성에 앞서 형성된 것일 수 있다. 이런 감정도덕에 대한 무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거기에 이성에 의한 도덕적 의무의 실현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과 저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로 저자는 칸트에게서도 간단히 떠나간다. 

 결국 의무론적 윤리설은 글자그대로 보편원칙으로서의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지만 역설적으로 의무가 어째서 의무가 되어야하는지에 대한 토대가 약한 셈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남은 것은 공리주의다. 벤담과 밀에의해 발생한 공리주의의 문제점은 결과에 대한 계산을 기초로 도덕성을 판단하기에 의무론적 윤리와는 다르게 어떤 보편적 원칙이 생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론적 윤리설이라고 부르기도한다. 하지만 저자는 싱어의 실천윤리학을 통해 공리주의로서도 충분히 이러한 보편적 원칙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항변한다.

 피터싱어가 말한 보편적 원칙은 이익들에 대한 평등한 고려 원칙이다. 벤담과 밀의 시절에는 사회가 비교적 단순하여 사람들의 이익의 총합을 계산할수 있었을거란 착각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대사회처럼 복잡하게 이익관계가 얽히고 사람의 주관이 판단되는 사회에서는 질적이든 양적이든 이익의 총합 계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기에 나비효과같은 것까지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이건 신의 영역이 된다.  

 그래서 싱어가 제시한 이익은 고통을 피하는 것이다. 한 존재가 고통으로 인해 행복을 겪을 수 없게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죽음이나 감금, 기아 등이 이런 고통에 포함되는 것이며 싱어가 말하는 이익은 이런것을 피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이익이 된다. 즉, 고통을 피하는 것이 이익이 되는 것이며 이것으로 계산을 하는 공리주의자이기에 싱어는 부정적 공리주의자가 된다. 그리고 이런 최소한의 이익추구는 보편성을 쉽게 갖출수 있다.

 최소한의 이익이외에도 싱어는 보편적 원리로 응분의 원리를 제시한다. 응분의 원리는 각자가 자신의 책임이 아닌 종교나 성, 국적, 지능, 집안등의 이유로 행복의 차등이 결정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싱어는 사실상 평등할 수 없는 기회의 평등을 부정하고 더 나아가 결과적 평등으로까지 간다. 하지만 결과적 평등을 강조한 사회주의의 비효율성을 알기에 싱어는 결과를 평등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되 그 이상적이고 강제적 실현이 오히려 사람의 자유를 억악합고 비효율성을 낳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인센티브는 허용하는 사회를 주장한다. 즉, 타고난 집안이나 지능에 의해 누군가는 의사가 되고 그렇지 않은 누군가가 청소부가 되는 것은 불공평하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 거치는 지난한 과정에 대한 노력의 대가는 어느정도 인정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처럼 청소부의 의사가 보이는 20여배의 급여차는 수용할수 없으며 타고난 조건으로 의사가 되기에 유리한 사람이 충분히 노력하거나 용인할정도 수준의 급여차만 인정하자는 것이다. 다소 애매하다. 어느정도까지 가능할까? 2배 5배? 북유럽사회에서 고소득층이 상당부분을 세금으로 헌납함에도 자기 이익과 계발을 위해 매진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하기도 하겠다.

 피터 싱어는 자신의 윤리의 적용대상을 동물로까지 확대한다. 사실 인간 역사에서 윤리의 대상은 점차  확장되어 왔다. 처음엔 자신, 가족, 타인과 사회, 민족과 국가, 지구인 전체로 말이다. 싱어는 여기에 동물이 들어가지 않을 이유는 없으며 동물역시 최소이익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그러함을 역설한다. 흔히 인간이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들어 동물이 도덕의 대상이 될수 없음을 역설하지만 싱어가 보기엔 그 차이가 애매한 부분이 있으며 동물 역시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최소이익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동물이 도덕적용이 될수 있다는입장중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싱어는 지능이나 언어 등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사실 애매한 부분이 있으며 사람의 나이나 장애 및 신체적 특징 여부에 따라 오히려 동물보다 지능이 낮거나 언어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을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싱어는 인간과 동물의 구분보다는 도덕 적용의 대상으로 인격체의 개념을 말한다. 인격체는 사람이든 다른 동물이든 고통과 쾌락을 분명하게 느끼며 과거와 현재에 대한 개념이 있고 이것이 현재로 이어지는 어느 정도의 자의식을 갖춘 존재를 말한다. 

 흔히 공리주의는 상대론적 윤리설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에서 보편적 원칙을 세우고자 한 피터싱어의 시도는 흥미로웠다. 물론 완전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싱어가 말한 것을 수용하더라도 결국 어느 것이 인격체고 아니냐의 구분은 역시 분명히 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완전해야 할  도덕이 이렇게 완벽하지 못한 이유는 인간의 도덕성이 결국 근원적으로 진화상 협력이 주는 적응도상의 이점에서 생겨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것이 인간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더욱 확장되어나갔고, 이렇게 되는데는 도킨스가 말하는 밈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어찌보면 오늘날처럼 범위가 크게 확장된 인간의 도덕성은 오랜 협력이 준 적응도상의 이점이 진화에 반영된 결과가 설계를 넘어서 적용된 결과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이런 도덕범위의 확장은 기본적으로 물질적 풍요가 뒷받침되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먹기 살기에 충분한 식물식량이 제공되기에 동물을 도덕적 범위안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먹고살기가 어렵다면 이런 주장이 과연 오늘날처럼 설득력이 있을까? 그것은 인간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진화상의 호혜성원칙은 초기엔 관대하되 배신시에는 응징하는 것이다. 이는 무한한 관용은 없으며 물질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상황이 악화될수 있는 근본적 원인이다. 또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선관용 배신후 응징 다시 선관용의 전략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진화의 원칙으로 자리잡았음을 주장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협력적 상황이 더 큰 이득을 주는 제로섬 상황이 아닐때만 가능하다. 극도의 결핍으로 인해 협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면 어찌하겠는가

 실제로 자연계에서는 수많은 생물이 서로의 이득을 위해 공존하면서도 상대가 틈을 보이거나 면역계통에 문제가 생길경우 호전적으로 돌변하는 사례를 무수히 보여준다. 

 또한 다른 동물에게는 인간과 같은 도덕적 원칙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여성이나 유색인종, 사회적 하층계층에게로 도덕적 범위가 기본적으로 확장될수 있는 것은 그들이 결국 다른 계층처럼 도덕원칙을 갖고 적용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이 도덕원칙을 동물에게 적용한다하더라도 동물이 서로간에 그것을 적용할수 없고, 사람에게도 그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또다른 문제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저자 역시 이런 문제때문에 결국 동물의 실상을 그렇게 파헤쳤으메도 채식의 길로 들어서지 못했다. 또한 동물의 권리를 비교적 많이 보장해나가는 서구사회에서도 동물이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하는 경우 처리하는 방식은 그 동물을 죽이는 것이다. 제발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도덕은 기본적으로 언제든지 배신에 의해 무너질 우려가 있으며, 이기적인 이익의 관점에서 생겨난 것이고 풍요와 힘에의해 그 범위가 확장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즉 토대가 매우 빈약한 셈이다. 인류의 도덕이 계속 확장되고 꽃을을 피우기 위해서는 풍요와 번영이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도킨스의 말처럼 어느정도 유전자를 벗어날수 있는 존재이다. 실제로 남이 배신을하더라도 내가 굶어죽을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동물을 먹지 않거나 타인을 해치지 않는 사람은 분명히 적지 않게 존재한다. 거기에서 도덕의 토대가 단단해질수 있는 여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2-28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7-12-28 00:27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도덕은 정말 어려우면서도 자꾸생각하게되는것같습니다

2017-12-30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7-12-30 14:14   좋아요 1 | URL
연말 잘보내시고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보는 다른 책들은 주변인들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책은 달랐다. 일단 본가에 하나가 있었다. 낡고 오래된 이전 버전인데 부모님이 사놓으신듯 했다. 그리고 직장내 원어민도 이 책을 알고 있었다. 물어보니 오래전에 읽었고 미국에선 교육과정 내 교재로 많이 쓴다고 하였다. 그런데 작가가 인종차별과 관련되어 지금은 삭제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오히려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책이 분명한듯해 많이 이상했다. 답은 집 근처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주셨다. 이 책의 작가인 하퍼리의 이후 작품인 파수꾼이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막을 알순 없었지만 이 책에만 국한한다면 작가는 적어도 좋은 책을 썼다. 

 책의 배경은 1930년대인듯하다. 책 초반에 자꾸 남북전쟁이야기가 나와서 19세기인듯 했는데 히틀러의 유태인 탄압이야기가 나오고 아직 전쟁으론 치달으진 않은 듯 하니 시간적 배경은 아마도 1930년대 중후반일 것이다. 공간적 배경은 메이컴이란 곳인데.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면이나 읍소재지 정도 느낌이다. 메이컴이란 명칭이 친숙하지 않아 초기엔 영국인가 했는데 미국 남부의 앨라배마 주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앨라배마란 곳을 찾아봤다. 미국 동남부였다. 간혹 주변에 미국의 50개주의 이름과 위치에 능통한 이들이 있는데 신기할 따름이다. 지리를 꽤 좋아하지만 이상스럽게 미국 주는 하와이와 알라스카만 확실히 안다. 그럼에도 앨라베마란 이름은 이상스레 친숙했다. 고민하니 오랜 멜로디가 머리에서 자동연주되었다. " 오 수재너 이 노래 부르자. 멀고먼 앨라베마나의 고향은 그곳"이란 부분이 있는 노래를 아마 중학교 쯤에 배웠던 것 같다.  제목은 오 수재너일테고 작곡가는 포스터였던 것 같다. 그 땐 음악교과서 전국공통인 시절이니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이 노래가 기억날지 모를 일이다. 

 책은 핀치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가족은 4명으로 변호사인 아버지 애치커스 핀치, 아들 젬 핀치, 딸 스카웃, 그리고 집에서 가정일을 돕는 칼퍼니아가 있다. 뒤로 가면 멀리서 살던 고모가 아이들 양육을 돕기 위해 집에 들어온다. 아버지 핀치는 나이가 무려 50세다. 첫째인 젬이 고작 13세, 스카웃이 10세인걸 생각한다면 무척이나 늦게 결혼한 셈이다. 당시라면 할아버지여야 했을 나이일 것이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일찍 죽었다. 스카웃은 너무어릴때라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빠젬은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한다. 

 메이컴은 무척 시골로 핀치집안이 있고, 이웰집안이 있고, 커닝햄집안, 래들리 집안등이 있다. 각 집안 사람들은 각각의 묘한 특징이 있는데 더욱 이상한 것은 이런 집안의 풍토가 집안 구성원들을 옥죈다는 점이다. 핀치가문 사람이라면 이러해야 하고, 커닝햄은 저러해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시대임에도 미국에서는 아이의 생활경험을 중심하는 듀이의 교육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매우 보수적인 사회와 교육기관에 진보적 교육관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듀이의 영향이었는지 아니면 아버지 핀치의 훌륭함이었는지 젬과 스카웃은 아버지의 영향아래 집안과 풍토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개성있는 존재로 자라난다. 

 젬과 스카웃에게는 딜이란 친구가 있었는데 딜은 스카웃을 좋아한다. 툭하면 뽀뽀를 하기도 하고 이미 어린나이에 스카웃에게 결혼하자면 미리 찍어놓는다. 스카웃은 자신보다 싸움도 못하고 오빠에 비하면 터무니없게 작기까지한 이 딜이란 녀석이 이상스레 싫지 않다. 유년의 그들에겐 한가지 무서운 곳이 있었으니 래들리 집이다. 

 래들리 집안에는 무서운 이야기가 돌았는데 부 래들리란 사람이 어렸을때 저지른 악행으로 아버지에 의해 집안에 감금되어있다는 것이다. 스카웃은 부가 살아있다 여기는데 그 이유는 죽어서 관으로 나온 사람이 없기 때문. 이런 래들리 집안에 젬과 스카웃은 몰래 침입했다 젬이 래들리 집안 사람들이 쏜 총에 놀라 도망가다 철조망에 걸려 바지를 잃어버리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젬과 스카웃에게 어느날 친구들은 아버지가 검둥이를 변호한다며 심한 욕을 곁들여 가며 놀려댄다. 실제 아버지 핀치는 마을의 흑인인 톰 로빈슨을 변호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야밤중에 사무실로 동네 백인들이 찾아와 소동을 벌이는 험악한 일도 겪게 된다. 

 사건은 이랬다. 이웰집안의 첫째 딸이 톰 로빈슨이 자신을 강간했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 이웰은 격분해 보안관에게 톰을 고발하고 톰은 체포된다. 하지만 아버지 핀치가 재판과정에서 밝혀낸 진실은 달랐다. 출근길에 이웰집앞을 지나게 되는 톰에게 관심을 먼저 보인건 딸 이웰이었다. 그녀는 장녀에 아래로 7명의 동생을 보살피는 고작 20살의 처녀였고, 아버지 이웰은 술꾼에 가정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없었다. 딸 이웰은 매일 같이 집앞을 지나가던 톰에게 이런 저런 도움을 요청하고 급기야는 연정을 품게된다. 그리고는 어느날 톰을 집안으로 유인해 키스하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톰은 살기위해 이웰을 뿌리치고 도망간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장면을 아버지 이웰이 목격하게 되고 그는 딸을 무자비하게 폭행한후, 톰을 폭행과 강간죄로 고발한 것이다. 

 변호사인 아버지 핀치는 이러한 사건의 전말을 배심원에게 잘 드러내지만 배심원들은 톰에게 유죄를 선고한다. 합리성과 이성보다는 인종차별이 더 우선시되는 시대였다. 이런 정의 실현의 실패는 스카웃,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든 젬에게 많은 상처와 가르침을 주게된다. 

 마을에서 거렁뱅이 취급받던 이웰은 이 사건에서의 승리로 자신이 마을의 영웅대접을 받을 거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시선은 더욱 냉랭해졌으며 패배한 아버지 핀치는 오히려 더욱 존경받고 명성이 높아진다. 인종차별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누가더 고매한 선택과 싸움을 했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분노한 이웰은 아버지 핀치와 판결을내렸던 판사를 공격하고자 시도한다. 모두 실패하자 그가 노린 것은 핀치자매였다. 학교에서의 연극 연습후 귀가하던 핀치자매는 칼을 든 이웰에게 습격당하고, 절체절명의 순간 그들을 구한 것은 전설속의 부 래들리였다. 처음부터 거의 막장까지 베일에 가려있던 부는 이렇게 화려하게 등장하고, 책은 그렇게 마무리된다. 이상스레 스카웃과 젬이 갖고 있던 부가 괜찮은 사람일거란 환상은 신비스럽게도 맞았던 것이다. 

 무척 재밌고, 신나는 책이었다. 젬과 핀치의 기억은 어느새 독자인 나를 어린 시절로 데려다주었다. 그들이 어른들과 부딪히는 것, 정의가 승리하지 못함에 분노하는 것, 나무 위의 집들, 친구들과의 주먹싸움, 무서운 곳이자 꼭 가고 싶은 래들리 집들이 보여주는 심상들은 누구나 유년시절에 갖고 있을만한 그런 것들이다. 그리고 정의에 유난히 민감한 아이들의 눈을 통해 부정의를 보여줌으로써 부조리는 더욱 격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스카웃과 젬도 언젠가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 핀치가 있고, 고매한 가정부인 칼퍼니아와 삼촌핀치, 그리고 죽은 톰 로빈슨과 부 래들리가 그들과 함께 있었다. 적어도 그들은 무슨무슨 집안 사람이나 ,뻔한 이야기나 하는 마을의 부인들처럼 자라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스카웃은 딜과 결혼했을 것 같다. 스카웃 정도의 왈가닥을 감당할 수 있는건 아무래도 딜 뿐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7-12-22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닷슈님, 2017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닷슈 2017-12-22 20:47   좋아요 2 | URL
커헉 어떻게 아시고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립니다

2017-12-23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3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7-12-23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전자책] 현남 오빠에게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어쨌든 주인공이 모두 여자라는 점에서 재밌는 단편 모음집이었다. 생각보다 장르가 다양하고, 결말이 아리송한 것도 있어서 의외.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현남오빠인듯.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2-21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7-12-21 00:03   좋아요 1 | URL
여러단편이 제각각 엮여서 길게 말하기가 좀어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