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2월이 남았지만 올 하반기에는 50권을 읽었다. 전반기보다는 좀 줄었지만 아직 한달이 남았으니 비슷하게 읽은 셈이다. 늘 연간 목표가 100권이상이고 분야는 가급적 다양하게이다. 그러다보니 한 우물을 파는 느낌이 적고, 크게 성장하는 느낌이 적다. 하지만 크게 둥근원이 조금씩 자라나는 느낌이고 그것을 좋아하니 계속 이렇게 읽다 죽을지 싶다. 아쉽게도 종교철학이나 미래책을 보지 못했다.
문학(9권)- 맹탐정 고민 상담소, 페인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연년세세, 복자에게, 삼체1-3,
교육(10권) - 혁신학교조현초 4년의 기록,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 뇌기반 수업원리10, 디지털 리터러시 교실, 한 학기 한권 무엇을 읽을까?, 대한민국1호 미래학교, 마을교육 공동체란 무엇인가, 코로나 시대의 교육, 마을교육공동체 생태적 의미와 실천, 연극 수업을 바꾸다,
인문(4권)- 슬픔의 위안, 100세 인생, 스토리전쟁, 황홀한 글감옥
사회(7권) - 지방도시 살생부, 차이나는 클라스 국제정치편,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인구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 대한민국 치킨전, 판문점의 협상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경제(1권) -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경영투자(4권) - 아파트 투자의 정석,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 규칙없음
과학(7권) - 태양계가 200쪽의 책이라면,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책읽는 뇌, 앤드루얀 코스모스, 다시 책으로, 침입종 인간,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예술건축(6권) - 이야기 한국 미술사, 공간이 만든 공간, 예술의 쓸모, 부부의 집짓기, 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 실패하지 않는 내 집 짓기,
지리(2권)-벽이 만든 세계사, 장벽의 시대
10. 공간이 만든 공간[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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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이 다시 돌아왔다. 이전작인 '어디서 살것인가'에 대한 실망감은 이 책이 충분히 상쇄했다. 건축의 발전은 결국 지구라는 행성이 처한 상황과 그에 따라 땅마다 달라지는 기후에 의한 것이라점을 잘 풀어냈다. 기후로 인해 서로 달라진 동서양의 건축이 서로 만나고 어우러지는 재밌는 과정, 그리고 이젠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실상 기후의 제약을 벗어난 건축이 국제적 양식으로 비슷해진 점도 잘 드러냈다. 책 말미의 디지털 건축의 미랜 정말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9. 대한민국 치킨전[정은정]
한국인은 치킨을 정말 많이 먹지만 정작 치킨에 대해 잘 모른다. 카레나 라면 이상으로 한국화한 음식인 치킨의 세대별 발전 과정, 그리고 치킨 업계 사장들의 애환, 치킨 산업의 성장을 잘 보여준 책이다. 치킨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책이다.
8. 지방도시 살생부[마강래]
한국처럼 수도권에 집중한 나라는 없다. 인구의 50%이상이 모여있는데 나라전체의 인구밀도도 높지만 수도권만 따진다면 이건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국의 지방도시는 과거와는 달리 세계화, 저출산, 고령화, 4차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로 더욱 쇠퇴하고 있다. 막을 방법으로 책은 지방중심도시의 고밀도 압축개발, 지역의 일자리 창출, 대중교통결절점 위주의 교통재편을 든다. 그 어디에도 지금 지자체장들이 내세우는 불가능한 서울처럼의 성장전략은 없다. 사실 그게 전략일까?
7.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서현숙, 허보영]
한국인이 책을 많이 읽는다면 이 나라는 크게 진일보할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재테크나, 자기계발서, 소모성 문학은 제외다. 이 책처럼 모든 학교가 독서동아리를 운영한다면 언젠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국 학교는 모두가 독서를 강요하지만 학생에게 생활화하는데 하나같이 실패했다. 수업시간에 배우다, 선생님과 언니가 끌어주다, 친구들과 놀자의 세바퀴로 이어지는 두 선생님의 독서토론은 매우 인상적이고 닮아야할 성공적 모델이다.
6. 대한민국 미래 1호학교[창덕여중 공동체]
혁신학교에 이어 미래학교도 등장하고 있다. 창덕여중은 테크놀로지 통합홥경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민주시민양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선 드물게 수평적인 회의방식과 강력한 교사연구 프로젝트, 학생중심의 수업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개별화 교육과 MS팀즈를 활용한 개별교육의 실천, 미래 학교 공간 구축에 주력했다. 반드시 닮아야할 학교다.
5. 침입종 인간[팻 시프먼]
인간은 세계화와 잦은 교역으로 여러 침입종으로 자신들의 생태계가 교란되는걸 우려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에게 피해가 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인간은 정작 자신이 전세계 환경을 크게 교란한 침입종임을 인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강한 침입종인 인간에 의해 여러 종이 멸종했고, 우리와 가장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고, 유전자 교환도 일부 있었던 네안데르탈이 멸종한다. 직접적 전쟁과 학살은 아니었어도 강력한 우위 종의 등장으로 육식밴드에서 네안데르 탈은 큰 압박을 겪었고 늑대를 개로 개량해 활용한 인간의 사냥기술 극대화는 그들에게 치명타였을 것으로 책은 분석한다. 그외 원거리 무기의 활용과 추위에의 강함도 사피엔스의 상대적 우위를 가져온다.
4.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소련에겐 대조국 전쟁인 2차대전, 가장 큰 피해자는 주범인 독일이나 일본이 아닌 소련이었다. 1천만 이상이 전쟁에서 갈려나갔고, 이에 인구대국인 소련도 여성을 전장에 동원한다. 다른 나라처럼 치료인력이나 보조인력이 아닌 전쟁의 참상을 온몸으로 체험해야 하는 전투인력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후 그들의 활약은 잊혀지고 영광은 남자들의 차지가 된다. 그런 여자전사들의 전쟁이야기를 드러냄으로써 여성의 소외와 대조국 전쟁이라는 금자탑이 철저히 피로 세워진 것임을 저자는 드러낸다. 여성의 감성과 관계성, 모성, 여성성, 소녀스러움은 전쟁과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 크게 왜곡되었으며 그럼에도 전장을 감싸주는 꽃이었다.
3. 삼체1-3권[류츠신]
책을 읽기전 난 우주엔 어쩌면 인간만 있을지도 모른단 어리석은 생각을 조금은 했었다. 그리고 일부 과학자가 무모하다 했던 외계로의 신호 발신도 낭만적이라고 조금은 생각했었다. 하지만 삼체를 보면 그 생각은 산산히 부숴진다. 세계의 태양을 가진 삼체세계, 지구보다 아득히 발달하고도 멀리 떨어진 그들과의 조우가 지구에 불러온 멸망적인 상황, 그리고 그 상황을 둘러싼 많은 이들. 시리즈는 권을 넘어갈수록 볼륨을 크게 늘려가지만 상상력과 다양한 이야기들은 더욱 강력해진다. 추석 연휴 내내 읽으며 긴 책의 분량에 신음하면서도 끝을 향해가는게 꽤나 두려웠단 재미난 과학소설이다. 작가 류츠신은 이미 헐리우드의 상상력을 아득히 넘었다.
2.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필립 바구스]
빈부격차의 문제는 자본주의의 심화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요악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책은 이모든게 통화로 장난치는 세력으로 인함을 설명한다. 특정 세력이 통화를 마음껏 발행할수 있고 그 수를 조절함으로써 기존 사람들의 부를 약탈하고 사회전체의 생산력과 발전을 크게 떨어뜨린다는게 책의 골자다. 통화를 조절하는 세력은 미리 현물과 화폐발행으로 가치가 오를 재산을 선점하고 나머지들의 재산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부를 강탈한다.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경제적 실패를 가리기 위해 끝도 없이 양적 완화를 추진해나가는 전세계의 정부들과, 그로 인해 부를 취하는 투기세력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금본위제 시대의 화폐정책으로 돌아가야 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나가는게 건강한 경제정책임을 역설한다. 관점을 바꿔주는 매우 좋은 책이다.
1. 책 읽는 뇌, 다시 책으로[매리언 울프]
책읽는 뇌는 10년전에 나온 책이고 다시 책으로는 최근 나온 책이다. 양자중 읽기는 훨씬 어렵지만 더 좋은 책은 책 읽는 뇌다. 책은 인간의 독서가 어떻게 생겨나고 그것이 인간의 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설명한다. 뇌는 책을 읽을때 한자같은 언어와 알파벳 같은 언어에 매우 다른 기제를 사용한다. 인간의 뇌는 독서를 위해 진화한것이 아니고 어찌보면 독서는 눈과 시각과 뇌의 사용의 부산물이기에 이들의 협업작업은 놀라우면서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린 책을 읽기가 어렵다. 하지만 독서는 인간의 생각과정과 생각자체를 변화시켰고, 인류문명이 발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근 등장한 디지털 문명과 영상매체는 이런 인간의 숙고하는 독서를 방해한다. 이를 깊이 읽기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후작인 다시 책으로에서 더 깊이 다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