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 성적의 판도를 가르는 뇌 최적화의 기술
대니얼 T. 윌링햄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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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혁명 이후 숙련된 공장 노동 인력이 필요해지며 학교교육이 현대국가에서 대중화되었다. 그 이후로 사회에서 더 좋은 직위와 돈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거의 반드시 공부를 잘 할 필요가 있었다. 문명 이후 인간에게 학습은 늘 중요한 것이었지만 이렇게 분과되고 실생활과 유리되어 보이는 것에 대한 대대적인 강요는 아마 사실상 처음이었다. 우린 아직 글쓰기 능력조차 유전자에 새기지 못했기에 이런 학문에 대한 학습은 더욱 취약하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은 소위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꾸준히 탐구하고 그것에 시달린다. 책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은 이런 공부를 잘 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상당히 많은 팁을 제공하고 있는데 다 읽고 보니 뻔하다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한다. 그래도 적정하고 일반적으로 적용될 만한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러 부분에선 의미가 있기도 하다.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상당히 방대한데 크게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필기하기,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기, 자신을 적절히 통제하기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들은 상당히 많은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수업을 메타적 측면에서 바라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업을 계획하는 것은 교사고 학생은 아직 인지적 능력이 부족해 처음 듣는 내용으로 가득찬 수업을 그렇게 상위에서 바라보는게 애초에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은 계획되어 있고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게끔 그것을 만든다. 때문에 학생은 그것을 가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선 수업시간에서의 집중과 우리가 무엇을 배우려는 지에 대한 질문, 혹은 그것을 알기 위한 필기가 필요하다.

 필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과거 지식 위주 수업에선 교사가 암기해야할 내용을 정리해주고 그것을 단순히 받아 적기만 했지만 최근의 수업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교사는 필기를 매우 적은 내용만 제시하고 학생은 학습한다. 그래서 무엇을 필기해야 할지 자신이 결정하고 판단하여 적어야 한다. 그것이 매우 어렵다. 또한 필기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면 수업내용을 놓치는 주객전도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생은 제대로 필기를 하려면 수업 내용에 대한 구조를 파헤쳐야 한다. 그래야 중요한 것을 필기하게 되고 수업에 대한 메타인지도 가능해진다.

 최근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녹음 및 녹화한다. 이것은 다시 보기를 위해서다. 하지만 좀처럼 다시 재생하는 일이 드물다. 그래서 저자는 이것을 매우 제한하여 보조도구로만 쓸 것을 강변한다. 그리고 노트북을 쓰는 것도 지양한다. 많은 학생들이 노트북으로 필기하려 한다.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트북은 인터넷과 온갖 흥미거리의 종합도구다. 과연 필기만으로 활용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거의 반드시 다른 짓을 하게 된다.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된다. 물론 적정수가 중요하다. 3-6명이다. 그 이상이 되면 주의가 분산되어 흩어진다. 친구들과는 서로 질문하기나 노트필기한 것을 공유하여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놓친 부분을 서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다르니 강점과 약점도 다르기에 이런 면에서 상호보완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은 생각만큼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잘 다루지도 못한다. 인간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고 공부를 잘 하기 위해 설계되어 있지도 않다.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부산물이거나 아주 미약하게 제한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공부를 잘 못하고 하기 싫어하는 자신을 잘 다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자신의 장기적인 목표와 연관시키고, 적정량을 수행해야 하며, 수고한 자신에게 보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에게 공부는 어떤 분야에서든 평생과제다. 그리고 상당부분 분야에 따라 타고난다. 아무리 뛰어난 타고난 물리학자더라도 축구에 대한 학습은 형편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부분이든 후천적 노력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개선도 가능하다. 그런 입장에서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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