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몰입시키는 뇌기반 수업원리 10 - 번역 개정판 뇌기반교육 교수과학 시리즈 5
배리 코빈 지음, 이찬승.김은영 옮김 / 교육을바꾸는사람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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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은 사실 뇌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혁신교육이론과 현장연구가 등장하고 있지만 좀처럼 뇌와 관련한 성과는 꽤나 간접적인 편이다. 이는 교육계와 일반 시민, 그리고 학생들 자체가 자신의 뇌를 그토록 개발시키고 싶어하면서도 뇌에 정작 관심이 없다는 아이러니를 잘 보여준다. 

 책 '뇌 기반 수업원리 10'은 초등 고학년부터 대학초년생에 이르는 10대의 뇌의 특성을 제시하고 그에 기반한 수업원리를 제시한 책이다. 뇌 과학에 기반한 것 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다양한 교육방법과 원리, 수업장면이 제시되어 있어 이론적일 뿐만 아니라 상당히 실제적이었다. 

 과거 뇌는 5-6세에 거의 발달을 마무리하고 큰 변화가 없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의 연구성과는 10대의 뇌가 급격한 변화를 겪음을 밝히고 있다. 10대시절 뇌의 가장 큰 변화는 급격한 가지치기와 신경회로 수의 증가와 연결성의 강화다. 나이가 들어가며 이 시기 백질의 수초화가 이루어져 절연화가 서서히 이루어지는데 이는 절연성의 강화로 연결된 신경회로간 속도를 급격히 빠르게 하고 반면 가지치기 및 절연화로 다른 새로운 내용으로의 학습과 유연성의 감소를 의미한다. 어려서 무엇에나 쉽게 적응하지만 잘 배우는 능력은 떨어지다가 어른이 되어 학습 방법은 잘 알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짐은 이 때문이다. 또한 소뇌가 발달하는데 이 기관은 운동능력 및 신체기능을 담당하므로 10대시절엔 누구나 다소 어설픈 운동기술을 보인다. 그리고 성호르몬이 급격히 방출되 변연계에 영향을 미쳐 감정기복이 심하며 의사결정 및 감정을 읽고 나타내는데 전전두피질의 미발달로 편도에체 의존한다. 때문에 이 시기엔 의사결정이 감정적이고 오히려 어릴때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기술이 감소한다. 유독 친구들간의 오해와 부모와의 갈등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해마도 발달한다. 해마는 장기기억에 관여하므로 학습과 결정적으로 상관된다. 때문에 10대 시절은 다양한 신체활동과 다양한 학습경험을 갖어 해마를 잘 발달시킬 필요가 있다. 반면 스트레스와 마약, 술등의 약물은 해마를 축소시키는데 청소년의 뇌는 스트레스 및 성호르몬과 이런 자극을 잘 구별하지 못하므로 쉽게 중독되거 영구적 손상을 갖기 쉽다. 

  이런 십대의 뇌는 12가지 특징을 갖는다.

1. 신경회로가 재편성된다.

2. 고등사고력이 천천히 발달한다.

3. 호기심은 감소하고 충동성이 강해진다.

4. 사용한 신경회로는 증가하고 사용하지 않은 신경회로는 가지치기 된다.

5. 편도체의 의존해 감정신호 해석이 오류가 많다.

6. 뇌가 활성화 되는 영역이 성인과 다르다.

7. 뇌에 충분한 휴식과 영양이 필요하다.

8. 신체활동이 중요하다.

9. 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진다.

10. 중독에 빠지기 쉽다.

11. 마약이 치명적이다.

12. 다수의 질환과 정신장애가 이 시기에 생겨난다.


책은 이런 십대의 뇌에 친화적인 교수법을 제시하는데 총 10가지이다.

1. 자기만의 의미를 구성하게 하라.

2. 각자의 성향과 특성을 고려하다.

3. 패턴을 만들어 인식하게 하라.

4.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하게 하라.

5. 다양한 기억 경로를 강화하라.

6. 다양한 신체활동을 활용하라.

7. 편안하고 활기찬 교실환경을 만들어라.

8. 학습성찰과 자기 평가를 생활화하라.

9. 상호작용과 협동을 중시하라.

10. 신체 주기를 고려해 수업하라


 이상의 원칙을 살펴보면 개인적 접근과 사회적 상호작용, 뇌의 특성 활용, 신체활동과 정서적 안정이라 볼 수 있다. 개인적 접근은 개인마다 모두 다른 뇌를 가지므로 다르게 배우고 다른 학습양식을 가진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학습은 의미를 구성할때만 이루어지므로 개인마다 학습한 것을 자신의 사전 지식과 통합하여 의미를 구성하게 하고 각자의 학습양식에 따라 배움의 내용을 따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뇌는 항상 외부 정보로부터 규칙을, 즉 패턴을 찾고자 한다. 이는 생존을 위해 당연하고 모든 정보를 처리할 수 없는 뇌로선 당연한 판단이다. 때문에 학습내용에서 패턴을 찾고자 하는 교수학습방법은 학습을 향상시킨다. 또한 뇌는 양반구가 매우 특징이 다른데 청소년기는 뇌량의 급격한 발달로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이 상승한다. 하지만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좌뇌에 의존하는 학습이 강조되는데 학생들은 사람마다 양뇌의 선호가 다르고 전반적으로 우뇌를 활용한 학습을 보다 원한다. 글보다는 그림으로, 부분보다는 전체를, 말보다는 신체활동과 음악을 원하는 것이다. 양뇌를 모두 활용하는 토의 토론과, 신체, 언어, 음악의 통합, 교과간 통합학습이 강조되는 이유다. 또한 십대의 뇌는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므로 교실환경이 안정적이고 학생 상호간, 그리고 선생님 학생간, 그리고 부모, 학생간 안정적 관계를 맺는 것이 학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생은 타인과의 대화 및 상호작용을 토해 자신의 개념과 생각을 점검하고 공고히하며 수정하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상호작용과 협동학습은 학생의 뇌에 친화적인 학습이다. 그리고 10대의 뇌는 멜라토닌의 분비 변화로 야간에 잠이 드는 특성을 지닌다. 때문에 학생은 늦게 자고 학교를 위해 일찍 일어나 늘 수면이 부족하다. 아마도 중고교는 10시에 시작하는게 맞지 않을런지. 하여튼 오후에 각성하므로 오후 학습을 집중하는 것이 좋고 오전은 다양한 신체 및 예능 활동이 적합해 보인다. 또한 학생은 학습 초기와 말미에 주로 집중하므로 수업초반에 중요개념을 제시하고 말미에 이를 공고히 하는 복습을 하고 중반에는 쉬는 타임이나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하는게 적합하다.

 이 책에는 10대의 뇌친화적 교육환경을 위한 교실 환경 조성 및 학부모의 인식, 교사의 인식도 나온다. 마지막 개념 부분엔 뇌친화적 교육 방법이 상세히 등장하는데 실제적으로 도움이 크게 될듯하다. 십대를 가르치는 교사나 학부모에게 강추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교육심리학은 크게 발전해야 할듯하다. 그리고 최근의 진화심리학 또한 교육과의 접목 방법을 찾아야 한다. 쉽지 않아보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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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 - 함께 읽고 토론한 홍천여고 3년의 기록
서현숙.허보영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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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가 학생에게 해줘야하는게 뭘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평생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줄 한 가지의 체육종목 특기와 한 가지 악기의 연주에 능통해지는 것, 그리고 평생 책읽고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습관과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할 기본 소양을 갖춰주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모두 중요한데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에서는 독서동아리를 통해 초등학생도, 중학생도 아닌 입시를 앞둔 고교생이 책을 학기 중에 읽고 토론하는 학교를 만들어낸 사례다. 한국의 성인이 연간 고작 8권정도의 책을 읽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인데 두 명의 선생님이 해낸 과정과 결과는 책을 읽는 내내 놀랍기만 했다. 두 분 선생님의 행보를 따라가보자.

 두 선생님은 우선 학교독서토론의 원칙을 세웠다. 비경쟁 독서토론, 삶과 사회에 대한 질문던지기, 누구나 즐기기, 독서토론에 대한 엄숙주의 버리기다. 학교의 독서토론은 흔히 책을 읽고 해당 주제에 찬반토론을 많이 벌인다. 이는 교육적 효과는 있지만 결국 말잘하는 소수가 토론을 지배하고 나머지는 꿀먹을 벙어리로 만들어 벌이는 부작용이 있다. 또한 서로의 다른 생각을 배우고 이해하기 보다는 이기는 것이 목적이니 그런걸 기대하기도 어렵다. 독서토론마저 서열화경쟁에 매몰된 셈인데 꼭 독서토론이 경쟁적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삶과 사회에 대한 질문은 토론의 깊이를 더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사회에 대한 생각을 넓히는 작용을 한다. 누구나 즐기기는 엄숙주의와 관련하며 독서토론을 자체를 즐기게해 보다 학생들이 많이 참여를 하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두 선생님의 독서토론은 크게 세바퀴로 구성되는데 '수업시간에 배우다'. '선생님과 언니가 끌어주다'. '친구들과 놀다' 이다.' 수업시간에 배우다'는 정규국어교과시간에 이루어지는 독서토론이다. 입학초기인 1학년은 주1회 독서토론과 한학기 1권읽기로 시작하지만 2학년부턴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된다. 한권읽고 독서토론하기는 여러 주제도서중 개인이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비슷한 주제를 선정한 학생들끼리 모둠을 구성한다. 그리고 모둠별 책읽기를 실행하고 개인 의견을 정리한 후 모둡별로 독서토론을 위한 질문을 만든다. 선정된 질문에 대해 개인은 글을 쓰서 자기 생각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둠별 독서토론을 한다. 그리고 결과는 보고서로 작성 제출하게 된다. 

 주제통합 독서토론은 가지의 주제중 하나를 선정한 뒤 같은 주제를 선정한 아이들이 모둠을 구성하여 진행된다. 다만 차이는 해당 주제에 대해 영화 한편과 문학, 비문학 책이 각각1권들어가 토론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전체적 과정은 비슷하지만 영화를 보고 토론진행, 비문학책 토론진행, 문학책 토론진행, 그리고 통틀어 토론이 마지막에 진행된다는 점이 다르다.

 인생독서토론은 학생들이 각자 희망하는 진로 분야별로 모둠을 나누고 독서토론을 한다. 가령 의사, 사육사, 과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아마도 생물을 주제로 잡게 될 것이고, 사회복지사나 상담사, 공무원이 되고 싶은 학생들은 인권을 주제로 잡게 될 것이다. 관련 책을 선정하고 토론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자신의 진로 및 흥미, 인생사와 관련이 있어 어렵지만 심도있는 토론이 진행된다.

 '친구들과 놀다' 는 독서토론에 더 재미를 더하는 과정이다. 자율독서동아리를 선전하고 신청서를 받아 운영하는데 동아리당 4-5인이 모이고 계획서를 내고 진행한다. 모이는 시간도 스스로 정하고 주제도 스스로 정하며 간식도 지원받고 학생들이 과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해나간다. 물론 보고서를 내야한다 

 독서토론카페는 책을 정하고 전교생중 희망하는 학생들이 모여 진행한다. 카페에는 음악이 흐르고 간식이 있고 관련 주제로 굿즈를 준비하여 아이들이 치장한다. 5분간 질문을 생성하고 15분간 각 주제의 카페에 가서 관련 토론이 진행된다. 총 60분 정도 진행되며 토론이 치열해 아이들이 아쉬워하지만 그게 더 묘미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역연합독소토론은 위 과정과 비슷하지만 저자를 초빙하며, 사전에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며 나온 질문을 저자에게 미리 보내는 과정이 다르다. 과정은 사전에 사회자를 교육하고, 아이들이 모이면 저자 강연과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고 다시 토론하여 질문을 생성해내고 저자에 다시 문답하는 형태다. 

 마지막 '선생님과 언니가 끌어주다'는 학생들의 자율독서동아리 및 진행에 선배들의 경험을 사용하는 것이다. 홍천여고 아이들은 1학년에 입학하고 반드시 선배들의 자율독서동아리 운영경험을 듣는데 이것이 언니들의 북토크다. 1회는 의무이며 이후는 자율이다. 선생님이 선정하거나 희망한 아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열심히 전수하는데 개인당 딱 15분이 주어진다. 언니들의 북토크에 참여하거나 독서토론 카페지기가 되는 아이들은 사전에 반드시 독서토론워크숍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며 그로 인해 역량을 기른다. 

 이런 놀라운 독서프로그램이 전교를 뒤덮은 결과 홍천여고 아이들 700여명중 500명 이상이 독서동아리에 참여한다고 한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놀라웠고, 아이들은 독서토론은 사랑받는 가장 완벽한 대화, 체육활동없이 우정기르기, 친구를 이어주는 끈이라고 표현했다. 지적인 성장도 있었겠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눈과 인성 및 정서가 성장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물론 이건 여고라는 특성상 보다 손쉽게 가능했을 수도 있다. 남고이거나 실업계 혹은 학년이 낮은 학교라면 이는 더 실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놀라운 교육활동이었음을 부정할수 없으면 많은 영감을 불러주는 독서교육을 해낸 두 선생님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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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7-22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고’이기에 가능했다는 말씀에 한표입니다. ^^

닷슈 2020-07-22 18:11   좋아요 0 | URL
네. 아무래도 그걸 부인할순 없겠죠. 남고나, 실업계, 아래급학교에선 더 실행하기 어려울겁니다. 그래도 두 선생님이 참 멋진 학교를 만든 것 같습니다
 
혁신학교 조현초 4년의 기록 - 학교교육의 대안찾기 - 학교는 혁신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가 학교희망보고서 3
이중현 지음 / 우리교육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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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교사에서 공모제 교장으로 경기도 양평 조현초에 발령나 동료선생님들과 함께 만들어간 혁신학교 4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요즘 혁신학교책이 조금 드물게 나오는 편인데 최근 사례인줄 알고 봤지만 과거 사례여서 기대와 달랐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혁신학교라 역시 느끼는바도 많았고 혁신학교 초기의 어려움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교직생활을 하며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왜 학생들은 상급학년이 될 수록 학교 가기를 재미없어 하는가

- 왜 학교 공부만으로는 부족해 사교육을 해야하는가

- 왜 전국의 학생은 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가

-왜 전국의 학교는 같은 시각, 비슷한 활동을 해야 하는가

- 왜 전국의 학교는 비슷한 운영체제를 갖는가

- 왜 열정적인 신규교사는 5년이면 구태의연해지는가

-왜 교사들은 대화가 아이들이 아닌 승진에 치우치는가

-왜 교사들의 연구나 시범학교의 연구결과는 공유확산되지 않는가

-왜 교육청, 교육부의 인력은 학교지원보다 사무에 몰두하는가

-왜 불필요한 공문은 줄어들지 않는가


학교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매우 날카로운 질문이 아니라 하기 어렵다.

위 질문은 한국의 학교교육이 강력한 중앙집권적 형태를 갖고 있으며 경쟁 및 서열화의 논리로 학생을 산업화 시대의 인적자원으로 대하고 선발을 위해 질적선발등으로 타당도를 높이는 시험이 아닌 객관성이나 신뢰성만을 앞세우는 평가를 하는 현실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아이들은 자기에 맞지 않는 학교교육에 흥미를 못느끼고 모든 학교가 가르치는 내용이 비슷하고 평가수준도 낮으니 사교육이 횡횡하며 각 학교는 교육방식이나 교과서가 같아지게 된다. 또한 중앙집권적이고 학교에 자율성을 주지 않으니 교육부와 청은 지원은 보다는 군림하고 지원에 대한 개념과 배려가 없으니 공문도 줄지 않는다. 

 저자의 생각중 학교교육의 다양성에 대한 부분도 인상깊었다. 우리나라교육은 교육의 다양성을 수월성개념으로 보고 보다 잘하는 아이들에 초점을 두어 특수목적고나 자사고를 도입했다. 하지만 다양성의 문제는 학교체제의 다양성이 아니라 교육의 다양화로 가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실제 학교체제의 다양성은 오히려 사교육을 심화시키고 경쟁과 서열화를 강화시켰다. 

 다양성이 확보되려면 학교에 자율성을 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학교, 교사마다 다른 교육내용, 교사별평가를 비롯한 각종평가제도와 대학선발방식을 개선하는게 필수적이다. 이러한 사회시스템을 갖추어야 학교현장에서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다양한 교육이 실현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갖추어지면 다음이 자율화다. 자율화의 핵심내용은 단위학교에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 예산과 인사의 자율성을 주고 교육행정은 학교나 교사의 관리가 아닌 지원체제로 나아가야한다. 또한 각 지역의 단위학교는 자율성확보와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는것이 중요한다. 이것이 쉽지가 않다.

 책에는 조현초에서 실현한 혁신학교의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다. 분기별 성장통지표, 형식적 체험학습이 아닌 교육이 있는 통합적 체험학습, 학생중심 동아리와 자치회, 생태교육, 기초기본을 강조한 디딤돌 및 발전학습등 지금의 혁신학교들이 담고 있는 많은 기본적인 모습들이다. 학생들이 모둠이나 개인별로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해 학습하는 방식도 있는데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다만 잘만들어진 혁신학교여서인지 너무 많은 것을 해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도 있었다. 교원업무가 정상화되지 못한 시점에서 이 정도의 운영을 위해서는 교원들의 많은 희생이 따랐을 것이다. 혁신학교 하면 정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구마 회의와 야근, 자진 방학 반납등의 부정적 어조가 교사들간에 회자되는 것은 혁신학교의 이런 어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걱정없이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혁신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 일반화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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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전부터 연말연초엔 그 해 읽은 책을 정리하고 있다. 훌륭하신 분들의 작업을 보고 따라하는 셈인데 나 자신의 일년을 돌아보는 거 같기도 해서 좋았지만 작업이 제법 힘들었다. 반씩 나누면 좀 나을듯 해 상반기 목록을 정리해본다. 이번 상반기는 코로나로 인해 책을 읽은 시간이 많아지면서도 줄어들었다. 쓸데없는 외출과 모임이 줄었고, 직장에서도 업무수행시간이 비대면으로 인해 조금 줄어든 반면 직장에서 코로나로 인해 없던 일이 생겨나고 증폭되었으며 집에 아이들이 오래 머물게 되면서 나의 시간이 줄어들었다. 애매한데 연간 목표인 100권의 절반인 53권 채운걸 보면 나름 실패는 아닌 듯 하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인의 독서량이 늘었는지 의문이다. 이런 기사가 하나 나올법도 한데, 없다. 영상매체의 시청시간과 가입률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면 사람들은 영상으로 향한듯 하다.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가 확실하다. 항상 균형있게 읽으려하지만 상황에 따른 선호는 분명하다. 교육분야 책을 많이 보았다. 전문성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문학(8권)- 우리와 당신들, 숨,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페스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1, 2권, 사자와 생쥐가 생각 못한 것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교육(15권) - 혁신교육정책 피디아, 미래학교, 교실 속 마을 활동, 교육정책 스포트라이트, 메이커교육사용설명서, 역량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 마을교육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경기혁신교육10년, 새로운 학교 학생을 날게 하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교사의 말공부, 학교내부자들, 교실 속을 간 이해중심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학교, 이렇게 바꾼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다


인문(5권)- 강원국의 글쓰기, 한국인의 탄생, 농경의 배신, 피싱,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사회(7권) -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미국의 미래, 컬쳐 엔지니어링, 포르노랜드, 착취도시 서울, 정치적 부족주의, 유튜부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경제(4권) - 소득의 미래, 21세기 자본, 디플레전쟁, 한권으로 읽는 디지털 경제 


경영투자(4권) - 서울 부동산 경험치 못한 위기가 온다. 내일의 부 알파, 내일의 부 오메가, 미국배당주투자


과학(4권) - 만화로 보는 의학의 역사, 우리는 어떻게 지금의 인간이 되었나,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예술(5권) - 세한도, 추사 김정희, 옛 그림 읽는 법, 안목, 옛 그림을 보는 법


종교철학(1권) - 신 없음의 과학


이 중 가장 흔들렸던 책 10권을 꼽아봤다.


10. 혁신교육 정책피디아

개인적으로 한국 사회의 모든 병폐의 근원엔 교육이 자리한다고 생각한다. 입시위주로 시작된 교육, 그 과정에서 경쟁과 학생서열화, 이후 이 바늘틈을 통과한 사람들에 대한 평생의 과도한 특혜와 나머지의 도태, 그리고 정작 바늘틈을 통과한 사람의 구인타당도가 떨어진다는 면은 우리 사회의 온갖 부작용을 만든다. 이를 타개하고자 등장한게 혁신교육이다. 이 책은 중앙집권화된 그리고 경쟁적인 우리교육을 혁신교육과 정책으로 바꾸자는 책이다. 그 과정엔 교육청의 권한 덜기, 교원업무정상화, 학교민주화, 혁신학교 및 혁신지구의 확산이 자리한다. 이 책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한국인은 교육이 아닌 자신과 자손의 교육승리에만 관심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9. 우리와 당신들

상당히 두꺼웠지만 재밌는 인물들과 지역사회의 폐쇄성과 경제적 한계,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과 부부, 가족, 친구간의 갈등, 성폭행과 동성애,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대리만족을 주는 스포츠 아이스하키. 이 모든걸 배경으로 스웨덴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무척 재밌고, 가독성 있다. 스포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8. 21세기 자본

피케티의 오랜 책을 쟁여놓다 이제야 읽었다. 우리 집엔 이런 쟁여놓은 인테리어 역할의 책이 많다. 간신히 잡아 보았다.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심화하여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생각하지만 피케티는 유럽의 주요 선진국들의 자료를 놓고 분석하여 그것이 아님을 보인다. 오히려 1,2차대전 이전의 유럽은 지금보다 훨씬 빈부격차가 컸고, 세계대전이라는 큰 혼란과 파괴가 세계를 평준화 시켰다. 이후, 다시 자본주의가 가동되며 19세기에 다소 못미치는 불평등이 진행되는데 여기엔 성장률의 둔화가 기저로 자리한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자본소득이 이를 상회하게 되고 이는 영구적 불평등으로 자리잡게 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7. 포르노랜드

포르노는 이제 그 스타가 감히 대중매체 및 유튜브에 등장하고, 긍정적 효과가 쉽게 논의될 정도로 대중화되어버렸다. 이런 긍정적 포장하에 그늘을 숨기고 우리의 성생활과 인식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 검은 그림자를 드러낸게 이 책이다. 포르노가 창시되고 어떻게 공범들과 함께 세력을 확장해왔으며 어떻게 여성을 비하하고 특히 유색인종 여성을 더욱 차별하고 비하하며 남성 및 여성의 성인식이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잘 풀어놓았다. 강추다. 


6. 미국의 미래

인구 3억5천에 세계제1의 공업국이자, 농업국이며, 군사대국이자, 경제대국인 미국 . 심지어 미래 혁신기술에서도 앞서나가고 있고 고령화에서도 자유로워 도무지 해가 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나라가 곧 망할지도 모른다며 그 환부를 드러낸 책이다. 미국의 위기엔 자국 아니 자기의 이익을 위해 신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기업인들이 있다. 신자유주의 결과 미국의 다국적 기업과 신흥공업국은 이득을 보았지만 이들에 일자리를 아웃소싱당한 미국의 중산층이 붕괴했다. 그들은 마약 도박, 혐오, 포르노에 빠져들었고 공교롭게도 이런 분노로 등장한 정권과 그들 자신의 모습이 무엇보다 소중한 자유를 파괴하는 형국이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란게 문제다.


5. 피싱

현재 사람의 몸은 반 정도는 옥수수로 만들어졌다고 본다. 직접 먹진 않아도 옥수수로 만든 고기와 가공식품을 다량 먹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전인류가 그동안 먹은걸로 몸을 구성한다면 물고기가 팔하나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물고기는 농경에 비해 소홀히 다뤄졌지만 잡기의 편리성, 그리고 가공했을 경우 규격화되고 운송이 쉬워 교역 및 급여로 쓰기 용이하다는 점 그리고 물고기 처리과정의 복잡성과 협력성이 높은 사회조직을 요구하기에 피싱은 인류 문명 초기 생성에 크게 공헌했다. 또한 물고기는 이후 삼각무역등에서 국제교역에도 공헌하는데 이런 물고기와 인류문명의 발달, 그리고 남획으로 인한 지금의 처참한 상황을 잘 조명한 책이다. 물짐승을 다룬 책은 항상 흥미롭고 재밌다.


4. 농경의 배신

농경은 인류문명발달상 수렵채집의 다음이자 산업화의 이전에로 단선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농경은 오랜기간동안 수렵채집에 비교우위를 차지 하지 못했고, 수렵채집 유목집단은 농경사회를 군사적으로 괴롭혔고 교역의 상대로 오랫동안 존속시켰다. 농경은 의외로 초기에 풍요롭지 못한 지역에서 이루어졌고, 초기 농경국가는 자연파괴와 생산성의 한계, 외침, 내분으로 인해 매우 쉽게 붕괴하였다. 또한 도무스라는 좁은 생태장을 만들어 코로나 같은 지금의 인수공통감염병과 취약한 단순한 식물생태를 탄생시켰다. 이런 농경의 문제점과 광역혁명으로 어쩔수 없이 인류가 선택하게 된 초기농경국가의 한계와 발전 모습을 드러낸 책이다.


3. 유투브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오늘날 리터러시는 문자 및 매체를 습득하고 알며 이를 지식정보를 얻는데 활용하고 문제해결까지 가능한 능력을 말한다. 과거 문자중심의 리터러시와 영상중심의 지금의 리터러시가 충돌하는데 문자중심의 세대가 중심에서 영상세대와 과거 문자리터러시 조차 도달하지 못한 세대에 대한 편견과 비판을 행함을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리터러시는 양극화되어 서로의 리터러시를 바라보지 못하고 서로를 혐오와 극단화의 대상으로만 판단하고 바라본다. 이 해결을 위해 다양한 매체를 다루고 어려 사람에게 다가가는 리터러시 교육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인상깊은 책이다.


2. 한국인의 탄생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구한말 일제강점기에서 근대인으로서 한국인의 탄생을 연구한 책이다. 마땅한 사료가 없어 당시 민중과 사상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료라 볼수 있는 문학을 연구도구로 삼았다. 과거 홍길동전에서 비롯된 근대이전 소설에선 개인과 내면이 없었다. 하지만 근대소설이 등장하며 서구사회처럼 공동체사회의 붕괴로 한국에서도 내면을 가진 개인이 탄생한다. 다만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이 등장한 한국인은 힘없고 피해자이며 주체성이 없는 한국인이다. 이후 민족개념이 탄생하며 소설엔 민족주의자 한국인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식민지를 극복하기 위해 강한 조선인과 한국인 상이 등장하기에 이른다. 상당히 재밌는 접근과 독특한 방식의 책으로 후편인 한국인의 발견도 기대된다.


1.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인 지식 제로편

채사장은 정말 많은 책을 냈지만 채사장 책 중 단연 최고를 꼽으라면 이 책을 쉽게 꼽겠다. 심지어 그의 나머지 책은 이 책을 내기 위한 밑밥이 아니었을깔나 생각마져 든다. 물론 다른 책을 쓰면서 이 책으로 생각이 완성되어 가기도 했을 것이다. 인류, 특히 서구과학문명은 인간과 세계를 구분하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하지만 축의시대 인류가 수가 많아지며 생존을 위한 경쟁과 갈등이 생기며 인류의 오랜스승들은 일원론적 사고를 개발해낸다. 이는 구닥다리 생각으로 여겨졌지만 양자역학과 지금의 서구과학기술문명의 발달은 오히려 답이 일원론으로 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여정을 보여주기 위해 과거 선인들의 사상과 의미를 찾는데 읽으며 호모데우스를 읽었을때 정도의 떨림이 느껴졌다. 최고의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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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7-01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대넓얕 제로편> 넘 좋죠, 말씀에 공감합니다. ^^
<한국인의 탄생>은 저도 작년 사 놓았는데, 빨리 읽어 봐야겠습니다.
작년 하반기 추천해 주신 <기억전쟁>도 넘 좋았습니다. 특히 ‘탈영병 기념비’는 충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닷슈 2020-07-01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인의 탄생 괜찮습니다. 저도 후속편 한국인의 발견을 빨리 보려구요.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다! - 선거, 혐오, 미디어... 학교가 실천해야 할 시민교육의 거의 모든 것, 2021 세종도서 학술도서 선정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시민모임 지음 / 맘에드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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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목표는 민주시민의 양성이다. 각 교과는 그 자체의 전문가 양성과 과목 자체의 실제적 필요성 때문에 존재하기도 하지만 더 크게는 결국 민주시민이 갖춰야할 하나하나의 소양이라 할 수 있다. 국어과는 올바른 의사소통능력을 위해 수학과는 데이터 해석과 분석, 과학과는 합리적 사고와 과학적 소양 같은 게 이런 식이다. 하지만 정작 학교현장에서 민주시민이 잘 양성되지는 않는 느낌이다. 오히려 학교현장은 민주시민의 양성 및 등장과 괴리가 있고, 오히려 사회에 나와서야 이리저리 부딪히며 소수만이 민주시민이 되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러니 국민 대다수가 진정한 시민으로 거듭하는 건 요원해 보인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1. 학교 현장에서 민주시민 교육이 어려운 이유.

 우선 학교 자체가 비민주적이라는 점이다. 우리학교교육은 교육과정상 분명 민주시민의 양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학교생활에 있어 타인과 협동하고 문제를 해결할 만한 어울릴 시간을 전혀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잠재적 교육과정을 통해 비민주성만 양성한다. 또한 경쟁도 문제다. 경쟁은 선발의 기능을 하기에 다양성을 무시하고 오로지 하나의 기준만으로 다양성을 말살한다. 이런 경쟁적 분위기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동과 숙의의 경험은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학교는 학생을 사회에서 격리시킨다. 교육에서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의 경험을 통해 학생의 삶과 교육현장을 연결해야 하지만 입시위주의 교육은 이를 허용치 않는다. 학생은 그저 지역 및 자신의 삶과 유리된체 민주주의의 원리만을 간신히 배운다. 머리로만 민주주의를 아는 셈이다. 

 민주시민교육자체도 문제가 있다. 우선 체계적이지 않다. 교육과정의 목표는 민주시민의 양성이지만 각 교과는 이와는 별도로 완전히 따로 논다. 또한 민주시민 교육은 정식 교과로 편성되어 있지 않기에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다른 교과 영역내에 조각조각 산재해 있으며 이로 인해 체계화된 교육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또한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이렇다할 자료도 부족하다. 

 마지막은 교사의 문제다. 우리나라는 정치적 중립성을 강하게 표방하다보니 교사가 시민 교육을 위해 정치적으로 중립적일 것을 요구 받는다. 하지만 대다수 교육선진국에서는 교사가 입장을 갖고 현실 정치를 직접 다루는 것을 실행하고 있고 권장하고 있으며 이런 방식이 가장 교육효과가 높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적 중립성으로 묶이다보니 교사가 현실자료도 사용하지 못하며 지식 위주의 교육을 실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해진다. 머리로만 교육하게 되는 것이다.  


2. 민주시민 교육 실천사례

 독일은 과거 시민들의 잘못된 정치적 판단으로 두 차례의 전쟁범죄와 그 과정에서 끔찍한 인종청소를 단행했다. 전후 독일은 반성의 의미에서 역사교육을 크게 강화하고 민주시민교육에 앞장 섰는데 그로 인해 현재 매우 인상적인 민주시민교육방식을 갖고 있다. 독일은 전후 민주시민교육원리로 보이텔스바흐의 세가지 원칙을 제시했는데 교조적 주입금지와 논쟁의 지속, 정치상황의 분석, 문제해결 및 관철의 원칙이다. 

 이것의 실현을 위해 독일은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모든 것이 연합되고 연결되는데 학교의 학생자치대표들이 무려 마을단위에서 하나의 연합을 이룬다. 또한 더 나아가 각 마을의 대표단이 모여 주정부 단위의 연합을 이루고 그들이 다시 모여 전국단위의 연합을 이룬다. 마치 잘 짜여진 축구하부리그와 상부리그의 연결같은데 하여튼 이렇게 학교의 자치활동은 자연스레 현실사회정치로 연결된다. 민주시민 교육이 학교에서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 학교현장에서도 실천되며 더 나아가 자기 삶인 지역의 문제로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한국에도 단기성이지만 인상적인 사례가 책에 실려있다. EBS다큐프라임 학교의 고백 5부 정치교실편이다. 여기선 정당만들기가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우선 행복한 학교 만들기나 어떤 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자신의 의견을 쓴다. 행복한 학교 만들기라면 폭력없는 학교, 자유로운 학교 이런 식이다. 브레인 라이팅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소개하고 비슷한 의견을 모은다. 그러면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을 구성하게 된다. 나머지 소수 의견들은 모두 중립으로 편성된다. 그리고 당원들간 의견을 좀 더 심화해 3:3 토론이 벌이지며 토론결과에 따라 중립층은 마음에 드는 당으로 갈 수 있다. 

 다음은 정당활동인데 당대표, 대변인등 기본조직을 정비한다. 그리고 정당주장 정리 및 정당활동을 진행하며 공약도 만든다. 이 때 공약은 구체적이고 책임지고 실천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마지막은 정책토론회다. 당별 발언 2분에 , 반론 2분, 전략토의 5분, 재반론2분이다. 중도층 및 정당원들은 이때도 이동이 가능하다. 이후 최종유세 및 선거가 이루어지며 선거에서 가장 많이 득표하는 정당이 집권정당이 된다.

 정당을 구성하는 원리를 체험하는 수업인데 실제 학생자치에서도 정당활동이 있으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나의 집단에서 실제적으로 권한을 갖고 운영되는 자치회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한 한국의 현실에서 녹록친 않지만 해보면 좋겠단 생각이다. 학교 운영에 대한 정당을 만들고 학생들로부터 권력을 얻고 그에 걸맞는 학생자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물론 실패하면 다음번 선거에선 권력을 잃는다. 현재 우리학교에서는 단발성으로 후보들이 나오고 선출되는 형식인데 정당을 구성하고 정당원으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는다면 연계성도 있고 더 역량을 갖춘 학생후보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책은 어려운 학교 현장에서 민주시민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한 사례들이 잘 나와있다. 어떤 부분은 인권, 어떤 부분은 성, 어떤 부분은 통일에 관해서 고민하고 실천했다. 다양한 사례가 있고 깊이가 있어 좋긴했는데 다 따로 쓰신듯해 일관된 체계가 좀 부족해 보이고 그러다 보니 각 장마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게 좀 흠이라겠다. 하여튼 좋은 책이며 교육현장에서부터 실제로 민주시민이 양성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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