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부터 연말연초엔 그 해 읽은 책을 정리하고 있다. 훌륭하신 분들의 작업을 보고 따라하는 셈인데 나 자신의 일년을 돌아보는 거 같기도 해서 좋았지만 작업이 제법 힘들었다. 반씩 나누면 좀 나을듯 해 상반기 목록을 정리해본다. 이번 상반기는 코로나로 인해 책을 읽은 시간이 많아지면서도 줄어들었다. 쓸데없는 외출과 모임이 줄었고, 직장에서도 업무수행시간이 비대면으로 인해 조금 줄어든 반면 직장에서 코로나로 인해 없던 일이 생겨나고 증폭되었으며 집에 아이들이 오래 머물게 되면서 나의 시간이 줄어들었다. 애매한데 연간 목표인 100권의 절반인 53권 채운걸 보면 나름 실패는 아닌 듯 하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인의 독서량이 늘었는지 의문이다. 이런 기사가 하나 나올법도 한데, 없다. 영상매체의 시청시간과 가입률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면 사람들은 영상으로 향한듯 하다.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가 확실하다. 항상 균형있게 읽으려하지만 상황에 따른 선호는 분명하다. 교육분야 책을 많이 보았다. 전문성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문학(8권)- 우리와 당신들, 숨,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페스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1, 2권, 사자와 생쥐가 생각 못한 것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교육(15권) - 혁신교육정책 피디아, 미래학교, 교실 속 마을 활동, 교육정책 스포트라이트, 메이커교육사용설명서, 역량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 마을교육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경기혁신교육10년, 새로운 학교 학생을 날게 하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교사의 말공부, 학교내부자들, 교실 속을 간 이해중심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학교, 이렇게 바꾼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다


인문(5권)- 강원국의 글쓰기, 한국인의 탄생, 농경의 배신, 피싱,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편


사회(7권) -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미국의 미래, 컬쳐 엔지니어링, 포르노랜드, 착취도시 서울, 정치적 부족주의, 유튜부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경제(4권) - 소득의 미래, 21세기 자본, 디플레전쟁, 한권으로 읽는 디지털 경제 


경영투자(4권) - 서울 부동산 경험치 못한 위기가 온다. 내일의 부 알파, 내일의 부 오메가, 미국배당주투자


과학(4권) - 만화로 보는 의학의 역사, 우리는 어떻게 지금의 인간이 되었나,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예술(5권) - 세한도, 추사 김정희, 옛 그림 읽는 법, 안목, 옛 그림을 보는 법


종교철학(1권) - 신 없음의 과학


이 중 가장 흔들렸던 책 10권을 꼽아봤다.


10. 혁신교육 정책피디아

개인적으로 한국 사회의 모든 병폐의 근원엔 교육이 자리한다고 생각한다. 입시위주로 시작된 교육, 그 과정에서 경쟁과 학생서열화, 이후 이 바늘틈을 통과한 사람들에 대한 평생의 과도한 특혜와 나머지의 도태, 그리고 정작 바늘틈을 통과한 사람의 구인타당도가 떨어진다는 면은 우리 사회의 온갖 부작용을 만든다. 이를 타개하고자 등장한게 혁신교육이다. 이 책은 중앙집권화된 그리고 경쟁적인 우리교육을 혁신교육과 정책으로 바꾸자는 책이다. 그 과정엔 교육청의 권한 덜기, 교원업무정상화, 학교민주화, 혁신학교 및 혁신지구의 확산이 자리한다. 이 책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한국인은 교육이 아닌 자신과 자손의 교육승리에만 관심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9. 우리와 당신들

상당히 두꺼웠지만 재밌는 인물들과 지역사회의 폐쇄성과 경제적 한계,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과 부부, 가족, 친구간의 갈등, 성폭행과 동성애,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대리만족을 주는 스포츠 아이스하키. 이 모든걸 배경으로 스웨덴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무척 재밌고, 가독성 있다. 스포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8. 21세기 자본

피케티의 오랜 책을 쟁여놓다 이제야 읽었다. 우리 집엔 이런 쟁여놓은 인테리어 역할의 책이 많다. 간신히 잡아 보았다.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심화하여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생각하지만 피케티는 유럽의 주요 선진국들의 자료를 놓고 분석하여 그것이 아님을 보인다. 오히려 1,2차대전 이전의 유럽은 지금보다 훨씬 빈부격차가 컸고, 세계대전이라는 큰 혼란과 파괴가 세계를 평준화 시켰다. 이후, 다시 자본주의가 가동되며 19세기에 다소 못미치는 불평등이 진행되는데 여기엔 성장률의 둔화가 기저로 자리한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자본소득이 이를 상회하게 되고 이는 영구적 불평등으로 자리잡게 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7. 포르노랜드

포르노는 이제 그 스타가 감히 대중매체 및 유튜브에 등장하고, 긍정적 효과가 쉽게 논의될 정도로 대중화되어버렸다. 이런 긍정적 포장하에 그늘을 숨기고 우리의 성생활과 인식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 검은 그림자를 드러낸게 이 책이다. 포르노가 창시되고 어떻게 공범들과 함께 세력을 확장해왔으며 어떻게 여성을 비하하고 특히 유색인종 여성을 더욱 차별하고 비하하며 남성 및 여성의 성인식이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잘 풀어놓았다. 강추다. 


6. 미국의 미래

인구 3억5천에 세계제1의 공업국이자, 농업국이며, 군사대국이자, 경제대국인 미국 . 심지어 미래 혁신기술에서도 앞서나가고 있고 고령화에서도 자유로워 도무지 해가 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나라가 곧 망할지도 모른다며 그 환부를 드러낸 책이다. 미국의 위기엔 자국 아니 자기의 이익을 위해 신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기업인들이 있다. 신자유주의 결과 미국의 다국적 기업과 신흥공업국은 이득을 보았지만 이들에 일자리를 아웃소싱당한 미국의 중산층이 붕괴했다. 그들은 마약 도박, 혐오, 포르노에 빠져들었고 공교롭게도 이런 분노로 등장한 정권과 그들 자신의 모습이 무엇보다 소중한 자유를 파괴하는 형국이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란게 문제다.


5. 피싱

현재 사람의 몸은 반 정도는 옥수수로 만들어졌다고 본다. 직접 먹진 않아도 옥수수로 만든 고기와 가공식품을 다량 먹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전인류가 그동안 먹은걸로 몸을 구성한다면 물고기가 팔하나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물고기는 농경에 비해 소홀히 다뤄졌지만 잡기의 편리성, 그리고 가공했을 경우 규격화되고 운송이 쉬워 교역 및 급여로 쓰기 용이하다는 점 그리고 물고기 처리과정의 복잡성과 협력성이 높은 사회조직을 요구하기에 피싱은 인류 문명 초기 생성에 크게 공헌했다. 또한 물고기는 이후 삼각무역등에서 국제교역에도 공헌하는데 이런 물고기와 인류문명의 발달, 그리고 남획으로 인한 지금의 처참한 상황을 잘 조명한 책이다. 물짐승을 다룬 책은 항상 흥미롭고 재밌다.


4. 농경의 배신

농경은 인류문명발달상 수렵채집의 다음이자 산업화의 이전에로 단선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농경은 오랜기간동안 수렵채집에 비교우위를 차지 하지 못했고, 수렵채집 유목집단은 농경사회를 군사적으로 괴롭혔고 교역의 상대로 오랫동안 존속시켰다. 농경은 의외로 초기에 풍요롭지 못한 지역에서 이루어졌고, 초기 농경국가는 자연파괴와 생산성의 한계, 외침, 내분으로 인해 매우 쉽게 붕괴하였다. 또한 도무스라는 좁은 생태장을 만들어 코로나 같은 지금의 인수공통감염병과 취약한 단순한 식물생태를 탄생시켰다. 이런 농경의 문제점과 광역혁명으로 어쩔수 없이 인류가 선택하게 된 초기농경국가의 한계와 발전 모습을 드러낸 책이다.


3. 유투브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오늘날 리터러시는 문자 및 매체를 습득하고 알며 이를 지식정보를 얻는데 활용하고 문제해결까지 가능한 능력을 말한다. 과거 문자중심의 리터러시와 영상중심의 지금의 리터러시가 충돌하는데 문자중심의 세대가 중심에서 영상세대와 과거 문자리터러시 조차 도달하지 못한 세대에 대한 편견과 비판을 행함을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리터러시는 양극화되어 서로의 리터러시를 바라보지 못하고 서로를 혐오와 극단화의 대상으로만 판단하고 바라본다. 이 해결을 위해 다양한 매체를 다루고 어려 사람에게 다가가는 리터러시 교육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인상깊은 책이다.


2. 한국인의 탄생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구한말 일제강점기에서 근대인으로서 한국인의 탄생을 연구한 책이다. 마땅한 사료가 없어 당시 민중과 사상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료라 볼수 있는 문학을 연구도구로 삼았다. 과거 홍길동전에서 비롯된 근대이전 소설에선 개인과 내면이 없었다. 하지만 근대소설이 등장하며 서구사회처럼 공동체사회의 붕괴로 한국에서도 내면을 가진 개인이 탄생한다. 다만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이 등장한 한국인은 힘없고 피해자이며 주체성이 없는 한국인이다. 이후 민족개념이 탄생하며 소설엔 민족주의자 한국인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식민지를 극복하기 위해 강한 조선인과 한국인 상이 등장하기에 이른다. 상당히 재밌는 접근과 독특한 방식의 책으로 후편인 한국인의 발견도 기대된다.


1.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인 지식 제로편

채사장은 정말 많은 책을 냈지만 채사장 책 중 단연 최고를 꼽으라면 이 책을 쉽게 꼽겠다. 심지어 그의 나머지 책은 이 책을 내기 위한 밑밥이 아니었을깔나 생각마져 든다. 물론 다른 책을 쓰면서 이 책으로 생각이 완성되어 가기도 했을 것이다. 인류, 특히 서구과학문명은 인간과 세계를 구분하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하지만 축의시대 인류가 수가 많아지며 생존을 위한 경쟁과 갈등이 생기며 인류의 오랜스승들은 일원론적 사고를 개발해낸다. 이는 구닥다리 생각으로 여겨졌지만 양자역학과 지금의 서구과학기술문명의 발달은 오히려 답이 일원론으로 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여정을 보여주기 위해 과거 선인들의 사상과 의미를 찾는데 읽으며 호모데우스를 읽었을때 정도의 떨림이 느껴졌다. 최고의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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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07-01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대넓얕 제로편> 넘 좋죠, 말씀에 공감합니다. ^^
<한국인의 탄생>은 저도 작년 사 놓았는데, 빨리 읽어 봐야겠습니다.
작년 하반기 추천해 주신 <기억전쟁>도 넘 좋았습니다. 특히 ‘탈영병 기념비’는 충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닷슈 2020-07-01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인의 탄생 괜찮습니다. 저도 후속편 한국인의 발견을 빨리 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