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조현초 4년의 기록 - 학교교육의 대안찾기 - 학교는 혁신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가 학교희망보고서 3
이중현 지음 / 우리교육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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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교사에서 공모제 교장으로 경기도 양평 조현초에 발령나 동료선생님들과 함께 만들어간 혁신학교 4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요즘 혁신학교책이 조금 드물게 나오는 편인데 최근 사례인줄 알고 봤지만 과거 사례여서 기대와 달랐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혁신학교라 역시 느끼는바도 많았고 혁신학교 초기의 어려움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교직생활을 하며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왜 학생들은 상급학년이 될 수록 학교 가기를 재미없어 하는가

- 왜 학교 공부만으로는 부족해 사교육을 해야하는가

- 왜 전국의 학생은 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가

-왜 전국의 학교는 같은 시각, 비슷한 활동을 해야 하는가

- 왜 전국의 학교는 비슷한 운영체제를 갖는가

- 왜 열정적인 신규교사는 5년이면 구태의연해지는가

-왜 교사들은 대화가 아이들이 아닌 승진에 치우치는가

-왜 교사들의 연구나 시범학교의 연구결과는 공유확산되지 않는가

-왜 교육청, 교육부의 인력은 학교지원보다 사무에 몰두하는가

-왜 불필요한 공문은 줄어들지 않는가


학교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매우 날카로운 질문이 아니라 하기 어렵다.

위 질문은 한국의 학교교육이 강력한 중앙집권적 형태를 갖고 있으며 경쟁 및 서열화의 논리로 학생을 산업화 시대의 인적자원으로 대하고 선발을 위해 질적선발등으로 타당도를 높이는 시험이 아닌 객관성이나 신뢰성만을 앞세우는 평가를 하는 현실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아이들은 자기에 맞지 않는 학교교육에 흥미를 못느끼고 모든 학교가 가르치는 내용이 비슷하고 평가수준도 낮으니 사교육이 횡횡하며 각 학교는 교육방식이나 교과서가 같아지게 된다. 또한 중앙집권적이고 학교에 자율성을 주지 않으니 교육부와 청은 지원은 보다는 군림하고 지원에 대한 개념과 배려가 없으니 공문도 줄지 않는다. 

 저자의 생각중 학교교육의 다양성에 대한 부분도 인상깊었다. 우리나라교육은 교육의 다양성을 수월성개념으로 보고 보다 잘하는 아이들에 초점을 두어 특수목적고나 자사고를 도입했다. 하지만 다양성의 문제는 학교체제의 다양성이 아니라 교육의 다양화로 가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실제 학교체제의 다양성은 오히려 사교육을 심화시키고 경쟁과 서열화를 강화시켰다. 

 다양성이 확보되려면 학교에 자율성을 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학교, 교사마다 다른 교육내용, 교사별평가를 비롯한 각종평가제도와 대학선발방식을 개선하는게 필수적이다. 이러한 사회시스템을 갖추어야 학교현장에서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다양한 교육이 실현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갖추어지면 다음이 자율화다. 자율화의 핵심내용은 단위학교에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 예산과 인사의 자율성을 주고 교육행정은 학교나 교사의 관리가 아닌 지원체제로 나아가야한다. 또한 각 지역의 단위학교는 자율성확보와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는것이 중요한다. 이것이 쉽지가 않다.

 책에는 조현초에서 실현한 혁신학교의 내용이 많이 담겨져 있다. 분기별 성장통지표, 형식적 체험학습이 아닌 교육이 있는 통합적 체험학습, 학생중심 동아리와 자치회, 생태교육, 기초기본을 강조한 디딤돌 및 발전학습등 지금의 혁신학교들이 담고 있는 많은 기본적인 모습들이다. 학생들이 모둠이나 개인별로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해 학습하는 방식도 있는데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다만 잘만들어진 혁신학교여서인지 너무 많은 것을 해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도 있었다. 교원업무가 정상화되지 못한 시점에서 이 정도의 운영을 위해서는 교원들의 많은 희생이 따랐을 것이다. 혁신학교 하면 정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구마 회의와 야근, 자진 방학 반납등의 부정적 어조가 교사들간에 회자되는 것은 혁신학교의 이런 어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걱정없이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혁신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 일반화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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