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출간 2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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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의 소설은 오직 두사람과 검은꽃을 보았다. 이번에 본 엘리베이터가 세번째 인데 리커버 판이라 최근에 옷을 갈아 입고 나왔지만 20년 전 작품이다. 단편 집이고 작가가 젊을때 쓴 책이란 느낌이 많이 드는 편이다.

 세월의 흔적도 많이 느껴진다. 20년전이니 등장인물들은 스마트폰은 커녕 핸드폰보다도 삐삐를 많이 들고 다니고 pc통신을 사용한다. 수록된 단편의 한 등장인물은 무려 cd를 불법복제해 프로그램을 팔다 검거되기도 한다.

 책에는 총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어이없고 기괴한 편이다. 일상적인 내용이나 낭만적인 내용은 사실상 없다. 성관계장면도 무척 많이 나오는데 거의 수록된 전 단편에 나오는 편이다.

 아침 출근길에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가 고장나 계단을 택한다. 지갑을 놓고 왔는데 계단을 내려가다 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끼인걸 발견한다. 그를 위해 신고를 하고 싶지만 누구도 핸드폰을 빌려주지도 않고 자신도 어이없는 일에 연루된다. 다른 이야기에선 여자가 결혼을 한다. 남편은 작가인데 동서양의 고전과 지식에 박학하고 어둡다. 웬지 그녀는 관에서 자고 성욕이 적은 그가 흡혈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피를 더이상 빨지 않는 것은 세상에 적응한 탓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무려 번개를 맞는 동호회가 나온다. 가입조건은 실제 번개를 맞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검증은 흔적이 없으니 이야기를 통해서 검증하는데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어 진위를 구별한다. 이들은 번개를 맞은 경험에 공포를 느끼면서도 다시 오기 어려운 그 희열을 느끼기 위해 번개를 찾아다닌다.

 대개의 단편이 이런 식이다. 일전에 접한 두개의 작품과는 많이 달라 읽으면서 좀 당황스러웠는데 작가의 혈기왕성하면서도 다듬어지지 않은 젊은 시절을 마주한 느낌이라 이것도 그런데로 괜찮았다. 막히는 차안에서 몰려오는 졸음을 대하기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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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잠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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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며칠을 못잤다. 더우니 게임에 삼매경에 빠져, 하루 밤을 세었다가 낮과 밤이 뒤바뀌어버렸다. 차츰 시차를 회복중인데, 그래서 어제 겨우 2시경에 잠들수 있었다. 휴가가 끝나기전 빨리 회복해야 한다. 이번 읽은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과 관련한 소설로 소재도 독특하고 재밌었다. 잠을 못자는 시점에 잠에 관한 소설을 읽으니 남일 같지도 않았다.

 배경은 프랑스로 이 나라가 이리 잠을 못자는줄은 몰랐다. 20명 중 10명가량이 잠을 잘 못자고 상당수는 수면제를 정기 복용한다. 잠은 무려 인생의 삼분지 일을 차지하고, 장기기억의 형성과 창의적인 면, 건강 등 다수의 신체작용과 관련한 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도 우리나 프랑스나 잠을 천시하고 중요시하지 않는다. 너무 많이자면 안좋다는 우화나 동화도 참 많다. 잠을 자주자도 좋고 권장하는 문화적 흔적은 좀처럼 찾기가 어렵다.

 책에 의하면 잠은 5단계다. 잠이들려는 1단계와 얕은 잠의 2단계 느린잠의 3단계 깊은 잠의 4단계다. 꿈은 4단계에서 꾸기 시작하며 5단계에서는 꿈에서 일어나는 문제나 갈등이 해결, 해소된다. 5단계는 역설수면 단계로 잠이 깊어지면서 오히려 각성에 가까운 단계다. 이 단계들은 10에서 50분이 걸리며 깨지 않으면 자는동안 이것들이 계속 반복된다. 책은 여기서 독창적으로 6단계의 잠단계를 설정하며 이게 소설의 단초가 된다.

  6단계는 더욱 각성상태이며 아직 인류는 여기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리고 여기에 도달하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람이 프랑스인 카롤린이다. 카롤린은 의사로 수면전문가다. 그녀의 아들은 자크이고, 남편은 프랑시스 클라인으로 항해사다. 카롤린은 어려서 몽유병으로 큰 상처를 입었는데 소설에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 아무래도 남동생을 다치게 한듯하다. 이는 치유되지 않아 카롤린은 커서 아들이 생겨서도 이런 모습을 보인다. 몽유병상태에서 폭식을 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남편 프랑시스는 무리한 세계 항해기록에 도전하다 사고로 사망하여 일찍 퇴장하고, 소설은 수면 6단계를 찾아 말레이시아로 까지 떠나는 카롤린과 그녀를 찾아나서는 자크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주제가 워낙 흥미롭다 보니 재밌었다. 지난번 읽었던 고양이에서의 실망을 만회한 느낌. 재밌는 아이디어도 몇개 있었는데 이들은 잠의 6단계에 도달한 후, 사람의 꿈을 이미지와 하는데 성공하고 이를 극장상영하기도 한다. 정말 재밌을 것이다. 시나리오는 엉망일수 있겠지만. 미래 실제 이런 사회가 올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자신의 재밌고 끔찍하고 야한 꿈을 집에있는 간단한 장치로 영화하해서 스스로 보고 너튜브에 올린다면 얼마나 끔찍하고 재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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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선택한 남자 스토리콜렉터 66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이한이 옮김 / 북로드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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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발다치가 낳은 에이머스 데커의 3번째 시리즈다. 작년에 나왔고, 이 책의 마지막을 봐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4번째 시리즈도 아마 예약되어 있는듯 하다. 데커는 여전히 과잉기억증후군에 시달?리고 있고, 그 덕에 FBI에서 일한다. 하긴 모든 걸 기억하고 이것을 조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커라면 굳이 FBI가 아니더라도 어느 직업이든 가능할 것 같긴하다.

 이번 시리즈는 스케일이 커졌다. 1,2편도 개인을 다소 넘어서는 사건이었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사건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 3편은 나라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다. 물론 처음엔 그런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여러 퍼즐을 조합하니 그리되었다는걸 알게되지만.

 데커는 워싱턴 D.C의 FBI의 본부인 후버빌딩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늘 그날 같은 아침이었지만 데커앞의 남자가 갑작스레 총을 뽑았다. 놀라는 사이 남자는 데커 뒤의 여자를 쏘았는데 여자는 즉사한다. 그리고 남자는 데커가 말릴틈도 없이 그대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쏜다. 남자는 그럼에도 살았지만 잠시 연명했을 뿐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유언을 남기고 죽고만다.

 데커는 자신앞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데 뭔가 이상하다. 조사할수록 두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고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는 것. 가해자인 데브니는 보안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고, 딸 넷을 둔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 피해자인 버크셔 역시 대체교사로 근무하면서 호스피스 병원에 봉사활동을 나가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모두가 가해자인 데브니에게나 만 집중하는 사이 데커는 특유의 감각을 발휘해 버크셔에 집중한다. 버크셔를 알아보니 이 여자 이상한데가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가족도 전혀없었고, 특히 지난 10년 이전의 기록이 전혀 남아있질 않았다. 거기에 봉급이 낮은 교사임에도 최고급 아파트에 고급 승용차를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퍼즐은 쉽게 풀리진 않지만 데커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도움을 받아 역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 시리즈를 3권이나 보게되니 공통점이 보인다.

 우선 데커의 친구가 하나씩 늘어간다는 것이다. 1편에선 데커의 사건에 관심을 보인 재미슨, 2편에서는 사건의 당사자였던 마스 3편에선 DIA요원 브라운 하퍼다. 이렇게 친구가 늘수록 데커는 사회성도 늘어간다. 이번 편에선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변에 소중한 사람이 생길수록 파괴된 인간성이 회복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항상 비가 내린다는 점이다. 오하이오든 앨라배마든 텍사스든 심지어 워싱턴이든 데커가 가는 곳은 항상 비가내린다. 마치 영화세븐같은데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그리고 데커가 맑은 날을 싫어하는 점도 작가가 고려한듯 하다. 데커가 맑은 날을 싫어하는 이유는 화창한 날에 딸과 아내 처남이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공통점은 데커가 사건 해결 국면에서 사실과 가정을 살핀다는 점이다. 앞뒤가 꽉 막힌 상황에서 데커는 사실과 가설을 구분해서 가설을 검토해나간다. 이 과정후에 중대한 국면전환이 있음을 물론이다.

 또 다른 것은 데커가 대화를 하며 우연히 힌트를 얻는 다는 것이다. 교체란 말에 영감을 얻는 식인데 실제 다른 추리물도 그런 장면을 많이 보이기도 하지만 약간 억지스럽기도 하다. 뭐 실제로 그런 일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자주 쓰는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은 슬슬 범인이 보인다는 것이다. 1편을 보고 느낀 것이지만 데이비드 발다치는 범인을 뜬금포로 던지지 않는다. 범인은 대개 초반부터 등장하는데 워낙 믿을 만한 인물이거나 슬쩍 지나치는 경우라 범인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들이 결국 범인으로 시리즈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 솔직히 2편과 3편에서는 읽으면서 범인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1편은 패턴을 몰랐으니 당했지만 말이다.

 이번 편은 사실 3작품중 스케일과 규모, 액션면에서는 가장 커졌지만 재미의 밀도는 가장 떨어졌다. 순식간에 100페이지를 순삭하는 몰입도도 사라졌다. 그럼에도 매력적이지만 발다치도 조금지친듯 하다. 이번편이 영화에 가장어울리기도 하는데 그런걸 작가가 노린 것 같기도 하다. 하여튼 반드시 나올게 확실한 4편도 기대해본다. 대커가 연애란걸 하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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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라 불린 남자 스토리콜렉터 5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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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영화로 만든다면 분명 재밌을 것 같다. 아니면 드라마라도. 주인공은 범죄소설에 아주 적합한 캐릭터다. 이름은 에이머스 데커, 경력이 독특하다. 미식축구 선수로 NFL까지 뛰었었으나 잠시였다. 상대편의 태클로 큰 부상을 입었는데 뇌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과잉기억증후군이란것에 걸린다. 쉽게 말해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몽땅 기억한다는 의미였다. 좋은 것 같기도 한데, 그렇지 않다. 인간에겐 망각해야할 악몽이나 괴로운 경험이란게 있기 때문이다.

 작년 40도를 넘나드는 여름 이맘때 쯤 추리 소설을 많이 읽었었다. 그때 본게 이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었고 이번엔 두번째다. 데커는 자기 가족을 살해한 일당을 스스로 검거하고 FBI의 권고로 FBI아 함께 일하게 된다. 데커의 무한 기억에서 나오는 내용의 조합과 관찰력은 FBI로선 놓치기 힘든 재능이었을 것이다. 5명이 팀을 짜 미제 사건을 전담하게 되고, 그 파일을 받게 되지만 데커는 멜빈 마스의 뉴스를 듣고 그 사건에 바로 꽂힌다.

 멜빈 마스와 데커는 사실 인연이 있다. 대학시절 한판 붙었는데 최고 기량을 갖춘 마스가 데커를 연이어 뚫어버린것. 마스는 대학졸업을 앞두고 유수이 프로팀이 노리는 최고의 스타였다. 물론 이건 20년전 이야기다. 하지만 마스는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다. 자신의 부모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자신이 용의자로 지목되었기 때문. 당일 마스의 여자친구와 묶었던 모텔의 직원은 모두 마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다. 거기에 부모 살해에 마스의 산탄총이 사용되었고 심지어 마스의 차안에서 살해된 어머니의 혈흔마저 발견된다.

 마스는 사형을 언도 받고 무려 20년을 복역했다. 왜인지 그 기간동안에도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그런던 마스가 사형을 앞둔 날, 갑작스레 몽고메리란 남자가 자신이 진범이라며 자백한다. 몽고메리 역시 사형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었고, 마스와는 일면식도 없었다. 데커는 이 모든 것에서 강한 호기심과 의문을 느낀다. 그리고 동료와 함께 사건에 뛰어든다.

 이 책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다. 한 사건을 구성하며 이렇게 긴 볼륨을 만들어내는 데이비드 발다치의 능력이 놀랍다. 내용의 질도 일권에 못지 않다. 발다치는 데커 시리즈를 한동안 이어나갈 생각인듯 하다. 3권이 이미 나왔는데 이번에 읽어볼 예정이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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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2019-07-29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데이비드 발다치의 소설 함 읽어보고 싶네요. 닷슈 님께서 간결하고 빠른 템포로 정말 잘 요약해주시니 구미가 당깁니다.^^

닷슈 2019-07-30 10:43   좋아요 0 | URL
보시면 많이 재밌을겁니다
 
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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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인간을 만들며 완벽하게 만들었기에 세상이 잘될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인구가 불어나고 인간사회가 발달할 수록 의외로 엉망이었다. 그래서 신은 인간이 너무 많으니 어정쩡한 녀석들은 그냥 놔두고 가장 지혜로운 이들과 가장 멍청한 이들을 천사둘을 시켜 모아오게 했다. 지혜로운 이들은 각 마을마다 한명씩 뿌리고 멍청한 녀석들을 손수 재교육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지혜로운자는 실제 사회가 그렇듯 얼마되지 않아 쉽사리 재배치가 되었지만 문제는 실제 사회가 그렇듯 멍청한 놈들은 너무나도 많았다는 것이었다. 그들을 담당한 천사는 이녀석들에게 원대한 신의 뜻을 일깨우는데도 애를 먹었고 워낙 많은지라 한방에 옮기기도 쉽지 않았다. 고심끝에 큰 자루에 녀석들을 담고 운반하던 천사는 그만 이녀석들을 폴란드의 헤움이란 도시에서 놓쳐버리고 만다. 가장 멍청한 이들로 이루어진 헤움은 단시간에 망할 것이 분명해보였지만 어찌된 것인지 나름 번성하고 현자의 도시란 명칭가지 붙고 만다. 물론 자칭이지만. 그리고 이 우화는 이 가상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이렇게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말도 안되는 어리석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며가는데 주변 도시들은 실제 폴란드의 도시를 써서 웬지 모르게 이 도시가 지구상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야기의 상당부분은 그냥 어이없지만 몇개는 뼈를 때리기도 했다.

 에피소드중 하나인 '세상에서 가장 쉬운 위기 대처법'이다. 폴란드에도 장마가 있는지 여름에 장마가 오기 시작했다. 밭이며 논이며 모두 잠겨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였다. 그러자 늘 그렇듯 헤움엔 회의가 열렸고 마을의 제일가는 현자 베렉이 말한다. 물이 많긴 하지만 물이 없어서 가뭄에 농사도 못짓는 지역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이 기가막힌 주장이 먹힌다. 그래서 이들은 '위기'를 '축복받은 환경'으로 바꿔부르기로 한다. 본질을 돌리고 다른 프레임으로 기가막히는게 바뀌는게 지금 일본과의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한심한 뭔 당같다.

 하여튼 계속되는 축복에도 마을엔 문제가 계속된다. 밭은 썩고, 물에 잠긴 가축은 병든다. 아이들도 물놀이만 하고 일을 하지 않아 게을러졌다. 더 큰 문제는 물이 너무 불어 안식일에 쓸 물고기를 잡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또 회의를 열고 그래서 밀가루로 붕어빵을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예배당으로 갈 방법이 없자 이번엔 문짝을 뜯어 가가호호 뗏목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다만들고 나니 현자인 니들은 물이 모두 빠진걸 알아챈다. 감당할 수 없는 문제상황에 이들은 지금은 다시 위기로 인식하기로 한다. 그리고 비가 다시오는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애써 만든 뗏목을 발판으로 써 예배당에서 붕어빵을 먹는 전통을 만들기로 한다. 기가 막힌 마을이다.

 책엔 이런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어리석은 사람들로 어리석어 보이지 않는 현실 사람들의 부조리와 비리, 이기심, 어리석음을 우화라느니 거울로 비치려는 것 같다. 이런게 우화의 가치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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