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슬로우 
                                         
                                              - 김 해 자 -

 

큰 배가 항구에 접안하듯

큰 사랑은 죽을만큼 느리게 온다

나를 이끌어다오 작은 몸이여,

온몸의 힘 다 내려놓고

예인선 따라 가는 거대한 배처럼

큰 사랑은 그리 순하고 조심스럽게 온다

죽음에 가까운 속도로 온다

가도가도 망망한 바다

풀 어헤드로 달려왔으나

그대에게 닿기는 이리 힘들구나

서두르지 마라

나도 죽을 만치 숨죽이고 그대에게 가고 있다

서러워하지 마라

이번 생엔 그대에게 다는 못 닿을 수도 있다.


이 시는 뭐랄까...품위가 있다.
공주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공주병 할 때의 그 공주가 아닌...나름대로의 품위와 품격을 갖췄다.
하지만,이 나름대로의 품격 때문인지,
내가 마지막 행에서 받는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 때문인지,
곁에 두고 쉬이 읽게 되지는 않는다.

내가 느끼는 사랑이란 것은,
비단옷 비단신 신고 달콤한 케이크를 먹고 하는 일이 아니다.
상대의 아픈 맘이나 몸을 헤아리고 배려할 줄 아는,속정 깊은 것이다.
사랑이 삶과 닮은 것은...미화시키려 안간힘을 써도 미화시킬 수 없는 치열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삶의 치열함의 정도를 타인은 알 수 없듯이,사랑의 크기나 깊이를 알 수 없는 고로...
가장 중요한 일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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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7-13 13:13   좋아요 0 | URL
나도 죽을 만치 숨죽이고 그대에게 가고 있다
서러워하지 마라
이번 생엔 그대에게 다는 못 닿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을 읽는 순간.. 찡해지는. ^^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마기님이 생각나세요? 마기님 좋겠네... ㅋ

sslmo 2010-07-13 21:28   좋아요 0 | URL
마고님 하면 생각나는 시도 마련해 보죠~^^

비로그인 2010-07-13 17:53   좋아요 0 | URL
크고 잔잔한 사람이어서 가능한 사랑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됨됨이도...
안달하며 바둥거리는 애닲은 짓도 말없이 끌어안아 줄 수 있는 그런 큰 그릇을 가진 자의 사랑이네요.

도대체 오디서 저를 느끼신고예여?
울 나무꾼님께 내가 조금이라도 이런 이미지였다면...이거 너무 무안해지는데요.
인정하기는 힘들지만...나무꾼님의 그 마음만은 감사히 받을께요.
알러뷰 나무꾼님 ♥

sslmo 2010-07-13 21:34   좋아요 0 | URL
마기님을 보면 '빙산의 일각''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뭐,이런 말들 생각나요~
왜 발은 단단하게 땅에다 붙이고,그 위로는 자유로울 수 있는 뭐 그런 거요~
하지만,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이것 또한 마기님을 보면 생각나는 말이예요~

암튼,전 이 시 마지막 3연의 작중화자를 마기님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찡해져요~^^

꿈꾸는섬 2010-07-13 16:11   좋아요 0 | URL
마기님께 느껴지는 고귀한 품위와 품격...동감이요.^^

비로그인 2010-07-13 17:52   좋아요 0 | URL
왜그래 다들?

마녀고양이 2010-07-13 20:21   좋아요 0 | URL
어머,, 난 동의한적 없어염~ 헤헤. 메렁~

sslmo 2010-07-13 21:37   좋아요 0 | URL
그쵸?꿈섬님~^^

마고님,왜 그러시는데요?
우리 작정하고 한번 이쪽으로 밀어붙여 보자니까요~^^

pjy 2010-07-13 18:13   좋아요 0 | URL
이번 생엔 그대에게 다는 못 닿을 수도 있다니!
전체적으로 참 우아하긴 한데...전 희망고문은 싫어하는 타입이라--;

sslmo 2010-07-13 21:41   좋아요 0 | URL
전 그냥 고문도 싫어요~^^

근데,마기님을 보면 뭔가 미스테리한 기운이 폴폴 풍기는 것이...
마지막 3연은 마기님이 읊조리는 것 같다니까요~^^

비로그인 2010-07-13 23:01   좋아요 0 | URL
나를 너무 신비주의로 몰고있군~ㅋㅋ.
 

나는 마음이 좀 여리고,세상물정에 어둡다. 
무슨 일을 내손으로 해봤던 적도 없고, 
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 사람 불쌍하잖아~'이러면서,
내가 잘,잘못을 따져서 손해를 볼-알지도 못하는 타인을 떠올리며
'내가 손해 좀 보고말지.'하고 덮어버렸었다. 
그리고 정작 난 마음 한구석에 한동안 응어리로 남겨 이렇게 저렇게 걸리적거린다. 

거슬러 올라가, 
지난 주 목요일 알라딘서점에 책 몇 권을 주문하였다. 

장바구니의 목록 중 며칠 후에나 준비되는 게 있어서, 
책을 빨리 배송받고 싶은 욕심에 당일 배송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걸로 나누어...
따로 주문을 넣었다. 

'알라딘 11주년 기념 선물'이 무지 탐났지만,
책을 빨리 배송받아 약간의 것들을 추가하여 다른 곳에 배송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빠른 배송을 위안삼고 있었다.

책을 오후2시 경에 주문하였으므로 당일 배송을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당일 배송되겠다는 친절한 문자까지 와서,
퇴근시간을 미뤄가며 기다렸건만 7시쯤 딸랑 익일 배송 예정이라는 안내문자가 왔다.  
급 좌절,OTL.

애니웨이,그렇담 그 다음날 오전 중으로는 배송이 되어야 하는 데,오후 2시경에 배송이 되었다. 
약간의 것들을 추가하여 포장을 다시 하고,
다른 택배를 이용하면 발송시간이 더 늦춰질까봐(중간에 주말이 끼기 때문에)
저녁시간에 맞춰 한번 더 수거해가는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였다.

내가 보낸 택배를 받아보고 미소 지을 상대방을 상상하며,내내 참 행복하였다. 
 
근데,오늘 아침 택배를 확인보니, 
받을 사람은 안 받았다고 하고,택배회사에서는 경비실 수령이라고 한다. 

이곳 저곳 알아보고 문의하다 보니,
본사에서는 지점으로,지점에서는 택배사원에게로 책임 전가하기 바쁘다. 

고백하자면,내 손으로 택배를 처음 보내봤다. 
그동안 오는 택배는 받아봤지만,내 손으로 택배를 보내보기는 처음이다. 
그래서,내 손으로 잘 해결해 보고  싶었다.

처음 본사로 문의 했을 때,인천 가좌라는 엉뚱한 주소를 되묻지만 않았어도, 
배송되어 경비실에서 받았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늦을수도 있지 하며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거다. 

하지만,지금 받을 사람이 중간에 끼는 수고를 끼쳤을 뿐더러,
오전 내내 일도 제대로 못하고 이러고 앉아있다. 

그동안 잘,잘못을 따지다 보면 꼭 중간에 약자가 끼어 마음 아픈 상황이 발생할까봐 못하던 일을 해보려고 한다.
지극히 일상적인 일 하나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데서 오는 이 자괴감을 어쩔 것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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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12 13:55   좋아요 0 | URL
에고공~~
상심이 크셨겠다.
이제부턴 택배 보낼땐 엄포와 협박으로 단도리를 해야겠구만요.

sslmo 2010-07-12 17:02   좋아요 0 | URL
넹~택배 보낼 때 뿐만 아니고,알라딘에서 택배 받을 때도 단도리를 하려구요.^^

마녀고양이 2010-07-12 14:40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저 때문에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
그런데 진짜 마음 약해.. 왜 그리 노심초사 하세요~
담에 제가 만나면, 세상 사람 다 무시해 버리고 큰소리 탕탕 치도록
확실한 교육을 시켜드리겠어요. ㅋㄷㅋㄷ. 글구.... 이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
자기 탓 절대 하지 마셔염~ 띨한 택배 아찌 만나 고생했구나 하셔염~

선물......... 진짜 행복합니다.

sslmo 2010-07-12 17:05   좋아요 0 | URL
행복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그걸 준비하면서 저도 설레이고 행복했으니 그걸로 된거죠~

근데,한가지 이해 안가는 건...
제가 반듯하게 적어넣은 숫자를 만에 하나 잘못 읽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이름이란게 있잖아요.
번지 수를 잘못 찾아갔더라도,그 사람이 그곳에 없으면 받아두지 않아야 하고,
그 사람이 그곳에 사는지 안 사는지는 확인하고 물건을 내려놔야 하는 것 아닐까요?
경비아저씨랑 택배아저씨랑 둘다 미워요~ㅠ.ㅠ


꿈꾸는섬 2010-07-13 16:10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마음 고생이 심하셨군요.
마녀고양이님 서재에서 선물 자랑 페이퍼 보고 왔는데 무사히 잘 갔으니 다행이에요.

sslmo 2010-07-13 21:43   좋아요 0 | URL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는 거죠,뭐~ㅠ.ㅠ
꿈섬님도 이렇게 위로해 주시고...제가 힘이 납니다~

루체오페르 2010-07-20 18:10   좋아요 0 | URL
김동영의 여행 에세이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에 이런 구절이 나오죠. 정확하진 않지만...

주유소인가 식당을 갔는데 어떤 문제가 있어 그것을 해결해 주길 주인에게 부탁하니 체구가 작고 동양인이라고 깔보고 무시하며 안해주더랍니다. 갑자기 화가 나서 목소리도 크게, 태도를 강경하게 했더니 좀 놀라면서 해주더라고요. 그후에 뭔가 기분이 이상해 왜 그럴까 생각해고 순간 깨달았답니다. 그것은 일종의 해방감, 카타르시스 라고요. 조용하게 사는 평범한 삶을 살아오다 자신의 과거 모습과는 다른 자신의 행동을 통해서요. 그리고 그것을 한문장으로 표현했습니다.
'아...나는 그렇게 살아 오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의 새로운 면과 세상을 사는 지혜를 느꼈을것 같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양면성이 있어 친절하고 선한 사람에게...고마워 더욱 잘해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얕잡아 보고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죠. 가려서 사람을 대할 필요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후 이야기 들으니 다행이 처리는 잘 된것같습니다.

오늘 너무 더워요^^;

sslmo 2010-07-20 21:15   좋아요 0 | URL
이 나이에 세상 물정 모르는 거,결코 자랑할 일은 아닌데...
이렇게들 위로해 주시니 기운이 납니다~

이렇게 이렇게 한뼘씩 성숙해지는 거겠죠~^^

김동영의 '여행에세이'...이것도 찾아봐야겠는걸요.
긴 댓글 감사합니다~^^
 

 출판사<마음산책>이벤트,나의 책 사용법~

제목을 <나의 책 사용법>이라고 붙이니 거창하지만,
살아오면서 나는 감히 '책을 사용한다'고 표현하는 건 생각도 못했었다. 

사용이라는 것은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에 맞게 쓴다'는 건데, 
책의 목적이나 기능을 국한 시켜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인 듯 싶기도 하고, 
그간 책을 의인화시켜 곁에 두었기 때문인 듯도 싶다.  

실은 책이 나를 돌보고 키우는 것이지만,
이날 이때까지 꿋꿋하게 내가 책을 돌보고 키운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어떤 책은 나의 연인이고,어떤 책은 나의 남편이다.  
일상에서의 바람은 불륜으로 간주되겠지만,
책이랑 바람을 피우는 건 지조없다는 소리를 듣긴 하겠지만,얼마든지 내 입맛에 맞게 자유로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클 코넬리'의 '잭 맥커보이'를 좋아하지만,'해리보슈'시리즈에 열광을 해도 좋다.
플럼 아일랜드의 '존 코리'의 경우도 너무 들이대고 껄떡 거려서 밥맛이라고 생각할라치면,정교하고 섬세한 개연성으로 빚어낸 인물답게 '쪼콤~'멋지기도 하다.

때문에 나의 친구,나의 연인,소울 메이트,나의 스승,어떤 책은 돌아가신 할머니의 빈자리가 되어 나와 '희노애락애오욕'을 공유한다. 

때로는 미지의 세계로 나를 이끄는 안내자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알고는 있으나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간접경험 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내가 감정의 소통을 갈구하지 않아도 책은 자연스레 나와 함께 해주었고,지금도 함께하고 있으며,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다. 


다음,책을 만나는 법이 되겠다. 
나는 책을 만날 수 있는 온갖 가능성은 다 열어둔다. 

머리가 크면서 다른 사람의 권유나,조언,충고 등은 잘 듣지 않았는데,책에 관해서만은 예외다. 
누가 재밌다고 추천을 해주거나 하면 팔랑 귀가 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마냥 설레인다. 
신문이나 주간지의 책 소개 코너도 간간히 훑어보고, 
알라딘의 <신간 안내 알리미> 이 기능은 내가 요즘 많이 애정한다. 

며칠 전 이런 신간알리미 메일을 받았다.  
내가 아는 이창식님의 경우,주로 장르소설을 번역하는 분이여서,
이런 자기계발서를 번역했다는 게 의외이긴 하지만~
만약 이곳저곳을 서핑하다가 역자란에서 '이창식'이라는 이름을 봤다면,
난 내가 좋아하는 그'이창식'이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놓쳐버렸을거다.

"이창식" 의 신간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이 출간되었습니다.
 
***님께서 신청하신 '이창식' 의 신간/신보을 알려드립니다.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 지금 당장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것들
리처드 칼슨 지음, 이창식 옮김

정가 : 12,000원
판매가 : 10,800원(10%off, 1,200원 할인)
마일리지 : 1,080원(10%)
 

덕분에 챙겨서 주문을 할 수 있었고 이제 배송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알라딘 신간안내 알리미>기능에 땡큐를 백만번 쯤 날리게 된다.ㅋ~

번역본의 경우,어떤 작가가 맘에 들면 전작을 읽고 싶다는 욕심때문에 아마존을 드나들며 기웃거리기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곳 알라딘 블로그에서도 이것저것 책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미 출간되어 나와있는 다른 사람의 독서법도 착실히 챙겨 읽는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독서법의 경우, 
내가 읽고 싶은 책을 한꺼번에 많이 만나게 되는 노다지다. 

요번 <마음산책>의 <책사용법>도 그런 경우이고, 
<깐깐한 독서본능>,<죽도록 책만 읽는>,<책탐>모두 그래서 아끼는 책들이다. 

그리고 약속장소로 서점을 이용하는 것도 새로운 책을 만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요즘은 핸드폰을 너나 할 것 없이 가지고 있어 사람을 만날때의 빈 시간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누굴 만날 일이 있으면 서점을 애용한다. 
요즘 같이 더운 여름 시원하고 시간 떼우기도 좋고 일석이조다. 
서점으로 피서를 가는 것도 괜찮겠다.ㅋ~ 

책은 일주일에 서너권쯤 읽게 되는데, 
직장에서,집에서,출퇴근 할때 각각 다른 종류의 책을 선택한다. 
 
직장에선,짬짬히 읽게 되어 집중하기 쉽지 않으므로 주로 장르소설을 읽는다. 

퇴근 후 집에서 책을 읽는 시간은 한두시간 정도인데,아이가 공부할 때 옆에서 책을 읽는다. 
이 때가 집중이 제일 잘 돼서,직업 관련 새로운 전공서적,학술지,간혹 인문학 책도 읽는다. 
(요즘 '요네하라 마리'의 <발명이야기>를 읽는데,호기심을 적당히 자극하는 것이 나를 발명의 길로 인도한다.불끈~)

출퇴근 시간 읽는 책의 선택기준은 단연 '책의 무게'이다. 
일단 가벼워야 한다.주로 가벼운 종이를 쓴 페이퍼 북이나,작은 핸드북 같은 걸 읽는다. 
이때 주의점 하나,감성을 자극하는 책을 읽게 되면 언제 어디서 눈물이 주르륵 날지 모른다.조심!

옛날엔 책을 무조건 깨끗하고 새 책처럼 보관하는게 책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한번 내 수중에 들어오면 절대로 나가는 일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었다. 
요즘은 좀 바뀌어서 더불어 나눠 읽는 쪽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거창하게 환경문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책 한권 만들기위해 베어넘어뜨리는 나무를 생각하면,
생명의 숭고함 앞에 숙연해 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는 책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야 할 책이 다른 대우를 받는다. 
비교적 금방 읽는 장르소설은 사람들 눈에 띄는 곳에 둔다. 
다 읽고 책상 옆 책꽂이나,집안의 거실 책장 같은 곳에 두어 다른 곳으로 입양시킬 수 있는 인심도 갖게 되었다. 
머릿말이나 도입부를 읽다가 시간이 걸리겠다 싶으면 누런 서류봉투를 재활용하여 커버를 한다.
 
나의'책 사용법'을 옆에서 지켜보고 배우면서 자란 아들이,
친구들과의 약속장소로 서점을 이용한다는 걸 알게 됐을때 행복했다.
'오늘 OO서점 갔었는데,엄마가 며칠 전에 읽던 그 책 다음 권 나왔더라.'
하면서 책 한권을 내밀었을때,'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지~'싶어 얼굴에 주름 깊어지는 것 신경 안쓰고 아주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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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08 00:1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의 책 사용법 재미있네요.^^
심지어 바람도 피우신다구요.ㅎㅎㅎ

sslmo 2010-07-08 09:46   좋아요 0 | URL
꿈섬님의 책사용법도 궁금해요~^^

마녀고양이 2010-07-08 10:01   좋아요 0 | URL
추천 당근 한방! 와,,, 글 진짜 잘 쓰세요.
저두.... 약속과 약속 사이에 두어시간 간격이 있어도
사실 책 한권 있으면 든든합니다. 좋아하는 원두 커피 한잔과 책.
딱... 이거면 행복하니까요~

sslmo 2010-07-08 11:38   좋아요 0 | URL
헤헤~저 이곳에 블로그 만들길 잘 했어요.
저 글 잘 쓴다는 얘기 이곳에서 처음 들어요.

제가 젤 기분 좋을 때는,
누가 뽀~해 줄때랑,글 잘 쓴다고 칭찬해 주실때 입니다.

근데,근데...마고님 책사용법도 궁금해요~^^
 

어렸을 적,피아노 학원에 가면 피아노 위에 메트로놈이 놓여 있었다. 

음악의 템포를 올바르게 나타내는 기계라는 데,  
요즘 삶으로 치면 '페이스 메이커'정도...

내 기억에 느린 곡의 템포를 체크했던 기억은 없고,
내가 템포를 체크했던 곡은 하나같이 빠른 곡이었다.  

다시 말해,메트로놈은 '빨리,좀 더 빨리..."하며 나를 재촉했던 기계였다. 

뒤를 돌아다보고 반성하고 좀 쉬고 노닥거리면서 힘을 분산,적절히 안배했다가  
후일 앞으로 도약하는 건 꿈도 못꾸고, 
앞만 보고 내달려 지금 여기까지 왔다.   

요즘 잠깐의 휴식과는 좀 다른 의미로,
일을 제대로 한번 어긋내 놓고 하나 하나 정리하고 재배치 하고 싶지만, 
그간 살아왔던 내 삶으로 미루어 볼때,도태여서 여간 두렵지가 않다.



어제 마녀고양이님이 보내주신 '노호혼'을 받았다. 
처음엔 
'이게 무슨 영혼의 돌멩이야?' 
'뭐가 유유자적하다는 거야?' 
해가며 궁시렁거렸었는데...(마고님,지송~ㅠ.ㅠ) 

어느순간 보니까,이게 천천히 움직이는거다.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아니 노호혼의 조각달 같은 입술이 만들어 내는 웃음이 내게 스며드는 거다. 

얠 바라보며 우아한 정중동을 몸에 익혀야 겠다. 
한동안 얠 애정해 줄 수 있을것 같다. 

 
 (에효~사진이 엄청 크기만 하네ㅠ.ㅠ,노호혼의 얼굴에 주목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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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07 21:43   좋아요 0 | URL
기다렸어요, 이렇게 올려주시길.
셋 중에 대표로 나무꾼님이 올려주셨군요.ㅋㅋ
난 막 업혀간다!ㅋㅋ

sslmo 2010-07-07 22:19   좋아요 0 | URL
어제 올리고 싶었는데,너무 피곤해서리~
근데,헐~
에고이스트 신상 땡땡이 블라우스를 입으신 것임?

비로그인 2010-07-07 22:46   좋아요 0 | URL
으미~~딱 보고 에고이스트인줄 어케 아셨삼?
에고이스트엔 내 사이즈가 있어요.
요날...가게별로 돌면서 신상만 몇 개 챙겼지라~~
미쳤어 내가~ㅠㅠ

sslmo 2010-07-08 09:50   좋아요 0 | URL
에고이스트,여기 옷 일반 치수보다 반정도는 작은 듯~^^
전 아무리 예뻐도 '그림의 떡'예요.

저는 신상은 한철에 하나 정도 밖에 못 사고요,(것도 큰 맘 먹어야...)
매대에 누운 걸 주워다 입죠~(절 '누운 girl'이라고 불러주세요.^^)

마녀고양이 2010-07-07 21:46   좋아요 0 | URL
마기님두 인증샷 올리란 말예요!! (농담)

노호혼을 언제 처음 접했냐면 말이죠.. 제가 우울증 걸려서 힘들어할 때, 남동생이
이걸 보면서 맘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라고 사주었답니다. 보면 최면 걸릴거 같아요.
끄떡끄떡 하는게... ^^

sslmo 2010-07-07 22:20   좋아요 0 | URL
이거 처음봤을 때 호빵맨인 줄 알았어요~^^


2010-07-07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8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8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8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7-08 00:00   좋아요 0 | URL
저도 이것 처음 보는 순간 웬지 끌려서 검색해보았더니, 종류가 정말 많지 뮙니까.
어떤 걸 사야할지 몰라서 아직 못사고 있답니다.
저렇게 해맑게, 그리고 푸근하게 웃고 있으니 보는 사람 마음도 편안해지는 모양이어요.

sslmo 2010-07-08 10:00   좋아요 0 | URL
색깔이랑 캐릭터는 천차만별인데...원리는 하나더군요~
최면 걸때 손을 '요래요래~'흔들다가 '래드~썬'하는 그 원리.

사람들은 천천히 흔들리는 거기서,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위안을 느끼고 하나본데...
전 저 녀석 미소 덕에 편안함을 느낀답니다~^^

꿈꾸는섬 2010-07-08 00:19   좋아요 0 | URL
와, 이거 정말 사랑스러운데요.
마녀고양이님 이벤트 선물 너무 사랑스러워요.^^

sslmo 2010-07-08 10:01   좋아요 0 | URL
그쵸~^^

책가방 2010-07-08 00:31   좋아요 0 | URL
ㅋ 아빠들 차에 보면 하나씩 있던데..
이렇게 얘기하니까 남편이 서너명은 되는듯한 느낌..ㅋㅋ
마녀고양이님이 보내신건 큰거구요, 자동차에 두는 건 작고 귀여운 녀석들이랍니다.

sslmo 2010-07-08 10:08   좋아요 0 | URL
내 아빠,시아빠,애들 아빠...문득 기억나는 '아빠'만도 세가지나 되는군요~^^

자,이제 어떤 노호혼을 고를 것인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하여 분석 들어갑니다.
1.색상을 정한다(파스텔 계열로 3~4가지 되는 듯)
2.캐릭을 정한다.
3.노호혼을 놓을 위치에 맞춰 크기를 정한다.
4.주문을 한다~^^
5.상품을 받는다.
6.이 녀석이랑 시시때때로 눈을 맞춘다~^^

라로 2010-07-08 00:55   좋아요 0 | URL
저 작은 아이는 뭔가요????그것도 살짝 흔들리나요????ㅎㅎㅎ
저도 노호혼을 하나 사고 싶은데 뭘 사야할지 고민하는 一人인지라,,,,이렇게 이쁜놈인줄 알았더라면 없는 얘기라도 만들어 볼껄~~~~ㅎㅎㅎ

sslmo 2010-07-08 10:09   좋아요 0 | URL
저 작은 녀석은 안 흔들립니다.
받침대에 잘 고정되어있습니다~^^

루체오페르 2010-07-08 17:03   좋아요 0 | URL
마녀님 덕분에 노호혼 이란걸 처음 알았습니다. 업체에서 감사인사 해야할것 같습니다.ㅎㅎ
은근 귀엽군요~

sslmo 2010-07-09 09:43   좋아요 0 | URL
그쵸?
은근 귀여운데다가,은근 위안도 돼요~^^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녀는, 
그녀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랄맞았던 그 사건을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너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여 결코 1인칭으로는 쓸 수 없는 그 사건. 

장소:대학가 허름한 선술집. 
등장인물:그녀,그녀의 친구 女1,女2.

둥근 양철 테이블 위에 파전과 어울리는 술병이 놓여있고,
이리저리 놓인 테이블에 듬성듬성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앉아있다. 

아까부터 옆 테이블에 앉은 우락부락한 장정들이 계속 이쪽을 흘끔흘끔 쳐다본다. 
女1,女2는 그녀에게 뭐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야야~있잖아~우리가 약자 래이~그럴땐 도구를 이용해야 된대이~." 
"이용할만한 도구가 뭐가 있는데?" 
"왜 얘기 몬 들었나?술병을 요래요래 확 깨서 그걸로 확 쑤셔 뿌리면 된대이~" 
그런 얘기를 하며 술이 한잔이나 들어갔나 모르겠다. 

드디어,옆 테이블의 장정 중 하나가 벌떡 일어나서 그녀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두 친구들은 재빨리 저만치 물러났는데,
행동이 굼떴던 그녀만 그 자리에 남게 되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사전 교육 받았던 대로 술병을 집어들고는 콘크리트바닥에다가 '타악~!'내리쳤다.그리곤 그 장정을 향하여 이리저리 흔들어 대는데도,장정은 다가왔다.
"가까이오지마요,가까이 오면 찌를거예요~!" 
그래도 장정은 더 가까워만 진다. 

"내 아까부터 저쪽에서 지켜봤는데,
술도 못 먹는 아가씨 셋이 들어와서 안주만 계속 시켜먹고 있길래... 
우리는 술이 고픈 사람들이라 우리 안주랑 그 술이랑 바꿔 먹자고 왔어요~ 
그쪽도 아까부터 우리를 쳐다보길래 우리랑 같은 맘인 줄 알았죠~   
그리고 플라스틱 막걸리통 그렇게 흔들어댄다고 안 깨져요.
그 든 손만 민망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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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02 12:52   좋아요 0 | URL
끼끼끼끼끼~~~~

sslmo 2010-07-02 13:31   좋아요 0 | URL
헤헤헤헤헤^---------^

마녀고양이 2010-07-02 14:20   좋아요 0 | URL
그 장정들 맘에 안 들었었나봐여...
잘생겼으면 그런 반응 아니었겠죠? 크크크.

그나저나 플라스틱 막걸리 꺽어쥐는 우리 나무꾼님.. 꼭 한번 코가 삐뚤어지게 마셔염!

sslmo 2010-07-03 09:50   좋아요 0 | URL
허름한 선술집 밖으로 나와서보니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었대나,어쨌대나~?

마녀고양이님 주량에 대해 어디선가 읽었어요~
우리 그럼 각1병도 아니고,둘이 1병을 남겨야 할 상황인거잖아요?^^

제가 몸은 못 따라 주는데,분위기 맞추는 것 만은 누구 못지않아 술 남기는 꼴을 또 못보죠~(코는 언제 비뚤어뜨릴까요?^^(속닥))

꿈꾸는섬 2010-07-02 15:3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저 배꼽 빠져요.

sslmo 2010-07-03 09:52   좋아요 0 | URL
꿈섬님 어머니 근처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테니,잘 찾아보셔요~^^

pjy 2010-07-02 18:33   좋아요 0 | URL
어쩜좋아...플라스틱 ㅋㅋㅋㅋㅋ 1등만 섭취해서 이래요~~ 실전이 어설프잖아요 ㅋㅋ

sslmo 2010-07-03 09:55   좋아요 0 | URL
pjy3926님,반가워요~^^
ㅎㅎㅎㅎ...그 댓글 읽으셨구나?
근데 그 어설픈 실전에 넘어오는 남정네들도 있습디다~^^

루체오페르 2010-07-02 22:18   좋아요 0 | URL
전 처음엔 무슨 상황인가 했습니다.
그분들도 당황스러우셨을텐데 그분은 나름 침착하게 대응하셨군요.ㅎㅎ
3탄 고고?ㅎㅎ

sslmo 2010-07-03 09:57   좋아요 0 | URL
아웅~3탄 고고 하려고 했는데,이벤트 결과 확인하러 오라네요~
이말은 곧 '멍석 접겠다'는 말씀이겠죠~^^

궁금하시면,루체오페르님께만 살짜쿵~^^

2010-07-03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0-07-03 10:46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로 소주병 깨본적 있는데요(응?) 병이 그냥 쫙 하고 전부 깨져 나가 버려서, 내 손만 다치고, 응급실 가고, 상대는 나 한대도 안때렸는데 합의금 물고. ㅎㅎ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7-03 10:52   좋아요 0 | URL
아흑...... 나 따라님과 둘이 만나두 되는거야? 부들부들~

따라쟁이 2010-07-04 22: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랑 단둘이 만나는게 무서우셔서.. 공지하신거군요.
괜찮아요 마녀고양이님.

저는 사람은 헤치지 않아요~!

sslmo 2010-07-05 00:45   좋아요 0 | URL
고수는 제 손에 피 한방울 안 묻힌다던데...ㅋ~

저도 두 분 미팅에 끼고 싶은데,직장에 메인 몸이라~ㅠ.ㅠ

잉크냄새 2010-07-05 17:30   좋아요 0 | URL
女1,女2중 한분은 강원도 분인가 봅니다.
된대이~~~ 라고 하는걸 보니 그런거 같네요.

sslmo 2010-07-06 09:17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아침부터 몽블랑이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하고 있었는데,
잉크냄새님을 이렇게 뵙게 되는군요~^^
이 친구가 경상도 친구였습니다.
강원도랑 경상도랑 인접하고 있으니까요~
'한 섬세'하십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