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맞이 추리소설 10문 10답 이벤트!

1. 가장 최근에 완독한 추리(장르)소설은? 





'존 스칼지'의 <유령여단> 

'존스칼지'의 <노인의 전쟁>후속편으로, 
정력넘치고 유쾌한 존페리 옹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살짝 걱정했었는데,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몸소 깨닫게 되는 순간~

존 스칼지의 필력은 여전하다.
아니 전편에 비해서 훨씬 나아졌다~

2. 당신이 살해당했다고 가정했을 때, 사건해결을 맡아줬으면 하는 탐정은? 반대로 절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탐정이 있다면? 

*좋아좋아~ 


'프레드바르가스'의 <해신의 바람 아래서>에 나오는
'아담스 베르그'와 그의 부하'당글라르' 

사실은 '상스카르티에'가 '아담스베르그'에게 준,
'검은색 쪽으로 입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물이란 물은 스며들지 않고 흘러내리고 파란 쪽으로 입으면 눈 속에서 눈에 금방 띄는 건 좋지만,방수가 안 되는...기분에 따라 골라 입을 수 있는 '인생'같은 거라고 표현한 ,주머니 12개 짜리 양면자켓이 탐나서 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직관에 움직이는 '아담스베르그'와 짝을 이루는,명확하고 분명한 것을 좋아하는 '당글라르'의 조합이라면...
억울하게 죽어도 귀신으로 환생해 사건 해결을 하겠다고 설치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절대사절(,.)

돈나레온의 <라트라비아타살인사건><사라진 수녀>등에 나오는,'귀도 브루네티'

갠적으로 추리소설적 요소가 좀 부족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귀도 부루네티처럼 끝나고 돌아갈 행복한 가정이 있는 형사라면,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 사건해결을 소홀히 할 것 같다.

3. "휴가길, 이 책 한권 들고 가면 후회없다!" 널리 추천하고픈 추리(장르)소설은?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나이트워치(상)(하)데이워치(상)(하)더스크워치(상)(하)>
그냥 읽어보시라니까요~ ^^
번역이 좀 삐그덕거리지만,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4. 지금 당장 책 살 돈이 10만원 생긴다면,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 담을 추리(장르)소설은? 

요즘 나오는 것들은 그때그때 구미 땡기는 걸로 구입할 수 있어서 딱히 생각나는 게 없고, 
옛날 문고판 추리소설로 분류되는 절판 도서들이 갖고 싶다.

5. 지금까지 읽은 추리(장르)소설 중 가장 충격적인-예상외의 결말을 보여준 작품은?(단, 스포일러는 금지!) 


'장크리스토프 그랑제'의<검은선>

 "..천정의 선풍기를 살펴보시오.날개들이 너무 빨리 돌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구별할 수가 없소.사람의 머릿 속도 그와 비슷해요...

하지만 선풍기를 멈추고 살펴보면 각 날개의 형태가 다시 분명하게 드러나요.사람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도 이와 비슷해요.각각의 생각을 떼어놓고 모든 각도에서 살펴보는 거요.그게 바로 명상의역할이죠.생각을 고정된 물체로 변화시키는 것..."

6. 우리 나라에 더 소개되었으면 하는 추리(장르)소설 작가가 있다면? 

*'존 카첸바크' 의 <Hart's war><state of mind><The wrong man>
 

 

 

 

 

 

 

 

*자쉬 베이젤 'Beat the reaper' 

 

 

 

 

 

 

 

*넬슨 드밀의<The charm school><May day> 

















*'제프리 디버'의<Devil's teardrop><The burning wire>

 

 

 

 

 

 

 

*조나단 레덤  의 <A meaningful life><You don't love me yet>,
  덤으로<Gun,with occasional music>

















*잭 리처 시리즈도 넘 뜨문뜨문이다.

7. 올해 상반기 출간된 추리(장르)소설 중 최고작을 꼽는다면?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몇몇이 있지만,
대중적인 인기도를 고려하면 이 두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마이클 코넬리 <유골의 도시><블렉에코> 
















*제프리 디버 <잠자는 인형><브로큰 윈도>
 















8.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 역 배우를 내맘대로 캐스팅해본다면? 

방문객의신발에 묻은 흙만 보아도 어느 길을 지나왔는지 아는 사람.
편집증 적으로 사건에 집중을 하는 '셜록 홈즈'는, 
옛날 <형사 콜롬보>에 나왔던 '피터 포크'옹이 어떨까 싶다. 

눈에 힘을 주면 나름 날카로운 눈빛은 되는 데,180이 되려면 키는 좀 키워야 할 듯~.  

 

 

 

 

   






선과 악을 함께 지닌 인물로 묘사되는 아르센 뤼팽은,탐정의 추격을 즐기는 일종의 도둑이다. 
선과 악을 같이 담고 있는 눈은,<Catch me if you can>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에 버금가는 사람이 없을 듯~

9. 지금까지 읽은 추리(장르)소설 중 가장 '괴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은?

 

막심 샤탕의 <악의 영혼><악의 심연><악의 주술>3부작 시리즈.  

 

 





<한니발>이후로 읽으면서 욕지기가 나온 작품.끝까지 다 읽기는 했는지,원~ㅠ.ㅠ

10. 생사에 관계없이, 실제로 가장 만나보고 싶은 추리(장르)소설 작가가 있다면. 

데니스 루헤인.
전에 어느 페이퍼에서도 밝힌바 있듯,
어떻게 한권의 책으로 사람을 그렇게 먹먹하게도 단단하게도 만들 수가 있는 것이지,원~
 


 

 

 



  <운명의 날>이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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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21 23:46   좋아요 0 | URL
내공이 대단하시네요.^^

sslmo 2010-07-22 11:22   좋아요 0 | URL
전요~장르소설 얘기하는 게 넘넘 재밌고 좋고 행복해요.
그래서 일년 열두달 여름이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읽을거리도 쏟아져 나오고,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제가 모르는 작가나 책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질 수도 있고 말이죠~

한동안 밥을 안먹어도 두둑한 장바구니 땜에 배 부를거 같아요.
물론 주머니는 엄청 가벼워지겠지만~~~~~^^

저절로 2010-07-22 09:38   좋아요 0 | URL
와우!
어질하네요..답은 몬하지만,
휘리릭 땡겨읽어볼게요.(아이쿠야!)

sslmo 2010-07-22 12:23   좋아요 0 | URL
왜요?에파타님도 장르소설 좋아하시는 거 같던데...

전 일본 장르소설은 좀 덜 끌리는데,
그래도 미미여사는 챙기게 되던데요~

암튼,님의 의성어 의태어 감탄사 사용은 닮고 싶어요~
글을 되게 볼륨감있게 만드세요~^^

마녀고양이 2010-07-26 00:21   좋아요 0 | URL
ㅋㅋ, 나 막심 사탕 시리즈 좋아하는뎅.
주인공이 쏙 맘에 들어서... 아하하.

sslmo 2010-07-26 10:49   좋아요 0 | URL
뭐,막대사탕도 아니고,막심 사탕을 좋아하신다고라고~^^
 

 

 

 

 

 

                             

                      거         미                      

                                      - 이 면 우 -

오솔길 가운데 낯선 거미줄
아침 이슬 반짝하니 거기 있음을 알겠다
허리 굽혀 갔다, 되짚어 오다 고추잠자리
망에 걸려 파닥이는 걸 보았다
작은 삶 하나, 거미줄로 숲 전체를 흔들고 있다
함께 흔들리며 거미는 자신의 때를 엿보고 있다
순간 땀 식은 등 아프도록 시리다

그래, 내가 열아홉이라면 저 투명한 날개를
망에서 떼어 내 바람 속으로 되돌릴 수 있겠지
적어도 스물아홉, 서른아홉이라면 짐짓
몸 전체로 망을 밀고 가도 좋을 게다
그러나 나는 지금 마흔아홉
홀로 망을 짜던 거미의 마음을 엿볼 나이
지금 흔들리는 건 가을 거미의 외로움임을 안다
캄캄한 뱃속, 들끓는 열망을 바로 지금, 부신 햇살 속에
저토록 살아 꿈틀대는 걸로 바꿔 놓고자
밤을 지새운 거미, 필사의 그물짜기를 나는 안다
이제 곧 겨울이 잇대 올 것이다

이윽고 파닥거림 뜸해지고
그쯤에서 거미는 궁리를 마쳤던가
슬슬 잠자리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는 허리 굽혀, 거미줄 아래 오솔길 따라
채 해결 안 된 사람의 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떤 이가 내가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눈치로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이 들어봐.귀도 어두워지고,눈도 침침해지지."
또 어떤 이는 한참 기력이 없어하길래,
나도 사용할 것처럼 하면서 건강보조제를 나눠 쓰자고 권하였다.

"우리 정도 나이돼 봐.너무 젊고 팔팔해져도 곤란해."
내 나이도 제법 되지만,
나이가 들었다거나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고로...
갑자기 울컥하였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포기해 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고,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같이 몸 보대끼며 뒹굴지만 그것이 자연스레 순리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의 질서를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돼,
질서에서 벗어난 것들을 그 질서 안으로 집어넣어 제자리에 놓아줄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혜안을 갖게 됐으면서도,
도인에 신에 점점 가까와지면서도,
나이를 갖고 툴툴거리는 사람들을 보면...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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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21 16:35   좋아요 0 | URL
어젯밤에도 들어와 이 시를 읽었죠. 그리고 다시 들어와 이 시를 다시 또 읽었어요. 그리고 댓글을 남기려다 다시 또 시를 읽어요. 처음 들어본 시인이에요. 요새 도통 시랑 담을 쌓고 살아서......근데 시의 깊이가 느껴지네요. 읽을수록 그 의미를 알겠어요.
나이들어간다는 것, 죽음을 향해 간다는 것, 생각할 거리가 참 많네요. 좋은 시 소개 감사드려요.^^ 시집 찾아 보고 싶네요.^^

sslmo 2010-07-21 20:42   좋아요 0 | URL
이 시 좋죠~^^
시집 찾아서 링크 걸었어요.
그리고 전 이 시를 '유용주'산문집<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를 통해서 먼저 접했어요.이 산문집도 괜찮아요~

꿈꾸는섬 2010-07-21 23:4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너무 친절하셔서 좋아요.^^

sslmo 2010-07-22 11:14   좋아요 0 | URL
헤에,뭘요~^^;(쑥스)

순오기 2010-07-21 19:45   좋아요 0 | URL
헉~ 이면우의 거미 찾아본다고 댓글 남기고 아직 안 찾아봤다는 걸 아셨군요.^^
흠~~~~ 좋은데요.
마흔 아홉도 넘으니까 툴툴거릴 일도 없긴 하더만...

sslmo 2010-07-21 20:46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하는 시여서,찾아 올리면서 다시 한번 의미를 되짚어 봤어요.

헉,마흔아홉도 넘으셨다고요?
책 속에 파묻혀 사는 사람은 나이도 비껴 가나 봐요.
저보다 한참 영거 하신 줄 알았어요~^^
 
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초복이란다.
오늘을 시작으로 보양음식의 재료가 되는 동물들이 한동안 수난을 겪을것이다. 

음식솜씨 좋은 개성 할머니 밑에서 자란 덕에,음식에 있어서는 호사를 누리고 살았었다. 
정월이면 조랭이 떡국에,손수 빚은 만두국,보쌈김치,동치미를 얹은 상차림을 시작으로 하여...
봄이면 진달래 꽃잎을 뜯어 곱게 화전을 부쳐 주셨고,
쑥이 지천으로 깔리면 쑥개떡도 납작납작하게 빚어 주셨고, 
여름이면 초계탕으로 몸보신을 했고,
가을 이면 늙은호박 속을 '북북~'긁어내고 호박죽을 쑤어주시고,저며 볕에 말렸다가 호박고지를 해주기도 하셨다.
동지날에는 팥죽과 가자미 식혜를 챙겼었고, 
울거나 떼쓰면 내어주시던 얼음박힌 수정과와 조청엿의 맛도 잊을 수 없다.

이런 내가 지방이 고향인 남자를 만나,지지고 볶고 하면서 살고 있는 과정을 쓰면...
마리여사의<미식견문록>보다 더 걸쭉하고 맛깔스런 얘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111쪽의,

'사람을 고향과 이어주는 끈에는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위대한 문화,웅대한 국민,명예로운 역사.그러나 고향에서 뻗어 나온 가장 질긴 끈은 영혼에 닿아 있다.아니,위에 닿아 있다.이렇게 되면 끈이 아니라 밧줄이요,억센 동아줄이다.'

이 구절이 유독 와 닿았다.  

우선 시댁의 음식은 비린내로 기선을 제압하고 들어간다.
상차림의 정성은 생선의 가지 수로 표현한다.
음식의 모양에 신경 쓸 시간이 없고,손이 적게 가는  조리법을 선호한다.
때문에 각종 젓갈과 짱아찌 류의 천국이기도 하다. 
이쯤되면 음식은 일단 모양이 되어주어야 하는 마리 여사님은 뒤로 나가떨어지지 않을까?

191쪽의, 

음식은 자기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니.처음 보는 음식을 먹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본성이 나온다.그 사람의 호기심과 경계심 사이의 균형감각이 드러나고 마는 것이다.미지의 것에 얼마나 마음을 열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리트머스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처럼,처음에는 시댁의 모든 음식이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동안의 내 미식기준이랑은 정반대되는 상황이었다.

남편에게 콩꺼풀이 씌웠는지,
아이를 낳고 그 집 귀신이 되기로 마음 먹은 후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않지만,
어느 순간 음식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자,
시댁음식에 호기심이 생기고 맛에 눈뜨자 엄청 밝히게 되어 이제는 내밥그릇의 밥을 조금 적게 푼 것 같아도 서운하다.

'이는 시간을 조금만 길게 보면 어느 민족이나 미각이 상당히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말이다.놀랍지 않은가.'(64쪽)

 이 부분처럼 말이다. 

아직도 농촌인 시댁에 가면 오늘 같은 날이면 마을회관 앞에 커다란 가마솥이 걸린다.
그리고 도시 촌 것에게는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 고기가 푹푹 고아진다.
여름 내내 땀흘린 사람들에게는 좋은 보양식이 되는 고기이지만,
땀흘리지 않는 도시 촌것들에게는 권장되지 않는 그런 음식이란다.

그 가마솥의 고기를 집집마다 나누어 냉장고에 넣어놓고,
땀흘리는 여름내내 야채만 더 넣고 푹푹 끓여 먹는다. 

도시촌것인 나는 아직 그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지만, 
여름날 평상에 앉아 먹는,물 말은 잡곡밥과 된장에 찍어먹는 고추는 침튀기며 예찬을 할 수 있다.
음식은 점점 더 소박해지고,소박하지 않더라도 원 재료의 맛에 가까운 상태를 선호하게 된다.
이쯤되면 마리 여사의,

'먹는다는 것과 산다는 것.이는 어찌 그리도 잔혹하고 죄 많은 일인가.살생의 죄책감과 맛있는 것을 먹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 이 모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일까.'

라는 말을 이해하겠는 순간이다.
 
얼마전에 지인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앞으로 얼마를 더 살게 될지 모르지만,인생의 반환점 부근일거야.
 이젠 안해 본일도 해보고,안 먹어 본것도 먹어보고...그러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음식에 빗대서 한 이 얘기를 너그럽게,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라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미식의 기준을 이렇게 정하고 싶다.
신선한 재료에,최소한의 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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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7-19 23:14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점심은 냉면을 저녁엔 삼계탕을 먹었어요~.
미식견문록은 제가 참 좋아하는 책 중 하나고요~.
양철나무꾼님의 리뷰는 변함없이 맛깔스럽네요~.^^

sslmo 2010-07-20 09:58   좋아요 0 | URL
저도 미식견문록,애정하게 될 것 같아요~^^

맛깔스럽게 쓰고픈 게 희망사항입니다~^^
하고싶은 얘기를 다 풀어내지 못한 것 같아 좀 가지고 있다보면 잡맛이 끼고,
극도로 절제하고 응축시켜야지 하다보면 맛이 비는 것 같고,
참 어렵지만,해 봐야죠~

꿈꾸는섬 2010-07-19 23:39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의 시댁 이야기와 책 이야기가 잘 어우러졌네요. 별미에요.^^

sslmo 2010-07-20 10:03   좋아요 0 | URL
별미는 계속 먹으면 질리는데,새로운 소재 찾기에 힘써야 겠네요~
친정과 시댁 나름 음식 솜씨는 자부하는 고장이 만난지라,
전,음식 얘기는 석달 열흘도 할 수 있습니다~^^

마녀고양이 2010-07-20 10:14   좋아요 0 | URL
미식 견문록 정말 잼나게 읽었는데, 나무꾼 님도 즐거우셨어여?
난 아침부터 베란다의 화초를 손보는데, 허브가 아주 잡초로 자라더군요.
이리저리 잘라주고 나니, 온몸에서 허브향이 듬뿍~~~

2010-07-20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0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slmo 2010-07-20 10:47   좋아요 0 | URL
아~~~~~
서재 복귀 하신거에욥?
반갑고 좋아라~^^

옛날에 '라벤더'라는 영화가 있었는데...왜 그 생각이 나죠?

잉크냄새 2010-07-20 17:29   좋아요 0 | URL
전 생긴것과 다르게 시각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그래서 중국 음식에 손이 잘 안가네요. 무채색 빛깔에 기름기 좔좔....일단 위를 반 정도 접고 들어갑니다.
근데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보면 한국 음식의 색감이 얼마나 다채롭고 아름다운지 알게 됩니다. 음식이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전 여행을 통해서 한국 음식 예찬론자가 되었습니다.

sslmo 2010-07-20 20:48   좋아요 0 | URL
생기신 건 실물(또는 사진이라도)을 보지 않아 모르겠고,
음~블로그를 가보거나 글들을 보면 되게 공감각적 또는 감각적이실 것 같아요~

저도 중국음식은 좀 그래요~
전에 직장에서 중국사람이랑 잠깐 같이 있었던 적이 있는데,
우리음식이 입에 안맞는다며 탕비실에서 직접 해먹었어요.
비등점 낮은 샐러드유를 가져다가 튀김을 해먹는 게 젤 느끼했어요.

이 사람이 문화적 편견이란 말을 사용해서,좀 뻘쭘했지만~ㅠ.ㅠ

같은하늘 2010-07-20 17:38   좋아요 0 | URL
재미난 책에 시댁얘기가 섞이니 더욱 맛깔스럽습니다.
저도 이 책 참 재미나게 보았어요.^^

sslmo 2010-07-20 20:50   좋아요 0 | URL
미식견문록 잼나게 읽으신 분이 참 많군요~^^
같은하늘님표 리뷰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순오기 2010-07-20 17:58   좋아요 0 | URL
시댁얘기도 저한테도 해당되는데 3년 지나니 친정엄마 음식이 입에 안 맞더라고요.ㅋㅋ
즐찾을 안했다는 걸 오늘 발견하고 즐찾도 했어요.^^

sslmo 2010-07-20 20:51   좋아요 0 | URL
커밍 아웃하자면요,전 5월10일 날 서재개설하면서 즐찾 했는데...^^

저절로 2010-07-20 18:48   좋아요 0 | URL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의 저자 곽아람씨가 말했었죠.
'마리'같이 되고 싶다고.
박식하다는 말에 '백과사전'형이 생각나 엄두를 못 내고 있어요.^^

sslmo 2010-07-20 20:56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도 좋았어요~

전 근데 마리여사처럼 되고 싶진 않아요.
마리여사가 박식하고 똑똑한 건 사실인데...
왠지 교과서적,이론적이란 느낌이 들어요.

뭐라고 해야할까?
현실에서 어울려 지지고 볶는 맛이 없다고 해야할까?

따라쟁이 2010-07-21 12:3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대채, 이런리뷰는 어떻게 나오는거냐고요 ㅠ-ㅠ

sslmo 2010-07-21 20:48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이 말은 제가 따라쟁이님께 묻고 싶은 말이라니까요~^^

비가 온다더니 후덥지근 하기만 하고,바람조차 안 불어요~
전 따라쟁이님의 시원,청량한 글 한편 읽으러 가요~헤헤.
 

저 고등학교때 국어선생님을 참 좋아했었습니다. 
아니,좋아하는 줄 알았었습니다. 

국어선생님은 대학졸업 후 처음 오신 학교가 저희 학교였었고,
처음 담임 맡은 학급의 반장이 저였죠. 
철이 좀 늦게 들어서 책만 파던 아이였던 저는,
뭐,솔직히 첫눈에 그 분이 좋았다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전 학교 안팎의 행사 여기저기에 불려 다녔었고, 
그런 곳에 신참 선생님이 따라붙은건, 
어른들의 시선엔 당연하게 보였겠지만,
아이들은 '얼레리 꼴레리'하며 눈을 흘기더군요. 

근데,선생님이 쪼콤 멋졌던 건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얼굴은 큰손의 사위가 되어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탈렌트 누군가를 닮았었고, 
디스코 바지에 발목부츠를 신는 등 옷 입는 센스도 우리들 기호에 딱이었죠. 
체육대회 날 검정폴로티에 흰 진바지를 입고 운동장을 누비는 모습은 한마리의 얼룩말을 연상시켰으니까요. 

이 국어선생님이 그렇게 저에게 글을 쓰라고 하셨었습니다. 

근데,그해 가을 선생님이 결혼을 하시게 됩니다. 
선생님과 '얼레리 꼴레리'라고 했던 아이들에겐 굉장한 이슈였고,
전 순식간에 순애보의 주인공(?)이 되었죠.
 
신혼여행을 다녀오시고 신고식을 하던 날이었습니다. 
왜 애들이 신혼여행 첫날 밤 얘기를 들려 달라고 조르잖아요.
그때 선생님은 이런 조건을 내거셨었어요.
"상아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첫날 밤 얘기를 들려주겠다." 
상아의 노래를 들어본 적도 없을테니,부를 수는 더 더욱 없으리라고 생각하셨겠죠.
그때 제가 벌떡 일어나서 '상아의 노래'를 불렀고,
첫날 밤 얘기를 들으면서 한시간 땡땡이 칠 수 있었죠.
    <상아의 노래>
바람이 소리 없이 소리 없이 흐르는데
외로운 여인인가 짝 잃은 여인인가
가버린 꿈속에 상처만 애달퍼라
아아아 아아아아 못 잊어 아쉬운
눈물의 그날 밤 상아 혼자 울고 있나

가버린 꿈속에 상처만 애달퍼라
아아아 아아아아 못 잊어 아쉬운
눈물의 그날 밤 상아 혼자 울고 있나 

그리고 2학년이 되었고,그 선생님과 마주치고 싶지 않아 이과를 선택했죠.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밑천 삼아 어찌어찌 밥벌이하고 무난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글샘과 마기님의 글들을 보고,그때가 다시 떠오르는 것이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그동안 글을 쓰는 것과는 아주 멀어진 삶을 살아 오고 있었지만,
제 안에는 그런 욕구가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나 봅니다.

다들 나름대로의 이유로 이곳에 블로그를 꾸미겠죠. 
제 경우엔 인생의 2막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제 인생의 2막에서 전 장르소설 번역가가 되고 싶습니다.
장르소설,이쪽 분야가 아주 열악하여 제대로 된 번역이나 번역물이 나와주기 어려운 현실이거든요.
그런 계획을 갖고 있는 저에게 이 곳은 여러모로 배울 게 많은 곳입니다.


어려운 용어,시뮬라르크,시뮬라시옹을 지금부터 한번 써먹을려구요. 
인터넷에서의 관계는 좀 애매한 것 같아요. 
현실은 아니죠.그렇다고 가상이라고 할 수도 없구요.

글샘님과 마기님의 관계가 어떻다 하더라도 이 곳 인터넷에서의 관계일 뿐이죠. 
전 이 두분의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가 참 좋아보였습니다.
아울러 이 관계가 이 둘에 의해서가 아니라,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정형화 될까봐 참 조마조마했었습니다. 

제 입장에서 보자면,글샘의 시 특강은,
개략적으로 한번 보고,구체적으로 파고들어 분석하고,그 둘을 적절히 아우르고 하는 것이,
제가 번역을 하는 데 있어서 해야하는 작업과도 너무 닮아 꼭 필요한 것으로 하나라도 놓칠 수 없는 것이거든요. 
마기님의 경운,문체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 하는데,
이 분이 가지고 계시는 비트는 힘은,어떤 때는 냉소의 모습으로,어떤 때는 유머의 형태로 표출되더군요.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를,
저의 고등학교 시절에서 찾으셔도 좋고, 
인생의 2막과 관련하여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제 입장은...뭐,커밍 아웃하고 제대로 도움을 받고 싶어서 입니다만~. 
글쓰기 관련,번역 관련 어떤 책을 보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 지,
또 제가 쓴 글들에서 뭘 고치고 손봐야 하는지,알려주고 귀뜸해 주시면 고맙고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그냥 하던 일이나 하지...','그 나이에 뭘 새로 시작한다고...'
이런 비난은 사절입니다.
아니,싹 무시하겠습니다. 

마기님이 답시를 쓰셔서  글샘의 시 특강이 계속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작된 글이 너무 늦고 너무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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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윤기'의 <대숲의 주인이 되다>
    from 양철나무꾼 2010-08-02 02:44 
    대숲의 주인이 되다 일금 7천원에 산 대나무 한 그루가 3.5년 만에 숲으로 자란 세월의 기적 35년 전 이를 알았더라면 내 인생의 ‘2부 순서’는 얼마나 황홀했을 것인가 ▣ 이윤기/ 소설가·번역가 20대, 30대, 40대, 50대를 살고 있는 연하의 친구들을 위해 이 글을 쓴다. 마음에 사무치는 바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쓴다. 사무치는 바가 있다면 내 연하의 친구들이 맞을 40년, 30년, 20년, 10년 뒤의 겨울은
 
 
꿈꾸는섬 2010-07-19 17:34   좋아요 0 | URL
오~~멋져요. 인생의 2막을 준비하신다는게 정말 멋져요.^^
근데 상아의 노래, 전 처음 봤어요. 어떤 노래일까 궁금해요.^^

sslmo 2010-07-19 22:40   좋아요 0 | URL
궁금하다셔서,가져왔지만...하품하실수도~^^
가사랑 순애보와의 연관관계를 살펴주셔야 하는데...ㅋ~.

꿈꾸는섬 2010-07-19 23:42   좋아요 0 | URL
송창식님이 부른 노래군요. 양철나무꾼님이 어찌 불렀을까 제 맘대로 상상해요.^^
양철나무꾼님 너무 친절하세요.ㅎㅎ 노래 잘 들었어요. 그 옛날 국어샘이 좋아하실만 하셨겠어요.

sslmo 2010-07-20 10:05   좋아요 0 | URL
해맑게 감정이입 안하고 동요처럼 불렀습니다.
지금도 모든 노래의 동요化,이건 자신 있습니다여~ㅋ.

비로그인 2010-07-19 21:52   좋아요 0 | URL
양철님과 저, 하이파이브 하자는 글이로군요?!
으음~~
어느정도 번역을 해보신 경험이 있으시다면...원서와 여러가지 번역서를 같이 비교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으윽~~간단한 번역 알바를 한 적이 있었는데, 진짜 장난이 아니더만!!!
울 양철님 홧팅!!!!

sslmo 2010-07-19 22:42   좋아요 0 | URL
저 고딴 어려운 말은 모르고라~
서로 윈윈하자는 얘기죠~^^
도랑치고 가재잡고...ㅋ~

라로 2010-07-19 23:21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도 예사로운분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역쉬!!
아는게 없어 번역에 대한 도움을 못드려 죄송하지만, 님의 새로운 출발에 화이팅을 외칠께요~~~.

sslmo 2010-07-20 10:09   좋아요 0 | URL
예사롭지는 않은데,좀 예스럽죠?^^

번역이라는게...번역할 언어만 제대로 하면 되는게 아니고,
전방위 '예''술'이기는 라더라구요~
어려울수록 도전하고자 하는 무모한 똥고집을 가지고 있어서요.
님의 화이팅을 제 맘대로 번역하자면..."날아볼까?...오우~케이!"

글샘 2010-07-22 21:43   좋아요 0 | URL
음...이 글을 읽고 나니... 잠수를 타고 싶다는 욕구가 목구멍을 넘어 숨구멍을 콱, 막는데요. 시뮬라크르... 마기님과 제가 특강을 하고 답시를 쓰고 하는 광경을 보고 이런 상황을 짚어 내셨군요.
맞아요. 마기님은 제 진짜 제자도 아니고, 제 특강이 그렇다고 마기님 한 분만 읽으시라고 하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처음 시작은 정말 마기님을 위한 특강이었다구요.^^ 제가 마기님 정말 좋아하거든요. ^^
저도 실제 수업에서 그렇게 열강을 하지도 못하는데요, 오히려 알라딘에 쓰는 특강이 더 열강이 되는 거 같은... ㅋㅋ 시뮬라시옹...을 체험합니다.
그러다가 마기님이 콜! 하셔서... 네 번까지 왔는데... 밑천이 딸린다는... ㅠㅜ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특히 하시고 싶은 일을 불끈 하시고 싶도록 불을 지폈다면, 마기님과 저한테 한턱 쏘시죠? ㅎㅎㅎ
님의 새로운 출발에 무한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박수를 보냅니다. 꼭 출발하실거죠? ^^

sslmo 2010-07-20 10:35   좋아요 0 | URL
신라 김수로왕의 후손이심?
김수로왕의 부인이 배타고 인도에서 왔다던가 했던거 같은데...ㅋ~

제가요,아가미가 퇴화하여...쫓아 잠수하여 특강 들을 수 있는 신체조건은 안되는데 어쩌죠?

번역료가 장당 4000원이라고 하는데,거품이 좀 있어서...아직은 한턱을 낼 수준이 결코 안되는고로~
만수무강 하셔야 합니다.언젠가는 꼭 한턱 낼 날이 있을겁니다.꼭요~^^

글샘 2010-07-20 20:41   좋아요 0 | URL
전 까먹는 법이 없습니다. '언젠가는' 적어 놓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0-07-20 10:12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역시 역시... 멋질줄 알았다니까.

그런데, 국어선생님의 결혼이 나름 맘에 아팠나봐여? 이과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게.. ㅋ
인생의 2막. 환경의 손길에 의해 어느 정도 선택당해 살았으니, 이제 2막은 하고픈 것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저도 합니다. 우린... 정말 비슷한 생각을 하는군요! 쪽!

sslmo 2010-07-20 11:06   좋아요 0 | URL
국어선생님의 결혼이 맘 아팠다기보단...
제가 갑자기 순애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싫었어요~
때문에 '상아의 노래'를 불렀던 걸,나름 순애보의 주인공이 되길 거부하는 투쟁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이 페이퍼 쓰면서...님 생각이 나서 울컥 했었는데,
그 이유가...언젠가 따라쟁이님 페이퍼에 뭔가 댓글을 썼었는데,
그때 장르소설을 쓰신다고요?하고 덧글을 달아주셨어요.
그때 속으로 귀신인갑다~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그런 거 같아요~
아니,저는 저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무한 애정을 느낀답니다~^^

같은하늘 2010-07-20 17:41   좋아요 0 | URL
이렇게 멋지신 분을 제가 진즉 몰라뵜네요.^^
서재에 들어오면 너무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저도 뭔가를 해야할 것만 같아요.
근데 너무 오래 방콕해서 뭘 해야 할까나? -.-;;;

sslmo 2010-07-20 20:58   좋아요 0 | URL
많은 분들이 저의 무한한 가능성(미욱한 현실)에 응원을 해 주셔서 용기백배입니다.
같은하늘님,감사합니다~^^

루체오페르 2010-08-29 11:19   좋아요 0 | URL
여학생들의 선생님에 대한 로망은 남자들이 볼때는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낭만적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ㅎㅎ

2막, 지금부터 대나무를 심고 계시니 분명 대숲의 주인이 되실 겁니다. 아자!

sslmo 2010-08-30 16:50   좋아요 0 | URL
ㅎ,ㅎ...감솨~합니다.
 
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옆집개가 시끄럽게 짖었다고 2000만원짜리 손해배상소송을 걸었다는 어떤 국회의원의 얘기를 접하고,요네하라 마리의 <발명마니아>를 한권 선물 하고 싶었다.  

'사람들을 사랑하고 살기에도 버거운데,동물을...?'하는 생각을 갖고 살았던 나였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동물을 사랑하는 마리 여사의 마음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었던지라,
동물이나 타인에게 관심 따윈 없는 인간이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이 땅에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같이 살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였다. 
배려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인간이라도 이책을 읽게 된다면,
2000만원 짜리 손해배상 소송을 걸기보다는,
개들의 마음을 읽어 조용히 시킬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던지,
옆집개의 주인을 설득하여 옆집개를 조용히 시키는 아이디어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2000만원짜리 소송에 비하면 15000원이라는 책값은 너무 소박하고 착하다.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땐 발명왕 '에디슨'이 떠올랐다. 
앞부분을 조금 읽었을 땐 에디슨은 너무 전문적인 것 같았고,
발상의 신선함이란 측면에서 형사 '가제트'와 비교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은 지금,그녀를 발명가나 아마추어 과학자로 접근하는 것은 부분으로 전체를 아우르는 우를 범하는 것 같아,조심스럽다.
  
나는 이 책을 인문학 책이라고 보고 싶다.
좀 더 편하고,좀 더 현대적인 것을 추구하는 과학의 속성에 가리워,
망가지고 소외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라는 경고의 목소리라고 보고 싶다.  

왜냐하면 여사의 발명들이 과학적으로 길이 남을 훌륭한 것들이라기 보다는,
우리 주변의 작은 것들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또는 지금은 그런 발명품들이 나와 있어서 가치가 반감했거나 처음부터 발명적 가치는 없는, 
정말 작고 사소한 것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자체만을 높이 사야하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근데,인문학 책이라고 읽겠다고 하고 보니,생각이 잠깐 복잡해졌는데...
이 책이 그냥 발명품 들과 그 발명품들을 만들어낸 과정을 엿보는 거라고 생각했을 때와는 달리,
인간의 조건에 대해 탐구하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접근을 하게 되면 따질 게 좀 많아진다.

그건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의 업적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한들,
그로 인해 스러진 수많은 목숨을 간과할 수 없듯이, 
마리 여사의 발명품들은 그녀가 지지했던 '일본 우익'을 곳곳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도 감각적인 것 같다.
처음 <뭐든지 하이브리드>같은 경우에도,교배라는 용어가 나오는 걸로 미루어,
우성 유전,열성 유전,잡종으로 번역되는 게 생물 교과서적이겠지만,
플러스자질,마이너스 자질,하이브리드 라는 용어로 대체한다. 

우리의 마리여사는,까마귀 고기는 맛이 없다면서,
맛있는 메추리와 교배하여...양과 질 모두를 만족시키자고 너스레를 떨면서 글을 시작한다. 근데,내 생각에는 까마귀는 길조라는 미국적인 사고 방식이 빚어낸 게 아닐까 싶다.
똑똑한 까마귀(그러니 이솝우화에도 영리한 까마귀로 표현되는 게 아닐까?)가 쉽게 잡아 먹혀 줄까?

내가 그녀의 발명들에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하는 이유는,<궁극의 교통 체증 탈출법>에 나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경우 얼마전 L.SHIN님의 페이퍼에 비슷한 것을 봤었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손 시리지 않게 누워서 독서하는 법>도 벌써 우리나라에 그 유사한 제품이 시판 중이다. 
























<만인을 위한 마스크>의 투명 마스크의 경우,자외선 차단 문제와,아크릴의 시야 왜곡 등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지나간다.

<쓰다듬기 천수 관음>의 경우,쓰다듬기보다 더 중요한 건 교감이 아닐까? 다른 일을 하면서 신경을 분산시켜 얼마나 잘 쓰다듬어 줄 수 있을까? 
또는 자신을 닮은 인형이나 로봇에게 쓰다듬기를 시켰을 경우,이 애완동물들이 인형이나 로봇을 더 따르는 불상사를 견뎌낼 수 있을까? 

<유실물 네비게이션>의 경우, 
그녀처럼 오지랖이 넓고 똑똑한 여자도 인생의 1/3을 물건을 잃어버리고 찾는데 쓴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그녀 또한 우리 일상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 같아 위안이 되기도 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물건에 제 자리를 정해주고,물건과 물건의 제자리 사이에 센서를 달아,물건이 제자리에서 일정시간 이상 이탈할 경우,경고음을 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건전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냐고?
물건이 제 자리에 있을 때 자체 충전이 되도록 고안하면 된다. 

<인플루엔자 퇴치법>의 경우는,비말감염이라는 걸 고려하지 않았다.
단지 재채기만으로 공기중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코나 가래 같은 형태로 접촉을 했을 경우에만 감염된다는 걸 명확히 해야...하늘이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기우를 줄일 수 있다.

<내시경의 생활화>에서,150쪽 다이어트용 젓가락의 경우도 나와 그녀의 생각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인데, 
우리나라의 오목거울을 사용해 나 자신을 슬림해 보이는 착시를 이용하는 데 반해, 
마리여사의 경우 음식물을 더 크게 확대해 정신적인 포만감을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으니 말이다.

<두메산골의 곰들을 살리는길>에서는 일본 만화영화'너구리 폼코코'가 떠올랐다.

<씻어도 환경오염>에선,252쪽에 '자동 식기 제조기'와 관련 이런 구절이 나온다.

여기까지 쓰고나서 깨달았는데,그릇의 열처리와 액상화,성형에 드는 에너지 비용과 환경 부하를 무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혹시 지금까지처럼 식기를 씻는 편이 더 친환경적인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여기선,비용이라는 경제성을 전혀 고려 안한 마리여사에게 살짝 약이 올랐을 뿐이고...

<시종일관 초특급>에선,
캡슐화 하는 문제만 얘기했는데,
全우주적으로 생각해 블랙홀,웜홀,화이트홀 이론까지 다 다루어 봐도 재밌을 것 같았고,
또 한가지...이렇게 재밌는 책의 내용들-여기서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이론들에,좀더 과학적인 지식을 첨부,보충 설명하는 그런 과학 만화책 같은 걸 만들어 봐도 좋을 것 같다. 

<저 세상 사람을 찾아드립니다>랑 관련하여 언젠가 읽었던 '로라,시티'가 생각났다. 

<궁극의 코골이 방지기구>는,욕창방지기구로 호환 가능할 것 같고,

<범인이 진실을 자백하게 하는 법>-사자 부활법 같은 경우,
<올가의 반어법>같은 장르소설을 쓸 수 있는 원천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바보를 고치는 약>관련, 336쪽의,

 지능을 향상시키는 것보다는테러를 부르는 증오심을 없애는 편이 엄청난 인명 피해를 줄이는 방법 아닐까?아니 증오의 원인을 해소하는 편이 더 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 뿐일까?

와 관련하여서는,
증오의 대상이 저마다 다 다를 수 있는 데,이건 어떻게 극복할까 싶었다.
일례로 작품 전체에서 일본 우익을 지지하는 여사와 대한민국 국민인 나 사이에도 반하는 갈등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스킨쉽을 기억하는 마법의 수건>의 경우,
사람의 스킨쉽을 수건 한장으로 해결 하다니,의외로 단순하신 구석도 있구나 싶어 허허로운 웃음을 짓게 됐고,

366쪽의,

'사회정책으로 결혼이 가능한 연령을 점점 늦춘다...마흔이 되기 전에 유전적으로 죽게 되는 병은 도태되어 사라진다. 
과학의 진보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이 숭고한 목적을 위해 프로그램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집한다. 


에서는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되풀이한다'는 <프래그먼트>가 생각났다.

<로봇 병사로 이루어진 군대 >얘기는 장르소설의 단골 주제이다.

로봇병사의 프로그램을 원래 주인을 적으로 간주하게끔 바꿔치기하는 것이다.게다가 인공두뇌의 지능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거나 결정하는 것을 그만두고 인공두뇌에 떠맡기게 될 테니까,머잖아 분명 인공두뇌가 인간들을 통제하는 날이 올것이다.

 479쪽의, 

바이링구얼이니 미우링구얼이니 하며 개나 고양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기계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하지만가장 중요한 인간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더 소원해지는 형편인 셈이다. 

 에서 알 수있듯이,마리여사는 인간끼리의 커뮤니티가 소원해지는 걸 알아채고 경계했으며,

480쪽의, 

떠돌이개라면 모조리 잡아서는 일주일 이내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죽여버리는 일본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사건이다.

이 대목에서 마리여사가 왜 그토록 애완동물에 연연해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의 현실을,고정관념을...살짝 비트는 데서 그녀의 발명은 시작됐다. 
그녀는 현실을 그냥 비판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거기서 우리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보았고,
그것을 생각의 실천으로 (행동으로 직접 옮기지는 않아서 '생각의 실천'이라는 표현을 썼다.)옮긴게 그녀의 발명품들이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우리가 생각하기 싫어하거나 어려워 하는 이슈에,관심과 흥미를 돌리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런데...이렇게 살면,이렇게 열정적으로 살면 너무 쉽게 에너지를 빼앗기고 소모해 버리지 않을까? 
나는 이런 책을 재밌어 하며 야금야금 읽으면서,가늘고 길게 살고 싶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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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7-17 02:10   좋아요 0 | URL
요네하라 마리 여사 하면 생각나는 노래 한 곡~

sslmo 2010-07-17 10:11   좋아요 0 | URL
저도 마이클 부블레 좋아해요~
저는 이 곡을 nabee님께...'굿모닝~!'

꿈꾸는섬 2010-07-17 13:21   좋아요 0 | URL
리뷰도 잘 읽었는데 노래까지...정말 좋은데요.^^

sslmo 2010-07-17 13:35   좋아요 0 | URL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죠~^^
지금 제 옆에 계셨으면 춤추는 고래의 모습을 보실 수 있었을텐데...

비로그인 2010-07-18 15:29   좋아요 0 | URL
책을 완성하는 리뷰!

sslmo 2010-07-19 17:16   좋아요 0 | URL
제가 여러모로 감사해 하는 걸 아실지~?^^

루체오페르 2010-07-20 17:43   좋아요 0 | URL
마리 여사의 최근 작품이라 관심이 갔었습니다.
양철나무꾼님의 정성 가득한 리뷰 잘 봤습니다.^^

sslmo 2010-07-20 21:01   좋아요 0 | URL
마리 여사의 최근 작품이지만,2005년정도에 쓰여진 것이예요.
과학은 나날이 발전해 가는 데...
과학서가 아니라 인문서로도 읽힐 수 있어서,천만다행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