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그녀는, 
그녀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랄맞았던 그 사건을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너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여 결코 1인칭으로는 쓸 수 없는 그 사건. 

장소:대학가 허름한 선술집. 
등장인물:그녀,그녀의 친구 女1,女2.

둥근 양철 테이블 위에 파전과 어울리는 술병이 놓여있고,
이리저리 놓인 테이블에 듬성듬성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앉아있다. 

아까부터 옆 테이블에 앉은 우락부락한 장정들이 계속 이쪽을 흘끔흘끔 쳐다본다. 
女1,女2는 그녀에게 뭐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야야~있잖아~우리가 약자 래이~그럴땐 도구를 이용해야 된대이~." 
"이용할만한 도구가 뭐가 있는데?" 
"왜 얘기 몬 들었나?술병을 요래요래 확 깨서 그걸로 확 쑤셔 뿌리면 된대이~" 
그런 얘기를 하며 술이 한잔이나 들어갔나 모르겠다. 

드디어,옆 테이블의 장정 중 하나가 벌떡 일어나서 그녀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두 친구들은 재빨리 저만치 물러났는데,
행동이 굼떴던 그녀만 그 자리에 남게 되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사전 교육 받았던 대로 술병을 집어들고는 콘크리트바닥에다가 '타악~!'내리쳤다.그리곤 그 장정을 향하여 이리저리 흔들어 대는데도,장정은 다가왔다.
"가까이오지마요,가까이 오면 찌를거예요~!" 
그래도 장정은 더 가까워만 진다. 

"내 아까부터 저쪽에서 지켜봤는데,
술도 못 먹는 아가씨 셋이 들어와서 안주만 계속 시켜먹고 있길래... 
우리는 술이 고픈 사람들이라 우리 안주랑 그 술이랑 바꿔 먹자고 왔어요~ 
그쪽도 아까부터 우리를 쳐다보길래 우리랑 같은 맘인 줄 알았죠~   
그리고 플라스틱 막걸리통 그렇게 흔들어댄다고 안 깨져요.
그 든 손만 민망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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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02 12:52   좋아요 0 | URL
끼끼끼끼끼~~~~

sslmo 2010-07-02 13:31   좋아요 0 | URL
헤헤헤헤헤^---------^

마녀고양이 2010-07-02 14:20   좋아요 0 | URL
그 장정들 맘에 안 들었었나봐여...
잘생겼으면 그런 반응 아니었겠죠? 크크크.

그나저나 플라스틱 막걸리 꺽어쥐는 우리 나무꾼님.. 꼭 한번 코가 삐뚤어지게 마셔염!

sslmo 2010-07-03 09:50   좋아요 0 | URL
허름한 선술집 밖으로 나와서보니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었대나,어쨌대나~?

마녀고양이님 주량에 대해 어디선가 읽었어요~
우리 그럼 각1병도 아니고,둘이 1병을 남겨야 할 상황인거잖아요?^^

제가 몸은 못 따라 주는데,분위기 맞추는 것 만은 누구 못지않아 술 남기는 꼴을 또 못보죠~(코는 언제 비뚤어뜨릴까요?^^(속닥))

꿈꾸는섬 2010-07-02 15:3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저 배꼽 빠져요.

sslmo 2010-07-03 09:52   좋아요 0 | URL
꿈섬님 어머니 근처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테니,잘 찾아보셔요~^^

pjy 2010-07-02 18:33   좋아요 0 | URL
어쩜좋아...플라스틱 ㅋㅋㅋㅋㅋ 1등만 섭취해서 이래요~~ 실전이 어설프잖아요 ㅋㅋ

sslmo 2010-07-03 09:55   좋아요 0 | URL
pjy3926님,반가워요~^^
ㅎㅎㅎㅎ...그 댓글 읽으셨구나?
근데 그 어설픈 실전에 넘어오는 남정네들도 있습디다~^^

루체오페르 2010-07-02 22:18   좋아요 0 | URL
전 처음엔 무슨 상황인가 했습니다.
그분들도 당황스러우셨을텐데 그분은 나름 침착하게 대응하셨군요.ㅎㅎ
3탄 고고?ㅎㅎ

sslmo 2010-07-03 09:57   좋아요 0 | URL
아웅~3탄 고고 하려고 했는데,이벤트 결과 확인하러 오라네요~
이말은 곧 '멍석 접겠다'는 말씀이겠죠~^^

궁금하시면,루체오페르님께만 살짜쿵~^^

2010-07-03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0-07-03 10:46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로 소주병 깨본적 있는데요(응?) 병이 그냥 쫙 하고 전부 깨져 나가 버려서, 내 손만 다치고, 응급실 가고, 상대는 나 한대도 안때렸는데 합의금 물고. ㅎㅎ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7-03 10:52   좋아요 0 | URL
아흑...... 나 따라님과 둘이 만나두 되는거야? 부들부들~

따라쟁이 2010-07-04 22: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랑 단둘이 만나는게 무서우셔서.. 공지하신거군요.
괜찮아요 마녀고양이님.

저는 사람은 헤치지 않아요~!

sslmo 2010-07-05 00:45   좋아요 0 | URL
고수는 제 손에 피 한방울 안 묻힌다던데...ㅋ~

저도 두 분 미팅에 끼고 싶은데,직장에 메인 몸이라~ㅠ.ㅠ

잉크냄새 2010-07-05 17:30   좋아요 0 | URL
女1,女2중 한분은 강원도 분인가 봅니다.
된대이~~~ 라고 하는걸 보니 그런거 같네요.

sslmo 2010-07-06 09:17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아침부터 몽블랑이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하고 있었는데,
잉크냄새님을 이렇게 뵙게 되는군요~^^
이 친구가 경상도 친구였습니다.
강원도랑 경상도랑 인접하고 있으니까요~
'한 섬세'하십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