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피아노 학원에 가면 피아노 위에 메트로놈이 놓여 있었다.
음악의 템포를 올바르게 나타내는 기계라는 데,
요즘 삶으로 치면 '페이스 메이커'정도...
내 기억에 느린 곡의 템포를 체크했던 기억은 없고,
내가 템포를 체크했던 곡은 하나같이 빠른 곡이었다.
다시 말해,메트로놈은 '빨리,좀 더 빨리..."하며 나를 재촉했던 기계였다.
뒤를 돌아다보고 반성하고 좀 쉬고 노닥거리면서 힘을 분산,적절히 안배했다가
후일 앞으로 도약하는 건 꿈도 못꾸고,
앞만 보고 내달려 지금 여기까지 왔다.
요즘 잠깐의 휴식과는 좀 다른 의미로,
일을 제대로 한번 어긋내 놓고 하나 하나 정리하고 재배치 하고 싶지만,
그간 살아왔던 내 삶으로 미루어 볼때,도태여서 여간 두렵지가 않다.

어제 마녀고양이님이 보내주신 '노호혼'을 받았다.
처음엔
'이게 무슨 영혼의 돌멩이야?'
'뭐가 유유자적하다는 거야?'
해가며 궁시렁거렸었는데...(마고님,지송~ㅠ.ㅠ)
어느순간 보니까,이게 천천히 움직이는거다.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아니 노호혼의 조각달 같은 입술이 만들어 내는 웃음이 내게 스며드는 거다.
얠 바라보며 우아한 정중동을 몸에 익혀야 겠다.
한동안 얠 애정해 줄 수 있을것 같다.

(에효~사진이 엄청 크기만 하네ㅠ.ㅠ,노호혼의 얼굴에 주목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