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는 감정표현에 서툴고 많이 자제하는 편인데, 넷 상에서는 호ㆍ불호가 명확하다.

그러다 보니 나의 팬심을 자극하고 감정표현의 대상이 되는건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것들도 한살이라도 어렸을때 거쳐 갔어야지,

나이들어서 좋고 싫음을 가지고 설레발을 치려니 낯 간지럽긴 하다.

 

오늘은 도올에 관해서인데,

내가 이렇게 설레발을 칠 수 있는건...

안 좋은 쪽으로의 변화가 아니라 예전엔 아주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그는 JTBC에서 일요일 저녁  8시 30분이면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별로'라고 생각했던 그 요인은 아직도 해결된 것 같지 않으니 차치해 두기로 하고,

도올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후레시한 발상을 좋아한다는데,

난 그 후레쉬한 발상을 접하기 전에,

하이톤의 쉰 목소리와 고함 지르고 침튀기는 강의를 여러번 목격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발상이 후레쉬한지 어떤지는 모르겠고 파격적이기는 했다.

 

그동안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맞닥뜨려도 그냥 지나쳤었는데,

요번엔 칠판을 가득 매운 도올의 필체가 날 끌어당겼다.

율곡과 고승의 대화를 담은 '자경록'을 칠판 한가득 적어놓고 해석하고 있었는데,

글씨가 참 좋고 멋졌다.

그동안 도올이 몇 개 국어에 능통하다더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런가보다 했을뿐 귀담아 듣지 않았었는데,

글씨를 그것도 판서를 이렇게 멋지게 하는 사람이라면 나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강의 내용도 맘에 들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도올 정도의 내공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의의 수준은 청강생들의 피드백에 의해서 좌우되기 마련일텐데,

예전의 강의들은 일반인이 청강생이어서 그런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끼리 모여, 강의 수준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다면,

요번 강의는 다양한 연령과 국적을 아우르려다보니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강의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켜 버린게 아닌가 싶다.

책으로 한번 훑어보면 될,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일반론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으니,

시간의 효율성 면에서나,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나, 안습이었다.

 

이게 도올의 강의 방향인지, JTBC의 기획의도는 알 수 없고,

어떻게 축출된 출연자들인지 알 수 없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출연자의 눈높이에 맞추었다고 해서, 그게 '차이나는 도올'을 보는 시청자의 눈높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텔레비젼 출연자들의 호응을 얻느라 더 많은 시청자들을 놓친 듯 하다.

 

그동안 참 밥맛이라고 생각했었던 사람인데,

그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바꾸니 얼마든지 달라 보이고 멋져 보일 수도 있다는걸 깨달았달까?

예전엔 깨닫지 못했던,

그 나이에도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그 자세도 멋져 보이더라.

내가 같이 나이를 먹게 되니,

그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여도 나는 그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보잘 것 없는, 겉으로 보이는 외양이나 현상만 보고 홀리지도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나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변화를 원하지 않고 생각이 고착되고 타성에 젖게 될까봐 걱정이었다.

나의 이런 안달루시아를 눈치챈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줬다.

 

나이들면 어차피 고루해진다.

나이들면 누구도 내 이야기 들어주지 않는다.

그걸 알아 나가야지,

ㆍㆍㆍㆍㆍㆍ

나이들면 호호아줌마처럼

웃어주고 공감해주고 자기를 녹여내는 사람이 필요하지,

뭐 얼마나 잘난 것도 다 필요없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엔 몰랐거나 비호감이었는데 요즘 들어 좋아진사람이 또 한명 있는데,

팟캐스트 '빨간 책방'의 패널로 나오는 김중혁이다.

김중혁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나처럼 '~같아요'라는 단어를 잘 쓰기 때문이다.

세상에 무엇 하나 단언하거나 확정 지을 수 있는 건 없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지만,

세상도 그렇게 변하는 건,

세상이란 것이 살아움직이는, 하나의 거대한 생물이 아닐까?

 

 

 바디무빙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미리보기로 몇 장 보았는데, 완전 내 취향이다.

출간일만 손꼽아 기다린다, ㅋ~.

그런데...책을 세권 버리고 한권 들이겠다고 대내ㆍ외적으로 선전포고를 한지라,

이 책에 눈독 들이고 있는 것을 들키면 큰 일인데 말이다.

제목도 '바디 무빙'이니 전공관련 참고서적이라고 우겨야 겠다,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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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5-04 16:45   좋아요 0 | URL
바람이 많이 불어요 . 오늘은 ...
도올의 말은 어느땐 들어오고 어느땐 안 들어오고 그래요.
^^ 김중혁 ㅡ무겁지 않아 좋아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35   좋아요 1 | URL
오늘은 어버이날 이브이고,
날은 엄청 따뜻했고,
도로 위로 차는 다 쏟아져 나왔는지 길은 엄청 막혔을뿐이고요.

전 오늘 아빠 보러 다녀왔는데,
아빠가 갑자기 많이 늙으신 것 같아서 속상했어요~^^

[그장소] 2016-05-07 21:13   좋아요 0 | URL
어느날 부쩍 더 늙어보이실때가 있죠.
저도 올 해 그렇게 느꼈어요.
이번 어버이 날 연휴는 모두 각자들
계획이 있어 부모님도 여행중 동생들도 그러네요.^^
주말까지 좋은시간 보내세요. 밤 산책 중예요.^^

2016-05-04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7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5-04 17:49   좋아요 0 | URL
저는 외롭고 쓸쓸했던 시절 ㅎㅎ 김중혁의 에세이 `뭐라도 되겠지`를 읽고 하하하 웃으며 힘을 냈던 기억이 있어 그의 신작은 거의 다 삽니다. 김중혁,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6-05-07 20:40   좋아요 0 | URL
전 우리나라 작가들 잘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빨간책방을 들으며, 이동진과 김중혁...닮은 듯 다른 것이,
묘하게 비교가 되고 위로가 되어 좋아요.

솔직히 이동진은 책 콜렉션 하는 것 부터 저랑 닮아서 좀 숨막혀요~^^(속닥)

2016-05-04 18:42   좋아요 0 | URL
전 똑똑한? 사람들 좋아해요. 두 분 다 똑똑하신 분들인듯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41   좋아요 0 | URL
전 제가 배울게 있는 사람이 좋아요.
똑똑한 사람도 좋겠지만,
의사표현이 분명한 똑부러지는 사람이 `더` 좋아요, ㅋ~.

2016-05-04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44   좋아요 0 | URL
잘 생기고, 못 생기고, 는 개인적인 취향이라서 모르겠고...ㅋ~.

전 범생이 같은 스탈은 쫌 싫어요.
일탈과 파격을 꿈꾼달까...ㅋ~.

하지만, 제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구는 둥글고, 내일 아침 해는 뜰거예요.

개인적으로, 전 양동근을 최고의 미남 배우로 칩니다~!!!

북극곰 2016-05-04 21:44   좋아요 0 | URL
김중혁 소설은 저랑 잘 안 맞지만 빨간 책방에서하는 이야기들엔 공감이 많이 돼서 좋아해요. 차이나에 대해서 무지한 저는 요즘 도울의 강의도 열심히 듣고 있어요. 예전엔 저도 별루였는데 요즘엔 꼬박꼬박 듣네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48   좋아요 0 | URL
전 김중혁은 이제 막 시작이어서...뭐라고 말씀드릴 깜냥이 아니고,
`차이나는 도올`은 열심히 듣지는 않아요.
가다오다 한번씩 보는데, 전 목소리와 퍼포먼스가 버거워서,
도올의 강의의 특징은 책과 일치한다는 것이지요, ㅋ~.
전 책으로 대신하려구요~ㅅ!

2016-05-04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51   좋아요 0 | URL
그쵸~, 그걸 퍼포먼스로 치부해야 하는 건지, 아님 아트로 봐줘야 하는 건지...
전 예술을 보는 눈이 없어서리~--;

그런데, 도올이 처음엔 반대했다가, 나중엔 인정했다죠.
범인은 아닌 듯~--;
전 딸도 없지만,
만약 딸이 있어서 그런 퍼포먼스를 한다면...그렇게 인정할 정도로
쿨한 마인드가 안될 것 같아요, 솔직히~!

2016-05-05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54   좋아요 1 | URL
고루해진다는 건 타성에 젖는다는 걸텐데,
살아온 날만큼 습관과 버릇이 고착되어,
익숙한게 편하고 일탈을 두려워하니...더더욱 그럴것 같습니다.

내 자신을 완전히 녹여낼 수 없더라도,
조금은 부드럽고 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6-05-05 17:57   좋아요 0 | URL
도올 강의는 TV로 보는 것보다는 직접 보면서 들어야 공부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6-05-07 20:56   좋아요 0 | URL
그동안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책의 내용과 강의가 거의 일치합니다.
별로 다른 점이 없는 듯~!
현장에서 타액 파편 맞지 마시고, 걍 책으로 공부하셔도...ㅋ~.

푸른희망 2016-05-07 17:07   좋아요 0 | URL
저도 빨책에서 일타강사같이 매끈한 이동진보다 김중혁이 좋아요 밀리는듯 어눌한듯 하면서 할말 다하는~~그의 작품도 좋아하는데 신간 나오는군요

양철나무꾼 2016-05-07 20:58   좋아요 1 | URL
님, 말씀듣고보니 그렇네요.
일타강사~, ㅋㅋㅋ~.

전 요번 게 시작인데, 대형포털에서 미리보기로 좀 봤거든요.
넘 좋았어요.
딱 제 취향이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세계 책의 날 기념 10가지 질문 이벤트' 라는 이 행사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왜냐하면 내가 알라딘서재 아곳에 처음 글을 쓴게 2010년 5월 10일, 지금으로부터 약 6년전, 마찬가지로 '책의 날 기념 10문10답 이벤트'(링크) 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무궁한 발전과 아울러 나도 한뼘 성숙한 독서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나이가 들면서부터였던거 같다.

언제부턴가 그 좋아하는 책이 가끔 날 비껴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는 우두커니 앉아서 책이 다시 나를 받아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가 '언제 어디서'고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무조건 종이책이다.

언제던가 절판된 책이 전자책으로는 있어 구입했는데, 아직까지도 앞 몇쪽에서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책은 깨끗이 본다. 도그지어, 밑줄 긋지 않고 포스트잇을 글자너비만큼 잘라 붙인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사진에 빠졌는데, 오늘밤 내 애인은 이 책이다, ㅋ~.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구대회 지음 / 달 /

 2016년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특별한 방식이랄게 없고 들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쌓아둔다.

예전엔 책을 모두 끌어앉고 있었는데,

이제 한번 읽은 책을 다시 읽을 일은 거의 없는 걸 아는지라 나눠주거나 버릴려고 애쓴다.

 

덩치로 쌓아놓은 책이 무너지거나 책으로 테트리스 꿈 따위에 가위눌려본 적이 있는지라,

이젠 버리고 줄이고 비워 홀죽하게 하려 얘쓰는데,

 

그래도 새로운 책 얘기를 들으면 맘이 동하여 일단 지르고 보는데,

가진 책의 1/10정도는 읽게 되니, 당장 안 읽더라도 책을 들이는 것아 낫다는 이 권우의 말이 위로가 된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좀 조숙했던 탓인지 초등학생때 삼국지와 세익스피어 따위 하드커버로 된 보이기위한 장서를 야금야금 아껴 읽었던 것 같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내 성향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몸을 움직여서 뭔가를 한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는것을 아는지라, 저런 집짓기 관련 서적에 '뭥미?@@'할 것이다.

근데 집짓기, 특히 저런 한옥 집짓기 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사람이 먹는 음식도 그렇지만,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온 우주를 아우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저절로 겸허해진다.

 

또 한권은 생선도 잘 안 먹는 녀석이 스시라니?하며 놀라워할, 저 책이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읽는 책이 다양한 만큼, 그때그때 읽는 책에 따라 만나고 싶은 작가도 바뀌는데,

'유령이 쓴 책'을 쓴 '데이비드 미첼'은 꾸준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작가들은 내가 관심을 가질 때쯤이면 어느 정도의 정보는 얻을 수 있는데,

데이비드 미첼에 대해선 별로 알려진게 없다.

개안적안 시시콜콜함이 아니라,

이렇게 대단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의 정신세게랄까, 저력 같은게 궁금하다.

 

 유령이 쓴 책
 데이비드 미첼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학창시절 삼중당 문고로 읽었던 그것들,

고전의 반열에 오른 그것들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늘 읽었다고 착각하는 하지만 아직 제대로 못 읽은 것들이 더 많은 고전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책보다는 사람을 데리고 가고 싶다.

나보다 세상을 좀더 살아서 지헤와 혜안이 있는 사람 한명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은데,

꼭 책을 가져가야 한다면 주역, 중용, 옥편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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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3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22   좋아요 0 | URL
옥편은 어찌보면 그림책이잖아요~^^

페크pek0501 2016-04-24 00:56   좋아요 0 | URL
머리맡에 있는 책들, 탐스럽습니다.(이런 표현이 이상하지만...)

관심 가지고 잘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27   좋아요 0 | URL
이동진도 그러더군요.
장서는 많고 적고를 떠나서 어찌보면 `욕심`의 산물이라고...ㅋ~.

사진으로 보이는건 `설정용`이어서 많이 정리가 된 것이고,
실상은 탐스럽지 않고, 탐욕으로 차고 넘쳐...
매일밤 제 얼굴로 무너져 덮치는 꿈에 시달립니다~ㅠ.ㅠ

단발머리 2016-04-24 07:15   좋아요 0 | URL
감회가 남다르시다는게 완전 이해돼요.
정말 특별한 인연이세요. 처음 글이 `책의 날` 이벤트셨군요. ^^
무인도에 주역, 중용, 옥편~~ 멋져요!

양철나무꾼 2016-04-28 09:31   좋아요 1 | URL
네, 그래서인지 초창기부터 여지껏 꾸준하신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무인도에 주역, 중용, 옥편이라 함은,
주역과 중용을 원전으로 가져가고 싶은데,
그냥은 읽을 깜냥이 안 될것 같으니 옥편이 필요할테고,
그리고 옥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림책 같은 것이, 온 우주가 들어있기도 한 것이,
완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초딩 2016-04-24 10:22   좋아요 1 | URL
보슬비님의 보리국어사전, 저 초딩의 옥스퍼드 사전에 이어 양철나무꾼님의 옥편 :-)기본 사전이 다 모였네요~
저도 책을 나누고 싶은 날이 오겠죠?
좋은 하루 되세요~

양철나무꾼 2016-04-28 09:33   좋아요 2 | URL
초딩님, 질문 있습니다.
진짜 초딩은 아니시죠?

이곳에 출몰시간도 그렇거니와, 깊이와 방대함도 그렇고 말이죠~^^
초딩같은 초심과 순수함을 유지하고 싶다, 정도로 해석하면 되려나요?
반갑습니다, 귀하게 아껴뵙도록 하죠~^^

초딩 2016-04-28 14:21   좋아요 1 | URL
우앗 ~ 양철나무꾼님의 댓글에 감격합니다~
피지컬이 초딩이면 참 좋겠습니다 ㅜㅜ
정신연령에 영향을 주는 몇 부분들이 초딩 이하 또는 초딩 수준이고, 또 말씀하신 것처럼 초딩스러움으로 회귀하고 싶어서 그리 닉네임을 정했습니다 :-)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ICE-9 2016-04-25 00:29   좋아요 1 | URL
와, 시작한 날이 겹친다면 정말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데이비드 미첼을 만나면 전 꼭 그의 유년 시절을 물어보고 싶어요. 그냥 개인적이 느낌인데 그의 유년 경험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저는 생선회를 너무 좋아하는지라 `스시의 기술`이라는 책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47   좋아요 1 | URL
프레드 바르가스도 그렇지만, 데이비드 미첼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지라...
(제 맘대로 좋아한다고 미루어 짐작하고는, ㅋ~.)
헤르메스 님이 무한 반갑습니다.

넓이와 깊이를 두루 갖추신데다가,
거기다가 완급조절을 자유자재로 하시는 님도 제게는 미스테리이긴 하지만요~^^

감은빛 2016-04-25 14:43   좋아요 1 | URL
예전에 양철님과 제가 관심갖고 읽는 책들이 자꾸 겹쳐서 신기하다 생각했었죠.
오늘은 겹치는 책이 하나도 없는 걸요.(양철님께서 선물하신 『유령이 쓴 책』은 빼고)

집짓기 책을 저리 많이 갖고 계시다니 진짜 놀라운걸요.
혹시 나중에 시골에서 직접 집 짓고 살 생각이신가요?

양철나무꾼 2016-04-28 10:14   좋아요 1 | URL
그때나 지금이나 제 관심분야가 다양한건 여전하지만,
궁금한게 많아서 여전히 먹고싶은 것도 많지만,
님과 겹치는 쪽은 남편의 일이랑 연관되어 책이 그쪽으로 다 가 있다보니, ㅋ~.
그리고 제가 이젠 책을 많이 줄이기는 하죠~--;

집짓기 책이나 건축 책들이 말예요.
은근 재밌다니까요, 온 우주를 담고 있는 것 같이 여겨져서 말예요.
시골에 집짓고 살지는,
제가 달팽이와 동거동락 할 수 있는지, 의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겠죠?
아직은 상추에 붙은 달팽이를 보면 기겁을 합니다~--;
 

지난 밤, 오랜 친구가 전화기를 붙잡고 울어대는 통에 잠을 못잤다.

내가 누굴 만나고 무엇을 해도 무한 너그러운 우리집 남자가 만나는걸 아주 싫어하는 (무려 여자인) 친구다.

우리집 남자가 만나지 말란다고 내가 그 말을 꼭 들을 위인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만나지는 못 하고 가끔 전화로 안부만 묻고 지냈었다.

 

내 친구는 20대 초반에 남편이랑 이혼을 한 뒤,

대외적으론 클래식바라고 부르지만, 내가 보기엔 음침한 냄새가 나는 룸쌀롱 사장으로 살며, 악착같이 돈만 벌었었다.

2~3년 전이던가 어디 항공사 부기장이라는 남자를 만난다고 하더니,

얼마전 그 남자가 룸쌀롱을 정리하고 같이 살자고 하더라면서 좋아했었는데,

지난 밤에 전화해서는,

'알고보니 제비였네, 그놈이 해외로 튀었네' 해가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거다.

친구가 하는 얘길 추려보니,

같이 살자고 해서 다 정리를 하고 집을 얻는데 보태라고 돈을 맡겼는데, 

알고보니 같이 살자던 곳이 해외라는 것이었다.

남자가 안 데려가겠다고 했냐고 물으니, 그건 아니란다.

그럼 그 사람은 틀린 말 한게 없는데, 같이 나가서 살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했더니,

자기는 체질적으로 비행기를 탄다는 것 자체가 싫고,

무엇보다 말 한마디 안 통하는 곳에서 '외로워서 어떻게 사느냐'는 것이다.

 

하소연도 들어줄만큼 들어줬겠다, 그쯤에서 좀 자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됐을것을,

빈말 못 하고 할 말 못할 말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에,

그동안 니네 가게로 불러들여 벗겨먹은 그 남자들 중에 뉘집 남편들도 있었을텐데,

그 남편들 기다리느라 집에서 외로웠을 아내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보시했다 치고 덮으라고 했다.

 

내 보기엔 그 남자가 제비도 아니었지만,

그 남자가 제비라고 치고,

제비를 따라 해외로 가든, 제비를 보내고 이곳에 혼자 머물든 간에,

그런 정신 상태로라면 외롭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의사표현 할 수 있는 언어로 말을 하고, 그런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롭다는 사람들이 쌔고 쌘걸 보면,

외로움은 공감이나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감성이 아니라,

한번 외로움을 알아버리면 떨쳐버릴 수 없는 일종의 버릇이고 습관인가 보다.

 

전에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인간 관계를 앞에 두느라 참았었다.

참으니까 관계는 나아지고 남들로부터 착하다는 소리는 듣는데, 실상 내 속은 지옥이었다.

지금은 착하다는 소릴 못 들어도 그만이고, 인간 관계에 실패하더라도 내 마음이 천국인게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할말은 하고 살자'고 하고 싶은 대로 일단 내지르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노유진'의 '생각해봤어?'를 잼나게 읽었던지라, '할말은 합시다' 또한 완전 기대된다.

 

 

 

 

 

 

 

 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쉼(도서출판) / 2016년 4월

 

 

하려던 얘긴 이게 아니고 시집 얘기인가 보다.

 

 

 

 

 시의 정거장
 장석남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예전엔 여러 시인의 시들을 묶은 옴니버스 형태의 시 모음집 내지는 시 해설서 따위가 자주 나왔었는데, 언제부턴가 뜸해졌었다.

그건 예전에 비해 시를 묶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시를 해설해내는 품이 형편없어서, 가 아니라,

시를 재인용할 경우 시 한편 당(시인과 그 시인의 시를 관리하는 출판사에게 각각 6만원과 3만원) 도합 9만원의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안 그래도 열악한 시 시장에 수지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그렇지, 시 해설서에 해설하고자 하는 원래의 시가 빠지다니,

궁색해도 너무 궁색한 변명이다.

게다가 이 책을 묶고 엮은 장석남 또한 시인이라는걸 고려한다면, 좀 비겁한 처사라는 느낌마저 든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그동안 내가 읽은 시 모음집이나 시 해설서 형태의 것 중 가장 좋았던 것 중의 하나는,

(시를 재인용할때 생기는 저작권료에 대한 규칙이 이전인지 이후인지 알 수는 없으나~--;)

'안도현의 시작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인데,

시를 쓰기 위한 작법서로 뿐만 아니라,

시에 한발 다가가고 가까워져서, 시를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는 매개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해 내고 있다.

 

시를 이렇게 쓰라는 얘기는 독자들이 이런 시를 읽는다는 것에 다름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면서 먼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쓰라며, 이정록을 인용한다.

 

간혹 쓸 것이 없어서 못 쓰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그에게 간곡하게 말한다. 당신이 지금 전화를 하는 곳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는 것을 말해보라고 한다. 그걸 쓰라고 한다. 곁에 있는 것부터 마음속에 데리고 살라고 한다. 단언컨데, 좋은 시는 자신의 울타리 안 문지방 너머에 있지 않다. 문지방에 켜켜이 쌓인 식구들의 손때에 가려진 나이테며 옹이를 읽지 못한다면 어찌 문 밖 사람 사람들의 애환과 세상의 한숨을 그려낼 수 있겠는가.

                                            '안도현의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중 54쪽, 이정록의 '문지방 삼천리'

 

언젠가 이정록 시인이 보내준 사진 한장이다.

이 사진을 보면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곁에 있는 것부터 마음속에 데리고 사는 것이,

시에 (그리고 시의 자리에 사람을 대입시켰을 때도 묘하게 통용된다~^^)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비법임을 알 수 있다.

 

쓸데없이 주절거리던 얘기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앉아있었던 것은 오해의 여지가 있어 께름칙해서 였다.

이 페이퍼 전체에 걸쳐서 내가 하고싶었던 얘기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할'말은 하고 살자는 것이었지만,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뚫린 입이라고 '아무'말이나 헤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해도 되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의 경계를 지키는 일은 어렵다.

그러고보면 요즘 세상에 해도 되는 말 따윈 없는 듯 싶기도 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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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8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2 15: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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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8 16: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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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2 16: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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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9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2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케 2016-03-20 23:52   좋아요 0 | URL
전 반대로 `부기장 같은 제비놈`을 어디.내다 버리지도 못할 친구로 둔 처지라.
그 하소연..망할 넋두리에 치가 떨립니다. ㅎ 이 종류의 사람들은
아무나 붙잡고 속내를 털어놓는 것이 `죄사함`받는 걸로 생각해서.

양철나무꾼 2016-03-22 16:12   좋아요 0 | URL
부기장 같은 제비놈`을 친구로 두셔서 좋은 점도 있네요.
고해성사를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덕분에 `고해성사`도 하시고 `죄사함`도 하시고...
겉으로 봐선 영낙없는 `신부님`과 `신도`이지 말입니다.
덕분에 `신부님`같은 분도 되어보고 말이죠~^^
 

*

아침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출근 준비를 하는데,

어느 지역의 예비후보가 나와서 청년 문제와 관련하여 얘기를 하더라.

청년 고용 문제, 일자리 창출 문제, 복지부분 예산 따위의 단어들이 무게감 없이 스치듯 지나가는데,

사회자가 '지금 누리과정 예산도 부족한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하고 붙잡는다.

그러자 이 후보 은근슬쩍 노선을 바꾸네, 복지 개념이 아니라 사회가 투자를 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흐억~--;

 

그 지역의 특성 상 '청년 문제'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겠지만, 공약으로 내세울 '문제'라는 것이 청년 계층에만 국한된 것일까?

중ㆍ장년층도 그렇고, 노령층도 그렇고, 대책이 없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은 다 마찬가지 아닐까?

어려운 단어나 외래어를 쓰는 것도 아닌데, 안개 속을 헤매는듯 모호하고 답답한 것이 만성체증이 되어 나를 내리 누른다.

 

**

그런 의미에서 난 이 사람이 아주 좋고,

이 사람의 '노후대책'에 전적으로 동조할 의사가 있다.

좋다고 설레발을 친게 벌써 한두번이 아니라서,

그에 대한 예찬론은 이쯤에서 줄이기로 하고(=>링크)

유행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연예계에서 트렌드는 아니지만,

나이 어린 친구들이 아이돌이구 어쩌구 하는 것과 비교하면,

올드하다 못해 파파할아버지에 가깝겠지만,

책으로 치자면 베스트셀러는 아니어도 스테디셀러쯤은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고전을 읽는 것도 어쩜 이런 차원인지도 모르겠다.

 

오래 살아 남는 것들은 오래 살아남는 것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시대를 아우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 즉 '보편성'이 되겠는데,

그렇다고 보편적이기만 해선 다른 것과의 차별성이 없으니, 오래 기억되긴 힘들다.

 

요즘은 사회문제만 하더라도 어떤 특정 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계층 전반을 아우르는 만큼,

어렵고 복잡해선 개인 차에 부응,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주제가 명확한 것을 단순화 해서 한가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게 낫겠다.

 

***

요즘 '신영복' 님의 '처음처럼'을 아껴가며 읽다가,

얼마전 '강신주'를 읽으면서 당혹스러웠던 '공자'와 '논어'의 독법에 대해,

신영복' 님이 '강의'에서 밝혀놓으신게 떠올랐다.

 

 처음처럼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그러나 우리가 이 지점에서 합의해야 하는 것은 고전과 역사의 독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제라는 사실입니다. 공자의 사상이 서주시대 지배 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오늘의 시점에서 규정하여 비민주적인 것으로 폄하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의 담론을 현대의 가치 의식으로 재단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도 없지요. 공자의 인간 이해를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의 인권 사상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노예관을 이유로 들어 그를 반인권적이고 비민주적인 사상가로 매도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고전 독법은 그 시제를 혼동하지 않음으로써 人에 대한 담론이든 民에 대한 담론이든 그것을 보편적 개념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러한 관점이 고전의 담론을 오늘의 현장으로 생환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강의' 141쪽에서)

 

 

여기서 얘기되는 '시제'라는 것은 시대를 아우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정도로 바꾸면 되겠는데,

이쯤에서 공자가 말한 恕의 원리를 짚고 넘어가야 겠다.

(강신주의 '관중과 공자' 251쪽에서 자세히 언급되고 있으니,)

난 거칠게 요약하자면,

타인을 배려하는 윤리로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에 부합하는 타인만을 사랑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배제의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공자의 恕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는 것이 된다.

 

나는 신영복 님 또한 아주 많이 좋아하지만,

너무 가볍고 경박한 설레발로 비춰질까봐 떠벌리지는 않았었는데,

내가 이런 얘길 하면, 혹 신영복 님의 안티로들 생각할까봐 분명히 밝혀둔다.

 

고전과 역사의 독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제'라는 신영복 님의 견해엔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시대를 아우르는 것 말고 또 하나 중요한게 있는데 그걸 간과하지 않으셨나 싶다.

시제를 정하기 위해선 '기준'을 정하고 그리하여 비롯함과 말미암음을 애기할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한데,

그걸 바꿔 말하면, 보편성과 차별성 정도가 되지 않을까?

 

기준과 관점에 따라 같은 대상도,

때로는 배경이 되기도 하고, 여백이 되기도 하고, 잉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풍요 또는 결핍이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강승원과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강승원도 노후대책을 한다는데, 난 어떤 노후대책을 해야할까?

아니다, 지금 이순간을 즐겁게 신나게 살면 되는 거다.

크게 누리지는 못하지만,

소소하게 행복해 하면서,

큰 일에는 앞장 서 내달리지 못하면서,

작은 일에만 분개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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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15 17:49   좋아요 0 | URL
고전이나 역사를 읽을 때 최대한 많은 관점을 동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중에 올바르지 않은 관점은 제외해야죠. ^^

양철나무꾼 2016-03-16 23:5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 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대로 확립하기 위해선 오늘도 열시미 읽는 것 뿐이겠죠?^^

L.SHIN 2016-03-15 22:26   좋아요 0 | URL
늘 느끼는 것이지만, 여기 올 때 마다 나는 무심코 저 계단을 오르고 싶은 충동이 일어요.
도대체 저 계단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오랫만이에요, 나무꾼님.^^

양철나무꾼 2016-03-16 23:53   좋아요 0 | URL
어머머~, 이게 누구래요?
와락~(__)
덥썩~(__)
잘 지냈어요?

전 저 계단 제일 밑에 걸터앉아서 책을 읽던지, 아님 운동장에서 농구하는 아이들 쳐다봤음 좋겠어요.
눈이 호사를 누리는거죠~^^

귀하게 아껴 뵙는것도 좋지만, 종종 자주 뵙는것도 좋죠?^^

L.SHIN 2016-03-21 16:14   좋아요 0 | URL
그거 좋네요. 계단 밑에 앉아 책을 읽는 거요.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데요? (웃음)

나무꾼님의 마지막 말이 묘하게.. 자주 와야겠군요..ㅋㅋ

양철나무꾼 2016-03-23 09:34   좋아요 0 | URL
이 댓글은 지금 봤네요~^^
저도 엄청 게을러서, 님을 부추길순 없고...--;
저랑 관계없이,
님은 언제 어디서나 인기만발이신걸요~^^
 

어제 3이 겹치는 삼겹살 데이라고 'ㅇㅇㅇ데이'마케팅에 동참하자고 친지들을 부추겼더니,

강남 갔던 제비가 오는 삼짇날이라길래,

(원래는 음력이지만, 어차피 오는 봄을 맞이하는 건데 좀 빠르면 어떤가 싶어~그냥 넘어가주시고~(,.))

메뉴를 제비 바비큐로 바꾸자고 했다가 엽기녀라는 소리를 들어주셨을 뿐이고~--;

 

하지만 난 어느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웹서핑을 다니며,

컴 모니터의 사진상으로 봄맞이를 잘 해주고 있었다.

그때까지는~.

 

견지망월(見指忘月)라고 했던가?

달을 보라고 손을 들어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는 뜻으로 본질을 간과하고 엉뚱한 것을 본다는 뜻이라는데,

봄 소식, 꽃 사진에 눈이 호사를 누리는데도 마음이 환해지는 것도 잠시 한켠이 애잔한 것은,

사진 속에서 꽃의 앞날을 읽어버렸기 때문일까,

꽃 때문에 배경으로 전락해버린 그것의 속내를 짐작해 버렸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프레임 너머의 사진을 담는 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인지도 모르겠다.

 

제비가 봄을 알리는 전령이어서 생각이 난 건지 모르겠는데, '깃발'이라는 시의 유치환이다.

그는 '행복'이라는 시에서 '우체국'에서 편지를 쓰는게 행복이라고 노래한 시인답게 5,000여 통의 연애 편지를 쓴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낮달'이라는 시에서 보면 '보다(가) 남은 연정의 조각'이고 '지워도 지지않는 마음의 어룽'이라고 노래하고 있는데 제법 멋들어지다.

그러고 보면 편지를 통해 전하는 건 단순히 말 몇 마디가 아니라, '보다 남은 연정의 조각'이고 '지워도 지지않는 마음의 어룽'이며 온갖 공감각의 통합일지도 모르겠다.

 

혹 손가락을 바라보느라고 달을 바라보지 못하면 어쩌나 염려하는 이들도 있던데,

나는 거기서 한술 더 떠서,

곱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느라 어긋나,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이 달 옆의 인공위성이면 어쩌나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5000여통 연애편지를 쓴 유치환의 상대가 한명이 아니었다는 이면을 알게 된 후에, 그가 마냥 멋들어져 보이지는 않았으니 하는 말이다.

 

감이 익기를 기다려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있을 수는 없지만,

봄이 오고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면,

어디 나무 밑이고 달이 지고 해가 뜨는 들판이라도 어슬렁거리고 볼일이다.

 

 

 

 

 

 

 

 

책마실을 다니다가, 유치환을 아나키즘으로 분류한 책을 보았다.

5000여통의 연애편지를 썼다는게 각인되어 그랬겠지만,

의외였는데, 생각해보니 말 된다. 

온갖 공감각을 시로 표현해 내는 사람을 시인이라고 하는 것이니 말이다.

 

자연 생각은 '윤동주'로 구렁이 담을 넘는데,

난 영화에선 '동주'보다 '몽규'가 매력적으로 비췄었을 뿐이지만~--;

 

문예지에서 시를 가급적 배제하라는 몽규를 향하여,
세상을 바꿀 용기가 없어 문학뒤로 숨으려는 것 아니냐는 몽규의 비난을 향하여,

'시도 자기생각을 펼치기에 부족하지 않다'며 반박하는 '동주'는 멋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함께 하겠다는 동주를 향하여,

'너는 시를 계속 써라, 총은 내가 들테니'라고 말하는 몽규가 더 매력적으로 비춰진 건 어쩔 수 없다.

 

생각이 단순히 생각으로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선, 추진력과 행동이 뒷받침되는 저력이 필요하겠고,

행동이 힘을 얻기 위해선, 지혜와 진심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게 되면, 사상누각이고 속빈강정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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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08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