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빈리 일기
 박용하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4월

 

이 책은 별다른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생각 외로 너무 좋았다.

나는 이런 식의 글을 엿보는걸 좋아한다.

박용하 시인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10년 견디다, 경기도의 한 시골로 이주해서 원주민과 외지인이 기름과 물처럼 섞여있는 곳에서 7년 6개월을 견뎠다. 말이 시골이지 인심이 고약했던 곳이었단다.

그리고 2008년 가을, 오빈리로 옮긴 후의 1년여의 삶을 일기 쓰듯 기록하고 있다.

'흙을 만지며 사는 삶은, 글 쓰는 삶과는 다른 희열을 내게 주었다'라는 '자서'로 시작한다.

처음 별다른 생각없이 책을 설렁설렁 넘기던 나는 이내 자세를 고쳐앉았다.

2009년 1월 2일 금요일의 일기는 이렇다.

바늘이 혈관 속을 돌아다니는 느낌. 총알이 몸을 뚫고 뒤로 나가는 느낌. 허공을 딛고 있는 느낌. 도끼날이 얼굴을 향해 달려오는 느낌. 물이 폐로 들어가는 느낌. 피할 수 없는 느낌. 한 느낌이 사라지면 재차 돋아나는 느낌. 병든 느낌. 병들 느낌. 죽은 느낌. 죽을 느낌ㆍㆍㆍ이 숱한 느낌들. 느낌의 천방지축. 느낌의 백팔번뇌. 왜 나는 이 느낌들을 반팔 티 벗듯 벗어던지지 못하는가. 대체 내 속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대체 내게 무슨 장애가 있는 걸까. 대체 내 뇌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오늘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공포, 우울과 무기력, 울분과 분노가 명멸했는가.(39쪽)

그의 일기는 어찌보면 아내와의 불화, 경제적 궁핍등이 언뜻 두드러져 보이는 듯도 싶지만,

실상은 시대와의 불화이고,사회를 향한 냉소이다.

아니 어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화를, 술을 들이부어 잠재우려 망각하려 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산수유꽃이 피었다. 잠깐 멈춰서서 눈길 줬다.(77쪽)

민들레가 피었다. 수양버들도 연두색을 내밀고 있다. 철쭉과 목련도 꽃봉오리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하루가 다르다.(79쪽)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

세상의 불의나 보고 순응할 수 없어 눈 감아버리려니,

그마저 비겁하게 여겨져서 힘들었을 것이다.

 

새들이 급하게 날았다. 아직도 나는 내가 너무 센 사람. 나는 많이 죽어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죽어야 내가 산다.(72쪽)

같은 문장들을 봐도 그렇다.

계간시지 '시로 여는 세상'에 이홍섭 시인이 골라놓았다는 시 두편('신달자'의 '씀씀이', '조기조'의 '나의 성장사')을 인용해 놓았는데 다 좋았다.

그러면서 '이홍섭 시인의 계간시평은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 있는 시평이었다'라고 하는데,

박용하 시인 만의 마음이 아니고, 시평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도, 철학도 문학평론도 알아먹을 수 있게 해야 적어도 읽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임의진과 김두수를 언급한 것도,

그가 보려고 사들이는 책들도 그 무렵을 추억할 수 있게 해서 좋았다.

매번 술마시고 무기력해하고 좌절해 버리는 그가 안쓰러웠지만,

그건 그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그에게 빚지고 있다.

그는 무심한듯,

'세상이란 곳은 역겨움으로 치면 끝이 없고 그 아름다움으로 쳐도 끝이 없다'(110쪽)

라고 그가 자조하듯 말이다.

읽다 말고 좋아서,

너무 좋아서 그의 다른 책들을 찾아 보았다.

 시인일기
 박용하 지음 / 체온365 /

 2015년 9월

 길이 우리를 데려다 주지는 않는다
 박용하.박용재 지음 / 문학세계사 /

 2016년 6월

 

 

실은 며칠전 이런 질문을 받고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지 살짝 고민을 했었다. 

요즘 제가 특별한 일은 없는데, 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줄어들면서 사소한 것에도 예민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요.

 

사실 섬세하고 예민한 것은 그(또는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남들과 다른 촉수를 지녔을 뿐이다.

섬세하고 예민하게 살 수밖에 없도록 한 이 그지같은 세상,

맨 정신으로 살긴 너무나 폭폭하니까 박용하 시인처럼 술을 배워 보세요...라고 하려다가,

술이 필요한 사람은 내가 아닐까 싶어 '푸훗~'하고 속으로 웃었다.

 

박용하 시인의 '오빈리 일기'를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씩 줄어드는데,

그래도 괜찮다는 느낌이 드니까 말이다.

 

꼭 무엇인가를 해야된다는 생각,

무엇인가를 꼭 잘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 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때는 그냥 느낌적으로만 느끼는 그런 것 보다는, ㅋ~.

작고 사소한 것부터라도 프로그레스 노트 또는 성취노트를 쓰면서 돌아보고 계획을 세우는건 어떨까 싶다.

나같이 만사가 구찮다, 하는 타입이라면 '오빈리 일기'를 살짝 흉내내봐도 좋을 것 같고 말이다, ㅋ~.

 

이렇게 거창한 대답을 준비하고 있는데, 알라딘 알림이 맞춤하게 이런 책을 소개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
 홍주현 지음 / 사우 /

 2017년 1월

 



그리고 박용하 시인이 '오빈리일기'를 통하여 언급한 그 많고 많은 음악중 오늘 나의 선택은 '해리 벨라폰테'이다.

아흑,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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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7-01-20 20:07   좋아요 1 | URL
역겨움과 아름다움이 한 끝 차이로 공존하는 게 삶, 맞제요?
더도 덜도 없이 균질한 두 세계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스스로임을 자각할 때 느끼는 고통과 부끄러움들.
읽고 써도 해소되지 않는 근원적 의문 앞에서 매일 열두 번씩 무너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합니다.
담박하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ㅠ

섬세하고 예민하게 쓰실 것 같은 박용하 시인의 내면이 궁금해지네요.
더불어 양철님의 세계까지...

양철나무꾼 2017-01-23 09:43   좋아요 1 | URL
시같고 또 잠언 같은 댓글에 어떤 덧글도 사족이 될 것 같아 한참 물려두었습니다.
전 요즘 담박함은 둘째고,
버리고 비우고 소박해지려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사사롭고 작은 것 하나에 욕심 부리게 되는데, 사는데 필요한건 그리 많지 않더란 말이죠.

박용하 시인은 저도 관심 갖는 중이구요.
저는 내면이랄게 없는 ‘단.무.지‘과라고나 할까요~, 헤에~^^


AgalmA 2017-01-21 01:54   좋아요 1 | URL
작년부터 박용하 시인 최근작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리 소개를 받네요^^ 믿고 읽을만한 작가b

양철나무꾼 2017-01-23 09:4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저는 임의진 님 책들이랑 같이 있어서 뭉뚱그려 지나갔었어요.
어쩌다 보게 됐는데, 참 좋네요~^^

2017-01-21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3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1-23 14:03   좋아요 1 | URL
오늘은 정말 춥네요. 지난주의 추위가 왔을 때, 올 추위는 이걸로 끝이다, 다들 그렇게 말하면서 그러고 싶었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워요. 아침에 출근길 많이 추우셨을거예요.
2시인데, 점심 맛있게 드셨어요? 오후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양철나무꾼님, 좋은하루보내세요.^^

양철나무꾼 2017-01-24 18:40   좋아요 2 | URL
정말 춥네요.
네이버 날씨를 보니 영하1도라고 나오는데,
건물 바깥쪽으로 얇은 벽에 쌓인 수도 배관이 얼었어요.
마음 만은 얼지 않도록 완전무장 하자구요~^^

북프리쿠키 2017-01-31 15:53   좋아요 1 | URL
˝내가 죽어야 내가 산다˝라는 말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습니다.

내 안에는 죽어야 할 ˝나˝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옹졸한 자존심때문에 그걸 버리지 못하는 것 같은데
한 순간 털어내면 역겨움이 아름다움으로 변할텐데요.
삶이란 내가 죽어야 되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7-02-01 17:29   좋아요 1 | URL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하는 가시나무도 생각나고,
부처를 만니면 부처를 죽여라,던 선사의 가르침도 생각나는 댓글입니다.

님의 푸시업을 생각의 씨앗을 삼아 싹 틔워봐야 겠습니다, 꾸벅~(__)
 
폭력과 존엄 사이 -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를 만나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29
은유 지음, 지금여기에 기획 / 오월의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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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참 기다리던 첫눈이었는데,

토요일 날 내리는 눈은 야속했다.

광화문 광장에, 서울 광장에, 곳곳에서 모일 사람들이 힘들걸 생각하니 첫눈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었다.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촛불 집회에 참석하는 대신, 집에 앉아 이 책을 읽었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 은유는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중 한명의 말을 인용하여,

믿기지않는 그 상황을 '첫눈 같은 게 내렸다'고 표현했다.

시대가 어느 시댄데, 꿈이라고 해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7명에 관한 글들 중 채 한꼭지도 다 읽기전에 '저 억울함을 안고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기실 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하던 이승복을 배운 세대이다.

어린 시절 간첩이라하면 이리나 늑대 따위 어둠과 빨강의 집합체인줄만 알았다.

조금 더 커서 텔레비전이나 책에 등장하던 그들이 이리도 늑대도 아니고 뿔 달린 도깨비도 아닌 것이, 정작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어린 시절 순진한 눈으로 바라봐도 믿기지 않던 간첩들에 관한 얘기였는데,

머리가 굵어 읽게 되니 완전 황당 코믹 버라이어티쇼 수준이다.

차라리 김일성이 가랑잎을 타고 두만강을 건넜다는 말을 믿겠다.

 

지난 19일 광화문 집회에서 '노동당 당원증'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간첩 연루 얘기가 나왔었는데, 알고 보니 완전 코메디였었다.

이런 어설픈 얘기들은 불신만을 부추긴다는걸 그들은 모르나 보다~--;

 

사실 난 '은유'작가의 책은 빼놓지 않고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쉽게 알아먹을 수 있는 따뜻한 글을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르포나 인터뷰 글들은 격식을 갖추어 딱딱할테니, 감정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우리에게 은유같은 작가가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란걸 깨달았다.

그니가 아니라면 누가 저들의 마음을 '제대로' 어루만져 줄 수 있었을까 싶었다.

 

그동안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니의 글에서 생각지 못했던 어루만짐과 치유를 경험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글이 줄 수 있는 온기이고 글의 힘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래서 아프지만(아프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이니까, ㅋ~.),

딱딱하거나 무미건조하지만은 않아서 읽기에 빡빡하지 않다.

은유 작가는 이 책의 처음에서,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내 친구의 할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오가다 마주치는 이웃이며 버스 옆자리에 앉은 동료 시민인 것이다.(12쪽)'

라고 밝혀 주위를 환기시키고 시작한다.

아무리 '믿기지않는 첫눈'같은 이야기지만 실재하는 이야기임은 물론이다.

 

어찌 보면 우리 주변의 순박하기 이를때없는 이들의 삶이지만,

그 삶들이 흐지부지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론적 근거'를 더할 책들을 참고서마냥 적재적소에 인용한다.

 

사실 난 대학시절을 좀 불우하게 보냈다고 할 수 있는데, 학생운동이나 집회 따위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쪽으론 독서 경험이 전무한데,

인용된 책들이 전부 다 흥미로우니 차근차근 공부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사람은 삶의 주기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거나 늦게, 너무 늦게 깨닫는다. 왜냐하면 경험이 쌓여야 알 수 있는 문제인데 누적된 증거가 없는 탓이다. 삶의 후반기에 이르러서야 주기성의 법칙을 확실히 깨닫게 되고 어떤 것이 지속되리라는 희망이나 두려움이 없어진다. 젊은이의 슬픔이 너무도 절망에 가까운 것은 젊음의 무지 때문이다. 젊은 시절 위대한 성취를 꿈꾸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삶은 너무나 길어 보이고, 너무도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삶에 필요한, 삶이 가져야만 하는 그 모든 간격-열망과 열망, 행동과 행동 사이의 간격, 잠을 위해 멈추는 시간들처럼 피할 수 없는 멈춤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숨 돌릴 휴지기가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불행한 젊은이에게 삶이란 불가능해 보인다.  사람의 일에는 밀물과 썰물이 있다는 세익스피어의 구절에 더 미묘한 뜻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마음의 평화가 있으리라.

                                          -엘리스 메이넬<삶의 리듬>, 《천천히 스미는》,84쪽,

은유 작가는 '엘리스 메이넬'을 이 책 14쪽에서 재인용한다.

그리고 이 인터뷰 작업이 국가폭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피해자의 사는 이야기, 즉 삶의 질곡을 견디며 살아온 일상 그리고 끝내 무죄를 밝혀내고 존엄을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 그라하여 몹시도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기획 의도를 듣고 조심스레 용기를 냈다고 밝힌다.

어둠속에서 나는 삶을 향해 미소를 지어. 마치 악하고 슬픈 모든 것은 거짓임을 확인하고 그 모든 걸 순전한 빛과 행복으로 바꾸어내는 어떤 마법 같은 비결을 알아내기라도 한 사람처럼 말이야. 그리고 줄곧 내 자신 안에서 이런 기쁨의 이유를 찾아보려 하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그저 다시 스스로에게 미소를 짓는 수밖에. 스스로를 비웃기도 하고. 비결은 결국 삶 그 자체인 것 같아.

                                   - 케이트 에번스,《레드 로자》,177쪽

케이트 에번스의 '레드로자'를 인용하기도 한다.

 

"기억이란 지나가는 물고기를 모두 잡는 일은 결코 없으면서, 종종 있지도 않은 나비를 잡아버리는 그물 같은 것이었다"고 하면서 '리베카 솔닛'도 인용한다.

적재적소에 박힌 적절한 예로 인하여 이 책은 더 알차고 풍성하다.

 

저자 은유가, 

몹시도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듯이,

세상을 좀 살아본 나도 '삶의 주기성'을 인지하고 점점 큰 포물선을 그리는 방식으로 힘을 보태고 싶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나는 내 자신의 감정으로 힘들어한게 아니라,

오지랖 넓게도 다른 사람들이 분출해내는 감정을 엿보고 힘들어했다.

그렇게 엿보게 된 감정들이 너무 과해 자꾸만 눈감고 귀막아 버리려고 했다.

 

이 책만 하더라도,

어떤 어르신들은 그러니 배워야 한다고 하고,

어떤 어르신들은 배운 사람들 하는 짓을 보고 못 배운 걸 한탄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상반되는 것 같지만 어르신들은 삶에 닥친 불의에 침몰하지 않고,

그것을 발판 삼아 세상으로 나아가거나 고독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은유 작가가 쓴 박순애 할머니의 한꼭지를 옮겨보면 이렇다.

치매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오렌지 하나 사 먹고, 계란 노른자나 단호박을 삶아 먹는다. 식후마다 약 챙겨 먹고 그리고 리모컨으로 티비를 켜고 일본 방송을 본다. 양딸이 찾아와 누르는 벨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소리를 키워놓고 귀 기울인다. 나를 알아주고 잘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던 그 세상으로 들어간다.(108쪽)

고립무원이라고 하고 싶지만, 박순애 할머니에겐 그 곳이 천국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고보면 천국이나 지옥 따위는 장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온기에 관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발을 땅바닥에 탄탄히 붙이고 무게중심을 적당히 할수록 시야는 넓어지는 법이다.

폭력이라던가 존엄 따위가 그래야 더 이상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 되니까 말이다.

 

오래간만에 읽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디든, 빨간 약이 필요하다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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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1-28 23:47   좋아요 2 | URL
은유님은 저도 팬입니다.
<글쓰기의최전선>
딱 한권의 책을 읽었지만요.
제가 어설프게나마 글이란 걸 쓸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제 마음을 비추는 등대같은 책이었어요.
책제목을 보고 그 분이 맞나싶을정도로
새로운 분야의 글까지 출간하셨네요.

비록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시는 작가지만
그분의 공감능력과 온기있는 치유의 글들은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데 특효약인것 같습니다.

리뷰잘읽고 갑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0:42   좋아요 2 | URL
저는 은유 님 시집이 시작이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전작주의자가 되기로 했달까요~^^

글로써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는걸 경험했습니다.
그런 달란트를 갖고 있는 그분이 부럽습니다~^^

2016-11-29 0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1:00   좋아요 2 | URL
오늘 아침에 많이 추웠는데, 이젠 또 봄날 같아요.
이게 다 햇살의 덕분인거 같아요~^^

cobomi 2016-11-29 07:09   좋아요 2 | URL
˝천국이나 지옥 따위는 장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온기에 관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문장이 여운이 남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1:07   좋아요 1 | URL
요 위 댓글의 덧글로도 썼는데,
아침엔 좀 추워서 잔뜩 움추렸는데, 해가 나니 이젠 따땃한것이 살만합니다.
님이 계신 그곳에도 햇살 한줌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단발머리 2016-11-29 16:43   좋아요 2 | URL
저도 은유 시인은 처음이예요. 북프리쿠키님 댓글보고 검색해 보았더니 <글쓰기의 최전선> 표지를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내 친구의 할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오가다 마주치는 이웃이며 버스 옆자리에 앉은 동료 시민인 것이다, 인용해주신 구절이 세월호를 생각나게 하네요.
우리 아이, 옆집 아이, 앞집 아이 같던 아이들이 그렇게 소중한 삶을 빼앗겼는데도 그들의 죽음에 대한 의문과 조사연구가 국가에 반하는 것이라 말했던 사람들... 국가에 의해 자신의 삶을 빼앗겨버린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하구요.

얼른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어서 강건해지시기를...

양철나무꾼 2016-11-30 15:50   좋아요 1 | URL
글쓰기의 최전선도 그렇고...님도 보시면 틀림없이 반하실거예요.

덕분에 다 나은것 같습니다. 훌훌 떨고 일어날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__)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492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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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은 내게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라는 시로 각인되었다.

 

시라는 것은 어느 정도 운율과 리듬감을 갖고 있게 마련이지만,

황인숙을 읽다보면,

현실의 꿀꿀함에 리듬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경쾌함을 드러낸다.

이것들은 때론 타자와의 대화 같기도 하고, 때론 혼잣말 같기도 한데,

읽다보면 어느새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서,

입꼬리가 올라가고 배시시 해시시 거리게 된다.

이걸 문학평론가 조재룡은 '해설'에서 '명랑'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니의 시를 읽다보면 경쾌하지만 마냥 가볍지않은 것이 적당한 온기와 품위를 지닌다.

간혹 너무 가벼워서 날아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붙잡으려고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깔깔 웃음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제 속을 가벼이 해서 날아가 버릴 것만 같다.

 

하긴 요즘은 황인숙의 명랑함은 언감생심,

가볍고 단출해서 중량감 없으므로 머물지 않고,

그리하여 계획없이 날아 오를 수 있고,

날아오르지 않더라도 떨쳐버리고 훌쩍 떠날 수 있는 그런 삶을 꿈꿨었다.

 

떠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고,

존재감 1도 없이 사는 삶을 꿈꿨달까?

 

황인숙은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로 등단했단다.

그래서일까, 이 시집에서 하고싶었던 얘기도 내가 보기엔 '명랑하라 고양이, 명랑하라 그대'처럼 여겨졌다.

 

칠월의 또 하루

 

싸악, 싸악, 싸악, 싹싹싹

자루 긴 빗자루로

자동차 밑 한 움큼 고양이밥을

하수구에 쓸어버린다

"내가 밥 주지 말라꼬 벌써 멫 번이나 말했나?"

동네 부녀회장이라는 이의 서슬이

땡볕 아래 퍼진다

나는 그저 진땀 된땀 식은땀을 쏟을 뿐

찍소리 못 하고 선 내게

그이는 빗자루를 땅바닥에 탈탈 털며

눅인 목소리로 말한다

"누구는 고양이 멕인다고 일부러 사다 놓는 밥을

이리 내삐리는 마음은 좋은 줄 아나?

사람 좀 그만 괴롭혀라, 사람이 먼저 살고 봐야지!"

새끼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어미고양이

멀리도 달아나지 않고

옆 자동차 밑에서 숨죽이고 있다

내가 어떻게든 해줄 것을 믿는 듯

흠뻑 젖은 셔츠 아래서

위가 뜨끔거린다

당신은 내게 제정신이 아니라지만

당신도 좀 그렇다

 

언젠가 아침 출근길의 일이었다.

동네 길고양이를 모아놓고 어떤 여자가 자기몫의 햄버거빵을 인심 쓰듯 나눠주고 있었다.

그런데 빵안의 패티는 쏘옥 빼서 여자가 먹고 햄버거 빵만을 던져주는데,

고양이가 냄새만 맡고  슬금슬금 피하는 것이 아닌가.

그녀가 던져준건 양파와 밀가루 빵껍질뿐이었는데, 고양이가 먹으면 위험한 음식이다.

여자는 고양이가 자기에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육두문자를 섞어 욕을 하고 있었는데,

고양이는 욕을 못 알아먹을 뿐이고,

주변 사람들만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저시에서

"사람 좀 그만 괴롭혀라, 사람이 먼저 살고 봐야지!"라는 부분은,

인간만이 우월하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사고 방식이다.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하는게 아니라, 사람과 고양이가 같이 살아야 한다.

'흠뻑 젖은 셔츠 아래서 위가 뜨끔거린다'라는 구절은 동네 부녀회장을 따끔하게 꼬집는 언어 유희이다.

'아래서'와 '위가' 어우러져 절묘하다.

 

저 시뿐만 아니라 그니의 시를 읽다보면,

'달아', '비야', '아참', '아' 따위의 감탄사를 통하여 그렇게 환기되고 전환되어 명랑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고통

 

가장 따뜻한 데를

추위도 안 타는 시계가 차지하고 있다

그 옆에 기억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비쩍 마르고 오들오들 떠는 것들을

어두운 구석으로 몰아넣는다

열정이니 고양감이니 사랑이니 우정이니

시니 음악이니 존재니

행복감이니 다행감이니

 

심장이 찌그러진다

찌그러져라, 참혹하게 찌그러져

터져버려라

연식 오랜 시계여

진공처소기여

피도 눈물도, 눈도 코도 귀도,

아므 감각도 없는 것이여

 

고통이라는 시도 좋다.

이 시를 읽다보면 '고통'이라는 것은 살아있다는 절실한 표현이자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가장 따뜻한 데를 추위도 안 타는 시계가 차지하고 있다'고 읊조리고 있는데,

시계는 사람마냥 추울수록 '째깍'거리며 달음박질을 치는 그런 건 아니었나 보다.

'아무 감각도 없다'는 것은 인간 위주의 편협한 사고일 뿐이다.

거기에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감각'을 웃질로 놓는 도그마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걸 '살고싶지 않아'라거나 '죽고싶다'고 하지 않고,

ㆍㆍㆍㆍㆍㆍ

나도 살아 있다

우리를 오래 살리는,

권태와 허무보다 더

그냥 막막한 것들,

미안하지만 사랑보더 훨씬 더

무겁기만 무거운 것들이

있는 것이다

                                ('그 젊었던 날의 여름밤' 부분)

라고 '그 젊었던 날의 여름밤'의 한구절에서 이렇게 적고 있는데,

'무겁기'를 '무섭기'로 오독하고 일부러 그리 읽은 것이라고 우기기 바쁘다.

 

암튼 문학평론가 조재룡의 '해설'중 일부분을 옮겨보게 되면,

'황인숙의 시에서 말들은 감정을 한 웅큼 머금은 상태 그대로 터져 나오는 법이 없다. 그런데도 시가 깊이를 갖는다는 것은 조금 특이한 일'

이라고 하고 있는데,

황인숙의 이 시집을 선물받아 읽은 나로서는,

깊이를 가늠할 깜냥이 안되지만 넓이로 미루어 깊숙하다고 설레발 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이 춥고 쓸쓸한 겨울이 적당이 뜨듯하게 여겨졌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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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25 20:05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시집 읽고 있는 중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6-11-29 10:21   좋아요 0 | URL
멋진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2016-11-25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0:24   좋아요 0 | URL
결혼 기념일이었어요.
그래서 참석 못한건 아니고,
허리가 아프다는 것도 핑계고,
남편이 친구들과의 모임을 거기서 한다길래,
‘옳다구나~‘ 혼자 다녀오라고 하고,
전 집에서 만두를 빚었습죠~^^

희선 2016-11-26 00:49   좋아요 1 | URL
요즘 한국 사람도 고양이를 많이 키우고 고양이 책도 많이 나오기도 하는데, 황인숙은 오래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네요 소설도 있어요 《도둑괭이 공주》 이때는 별로 생각하지 못했는데(길고양이한테 밥주기도 하나보다 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황인숙으로 찾아보니 다른 책도 있네요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이야기를 쓴... 다른 시집에도 고양이가 나오는 시 있어요 예전에 몇 권 보기는 했지만 기억하는 게 없어서 몰랐는데, 그건 한해전쯤 다시 봤더니 있더라구요 예전에 본 거 한번 보고 싶기도 한데 그러지 못하는군요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사람도 많지만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죠 그런 고양이는 오래 살지도 못한다고 하던데... 고양이가 사람한테 나쁜 짓하는 것도 없는데, 함께 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싶기도 하네요


희선

양철나무꾼 2016-11-29 10:31   좋아요 0 | URL
황인숙은 시집 몇권이랑 ‘인숙만필‘이란 수필집을 읽었던것 같아요.
희선 님 덕분에 상기됐어요, 찾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 2016-11-27 15:36   좋아요 1 | URL
˝명랑˝이란 단어가 재미있네요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너무 어렵습니다.
요즘은 까칠하게 살아야 무시안한다는
다짐을 할 정도로 인간관계는
참 어렵기만 하네요^^

양철나무꾼 2016-11-29 10:38   좋아요 1 | URL
저도 인간관계가 제일 어려워요~--;
님의 말씀에 고개를 주억이게 되는데,
그리되면 무시는 안 당하는데 관계가 단절되더라구요.
그래서 타인이 아니라 제 자신에 관해서만 까칠해지자 다짐하는데,
아직 수련이 부족한지 요원해 보이기만 합니다~ㅠ.ㅠ

sprenown 2017-10-24 21:08   좋아요 0 | URL
시적인 훌륭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시인의 감성을 갖고 계신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7-10-25 13:41   좋아요 1 | URL
전 제자신을 좀 무미건조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인의 감성이라...좋은걸요~^^

덕분에 오후...감성 충만하게 살아봐야겠습니다.
sprenown님, 감사합니다~^^
 

최선인 단 하나의 계획을 찾기 위해 지나치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다 효율적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막상 가족이 볼 때는 무지하게 비효율적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데, 소음인인 경우가 많다. 대충 넘어가도 되는 걸 일일이 따지고 있는 모습이 가까이 있을수록 잘 보이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이 보기에는 아주 비효율적으로 사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효율성이 작은 집단에서는 중요하다. 기본적인 동의가 되어 있는 집단내에서의 일, 즉 당여에 강한 이유이다. 하지만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되면 기본부타 다 맞춰가야 비로소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일에 들어갈 수 있는 소음 경향이 좀 갑갑할 수 있다. 역시 극복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180쪽)

 

태음인 아이에게 속도를 강요하는 것은 곧 아이를 교심에 빠져들게 만드는 짓이다. 태음인은 폭을 확보한 뒤에 깊이를 가진다. 폭과 깊이가 확보되면 비로소 핵심을 찾아낼 줄 알게 된다. 그 뒤에 비로소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얻어지는 속도를 강요하면 어떻게 될까? 아직 자신의 장점을 키워 약점을 메울 수준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약한 부분을 자꾸 요구받으니까, 남을 흉내내는 방식으로 도망가게 된다. 그런 식으로 아이들이 교심이 강해지면 잡다한 지식을 줄줄 나열하는 모습, 문제의 답을 외워서 발표하는 모습 등으로 나타난다. 폭에서 바로 속도로 건너뛰는 방식이다.(205쪽)

 

소음인이 생각하기에, 분명히 자신의 논리가 맞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안 받아들인다. 그런데 기본 가정을 검토할 생각은 못하고, 논리만 다시 점검해본다. 물론 논리 자체야 틀린 부분이 없다. 그러면 " 아, 목소리를 더 높여야 되나보다"라고 어설프게 소양인을 흉내 낸다.

  보통 소양인의 말투가 공격적인 경우가 많다. 양인은 부정적인 것의 축소 쪽에, 음인은 긍정적인 것의 확대 쪽에 각각 더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에 대해서 가장 공격적인 사람은 긍심이 강한 소음인이다. 소양인의 공격은 강하기는 해도 화끈하고 뒤끝이 깨끗한데, 긍심이 강한 소음인의 공격은 아주 집요해서 정말 짜증나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이 긍심이 강한 소음인을 대하게 되면 결국은 지쳐서 "그래, 네 말 맞다"고 그냥 인정해준다. 하지만 다시는 그 사람을 접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도 분이 안 풀리면 "기본 수양이 안 되어 있는 놈"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놈"이라며 인신공격을 하는 수가 있다. 그러면 소음인은 "논리에서 지니까 치사하게 인신공격이나 한다"고 또 받아친다. 아니다. 사람들이 논리에서 졌다고 다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왜 자신만 인신공격을 받는가에 대해서 겸허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애노희락의 심리학' 211~212쪽)

 

 

 

 

 

 

 

 

 애노희락의 심리학
 김명근 지음 / 개마고원 /

 2003년 10월

 

 

 

참 좋은 책이다.

예도 적절하고, 많은 좋은 책들을 적절하게 인용한다.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겹쳐지는 부분도 많다.

요점만 뽑아서 응축시켜줬음 좋겠다.

이러구러, 이 책에서, 이 책에 나오는 예에서, 많이 위로받는 일상이다.

다 좋은데,

왕소심 고집불통 소음인이 쇠고집 소음인을 만났을때의 대처법이 없다.

하긴 처세서가 아니라 심리학 책이니 무리한 요구이기는 하다.

 

대인관계가 넘 힘들다.

멘탈이 탈탈 털리는 기분이다.

탈탈 털어내고도 부족해 쥐어짜내는 느낌.

고양이가 쥐를 밀어붙일때 쥐구멍은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이러니 '스.따.'를 얘기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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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25 13:30   좋아요 2 | URL
저는 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을 친한 척하면서 지내는 상황을 못 참겠어요. 저만 속앓이를 하는 지경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온정이 느껴지지 않으면 미련 없이 관계를 단절합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5 17:27   좋아요 2 | URL
cvrus님, 저랑 비슷하시군요.(저만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군요, 헤에~‘‘)
저도 피상적인 관계가 참을 수 없습니다.
제가 관계를 못 하는 걸 수도 있는데,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물론 관계를 위하여,
지금 이순간도 사람을 만나야 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일일이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감정이 여린 건 아니구 말이죠,

매번 공부를 하고 있고,
그래서 이젠 좀 알 것 같은데,
또 어떻게 보면 하나도 모르겠어 어쩌지 못 하겠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랍니다.

관계를 단절하고 정리할 수 있는 사이라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때론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폭력적이기도 한 것 같애요.
(감정적으루다가~.)
 

*

주말에 집회에 참여했었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9월

 

유령들

유모차 느리게 지나가는 지팡이 짚은 노인 자전거

를 타고 가는 젊은 학생들 쿨럭거리는 기침 소리 비

둘기들 최루탄 죽어서 해안으로 밀려온 밍크고래 백

일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날아서 대양을 건넌다는

새들 사기꾼의 얼굴 선의와 악의가 겹치는 회색의

지점에 비는 내리고 지중해애서 물이 빠져 죽은 사

람들이 이 독일의 도시를 걸어다녔지 저 성당 앞에

서 죽은 채 뻗어 있는 지빠귀 좀 봐. 그 옆에서는 이

봄의 매발톱꽃이 피어나는데 국회에서는 난민 때문

에 드는 돈은 누가 부담할거냐고 묻는다

 

  그러니까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다가 물에 빠져

죽는 것이 21세기의 일입니다

  가축을 실어나르는 배로도 쓰이지 못하는 배를 타

고 지중해를 건너다가

  울었던 울음은 에볼라의 열로 죽었습니다

  왜 밍크고래는 해안으로 죽은 채 걸어왔을까요

  사천여만 원에 낙찰되어 대한민국 국고에 귀속되

었을까요

  밍크고래는 대한민국과는 아무 상관없이 살다가

죽었다는데요

 

  빛을 집어먹는 무언가가 봄저녁에 꽃잎을 지게 하

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운다

 

  그래서 하는 말이기도 하지

  우리가 함께 살았던 별은 그때 폭발해버렸다고

  가끔 바람이 심어놓은 씨앗에서

  우리 별에 살던 매발톱꽃이 피어나기도 하지

  그러다 봄 어둠 속에서 별들이 지네

 

  별들이 많다고 쓰다가 이생에 다시 만날 사람들의

숫자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더러 만

나보지도 못했던 유령들도 있어서 누군가 영혼의 물

을 따라주자 나는 그걸 눈물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네

 

  새벽이면 내게서 나간 새들은 울었고

  새 없는 내 속에는 공허를 집어 먹는 괴물이 새들

의 날갯짓을 울음으로 들었다

 

서울역에서 열린다는 박사모 집회에 질 수 없노라고 결의를 다지느라, 자초한 일이었다.

조심을 한다고 했는데도,

붐비는 곳에서 발을 헛딛었는지, 뒷 사람에게 밀렸는지 허리를 삐끗했다.

집에서 쉬면 나으리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웬걸, 허리가 더 아픈거다.

그니가 환자들에게 얘기할때는,

원래 그런거다, 사흘째가 더 아픈거다, 해가며 영혼 없는 소리를 잘도 지껄였는데,

그니가 아파보니 쉽게 이러쿵 저러쿵 내뱉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닌거다.

 

** 

그니가 근무하는 곳은 주택가 안으로 들어가 있는 곳이다 보니, 

급성기보다는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동네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오셔서는 너나없이,

온몸에 고슴도치처럼 꽂아서 라도 침은 될 수 있는 대로 한번에 많이 ,

주사 한방, 약 한 봉지로 깔끔하게,

낫게 해달라고 떼를 쓰시는데,

 

그럴때 그니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더 아프지 않으면 낫는 거지." 정도였다.

 

이때 환자들의 반응도 제각각인데,

간혹 거짓말을 해서라도 환자에게 희망을 주어야지,

사실대로 얘기해서 맥 빠지게 하면 어쩌냐고 정색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관계만 상호적인게 아니라, 말도 상호적인 것이라서,

그니가 환자들에게 하는 "더 아프지 않으면 낫는 거지." 따위가 영혼 없는 말이듯,

환자들의 이런 대구를 들으면 맥이 빠지는건 그니도 마찬가지였다.

 

오전엔 그럭저럭 이를 물고 버텼는데,

오후로 접어들며 '악~!' 소리가 나게 아프자 약이 올랐다.

완전 대대적인 손해인데, 이럴 경우 어디에다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되는건지 딴지가 걸고 싶어졌다.

엄밀하게 따지면 국가 탓, 아니 길라임의 잘못이긴 한데,

이걸 서류로 만들어 사건 신청하고 하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도 같고~--;

속상해서 씩씩거리고 툴툴대다가,

이러저리 들춰보던 '애노희락의 심리학'에서 이런 구절을 만났다.

 

 

 

 

 애노희락의 심리학
 김명근 지음 / 개마고원 /

 2003년 10월

 

의사들은 사람의 생리, 병리에 대해서 일반인보다는 훨씬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해서 말하자면 아직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아직도 원인과 정확한 치료법을 모르는 병이 아는 병보다 훨씬 더 많다. 그저 이렇게 하면 호전되는 경향이 높다는 정도를 알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남들은 다 좋아지는데, 내 가족만 안 좋아지면 의료인의 실수나 업무 태만이라고 단정하고 가서 따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따져야 소용이 없다. 의료인도 왜 그 사람만 치료가 안 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과학이니 의학이니 하는 것들이 대단히 발달한 것처럼 떠들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반인들이 그나마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환자가 의사의 주장을 따라와주고, 대중이 과학자의 견해를 따라와줄 때,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 그런데 확실하면 따라가고 아니면 말겠다고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상대의 불안감을 줄여주려고 거의 확실한 것처럼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또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면 솔직하다고 평가해주지 않고 실력이 없다고 평가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자본주의의 최대 병폐의 하나인 지나친 광고가 모든 사람을 과장에 익숙하게 만들어 놓았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면, 듣는 사람은 그 내용보다도 한두 수쯤 낮춰서 평가한다. 그런 경향에 맞춰주려다 보니 모든 학자들은 어쩔 수 없이 모르는 것이 없는 신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처럼 가장을 하게 된다.

   세번째는 추가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 받으려면 거의 다 알고 있고, 이것만 해결되면 다 될 것처럼 말해야 하니까 또 그런 부분이 부추겨진다. 자본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세한 과학적 내용을 설명하고 가치를 이해시키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요즘은 그 투자자본이 대중을 상대로 주식 공모를 해서 만든 자금인 경우도 많다. 인간 유전자 지도만 만들어지면 인간의 모든 질병이 순식간에 정복될 것처럼 과장이 되었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임상에 바로 정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바꾸는 데는 아직도 수십 년을 기다려야 될 것이다. 게놈 프로젝트가 엄청난 수준의 돈 먹는 하마였고 수십 년 후에나 이윤이 나온다는 사실을 미리 밝히고서는 필요한 자금을 모을 방법이 없었기에 과장이 되었던 것이다.

  이른바 논리에 대한 환상에서 좀 벗어날 필요가 있다. 논리란 중요한 가치이고 중요한 능력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신의 영역을 넘볼 만한 것은 아니다. (148~150쪽)

 

***

토욜밤, '그것이 알고싶다'를 졸면서 봤다.

흥미로웠다면 내려앉는 눈꺼풀을 빨래집게로 집어올리면서 라도 봤을텐데,

저널리즘 프로그램을 표방하는데 명확하게 집어내지 못하고 변죽을 울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원한게 아니라 껄적지근하다고 해야 할까?

'의료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차움병원 원장을 향하여 분노가 치밀었는데,

시초는 그가 아니고, 분노의 표출구 또한 그 곳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추스리느라 애썼다, --;

 

****

허수경의 시들은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요번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의 시인의 말은 이렇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기차를 기다리다가

역에서 쓴 시들이 이 시집을 이루고 있다

 

영원히 역에 서 있을 것 같은 나날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기차는 왔고

나는 역을 떠났다

 

다음 역을 향하여

 

2016년 가을 허수경

 

 

시집의 제목 중 '누구도'라는 단어를 두고 생각이 많았다.

'아무도'라는 단어로 치환하여도 말은 되지만,

그리되면 부정의 색깔이 짙은 것이 희망 따윈 없는 것이 된다.

 

희망 한줌을 위하여 '누구도'라는 긍정의 단어를 사용했다고 생각하니,

그제서야, '언제나 기차는 왔고 나는 역을 떠났다'가 희망과 긍정의 다른 이름임을 알겠다.

 

허리가 아파서, 가 결코 아니라 왠지 센치해져서 눈물이 한방울 나오려 하는데,

허수경의 시 한구절을 떠올리며,

 

더러 만나보지도 못했던 유령들도 보지도 못했던 유령들도 있어서 누군가 영혼의 물

을 따라주자 나는 그걸 눈물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네

라고 읊조리는데,

퀭한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따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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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17: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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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17: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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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18: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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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3 1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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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1-21 21:02   좋아요 1 | URL
^^: 언제나 기차가 왔다고 하지만, 떠나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습니다... 기차만 온다해서 희망은 오지 않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기차를 타는 선택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양철나무꾼님 좋은 시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3 11:10   좋아요 2 | URL
기차가 오고 가듯이, 희망이나 기회란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우리 주변에 떠다니는 그런 희망이나 기회를,
기차에 오르는 선택을 하지 않아서 놓쳐버리는 것이 아닐런지~.
그러고 보면 희망이나 기회는 용기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울러 기차에 오르지 않는 선택과, 그 용기에 대해서도요~.

날림의 글을 읽어주시고,
이렇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시고,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나와같다면 2016-11-21 21:27   좋아요 1 | URL
‘그것이 알고싶다‘ 를 보고 저 역시 분노와 두려움과 공포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두 몇 달전 허리가 아팠을때 왜 이리 서글프던지요.. 빨리 나으시기를 바랍니다

아.. 그리고 Don‘t Cry Out Loud 잘 들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3 11:13   좋아요 1 | URL
전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면서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는 것 같아서...아쉽고 답답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주변에 허리 아프신 분들이 많네요.
전 이제 환자분들에게 ‘더 아프지 않으면 낫는거지‘란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을 듯~--;
아파보니까 겸손해진달까요?

2016-11-21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3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2 0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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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3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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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1-22 03:32   좋아요 0 | URL
음악까지 잘 듣고 가요.놀란 근육을 인식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사흘인 모양입니다 .
지난 주말 다녀간 엄마가 하는 말이 , 몇 년만에 그간 내내 미뤄온 갑상선폴립을 제거하느라
수술을 받고 누워 쉬었더니 수술로 아픈게 아니라 늘어진 온 몸의 근육이 아프더라고 ...
전신마취가 버거운 나이가 된 탓도 있겠지만 ...허리 아파 꼼짝 못하는 심정을 알겠더라고
하는 말에 어이가 없어 조금 웃었네요.
얼른 쾌차하시길 ~

양철나무꾼 2016-11-23 11:28   좋아요 1 | URL
전 그동안 아픈 것과 관련하여...
누구에게든 좀 무덤덤하고 무미건조하게 반응했었는데,
요번에 제가 아프고 보니,
말 한마디에도 마냥 서러워질 수도 위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더군요.
말 한마디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되는데, 제가 행동이 좀 굼떠서...
굼뱅이가 되어 버리는 건 아닐런지.

님도 아프시면 안 돼요~ㅅ!

[그장소] 2016-11-23 11:50   좋아요 0 | URL
그 만큼 자기 관리를 잘 해왔단 말씀으로 들려서 좋은데요?! 아픈건 살아있다는 감각이라고도 하잖아요 . 무디어지는 면을 일깨우는 수단이려니 하고 .. 더 단단한 마음 가짐 먹기로 털고 일어나시면 좋겠어요 . 전 늘 죽은 채 살아서 마냥 아픈가 ㅡ 문득 그런 생각도 했어요 . 좀 사는듯이 살라는 말인가보다 하고요!^^
쾌차하시고 아..가뿐해졌다 ㅡ 라는 말 듣고싶어요!^^ 토닥토닥~~!!

단발머리 2016-11-22 10:33   좋아요 1 | URL
허수경 시인 좋은 시, 좋은 시집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시끄러웠던 마음이 조금 안정되기도 하구요.
전 항상 작가의 말, 시인의 말,에 감동받는 사람인지라^^ 시인의 말,도 너무 좋네요.
올려주신 Don‘t Cry Out Loud 듣고 나니 더 푸근해지고요.

어서 나으시기 바래요, 양철나무꾸님~~

양철나무꾼 2016-11-23 11:33   좋아요 1 | URL
네, 좋네요~.
모든 시들을 다 좋아할 수는 없었는데,
그건 제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테고~--;

시인의 말이 위로가 됐습니다.
Don‘t cry out loud는 제 힐링 송입니다.
언젠가 케이 팝스타에서 유제이가 부른 ‘여러분‘과 더불어,
힐링이 필요하다 싶을때 찾아듣게 되는 곡인데,
님도 그러하셨기를~^^

아무개 2016-11-22 11:52   좋아요 1 | URL
뱃살이 엄청 나오게 되면서 허리에 영향을 주어서 한동안 요통으로 엄청 고생했었어요.
눕다가도 악, 일어서다가도 악, 걷다가 앉다가 악악.
부디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광장에는 12일에 다녀왔습니다.
26일에도 갈까 생각중입니다.
100만이 모여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어쩌겠습니까. 할수 있는것 하는 수밖에는요.

양철나무꾼 2016-11-23 11:42   좋아요 1 | URL
배둘레 햄은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전 인격이라고 막 우깁니다~^^

허리쪽 근육뿐만 아니라, 복근도 협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스트레칭을 일상화해야 한답니다.

전 26일은 어쩔까 생각중입니다.
허리도 허리인데,
집안 행사가 있어서 말예요.

오늘은 청와대에서 입에 담기도 민망한 약과 주사제 처방이 나왔더라구요.
매일 매일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허망하기가 이를 데가 없습니다.

2016-11-23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3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3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3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3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11-23 16:53   좋아요 0 | URL
아 양철나무님.. 어제 신림 woodstock LP 바에서 Don‘t Cry Out Loud 신청해서 들었어요..

양철나무꾼 2016-11-23 17:11   좋아요 0 | URL
우와~, 부럽 부럽~^^
LP 바라 함은 LP를 틀어주는 바 겠죠?
넘 멀어서 신림까지는 못 가지만, 완전 부럽네요.
저 대학시절 방송국은 LP와 CD가 공존했었는데,
요즘은 CD도 잘 없고 음원을 사는 분위기던데 말예요.

언젠가 티비에서 지상렬이 턴테이블 놓고 LP듣는거 봤는데,
그거 좀 부럽던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