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은 특별하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못 간다. 물론, 갈 수도 있지만, 2주간 자가 격리를 하면서까지 가려고 하는 용기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이 제일 안전하기 때문에 굳이 해외로 나갈 생각도 없다.
항상 여름이면,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가고, 가까운 수영장이라도 간다. 하지만, 2020년 여름은 다르다.
휴가를 짧게 2일 냈다. 주말까지 포함하면 총 4일이다. 어쩌다 보니 집에서 혼자 3일을 보내게 되었다. 집에 못 읽은 책도 많지만, 여름휴가비 대신 쓰는 마음에서 책 몇 권을 구매했다. 오해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휴가 때 읽기 위한 책이 아니고, 휴가 때 구매한 책이다. 이걸 어떻게 다 읽을 수 있겠는가?
중일 전쟁은 나와 인연이 깊은 책이다. 2016년에 도서관에서 대여하고, 읽은 후 알라딘 서재에 글을 썼는데, 이 글이 이달의 리뷰 당선작에 뽑혔다. 지금 보면, 많이 부끄러운 글이다. 2020년 <일본 제국 패망사>를 읽다가 이 책이 생각나서 소장할 생각으로 구매하려고 했지만, 품절로 인해 더 이상 구매할 수가 없었다. 저자에게 문의도 하고, 출판사에게 문의도 했는데, 저자에게 답변이 왔다. 조만간 다시 책을 출판할 예정이니 조금 기다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품절이 풀린 것을 보고, 휴가 때까지 기다리다가 구매했다.
일본이 너무나 싫지만, 그들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일본 제국이 어떠한 짓을 했는지 보면, 지금 그들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안토니 비버의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전투> 이 책도 구하고 있는데, 품절이라서 알라딘 중고샵에서 정가의 2배로 팔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당연하다. 다만, 나에게 있어서 구매할 수 없는 가격이다. 그래서, 아마존을 기웃거리고 있다. 원서라도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코로나 시대에 관심이 높아진 전염병에 대한 소설을 읽고 싶어서 구매했다. <이방인> 이후 카뮈의 두 번째 책이다. 솔직하게 <이방인>에 나오는 주인공에 대해서 아직도 이해를 못 하고 있다.
류성룡의 <징비록>을 이제서야 읽어 보려고 한다. 한심한 조선 왕가의 작태를 보면서 울분을 토하겠지만, 그래도 알아야 한다.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전쟁사와 역사이다. 디테일한 역사를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개괄적인 역사에 대해 이것저것 쓰여있는 책을 찾아서 읽는다. 역사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나는 잘 모르지만 유명한 역사 강사라는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를 구매했다.
일전에 파타고니아 티셔츠를 읽은 지인을 보고, 무슨 뜻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지인이 내가 신기하다는 듯이 이걸 모르냐고 해서 무안해 하며 모른다고 한 적이 있다. 나중에 찾아보고, 무슨 기업인지 알았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마음에 들어서 관심이 있었는데, 책으로 나왔다는 것을 알고, 구매했다.
역사 관련 책 2권과 <파타고니아>는 동네 근처 교보문고에서 구매했다. 알라딘을 제일 좋아하지만, 서점을 방문해서 여유롭게 책을 구경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교보문고를 이용한다. 커피도 마시고, 여러 책을 둘러보면 재미있다. 알라딘 중고 매장도 좋은데, 근처에 걸어서 갈만한 곳은 없다.
자, 이제 책을 읽어야 하는데, 무슨 책부터 읽을까 고민이다. 고민만 하다가 선택을 못하고, 그냥 책장에 꽂아놓은 책들이 꽤 많다. 휴가이니 시간도 많다. 그런데,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여러 권이 있다. 책을 한 권씩 살 것을 그랬나 후회도 약간 든다.
2020.08.07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