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 어떤 세상에서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김제동과 전문가 7인이 전하는 다정한 안부와 제안
김제동 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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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의 마술사 김제동이 7인의 석학과 만났다. 물리학자 김상욱, 건축가 유현준, 천문학자 심채경, 경제 전문가 이원재, 뇌과학자 정재승,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대중문화전문가 김창남!! 그들이 가지고 있는 현명함을 김제동이 쉬운말로 끄집어 냈다. 7인의 석학중에서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는 대중강연과 책으로 익히 잘알고 있었던 분이다. 또한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이정모 박사는 팟캐스트를 통해서 잘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던 분들의 인터뷰들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 전혀 알지 못했던 분들로 부터 받은 감동과 깨달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1. 건축가 유현준에 대한 선입견을 제거하다.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TV를 통해서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후보와 만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유현준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났다. 그도 별수 없이 토건족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일 수 밖에 없구나!! 독서 목록에 있었던 유현준 교수의 책을 목록에서 지워버렸다. 그런데,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이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된 유현준 교수는 내가 생각했던 그러한 인물이 아니었다. 

  유현준 교수는 단순히 건물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만 골몰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도시 생태, 인간관계, 사회 생태 등 우리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인문학자였다. 유현준 교수는 '공유'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나의 것' 즉 '내것'이 생겨야 사람들은 애착을 가질 수 있다. 나의 집이 생겨야 애착을 갖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 1950년 미국의 세인트루이스에서 프루이트아이고 아파트 33개동을 만들어 임대해주었다. 그런데 2년만에 슬럼화되어 폭파시켜버렸다. 매우 극단적인 사례이다. 

 이에 대비되는 사례도 있다.   칠레의 알레한드로 아라베나에 80m2 큰집절반을 지어 분양했다. 자신의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집을 가꾸기 시작했다. 애착이 생긴 그들은 주변에 관심을 갖으면서 공동체를 형성했다. 내것에 더 애책을 가지는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철저히 이상주의에 기초한 정책들이 실패한 사례를 떠올린다면 우리는 우리의 본성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후보는 임대주택을 지어 주택난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보수 후보는 연예 프로에 나와서 자기집을 갖는 것이 더 났다며 우회적으로 진보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그때는 이성적으로 지금의 주택난을 해결하고,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많은 임대주택을 짓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그만 땅이라도 자신의 것을 갖길 원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무지했다. 보수 후보가 당선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진보후보가 주거공약을 제시하면서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컸을 것이다. 

  유현준교수는 지방정부에 보다 많은 권한을 주어 다양성을 키워야한다고 주장한다. 아파트를 분양하더라도 보다 다양한 모습의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주장한다. "자기만의 독특한 가치가 없어요. 내집의 가치는 결국 집값밖에 않남는 세상이되는 거죠"라는 유현준 교수의 말에 지금의 주택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있다. 개별화와 다양성을 중시되는 쪽으로 교육의 논의가 옮겨진지 오래다. 성적에 따라서 한줄세우기를 하기 보다는 각자의 개성과 창의성을 고려해서 여러줄 세우기를 하자! 이러한 생각이 반영된 것이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각학교와 학과에 맞는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하여, 성적으로 한줄세우기하는 병폐를 없애겠다! 물론 이상과 현실을 다를지라도, 그 의도만큼은 진정성을 알아주어야한다. 유현준 교수는 아파트에도 다양성을 도입하여 집값으로 한줄세우기 보다는 개성으로 여러줄을 세우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바로 우리의 주택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그가 제시했다. 

  탁월한 건축가이자, 인문학자이 그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날을 그대한다. 진보 후보들도 유현준 교수의 말에 귀기울이기를 기대한다. 


2. 물리학자에게서 인문학의 향기를 맡다!!

  소위 이과생들에게서 인문학의 향기를 맡기 힘들다는 편견이있다. 더욱이 물리학자가 인문학을 말한다면 어쩐지 어색해보인다. 그러나,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인문학의 향기를 보여주었다. 

  김상우 교수와의 대화는 찬물로 라면 끓이기로부터 시작했다. 물이 끓을 때 면과 스프를 넣어야할까? 찬물을 넣고 바로 면과 스프를 넣어야할까? 실생활과 밀접하면서도 재미있는 이 실험의 결과는 찬물에 면과 스프를 넣고 끓여도 라면의 맛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사실이다. 김상욱 교수의 매력은 그 다음부터 이어졌다. 

  김상욱 교수는 데릭 시버스 동영상을 소개하며 첫번째 움직임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첫번째 팔로우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되어야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나라를 건국하더라도 2대, 3대가 잘 나라를 다스려야 그 나라가 잘 유지될 수 있다. 견훤의 후백제, 유비가 세운 촉나라도 2대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지 않았던가! 첫번째 팔로우가 생겨나고 둘이 셋이 되면 하나의 커다란 파동이 된다. 사회 변화의 움직임도 이와 같다. 금모으기 운동을 처음 제안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첫번째 팔로우가 없었다면, 그 운동이 커다란 사회적 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사회를 변혁하기 위해서는 위대한 팔로우십이 있어야한다.!! 김상욱교수의 강의는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김상욱 교수는 갈렐레오의 지동설을 설명하면서, 지동설이 옳다면 우리는 자전하면서 공전하는 지구 위해서 살면서 운동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질문한다. 그 해답이 F=ma라는 뉴턴의 공식으로 이어지고, 아인슈타인에 이르러서는 "절대 움직임이란 무엇인가", "움직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해답으로 이어진다. 단숨에 물리학의 역사를 쉽게 설명하는 김상욱교수의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세계사를 설명할 때도 참조해야겠다. 

  김상욱 교수는 인공지능 사회에서 인간이 살아남는 법을 허에서 찾는다. 빌허!! "우리의 의미나 가치 자체가 상상에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지켜낼 수 있다."라는 김상욱 교수의 말은, 인공지능과 경쟁하려 하지말고 인공지능이라는 말에 올라타라는 이어령 교수의 말과 상통한다. 인공지능과 경쟁하려하지 말고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상상력의 힘을 우리가 길러낸다면 인공지능 시대는 재앙이 아니라 축복일 수 있다. 

  고수는 궁극의 지점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김상욱 교수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인문학자의 혜안이 느껴진다. 물리학이라는 창으로 인문학을 바라본 느낌이다. 


3. 기본소득에 대한 편견을 없애다.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아이디어 쯤으로 알고 이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 이원재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기본소득은 사회보장이라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있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상했다. 사회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여하는 나의 몫을 찾는 시스템이 기본소득이었다. 기본소득을 실시하면 고소득자가 세금을 더 낸다할지라도 인생의 소득 그래프에서 마이너스구간에 해당되는 생애초기와 노년기에는 혜택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보아서는 기본소득은 이익이다. 

  기본소득이 마련된다면 삶에 안정감이 갖춰진다. 여유를 갖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창조적인 일에 자신의 정열을 쏟을 수 있다. 창의성이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기본소득은 풍부한 창조적 콘텐츠를 마련하게 해줄 것이다. 기본소득은 인간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인간 존엄성확보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줄어가는 사회에서 허(창의성)를 발휘할 수 있는 밑바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지향해야할 길이라 할 수 있다. 



  김제동은 대화 중간중간에 법륜 스님의 말씀을 자주 인용한다. 대중강연에서도 법륜스님의 말씀을 자신의 말인양하기도했다. 대중문화전문가 김창남 교수의 대담에서는 신영복 선생에 관한 추억을 더듬으며 신영복 선생의 사상에 대해서 말했다. 김제동이 어떻게해서 언어의 마술사가 되었을까? 그 의문이 이책을 읽으며 풀렸다. 그는 '인간책'을 옆에 두었다.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그분의 사상을 자신의 삶에 내면화시키려했고,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했다. 꽃의 향기를 몸에 베게 하려면 꽃과 함께해야하듯이, 자신의 인격을 고양시키려한다면 존경할만한 스승을 친구로 두어야한다. 김제동은 그러한분들을 스승이자 친구로 모시고 있었다.

  유현준 교수는 "좋은 가치관을 가져야 좋은 도시를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좋은 도시에 살기 위해서 나도 좋은 사람이어야한다. 좋은 국가, 좋은 사회에 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린 국가탓, 사회탓을 많이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이 그러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우리가 좋은 도시, 좋은 사회, 좋은 국가에서 살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에 어울리는 자격을 갖추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제동 처럼 존경할만한 사람을 스승이자 친구로 두어야한다. 나도 그러한분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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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12 17: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현준씨는 저도 책도 읽고 방송도 듣고 했는데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저는 제 주변에서 스승을 찾기는 좀 어려울듯 하니 강나루님 소개해주신 이 책으로 만나볼 생각입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강나루 2022-08-12 19:39   좋아요 2 | URL
네,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바라돌이님, 즐거운 독서시간 보내세요^^

기억의집 2022-09-16 0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윤이 미우니깐.. 유교수도 곱게는 안 보여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