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  참 오랜만이구나.

큰아이 대학입시부터 최근 시아버님 입원과 수술까지, 뭐 정신이 좀 없긴 해도

발걸음을 뚝 끊을 만큼은 아니었는데.

 

뭔가를 쓰는 일이 내키지 않을 때도 있잖아.

막말로 내가 글쓰는 일로 밥벌어 먹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 같은 것인지도 모르지.

내 서재를 갑자기 낯선 남의 서재를 방문하듯 머쓱하게 찾아든건

겨울이 끝나는 걸 알아차린 탓인지도 몰라.

봄은 다시 시작하기에 좋은 계절이니까.

그래도 그 '다시 시작'을 굳이 서재로 시작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도

이렇게 바람나 나갔던 난봉꾼이 어쩌다 가끔 정신차리고 제집 찾아 돌아오듯 하는 건

나도 참, 무슨 희한한 일인지 몰라.

 

책도 별로 읽지 않았어.

막내 재울 때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그림책,

<교과서를 믿지 마라>, <사교육 다이어트>... 같은 부류의 책들 몇 권.

그게 전부였지.

리뷰를 써야 한다거나, 페이퍼에 올려야지, 하는 생각도 들지 않았어.

햐~~ 이 책 괜찮다, 하는 그림책이 몇 권 있기는 했지만

그냥 막내랑 낄낄거리거나 슬프다, 무섭다, 놀랍다, 재밌다, 어떡해~ 하는 식의

짤막한 감상만 나누었지.

 

내가 사는 일상은 너무 평범해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했어.

그러니 굳이 시시콜콜 이러니 저러니 늘어놓을 필요 없다고.

하지만 혹시라도 궁금해하는 누군가를 위해서라기 보다

평범한 내 일상이라도 가끔은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거니까.

그럴 땐 너, 서재 생각이 났어.

 

음... 어쩌면 좋은 현상인지도 모르겠어.

'열심히' 쓰지는 않아도 '편하게' 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어쨌거나 너무 오래 버려둔 것 같아 미안.

봄이 곧 올 것 같으니까 적어도 흉가처럼 차갑게 버려지는 일은 없어야겠지.

사람 사는 온기라도 남겨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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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2-2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반가와요.
봄소식처럼 반가와요 ^^

섬사이 2012-02-23 11:15   좋아요 0 | URL
그리 반가워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꾸벅~

조선인 2012-02-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냥이 소식도 재미나고 무개념 소식도 흥미진진하고 섬사이님이 돌아와서 전 참 좋아요.

섬사이 2012-02-23 11:16   좋아요 0 | URL
이렇게 반겨주시니 저도 참 좋아요.

다락방 2012-02-20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위해서라도 곧잘 들러주세요, 섬사이님!! 제가 여기서 섬사이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잖아요.

섬사이 2012-02-23 11:17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
(와락!)

순오기 2012-02-2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대체 얼마만이래요?
서재로 돌아와서 반가워요~~~ 환영합니다!^^

섬사이 2012-02-23 11:19   좋아요 0 | URL
덕분에 제 서재가 금세 따끈따끈해지는 것 같아요.
건강하게 잘 지내셨죠?
 

막내는 동물을 좋아한다. 

동물원에 가서 비단구렁이 쯤은 겁내지 않고 쓰다듬고,

동네 멍멍이들이 산책을 나오면 정신줄 놓고 졸졸 따라다니고,  

애견샵이 많다는 이유로 충무로 길을 좋아하고,

친하게 지내던 이웃집 닥스훈트가 이사가버렸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고양이를 사달라, 강아지를 사달라 졸라대는데

내가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어르고 달래고 혼내고... 아이에게 별짓을 다하다가

결국 지난 1월 15일, 햄스터를 입양했다.

그러니까 우리 식구가 된지 이제 한 달이 갓 지난 셈..

-어느 새 한 달이 넘었구나...-

 

이름은 개념이다.

맘에 들면 신개념 쯤으로 불러주고 맘에 안들면 졸지에 무개념으로 강등당하는

크림 빛깔의 털을 가진 햄스터다.

문제는 햄스터가 야행성이라는 데 있다.

막내가 일어나 있을 때는 개념이가 자고,

막내가 자야할 시간에 개념이가 일어나는 거다.

그러니 동물과 함께 정다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막내는 속이 타들어갈 지경.

 

개념이와 놀아야 한다며 잠 잘 시간을 미루는 사태가 벌어지고,

개념이와 놀고 싶다는 욕망 하나로 잠자고 있는 개념이를 깨우는 만행도 벌어지고...

개념이가 아무래도 막내의 동물친화욕구를 만족시키지 못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얼마 전부터 "엄마... 햄스터는 2,3년밖에 못 사니까 개념이 죽으면 고양이 사줘.."하며

조그만 게 물밑작업을 해오기 시작한 것이다.

 

개념이가 수명이 2,3년이라는 것에 막내는 충격을 받았는지

죽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도 했다.

정월대보름에 남산한옥마을에 놀러갔을 때 달집에 소원 적기를 했었는데

막내가 분홍빛 한지에 꾹꾹 눌러 쓴 소원은

'죽지 않게 해 주세요'였다.

대보름 전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자기는 죽고 싶지 않다면서

펑펑 대성통곡을 했던 것이다.

 

개념이는 낮과 밤을 막내와 달리한다는 치명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막내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길냥이에게 밥을 챙겨줘서 집냥이로 만든다는 나름의 작전 내지 계획은 폐기처분한 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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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길냥이에게 밥을 챙겨주기 시작한지 넉달이 되어간다.  

처음보다는 경계심이 많이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다가오지는 않는다.

어제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오는 길에 화단 계단 밑에 만들어 준 냥이집을 보았더니

녀석이 그 안에 들어앉아 졸고 있었다.

언제나 밥만 먹고는 쌩~하니 달아나던 녀석이었는데, 장족의 발전이다.

혹시나 그 달디단 낮잠을 방해할까 발소리를 죽여 살금 들어왔다.

한파가 몰려오고 추위가 기승을 떨던 겨우내 녀석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한동안은 놓아준 사료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혹시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병이 든 건 아닌지,

어디서 얼어죽은 건 아닌지 걱정되고 안부가 궁금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제가 우수, 어쨌거나 이 모진 겨울을 이겨낸 녀석이 기특하고 대견할 따름이다.  

 

다섯 시쯤, 사료와 물을 챙겨들고 나갈 때까지도 냥이는 낮잠을 즐기고 있었나 보다.

화단에 들어서는 내 발자국 소리에 놀랐는지 집에서 화들짝 놀라 튕기듯 나왔다.

그러고는 동그란 눈으로 날 빤히 쳐다본다.

"배 안고파? 밥 주러 왔어."

내가 다가가자 에어컨 실외기 뒷편으로 슬금슬금 물러난다.

냉기가 올라오지 말라고 바닥에 깔아준 스티로폼과 박스에 시트지를 붙여 만들어준 냥이 집 벽과의 틈사이에

떨어진 사료들이 보였다.

내가 스티로폼을 거둬내고 떨어진 사료들을 치워주고 먼지 털어주었다. 

그 모습을 냥이는 에어컨 실외기 뒷편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사료와 물을 넣어주고 일어서서 화단을 다 벗어나기도 전에 냥이는

몸을 낮춘 경계 자세로 살금살금 나와서는 자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곧장 베란다로 가서 버티컬 틈새로 냥이가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사료로 배를 채운 뒤에도 냥이는 집을 떠나지 않고 앉아 있었다.

 

오늘 아침 막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나섰는데 화단에 냥이가 있었다.

"냥이다, 냥아~~" 하고 부르고 보니, 우리 냥이(길냥이를 우리 냥이라고 불러도 되나 싶지만)가 아니다.

우리 냥이는 까만 턱시도를 차려 입은 고양이인데 그 고양이는 노랑, 까망, 하양이 뒤섞인 얼룩 고양이었다.

우리를 보고 화다닥 놀라 달아났다.

아마 어제 냥이 집을 청소해 준다고 떨어진 사료들을 모아서 화단 흙 위에 그냥  버려두었는데

그 냄새를 맡고 찾아온 게 아닌가 싶다.

 

아파트 주민들이 길냥이에게 밥을 줘서 도둑고양이들을 끌어들인다고 항의를 할까봐

새가슴인 나는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료를 좀 더 넉넉히 줘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우리 냥이는 새로 등장한 얼룩냥이를 받아들일까?

고양이들에겐 자기들만의 영역이 있다는데 혹시 싸움을 벌이면 어쩌나.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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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2-2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마음씨의 섬사이님. 전 가끔 보이는 고양이가 무서워 피해 다녀요. ㅠㅠ

섬사이 2012-02-23 11:15   좋아요 0 | URL
고양이를 유난히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어릴 때 집에서 강아지며 고양이를 많이 키웠더래서 그런지
무서워하진 않는 편이에요.

프레이야 2012-02-21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정말 오랜만에 반가워요. 그동안 일들이 많았군요. 이제 자주 뵈어요.
길냥이에게 밥주기를 넉달이나 하고 계시군요.^^
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일이에요.
'고양이춤'이라는 다큐를 보고 길냥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볼 수 있었는데 말에요.

앗, 근데 올려주신 사진이 하나도 안 보여요.

섬사이 2012-02-23 11:14   좋아요 0 | URL
앗, 그러게요, 왜 사진이 사라진 걸까요...
길냥이 밥주기는 생각보다 하고 계신 분들이 많던걸요.
아는 엄마도 길냥이 두 마리에게 밥을 주는데
그러다가 유기동물보호협회에도 가입했대요.
제가 길냥이에게 밥을 준다는 걸 알고는
냥이 영양제까지 챙겨서 갖다줬어요. ^^
 

막내는 동물을 좋아한다.  꼭 반드시 챙겨보는 TV 프로그램은 일요일 아침에 하는 '동물농장'과 EBS에서 방송하는 '동물일기'이고,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가도 누가 강아지를 데리고 나오면 그 강아지를 좇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얼마 전에는 능동 어린이대공원에 갔는데 노란 구렁이를 만져보고 사진을 찍는 체험이 있었지만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그랬더니 울먹울먹하며 아쉬워했고, 그걸 본  관계자 분께서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만져보게 해주겠다'고 하셔서 체험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어이 구렁이를 쓰다듬어주고 왔다. 

그런 막내가 강아지를 키우자, 고양이를 키우자 졸라대는 것은 당연지사.  두 달쯤 전에 냉면을 먹으러 충무로 근처를 지나다가 길가에 주욱 늘어선 애견동물 가게를 보고는 강아지를 사달라고 얼마나 떼쓰고 졸라대던지.  네가 똥오줌 다 치워줘야 한다고 윽박질러도 그러겠단다, 자기가 똥오줌 다 치우고 목욕도 시키고 산책도 시키고 밥도 주고 다 할 테니까 사달란다.  오마이갓~!!! 난 세 아이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단 말이닷~!!!  강아지를 키우려면 장난감도 다 치워야 한다고 하자 그제서야 멈칫, 잠시 곰곰 생각에 잠기더니 그럼 자기가 17살이 되면 그 때는 꼭 사달란다. 그렇게까지 물러서는데 나도 그러마 했다. 

얼마 전 같이 이마트에 나갔다.  내가 장을 보는 사이에 오빠랑 애완동물 코너에 가있던 막내가 햄스터를 사달란다.  안된다고 했더니 그럼 물고기를 한 마리만 사달란다.  물고기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 들여놓아야 할 장비며 소품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이는 모르니까. 잠깐 실갱이를 하다가 퍼뜩 떠오른 생각.   우리, 길냥이 밥 사다가 줄까?  아이의 표정이 환해진다.  앗싸, 성공이다!!!   그래서 사온 고양이 밥.  

 

생전 처음 사본 고양이밥이다.  내가 어릴 때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많이 키웠었지만 집에서 가족들이 먹다 남긴 음식들을 줬지 돈 주고 사료 사다 먹이진 않았었다. 세 개 묶어서 2850원이었는데 씨푸드칵테일과  연어+참치로 총 6파우치를 사왔다. 지난 금요일 오후에 한 봉지 뜯어서 에어컨실외기와 베란다에서 화단으로 통하는 나무 계단 사이에 물과 함께 놓아 두었더니 한동안 파리들이 날아와 잔치를 벌였다.  막내가 파리들이 와서 먹는다고 잔뜩 실망했었는데 해가 지고 7시쯤 나가보니가 어느 새 몰래 와서 소리도 없이 싹싹 다 먹고 갔다.  마치 설거지를 한 듯 접시가 반짝였다.  막내가 얼마나 신기해하던지.  솔직히 나도 좀 신기했다.  뿌듯했고.   

오늘로 그 때 사온 파우치형 사료는 다 먹었다.  그래서 그저께 인터넷으로 고양이 사료를 주문했다.  고양이 사료도 가격이 천차만별.  그 중 싸고 양이 많은 것으로 주문했다.  날이 추워지면 습식 사료는 얼어버릴 걸 같기도 해서 건식 사료가 필요할 것 같았다.  길냥이가 건식사료에 익숙해질 때까지 섞어서 줄 캔형 습식사료도 같이 주문.  오늘 도착한 사료가  이거다.  

  

 

 

 

 

 

 

 

 

 

 

 

 

 

 

왼쪽 사료가 7.5kg에 16990원.  생각보다 양이 엄청 많구나.  저 캔사료는 24개 한 박스에 12900원.  오늘 건식사료를 섞어서 처음 줘봤는데 또 싹싹 다 먹었다.   

길냥이 밥을 챙겨주면서 길냥이와 마주친 건 딱 세 번.  처음엔 밥을 주고나서 베란다에서 다 먹었나 보려고 내다 보았는데 길냥이가 아직 식사중이었던 것.  눈이 딱 마주쳤는데 그대로 도망가버렸다.  식사를 방해한 것 같아 미안했다.  그래서 얼른 거실로 들어왔는데 다행히도 나중에 다시 와서 마저 식사를 다 했다.  또 한 번은 다 먹었겠지, 하고 밥그릇을 회수하려고 나갔는데 그 날따라 늦게 와서 식사 중이었나 보다. 또 본의 아니게 식사를 방해.  "어, 미안미안.. 그냥 맛있게 먹어. 나 들어갈게"하고 자리를 피해주었다.  세번째 마주친 건 오늘.  밥을 주려고 막내랑 같이 나갔더니 이런,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  우리를 보고 또 화단 나무 뒤로 숨길레 그냥 밥과 물을 놔주고 돌아왔다.   

막내는 언제쯤 길냥이와 친해질 수 있을까, 하고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겨울엔 길냥이가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상자로 집을 만들어줘야겠다고 벼르고 있다.  담요에 핫팩까지 넣어줄거란다.   

난?  길냥이 밥주기가 일상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나 할까?  길냥이가 언젠가 나를 알아봐주다면 무척 기쁠 것 같다. 이제 길냥이가 왔다가 밥이 없으면 서운해할까봐, 혹은 "뭐야? 오늘 밥 없는 거야?"하며 짜증을 낼까봐 걱정되어서 오후 5시30분에서 40분 사이라는 식사시간을 꼭 지켜주려고 애쓰고 있다.  게다가 밥만 챙겨주면 되는 동물친구라... 아이 셋을 돌봐야 하는 나로서도 나쁘지 않고, 막내는 길냥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니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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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11-02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정말로 담요에 핫팩까지 넣어주시는 분들이 봤습니다. ㅎ 박스 만들어주면 좋지요. 안 입는 옷이나 못쓰는 방석 같은거 깔아서요. 지난 겨울엔 길냥이들 때문에 걱정이었어요. 사료도 당연히 좋고요, 길냥이들에게는 물이 더 중요해요. 길냥이의 수명이 1-2년인 것은 (집고양이의 수명이 15-6년 이상인걸 생각하면...) 고양이들이 신장이 약한데, 더러운 물을 먹거나 물을 먹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고 해요. 집에 있는 고양이도 물 신경 많이 쓰고, 물 많이 안 먹는 애들도 많아서 습식사료 먹이곤 하거든요. 무튼, 길냥이들은 특히 겨울에 물구하기가 힘들어지니, 사료와 함께 물을 주면 아주 좋습니다.

사람이 길냥이랑 너무 친해지는 건 좋지 않아요(그런 경우 없지만). 그냥 데면데면한 정도도 감지덕지지요. 길에는 아직도 고양이에게 못된짓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길냥이는 사람에게 경계심을 가지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더라도 분명 조만간 밥내노라고 밥그릇 앞에 앉아서 시위할꺼에요. ㅎㅎ 고양이니깐요.


섬사이 2011-11-05 06:59   좋아요 0 | URL
그저께는 두 마리가 왔지 뭐예요! 사료를 깨끗이 먹어치우고서는
나무계단에 누워서 한껏 여유를 즐기더라구요.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관심없는 척 곁눈질로만 살짝살짝 보았습니다. ^^
사료를 좀 더 넉넉히 줘야겠구나 했어요.

무스탕 2011-11-03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 정성이도 동물을 무지 좋아합니다. 강아지건 고양이건 새건 물고기건 뱀이건 모조리 좋아해요.
어려선 키우자는 말을 안하더니 조금 커선 키우자 그러길래 네가 똥치우면 키우겠다니 그것만 엄마가 하래요. 먹이주고 씻겨주는건 자기가 한다고요. ㅋㅋ

울 동네 길냥이들은 제 목소리를 알아요. 제가 먹을걸 모아서 갖고 나가면서 야옹~ 하고 부르면 근처 고양이들이 집합을 하죠. 그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 허튼소리로 고양이를 부르지 못하겠더라구요. 괜히 불렀다가 먹을게 없으면 실망할테니까요. 근데, 그 냥이들 중에 정말정말 이쁜 냥이가 있어서 만져보고 싶은데 그건 꿈도 못꾸게 해요 ㅠㅠ

섬사이 2011-11-05 07:08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은 길냥이들의 대모시구나~~!!
대모님도 만져보는 걸 꿈도 못꾼다니, 저도 일찌감치 포기해야겠네요. ^^
위에 하이드님 말씀대로 길냥이들과는 '데면데면'한 관계가 더 좋겠다 싶어요.
어제는 길냥이가 겨울에 와서 따뜻하게 몸이라도 녹이라고
상자로 집을 좀 만들었어요.
그런데 길냥이에게 이런 집을 놔주는 게 좋을까, 고민이 되요.

노이에자이트 2011-11-03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가 고양이나 개와 노는 모습은 정말 귀여워요.사진 찍어서 한 번 올려주세요.

섬사이 2011-11-05 07:09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노이에자이트님^^
사진찍는 건 아직 엄두도 못내요.
밥 먹고 있는 모습이라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직은 그것도 쉽지 않아요.
언젠가는 아이랑 고양이가 같이 노는 모습은 아니더라도
길냥이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고 싶긴 해요.

이진 2011-11-0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는 새벽에 추울까봐 담요를 깔아주었는데 다음날 보니 누가 담요를 가져갔더라구요..어찌나 황당했던지 말입니다.

섬사이 2011-11-05 07:11   좋아요 0 | URL
허걱~!!! 누가 그랬을까요.
길냥이 만큼이나 추운 누군가였을까요?


암튼 반가워요, 소이진님.^^

2012-01-01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10월 19일에 있었던 색깔아이는 내가 아이들과 꾸려가야 할 차례였다.  우리집 세 아이들이 모두 재미있게 읽었던, 너무나 유명한 그림책 사토 와키코의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를 읽고 뭔가 해보고 싶었더랬다.  그래서 한 달 전쯤 동대문시장에 가서 광목천을 두 마정도 사다가 도깨비 인형 본을 떠서 엄마들에게 나누어 주고 인형을 만들어 오라고 숙제를 내줬었다.  호피무늬 천은 동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며 샘플로 내놓은 천을 몇가지 집어왔다. 가게 사장님들께는 죄송하지만 호피무늬 천이 광목천에 비해 너무 비싸서...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는 아이들 대부분이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는 책.  그래서 수업 들어가기 전에 읽어주려고 했더니 반응들이 영~~~  "에이~~ 그거 나 벌써 다 아는데.."다.  

살살 달래서 좀 더 오버하는 기분으로 읽어줬더니 다 안다고 시시해하던 녀석들이 두 눈을 반짝이며 듣는다.   

읽고 나서 아이들이 도깨비의 얼굴을 그려주는 작업 풍경.   

 

아이들은 얼굴 뿐 아니라 도깨비 팬티에 배꼽, 찌찌(?)까지 세심하게 그려줬다.  목걸이와 팔찌 등의 악세사리는 말할 것도 없고.  남자 아이들보다는 여자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았다.  

그래서 만들어진 도깨비 5형제.  

 

아이들이 그린 도깨비 얼굴도 제각각이지만 엄마들이 만든 도깨비 옷의 디자인도 제각각이다. 우리 막내가 만든 것은 오른쪽에서 두 번째.  집에 돌아와서는 도깨비 얼굴을 또 그려주고 싶단다.  도깨비 인형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하나, 하고 있다가 둘째 볼거리 때문에 혼비백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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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02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저런 도깨비 인형 만드는 것도 손많이 가셨겠는걸요.
아이들이 정말 잼나게 했겠네요, 이뻐요. 그리고 넘넘 좋네요.
다들 신발도 신기고, 웃는 상으로 만들었네.... ^^

섬사이 2011-11-05 07:14   좋아요 0 | URL
도서관 행사가 끝나고 며칠 후에 가진 모임이었더래서
엄마들이 더 정신이 없었지요.
그래도 아이들은 즐거워했어요.
저 도깨비 인형들, 지금은 도서관 관장님 방 창문에 걸어놓은 빨래줄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요.

조선인 2011-11-0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볼거리라니 얼마나 아플까요. 아이도 엄마도 힘들겠어요. 잘 먹지도 못할텐데, 가여워서 어째요.

섬사이 2011-11-05 07:15   좋아요 0 | URL
심한 아이는 묽게 쓴 죽은 빨대로 빨아먹는대요.
둘째는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병원에서 준 진통제를 계속 먹어서 그런지 밥도 그냥저냥 먹는 편이었지요.
지금은 다 나았어요.
지난 목요일부터 다시 학교에 출석중입니다.^^

무스탕 2011-11-03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깨비 사진을 보면서 오른쪽 두번째 도깨비는 목걸이에 팔찌까지 하고 활짝 웃고있네 했는데 막둥이표 도깨비였군요 ^^
애들이 그리기 좋도록 도깨비 크기도 커서 더 좋았어요 :)

섬사이 2011-11-05 07:18   좋아요 0 | URL
다들 열심히 그렸죠. 도깨비 팬티까지 그려주는데 어릴 적에 부르던 노래가 생각나던데요.
"도깨비 빤스는 튼튼해요~ 질기고도 튼튼해요~ 호랑이 가죽으로 만들었어요~" 하는..

무스탕님도 알고 계시려나...?? ^^

무스탕 2011-11-06 19:13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 노래를 전 조금 늦게 알았어요. 어려서는 몰랐고 정성이 자랄때 알았어요.
"도깨비 빤쓰는 더러워요. 냄새나요. 호랑이 가죽으로 만들었어요. 이천 년 동안도 끄떡 없어요" 전 이렇게 알고 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