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의 대기근 - 중국 참극의 역사 1958~1962, 2011년 새뮤얼 존슨상 수상작 인민 3부작 2
프랑크 디쾨터 지음, 최파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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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의 존재는 중국 현대사에서 어떤 의미로든 결코 홀대하기 쉽잖다. 아마 1958년 중국 권력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견제받지 않은 채 끊임없이 저지르는 잘못된 선택이, 4년간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할 수 있는지 명명백백하게 드러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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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만연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얼척없는 목표, 입증되지 않는 목표 달성 주장, 너도 나도 더 높은 목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시, 모두가 허상을 꿈꾸고 바라보는 일...

결국 나중에 다 밝혀진다. 신기루를 실체로 믿고 있었음을. 마오와 공산당의 오류가 아니라, 인간이 이룬 공동체의 특징인지도 모르겠다. 목표 지향 속에 비판의식과 성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빠르게 달려가길 원할 뿐. 1960년의 중국은 권위에 기댄 마오의 강력한 영향력이 결국 이를 비극으로 만든 것이다. 스탈린이 그랬고 히틀러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견제없는 독재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농업과 공업 생산 부문에서 터무니없는 수치들이 세간의 이목을 다투면서 곧 중국의 모든 사람들이 목표량 열풍에 사로잡혔다. 기록적 목표량을 달성했다는 이러한 주장들은 당 모임에서 들먹여지고 강력한 선전 기구에 의해 대대적으로 유포되면서 최신의 기록들 뒤에 있는 지도자들에게 영예를 안겼다. 수치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사회주의 진영이 지난해 우주 공간에 쏘아 올린 첫 인공위성을 기려 〈스푸트니크호 발사하기〉라고 불렸다. 스푸트니크호 발사하기〉, 〈전투 중인 당에 합류하기〉, 〈불철주야로 열심히 일하기〉는 홍색 기를 받는 길이었다. 곧 중국 최초의 인민공사가 될 허난 성 차야산(<스푸트니크 공사>로 알려지게 된다)에서는 헥타르당 4,200킬로그램의 밀 수확 목표량이 1958년 2월에 설정되었다. 6,000명의 활동가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포스터와 전단지, 구호, 현수막으로 무장한 채 시골을 돌아다니자 목표치는 한 단계 더 높아졌다. 그해 말이 되자 헥타르당 37.5톤이라는 완전히 허구적인 목표량이 약속되었다.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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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 시공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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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제목만으로는 본질적인 국가의 실패에 대한 내용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읽고나니, 실패하는 국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즉, 성공적인 국가도 있다는 말. 즉, 실제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는, 정치제도와, 이에 기인한 경제제도 때문이다. 착취적인 정치제도를 가진 나라는 경제제도에서도 실패할 수 밖에 없고, 간혹 중국처럼 착취적인 정치제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경제발전을 이루는 나라들은, 조금 더 지켜 봐야하겠지만 결국은 실패할 것이라고 읽힌다.

사례로 굉장히 많은 나라와 지역들이 등장한다. 첫 사례인 노갈레스 지역, 장벽을 사이에 두고 한 쪽은 미국이고 다른 한 쪽은 멕시코인 노갈레스의 부의 격차는 결국 착취적 정치제도에 기인한 것이라고 저자들은 밝히고 있다. 한 70여년 전까지 오랜 정치경제적 공동체를 영위하다가 딱 반으로 갈라진 대한민국과 북한도 저자들이 계속 언급하는 사례이다.

포용적 정치제도와 그에 기인한 포용적 경제제도는 국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포용적 정치제도는 다원주의를 인정하는 것, 포용적 경제제도는 인센티브가 허용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하여 운 - 책에서는 ‘결정적 분기점’ - 그리고 역사적인 배경도 필요하다.


마르크스는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고 했었다.

책은, 논지는 간단하고 사례가 풍부하다.

중국의 성장과 발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책이 2012년에 초판이 나왔으니 한 8년쯤 지난 듯 한다. 지금 저자들의 예측이 맞아들어가고 있는가...?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나서 집에 있는 중국 현대사 관련 책을 다 집어 들었다. 일단 중국의 붉은 별을 읽고 마오의 대기근을 읽어야겠다. 그 다음 책은 그 다음에...

시공사 책이라서 정말 사기 싫었다. 그래서 알라딘 중고책방에서 구매. 내 책 값이 시공사로 들어가는게 싫다. 아이러니 한 것은, 착취적 정치제도의 실행자였던 이의 아들이, 이런 책을 냈다는 것. 정말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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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특히, 아이들이 산만하다고 해서 학부모 상담에서 아이들에게 약물 치료를 권하는 것은 아이들을 더더욱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ADHD는 ‘사실 뇌에 결함이 있는 아이들이 아니라 느리게 성숙하는 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66쪽) 그저 5학년 교실에 3학년이 앉아 있는 것 뿐일 수도 있고, 그 아이도 조금 기다리면 충분히 제 몫의 발달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데, 섣부른 약물의 사용은 그 몫의 가능성을 뿌리뽑아버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특히 (ADHD) 아이들의 경우, 약물치료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리탈린 등의 정신자극제는 드물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남용의 우려가 있다(청소년들은 불법으로 쉽게 사고팔기도 한다). 정신자극제를 복용하는 아이들은 행동이 개선되면 자신의 개인적인 노력보다는 ‘좋은 알약‘ 덕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ADHD의 ‘숨겨진 강점’을 살펴보며 알게 되었듯이 자극을 주고, 자연을 접할 수 있고,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환경에 있을 때 아이들의 ADHD 증상이 극적으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좋은 삶을 대신할 ‘대체재‘로 화학적 자극을 제공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 게다가 자크 판크세프나 다른 연구자들은 메틸페니데이트(리탈린)를 투여받은 쥐들이 놀이에 적게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핵심을 말하면, 인생의 여정을 이제 막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놀이, 풍부한 감각경험, 역동적인 상호작용 환경으로 구성된 강력한 발달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건강한 생활방식을 일정 기간 실천한 후에도 여전히 문제가 지속된다면, 그때는 정신활성약물의 사용에 대해 의사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88쪽)

(아스퍼거 증후군 등 자폐성향을 가진) 이 아이들의 관심사는 그들이 누구인지를 정의한다. 관심사가 안전이자 경계이고 통제 수단이다. 아이가 소중히 여기는 관심사를 없앰으로써 아이를 벌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아이에게서 자기 자신을, 위로와 위안을, 힘의 원천을 빼앗는 것과 같다. 관심사는 취미나 오락 이상의 것이다. 관심사는 그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다.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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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크는 인문학 17 : 미디어 리터러시 - 매일 보는 미디어, 과연 제대로 보고 있을까? 생각이 크는 인문학 17
금준경 지음, 이진아 그림 / 을파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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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같이 읽으려고 산 책. 다양한 온라인 기반의 디바이스를 사용하여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뉴미디어 시대의 특징을 잘 제시하고 있으며, 개인화되고 있는 정보 채널로 인해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분별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함을 용어와 사례를 통해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다만,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조금 힘들어 보인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다양한 영역, 디바이스의 사용, 컨텐츠의 생산과 소비 정도는 아이들도 따라올 수 있겠지만, 뉴스를 알아보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뉴스의 소비가 좁고 적은 - 책의 이야기처럼 주로 연예 분야에 특정됨 - 학령 특성 상, 이 부분은 밀접하게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어른들이 마음 편하게, 뉴미디어 시대와 개인화된 컨텐츠의 범람,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되짚어 보는 독서의 기회를 가지는 책으로 사용해도 좋을 듯 하다.

다섯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미디어 전반에 대해 소개하는 첫 주제글과, 유튜브 등의 플랫폼의 작동 및 고려할 점 등을 소개하는 세 번째 주제글은 6학년 아이들에게도 읽혀볼 만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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