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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이엠 블랙핑크 ㅣ 아이엠
조영선 지음, 서영희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0년 10월
평점 :
[My Review MDCCXLVII / 주니어RHK 13번째 리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진로탐색'의 기회를 주는 책은 언제나 환영이다.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직업의 세계'를 간접적이나마 체험할 수 있고, '미래설계'를 위한 고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책은 더 많아져야 한다. 이번 책은 대한민국 아이돌의 대명사 '블랙핑크'를 롤모델로 삼은 책이다. 특히, 블랙핑크가 이룬 업적을 살펴보며 '아이돌 생활'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풀어낸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며 '아이돌'을 꿈꾸는 어린이들도 많을 것이기에 꾸밈 없는 아이돌의 리얼한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면 떠오르는 '화려한 생활'만 있다는 것도 함께 코칭해주면 좋을 듯 싶다. 모든 아이돌이 블랙핑크처럼 '성공적'인 데뷔와 팬들의 사랑을 오래도록 받는 것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아이돌 지망생'들이 실패하고 좌절하는 어둠이 있기에 '스타 아이돌'이 유독 밝게 빛나는 것일 수도 있음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책속에서 보여준 '화려하고 밝은 이미지'와는 다른 '뒷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 보련다.
먼저 '무한 경쟁 시스템'이다. 적게는 3~4명, 많게는 십 여명의 멤버로 구성되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기까지 아이돌 지망생들은 끝없는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흔히 '연습생'이라 불리는 이들은 '대형기획사', '신생기획사' 등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끼와 실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선발'되어, 오랜 기간동안 숙련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기간동안 연습생들은 엄청난 강도의 '하드 트레이닝'을 감수해야만 하는데, 노래, 춤, 랩, 연기,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재능과 자질을 검증 받기 위해 무한 경쟁을 강요받는다. 물론 '블랙핑크'의 멤버도 마찬가지 경쟁을 뚫고 데뷔하였다. 애초에는 '핑크펑크'라는 8인조 여자아이돌로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데뷔'하기까지 엄청난 연습량과 기약없이 미뤄지는 데뷔일정을 감내하지 못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감수하지 못한 4명의 멤버가 탈락하고, 최종적으로 제니, 지수, 로제, 리사, 네 명의 멤버로 '블랙핑크'라는 이름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도 그 지난한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아이돌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참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과도한 '무한 경쟁'에 내몰렸다가 끝까지 참고 견딘 몇몇 아이돌들은 성공적인 데뷔와 큰 인기를 얻게 되지만, '똑같은 과열 경쟁'에서 아쉽게 탈락한 연습생들은 어떻게 될까? 몇몇은 우여곡절 끝에 '또 다른 아이돌'로 데뷔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남다른 재능과 끼가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평범한 일반인의 삶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이라 하더라도 고된 일정을 소화한 뒤에 '학업성적'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또 일부는 작곡, 작사, 안무 등에 특기를 인정 받아 '또 다른 연습생'들을 트레이닝 시키는 '코칭스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데뷔'를 했다고 해도 팬들의 사랑을 꾸준히 얻기란 더욱 힘들다. 그래서 '기획의 실패'로 인해 화려한 데뷔와 함께 아이돌 생활을 마감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기획사의 능력'도 대단히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이돌의 대부분이 '대형기획사'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아이유나 BTS 처럼 대형기획사가 아니었는데도 성공적으로 인기를 꾸준히 얻고 있는 아이돌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아이돌의 세계는 깜깜한 밤하늘이 배경으로 밝게 빛나는 '스타성'이라는 구조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정말 '극소수의 성공'이란 말이다. 그리고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등극한 '싸이'의 경우처럼 끼와 재능, 그 위에 '혼신의 열정'을 더해야하는 삶이라는 것을 단단히 각오해야만 한다.
또 하나는 '아이돌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다. 10대에 연습생 시절을 보내고 20대에 화려한 아이돌로 살았다 하더라도 30대가 되면 '후배'에게 밀려서 내리막길을 갈 수밖에 없다. 현재 40대가 넘어서도 '전성기의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은 없는 실정이다. 엄청난 팬덤을 몰고 다니던 아이돌도 30대에 접어들면 팬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마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인생에서 30대, 40대는 '한창 일할 나이'다. 그래서 '현역 아이돌'로 계속 인기몰이를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연예인의 삶'이다. 그래서 많은 아이돌들이 '현역'에서 은퇴를 하고, '또 다른 재능'을 키워 연기자로, 예능출연자로, 기획사 임원으로 '제 2의 인생'을 설계하기도 한다. 그러니 '노래' 하나로 승부하겠다는 '실력파 아이돌'을 고집하기보다는 폭넓은 재능을 발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발돋움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는 '연예인도 공인(公人)인가?'라는 물음과 직결되는데, 사전적으로는 '공인'은 정치인이나 공무원 등 국가나 사회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현재에는 '인지도가 높은 사람'까지 뭉뚱그려서 '공인'이라고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까닭으로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가타부타 따져 물으며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팬들도 생겼는데, 이로 인해 '사생활 침해', '악성 댓글', '연예인 자살' 등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돌의 일상은 결코 '평범'할 수가 없다. 집밖으로 외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심지어 집안에서 생활하는 모습까지 '파파라치'들에게 찍혀서 만천하에 공개가 되며, 공인으로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젊은 아이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맘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연애와 결혼조차 팬들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얼마 전에 에스파의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이 열애한다는 소식에 실망한 팬들을 위해서 '사과문'까지 발표해야만 했다.
그렇다고해서 아이돌의 사생활을 존중하자는 차원에서 '도덕성'을 문제 삼지 않기에는 자유분방한 일상으로 눈쌀을 찌푸리는 일도 많다. 특히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아이돌'이기 때문에 이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모범적'이어야 할 의무(?)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일상의 포기하고도 '화려한 무대 위의 삶'만 동경하면서 아이돌을 꿈꾼다면 한 번쯤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일상적인 자유로움과 평범한 행복까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끼와 재주를 감출 수 없을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돌'로 성공적인 데뷔만 남은 셈이다. 이제 대한민국 아이돌은 'K-POP'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다. 수많은 선배 아이돌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이룩한 업적이므로 '후배 아이돌'이 어떤 열정을 품어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물론 많은 돈과 높은 명성을 얻기 위해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평범한(?) 아이돌을 꿈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왕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아이돌 세계에 뛰어들었다면 '저마다의 끼와 열정'으로 모든 인류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노래하고, 그로 인한 기쁨을 춤으로 표현해줬으면 좋겠다. 말뿐이 아닌 위대한 '영향력(인플루언서)'으로 말이다. 전세계 소녀들의 꿈을 펼쳐내는 '블랙핑크'가 더욱더 앞장 서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