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eBook] 아이엠 블랙핑크 아이엠
조영선 지음, 서영희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My Review MDCCXLVII / 주니어RHK  13번째 리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진로탐색'의 기회를 주는 책은 언제나 환영이다.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직업의 세계'를 간접적이나마 체험할 수 있고, '미래설계'를 위한 고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책은 더 많아져야 한다. 이번 책은 대한민국 아이돌의 대명사 '블랙핑크'를 롤모델로 삼은 책이다. 특히, 블랙핑크가 이룬 업적을 살펴보며 '아이돌 생활'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풀어낸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며 '아이돌'을 꿈꾸는 어린이들도 많을 것이기에 꾸밈 없는 아이돌의 리얼한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면 떠오르는 '화려한 생활'만 있다는 것도 함께 코칭해주면 좋을 듯 싶다. 모든 아이돌이 블랙핑크처럼 '성공적'인 데뷔와 팬들의 사랑을 오래도록 받는 것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많은 '아이돌 지망생'들이 실패하고 좌절하는 어둠이 있기에 '스타 아이돌'이 유독 밝게 빛나는 것일 수도 있음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책속에서 보여준 '화려하고 밝은 이미지'와는 다른 '뒷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 보련다.

  먼저 '무한 경쟁 시스템'이다. 적게는 3~4명, 많게는 십 여명의 멤버로 구성되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기까지 아이돌 지망생들은 끝없는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흔히 '연습생'이라 불리는 이들은 '대형기획사', '신생기획사' 등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끼와 실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선발'되어, 오랜 기간동안 숙련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기간동안 연습생들은 엄청난 강도의 '하드 트레이닝'을 감수해야만 하는데, 노래, 춤, 랩, 연기,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재능과 자질을 검증 받기 위해 무한 경쟁을 강요받는다. 물론 '블랙핑크'의 멤버도 마찬가지 경쟁을 뚫고 데뷔하였다. 애초에는 '핑크펑크'라는 8인조 여자아이돌로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데뷔'하기까지 엄청난 연습량과 기약없이 미뤄지는 데뷔일정을 감내하지 못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감수하지 못한 4명의 멤버가 탈락하고, 최종적으로 제니, 지수, 로제, 리사, 네 명의 멤버로 '블랙핑크'라는 이름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도 그 지난한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아이돌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참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과도한 '무한 경쟁'에 내몰렸다가 끝까지 참고 견딘 몇몇 아이돌들은 성공적인 데뷔와 큰 인기를 얻게 되지만, '똑같은 과열 경쟁'에서 아쉽게 탈락한 연습생들은 어떻게 될까? 몇몇은 우여곡절 끝에 '또 다른 아이돌'로 데뷔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남다른 재능과 끼가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평범한 일반인의 삶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이라 하더라도 고된 일정을 소화한 뒤에 '학업성적'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또 일부는 작곡, 작사, 안무 등에 특기를 인정 받아 '또 다른 연습생'들을 트레이닝 시키는 '코칭스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데뷔'를 했다고 해도 팬들의 사랑을 꾸준히 얻기란 더욱 힘들다. 그래서 '기획의 실패'로 인해 화려한 데뷔와 함께 아이돌 생활을 마감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기획사의 능력'도 대단히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이돌의 대부분이 '대형기획사'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아이유나 BTS 처럼 대형기획사가 아니었는데도 성공적으로 인기를 꾸준히 얻고 있는 아이돌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아이돌의 세계는 깜깜한 밤하늘이 배경으로 밝게 빛나는 '스타성'이라는 구조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정말 '극소수의 성공'이란 말이다. 그리고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등극한 '싸이'의 경우처럼 끼와 재능, 그 위에 '혼신의 열정'을 더해야하는 삶이라는 것을 단단히 각오해야만 한다.

  또 하나는 '아이돌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다. 10대에 연습생 시절을 보내고 20대에 화려한 아이돌로 살았다 하더라도 30대가 되면 '후배'에게 밀려서 내리막길을 갈 수밖에 없다. 현재 40대가 넘어서도 '전성기의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은 없는 실정이다. 엄청난 팬덤을 몰고 다니던 아이돌도 30대에 접어들면 팬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마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인생에서 30대, 40대는 '한창 일할 나이'다. 그래서 '현역 아이돌'로 계속 인기몰이를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연예인의 삶'이다. 그래서 많은 아이돌들이 '현역'에서 은퇴를 하고, '또 다른 재능'을 키워 연기자로, 예능출연자로, 기획사 임원으로 '제 2의 인생'을 설계하기도 한다. 그러니 '노래' 하나로 승부하겠다는 '실력파 아이돌'을 고집하기보다는 폭넓은 재능을 발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발돋움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는 '연예인도 공인(公人)인가?'라는 물음과 직결되는데, 사전적으로는 '공인'은 정치인이나 공무원 등 국가나 사회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현재에는 '인지도가 높은 사람'까지 뭉뚱그려서 '공인'이라고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까닭으로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가타부타 따져 물으며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팬들도 생겼는데, 이로 인해 '사생활 침해', '악성 댓글', '연예인 자살' 등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돌의 일상은 결코 '평범'할 수가 없다. 집밖으로 외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심지어 집안에서 생활하는 모습까지 '파파라치'들에게 찍혀서 만천하에 공개가 되며, 공인으로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젊은 아이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맘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연애와 결혼조차 팬들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얼마 전에 에스파의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이 열애한다는 소식에 실망한 팬들을 위해서 '사과문'까지 발표해야만 했다.

  그렇다고해서 아이돌의 사생활을 존중하자는 차원에서 '도덕성'을 문제 삼지 않기에는 자유분방한 일상으로 눈쌀을 찌푸리는 일도 많다. 특히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아이돌'이기 때문에 이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모범적'이어야 할 의무(?)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일상의 포기하고도 '화려한 무대 위의 삶'만 동경하면서 아이돌을 꿈꾼다면 한 번쯤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일상적인 자유로움과 평범한 행복까지'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끼와 재주를 감출 수 없을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돌'로 성공적인 데뷔만 남은 셈이다. 이제 대한민국 아이돌은 'K-POP'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다. 수많은 선배 아이돌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이룩한 업적이므로 '후배 아이돌'이 어떤 열정을 품어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물론 많은 돈과 높은 명성을 얻기 위해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평범한(?) 아이돌을 꿈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왕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아이돌 세계에 뛰어들었다면 '저마다의 끼와 열정'으로 모든 인류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노래하고, 그로 인한 기쁨을 춤으로 표현해줬으면 좋겠다. 말뿐이 아닌 위대한 '영향력(인플루언서)'으로 말이다. 전세계 소녀들의 꿈을 펼쳐내는 '블랙핑크'가 더욱더 앞장 서줬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사 어벤저스 1 : 전염병, 응급 센터를 폐쇄하라! - 어린이 의학 동화 의사 어벤저스 1
고희정 지음, 조승연 그림, 류정민 감수 / 가나출판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이 되자 논술공부방을 접어야만 했다. 급작스럽게 대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해 아이들과 '대면수업'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임시휴업'과 '수업재계'를 반복하다가 이듬해에 공부방을 잠시 닫고 병원에 취직을 했다. 그렇게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에 나는 병원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돈은 벌어야 했기에 말이다. 물론 '전문의료진'으로 일을 했던 것은 아니다. '비의료진'이고 '비정규직'이었을 뿐이다. 대한민국 남성 가운데 마흔을 훌쩍 넘기면 '정규직 채용'이 가능한 곳이 거의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 99% 노동자가 겪는 슬픈 현실이다. 비정규직은 언제든 쉽게 '해고 가능'한 것이 기업활동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동인권' 같은 배려는 눈을 뜨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다. 그저 쉽게 채용해 쓰다가 편리하게 해고해 버릴 뿐이다. 암튼, 큰 병원에서도 '비정규직' 근무자가 많다는 사실만 알아두면 병원을 조금 더 유용하게 이용하실 수 있을 것이다. 잠시 후에 다시 말해보자.

 

  이 책, <의사 어벤저스>는 '어린이책'이지만, 어렵고 복잡한 '의료지식'과 더불어서 '병원근무자'들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에 대해서도 빠삭하게 알려주는 훌륭한 책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크게 '전문의료진'과 의료진들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비의료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의료진은 의료현장에서 마주치는 '의사', '간호사'와 병원의 업무를 총괄적으로 전담하는 '상급부서'에서 일을 하는 분들이다. 이들은 진료와 의료활동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전문인'이기 때문에 이들의 빠른 진료와 치료로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료진들만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의 업무를 보조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간호사'인 것처럼, 간호사의 업무를 도와주고, 병실의 청결 및 관리를 위해서 일하는 필수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바로 '비의료진'들인데, 우리는 이들을 흔히 '조무원', '미화원', '경호원', '수납원', '관리원' 등등이라 부른다. 다시 말해서, 병원업무는 의사와 간호사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비의료진'들의 감춰진 헌신에 의해서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병원의 일상을 살짝 들여다보자. 수술실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 헌신을 다하는 현장을 상상해보라. '의학드라마'를 재미나게 보셨을테니 상상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환자가 입원을 하고 병실을 배정받고 수술일정과 예약, 그리고 수납까지 수많은 병원업무는 '누가' 할까? 병실에 입원한 환자를 수술실까지 옮기는 일은 '누가'할까? 수술실에 정전이 되지 않게 하려면 '누가' 철저히 준비해야 할까? 수술실에 있는 수많은 기기들이 고장이라도 나면 '누가' 고칠까? 수술이 끝나고 난 뒤에 다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99.9% 무균을 유지하기 위해 '누가' 깨끗하게 청소할까? 수술실 밖에서 보호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다 분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내고 난동이라도 부리게 되면 '누가' 이들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통제할까? 이런 수만 가지 '잡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바로 'ㅇㅇ원'으로 끝나는 비정규직들의 숨겨진 노고 덕분이다. 물론 작은병원에서는 '의료진'들이 이 모든 일들을 다하지만, 대학병원 같은 '대형병원'은 너무 크기 때문에 '의료진'만으론 병원업무를 모두 다 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대형병원에서 조금이라도 불만이 생기면 의료진들에게 직접 대면해서 하소연할 수가 없다. 이들은 칭찬받을 때에만 잠시 얼굴을 보여줄 뿐, 비난 받거나 불만을 토로하면 가장 먼저 뒤로 빠진다. 그리고 '비의료진들'에게 떠넘겨지면서 온갖 쓴소리를 다 듣게 만든다. 그렇게 대형병원에 방문하게 되면 가장 먼저 '비의료진들'과 대면을 하게 된단 말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온갖 불평불만을 쏟아내며 "담당자, 불러와~!"라고 언성을 높이면 높일수록 더욱더 '비의료진들'만 만나게 된다. 그래서 원만하게 해결이 되지 않으면, 병원은 그 책임을 가장 먼저 '비의료진'에게 물으며 '해고통보'를 한다. 왜냐면 가장 쉽게 자를 수 있고 '다시 뽑아 쓰면' 되기 때문이다.

 

  암튼, <의사 어벤저스> 1권에서 다루는 내용이 '코호트 격리'에 이르게 된 '어린이 전문 응급센터'다. 다시 말해, 전염병으로 인한 '환자 확산'을 막기 위해서 병원 폐쇄라는 강력한 조치가 취해졌다는 말이다. 우리 나라도 '메르스',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격리 조치'가 전국적으로 취해진 경험을 직접 겪었으므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된 것이 2021년이라 '코로나19'의 변종인 '코로나알파바이러스'에 따른 병원 폐쇄를 주요 내용으로 다루었다. 그런데 가뜩이나 병원 수가 적은 '어린이병원(소아전문응급병원)'이 코로나알파 감염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니 매우 급박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린이 의사'인 강훈, 장하나, 이로운, 구해조, 4면의 어벤저스가 활약한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실제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실적'으로 펼쳐져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의학지식'만 다룬 것이 아니라 감염병으로 인해서 벌어질 수 있는 '병원업무'부터해서 '언론', '매스컴'을 비롯한 '병원홍보'까지 다루고 있어 웬만한 '의학드라마'를 초월하는 생생한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놓았다. 심지어 20세 이하의 어린이의사들인데도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전문적인 일이다보니 어른들이나 겪을 법한 '직장내 스트레스'까지 다루고 있어서 놀라울 정도였다. 그래서 어린이책에 걸맞지 않은 안타까운 '노동현실'을 리뷰에 담아본 것이다. 책에서는 다루지 않는 '감춰진 일들'이지만 말이다.

 

  다행히 응급으로 방문한 환자는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고,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위급한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한 의료진 덕분에 일상으로 빠르게 되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해피엔딩'이 가능했던 까닭도 바로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아낌없는 협조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현장 메뉴얼'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국가적인 위기상황에 처하게 되면 바로 이 세 가지가 모두 절실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다. 언제나 '의도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일일이 '진위파악'이나 하고 있고, '책임자 추궁' 따위만 일삼고 있으면, 사고는 일파만파로 퍼지고 더 많은 희생자만 만들 뿐이다. 또한, 사고 해결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을 응원해주지는 못할망정 비도덕적으로 조롱하고, 비상식적으로 악담하며, 비이성적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데 열을 올리는 또라이들도 있다. 거기에 '컨트롤타워'가 되어야 할 정부관계자가 '일이 되게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기는커녕, 사고 해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현장방문 사진찍기', '브리핑 준비' 따위로 경호인력과 언론인들을 몰고 다니고, 이들을 '접대(?)'하기 위해 현장관리자들이 하릴없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 따위는 정말이지 대가리에 총 맞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짓이다.

 

  한편, 병원에서 '고마운 일'을 겪었을 때에는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었으면 한다. 병원이라는 곳이 기쁜일보다 마음 아픈일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장소다. 더구나 '대형병원'에서는 여전히 '마스크의무착용'이라는 것도 기억해두자. 팬데믹은 종식을 선언했다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코로나', '독감' 등과 같은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선 더욱이 '감염에 취약한 환자'가 더 많은 법이다. 그러니 잠시동안 불편을 감수하고 '마스크'만이라도 꼭 착용해주길 바란다.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온종일, 그리고 일년 365일, '마스크착용중'이다. 그래서 환하게 웃는 표정조차 지을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병원근로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는 그야말로 활력소가 될 수밖에 없다. 99분이 따뜻한 위로를 전해도 딱 한 명의 '진상짓'을 하는 내원객 덕분에 마음에 상처를 받으며 수명을 깎아먹기 일쑤다. 그러니 제발 '같은 노동자 처지'까리 서로 마음을 다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고마운 일을 겪게 되면 조금 귀찮더라도 '칭찬카드'라도 써주면, 쉽게 잘리는 '비정규직'일지라도 조그만 혜택을 주니, 정말 고마운 일을 겪게 되면 아낌없이 칭찬해주시길 바란다. 그게 '고용불안'으로 걱정이 많은 비정규직들에게 가장 큰 보탬이 되는 일이니 말이다. 물론 헌신을 다해 생명을 살리는 '의료진들'의 노고에도 박수 쳐주시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1 - 위대한 모험의 시작 어린이를 위한 호모 사피엔스 뇌과학
정재승.차유진 지음, 김현민 그림, 백두성 감수 / 아울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에 이어 <정재승의 인류탐험보고서>가 출간되었다. 뭐, 어린이책이 집중호우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이니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지만, '인간탐구'를 마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인류탐험'으로 시리즈를 확장시킨 것을 보면 뭔가 깊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드라마도 '시즌1'이 끝난 뒤에야 '시즌2'가 나오는 법인데 말이다. 책의 서문에서는 '인간탐구'는 뇌과학을 다룬 과학책이고, '인류탐험'은 고고생물학을 다룬 역사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크게 뭉뚱그려서 과학과 역사를 합친 [빅 히스토리]적 관점으로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바야흐로 '학문의 경계'를 허무는 통섭의 시대에 발맞춰서 어린이책 출판에서도 그 경계가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책이 등장하는 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이긴 하다.

 

  본격적인 인류탐험의 시작에 앞서, 아우레 행성에 살고 있는 외계인들이 지구, 그것도 먼 옛날의 지구로 찾아와 모험을 떠나는 사연이 1권 전체의 줄거리다. 호모 사피엔스일 것으로 보이는 '쿠'라는 인류의 조상 때문에 아우레인들이 살고 있는 아우레 행성이 박살이 나고 말았는데, 아우레 행성을 예전처럼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꾸기 위해 그 '쿠'라는 인류가 아우레 행성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아가서 '사건을 조작'하는 것이 이번 탐험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그렇다면 아우레 행성은 왜 박살이 나게 되었을까? 여기에 중요한 과학적 단서가 두 가지 등장하는데, 하나는 '인공지능'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태양'이다. 우주의 모든 행성은 스스로 밝게 빛나는 항성의 주위를 돌고 있다. 그리고 행성이 '생명'을 품기 위해서는 '골디락스'라고 하는 항성과 행성 사이의 적당히 떨어져 있는 안정적인 궤도를 돌아야만 한다. 물론 '골디락스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이라고 모두 생명체가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생명체가 있더라도 '고도의 지식'을 갖춘 영장류가 살고 있어야 우주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지구인들이 우주의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외계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주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한 외계종족에겐 현재의 지구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미 겪었을 것이다. 바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멸종 시나리오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아우레 행성인들도 갈수록 척박해지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인공태양'을 띄워서 아우레인들이 살기에 쾌적한 행성환경을 조성하려고 했으나, 사소한(?) 조작 실수로 인해서 '인공지능'이 오작동을 일으켰고, 그로 인해 '인공태양'이 아우레 행성으로 추락하고 만 것이다. 그 때문에 아우레의 고도문명은 고작해야 '문명의 쓰레기'나 주우며 근근히 먹고 사는 초라한 행성으로 박살이 나고 말았다.

 

  그런데 그렇게 박살이 나게 된 원인이 바로 '쿠'라는 인류의 오판 때문이었고, 그로 인해 '인공지능'의 오작동과 '인공태양'의 추락으로 이어지는 대재앙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아우리온'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서 '웜홀'을 지나 과거의 지구행성으로 '쿠'를 찾아 탐험을 떠났고, 이후의 이야기는 '쿠'를 찾아 시간탐험을 하면서 '초기 인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훌륭한 탐험일지를 써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정재승의 인류탐험보고서>라는 시리즈가 또 하나 등장하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공상과학적인 내용'이 그저 상상의 산물이기만 할까? 그건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간보다 훨씬 똑똑한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으로 이미 예약이 되었고,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한 실험은 이미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했으므로 얼마든지 필요하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차갑게 식히기 위해 태양과 지구 사이에 거대한 차단막(!)을 만들자는 계획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벌써 지구인들이 과학기술이 이만큼이나 발달한 셈이다. 그런데 왜 안 만들고 있냐고? 그건 '천문학적인 액수'가 필요한 초거대 프로젝트이기 때문이고, 동시에 그걸 실제로 '실현'했을 경우에 벌어질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조심, 또 조심히 실행여부를 검토, 또 검토하며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한 가지도 엄청난 돈이 필요하고, 그로 인한 영향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며, 결정적으로 단 한 번의 실수나 오류로도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을 위험천만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류는 이미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지구환경을 황폐하게 만들버리고 말았다. 과학자들이 그토록 경고했건만, '기후변화'는 경고를 넘어 '기후위기'라고 불리며 하루라도 빨리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배출제로'를 달성해야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고, 다시 살기 좋은 환경으로 되돌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하루라도 더 빨리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앞서 말한 '초거대 프로젝트'들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실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들어 '인류 절멸', '여섯 번째 대멸종' 같은 끔찍한 시나리오에 대해서 언급을 자주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먼 과거로 떠난 아우리온 탐험대의 모험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6 - 지구 최고의 라이벌 어린이를 위한 호모 사피엔스 뇌과학
정재승.차유진 지음, 김현민 그림, 백두성 감수 / 아울북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고고학적으로 '동시간대'에 두 종의 인류가 존재한 것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와 '호모 사피엔스'의 발굴이 최초다. 그 가운데 '현생인류'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을 확인했고,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는 멸종하고 말았다. 다시 말해, 호모 사피엔스가 현존하는 유일한 인류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사피엔스는 살아남고 네안데르탈인은 살아남지 못했던 것일까? 인류고고학적으로 남겨진 수수께끼인 셈이다. 물론 여러 가설이 세워졌고 널리 알려진 바다. 하지만 그 가운데 무엇을 '정설'로 삼아야 할지 '결정적 증거'는 아직 발굴하지 못했다. 그러면 가장 최근에 밝혀진 인류고고학적 사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렌시스보다 육체적으로 현저히 왜소했다. 심지어 뇌의 총용량도 훨씬 작았기에 '피지컬'적인 면이나 '사이코'적인 면, 모두에서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렌시스보다 훌륭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객관적인 정설이다. 그런데도 '현생인류'로 살아남은 것은 더 월등한 네안데르탈렌시스가 아니라 사피엔스였다. 많은 학자들은 그 까닭으로 '사회성'을 들고 있다. 두 종의 뇌를 비교해보니 '시력'에 해당되는 후두엽은 네안데르탈렌시스가 훨씬 컸다. 이는 사냥 따위에 매우 출중한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실제로도 더 많은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육류고기'를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사피엔스는 후두엽은 비교적 작았지만, 상대적으로 감각기능을 담당하는 두정엽이 컸으며, 특히, 언어능력과 사회성에 관여하는 소뇌는 네안데르탈렌시스보다 8배나 더 컸다고 한다. 이는 사피엔스가 '사회성'이 두드러지게 뛰어났다는 결정적 증거가 보여진다.

 

  이를 바탕으로 네안데르탈렌시스는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10명 이상의 부족단위를 형성하지 못하였고, 이는 사냥이나 채집 등에서도 그리 뛰어난 결과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새로 얻은 '지식축적'도 활발하게 이어나갈 수 없었을 것이라 짐작케 한다. 반면에 사피엔스는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 않더라도 30~100명 단위의 부족을 형성하며 매우 활발한 집단생활을 했으며, 이들 사이에 축적된 지식이 발달한 '언어능력'으로 인해 더욱 활발하게 전파되고 전승되었을 것이고, 심지어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동족에게도 전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증거가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단순히 '뇌용량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훨씬 더 똑똑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인간보다 더 뇌가 큰 생물이 현생인류보다 더 번성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후두엽과 소뇌가 크기 때문에 사피엔스가 생존에 유리했다는 결론을 내리면, 전체 용적이 더 큰 네안데르탈렌시스가 사피엔스보다 훨씬 더 똑똑했다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결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사회성'이 낳은 잔인한 결론을 추론했는데, 인류의 문화가 덜 발달한 초기 인류에 너무 많은 '비관적 상상력'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기에 역시나 정설로 삼기에 부족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동시대를 살았던 두 인류에게 닥친 결과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한 쪽은 번성했지만, 다른 한 쪽은 멸종하게 된 까닭을 말이다. 물론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이고, 미래의 인류고고학자인 어린이들이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이렇게 풀리지 않은 숙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앞으로 어떠해야 할까?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아닐 때에는 우리보다 앞선 연구를 해온 '결과물'을 베껴오면 그뿐이었다. 투자 대비 회수비용이 턱없이 부족한 '기초학문'보다는 이미 밝혀진 연구를 결과를 토대로 '응용학문'에 투자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많이 챙길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발전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고 '기초학문'을 연구했던 나라들이 핵심기술을 허투루 알려줄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알려주어도 거의 손실이 없을 지식나부랭이만 찔끔찔끔 흘려줄 뿐, 진짜 알짜배기를 공짜로 알려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그런 '나부랭이' 지식을 가지고 지금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기적을 선보였다. 그런데 그 기적을 이룬 뒤에도 여전히 '남의 나라 기초학문'을 엿보면서 성장발전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단언컨대 '기초학문'에 대한 연구 없이는 '대한민국'이란 선진국을 성장발전시킬 도리가 없게 된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이 그 어려운 학문에 도전해야만 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국가는 그 어려운 학문에 도전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과 격려를 아껴선 안 될 것이고 말이다. 그렇기에 어린이들에게 학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책이 많이 선보여야만 할 것이다. 과학분야에서 정재승은 바로 그런 인물이다. 이제 과학을 넘어 '인류고고학', '인류생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 충전을 시도하는 이 책이 기대가 되는 까닭이다. 과연 10년 뒤에 주인공이 될 대한민국 어린이들은 누구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5 - 용감한 전사 네안데르탈인 어린이를 위한 호모 사피엔스 뇌과학
정재승.차유진 지음, 김현민 그림, 백두성 감수 / 아울북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현생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척인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가 이야기 속에 등장했다. 심지어 이들은 '호모 사피엔스'와 동시대에 살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피엔스는 현생인류로 현재까지 살아남았는데, 네안데르탈인은 살아남지 못하고 멸종하고 말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인류고고학적으로 풀리지 않은 비밀이다. 물론 여러 가설은 존재한다. 그 가운데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현생인류의 조상을 '동족살해자'로 소개하며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해서 아직 발견되지 못한 '동족들'까지 사피엔스가 멸종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가장 그럴싸한 추측일 것이다. 허나 이를 증명할 인류고고학적 증거가 더 보충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먼저 네안데르탈인은 사피엔스보다 더 거친 환경에서 살았다. 그래서 몸집도 더 컸고, 근력도 더 좋았으며, 후두엽이 더 큰 것으로 보아 '시력'도 매우 좋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래서 이렇게 훌륭한 체력조건으로 사냥도 더 잘했을 것이고, 채집과 어로 활동 따위도 더욱 활발하게 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리고 만약 사피엔스와 '경쟁'을 했을 때에도 매우 유리했을 것이 틀림없다. 왜냐면 네안데르탈인의 '뇌용량'이 사피엔스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뇌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더 영리하고 똑똑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도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고 말았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에 대한 비밀은 다음 권에서 밝혀지게 될 것이다.

 

  한편, 책의 이야기를 살펴보자면, 아우레인들은 자신들의 행성을 파괴한 '쿠(호모 사피엔스) 종족'을 찾기 위해 '시간탐험'을 거슬러 올라 인류의 먼 조상부터 살피는 '인류 탐험'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호모 하빌리스 아파렌시스',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이번 책에서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까지 인류고고학적인 발견을 이룰 수 있었다. 결국 이 책의 시리즈는 '고대 인류의 관찰자'로 외계인을 등장시켜 좀 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인류의 조상에 대해서 서술하는 스토리라인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우주인들의 모험담'을 펼쳐보여 주면서 어린이 독자들에게 한층 광대한 '지식세계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거기다 '우주선으로 떠나는 항해 방식'을 소개하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머신여행', 그리고 '미지의 물질로 만든 신비한 오라클의 기능'까지 선보이며 과학적인 탐구심도 불러일으고, 동시에 과학적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렇게 어렵기만한 '인류고고학'과 '우주과학지식'까지 한데 아우른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읽은 어린이 독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허나 어린이 독자를 위한 배려가 그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청소년 독자'까지 아우르는 배려가 되지 못하는 것이 살짝 아쉬운 점이다. 거기다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의 독서지도를 위해 '먼저 읽고, 권해주는 방식'을 선호하기도 하는데, 이런 스토리라인이 학부모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런지 살짝 의심스럽기도 하다. 특히 학부모들이 중요시 여기는 '교육적 감동', 다시 말해 '교훈적인 내용'보다는 그저 '재미와 즐거움'만 치중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이 독자들에겐 너무나 바라는 점이겠지만, 책값조차 비싼 요즘시대에는 '가격대 효율'이라는 가성비를 따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부모님의 주머니사정'까지 따진다면 초등시절을 넘어 청소년 시절까지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어차피 '인류고고학적인 전문지식'은 중고등 역사와 과학 교과까지 아우르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류진화적인 관점'까지 살필 수 있다고 평가받게 되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책이 되었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만의 장점은 '스토리라인'이 인류고고학적인 새로운 발견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담겨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각 권에 등장했던 '초기 인류의 발자취'가 스토리라인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에 책의 줄거리만 따라가도 각 인류의 특징을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단 말이다. 이 책에서도 '네안에나'라든지 '모.로.코' 같은 이름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네안데르탈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튼튼한 체력으로 용감하게 곰사냥을 하는 장면연출만으로도 네안데르탈인들의 특징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 속에서 지식을 배우는 학습방식을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데, 단순지식을 암기하는 학습방식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하고,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지식을 축적해나갈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재승의 인류탐험보고서> 시리즈는 어린이 독자를 위한 재미와 더불어서 청소년 독자를 위한 학습효과까지 꼼꼼히 배려한 훌륭한 책이란 얘기다. 물론, 직접적으로 언급한 '교과연계'가 불분명하고, 미흡한 '학습분량'과 깊이가 부족한 듯한 '덜 심화된 내용'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스토리라인을 잘 따라가다보면 독자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인류고고학적 지식'을 쏙쏙 이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매우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