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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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토마스 프랭크 / 김병순 / 갈라파고스 (2012) [원제 : What's the Matter with Kansas? (2004)]

[My Review MMXXVI / 갈라파고스 5번째 리뷰]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혹시 '아무 생각'이 없는 건 아닐까? '콘크리트 지지층', '아스팔트 보수'를 넘어 이젠 '극우파'를 자처하는데에도 아무런 부끄럼을 타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보수지지층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믿고 따르는 '보수'가 점점 이상해지는데 '정당정치'를 하고 있는 우리 정치생태에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투표'밖에 할 일이 없을 지경이니 말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보수지지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데 있어서 매우 신중치 못하는 것을 넘어 '무개념 투표'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다름 아닌, '12·3 비상계엄' 이후에 벌어진 '탄핵정국'에서 보여준 극렬한 극우폭동사태 때문이다. 서부지검 폭동사태는 우발적(?)인 것이라고 보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그 사태 '이전'이나 '이후'에도 극렬한 집단시위는 달라지지 않았기에 더욱 의심스러운 것이다. 너무도 '상식이하'의 행동을 보여주지 않았느냔 말이다. 아무리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과 정당일지라도 '과격'을 넘어서 '폭력'적인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냔 말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처럼 후퇴할 수는 없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란 말이다. 그래서 보수지지자들의 뇌구조(?)를 파헤칠 수 있는 책 한 권을 뽑아 들었다. 바로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다. 이 책에서 밝힌 이유를 살펴보련다.

이 책의 원제는 <캔자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What's the Matter with Kansas?>다. 출간된 해는 2004년이었는데, 당시 미국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부시(공화당)가 당선되었다. 뭐, 그럴 수 있다.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 후보에 오르고, 실제로 당선된 것이 처음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진보 일색'이었던 가난한 노동자와 농민 들의 터전이었던 '캔자스 주'가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에서 글쓴이 토마스 프랭크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설파했다. 가난한 노동자와 농민 들이 '무조건' 진보 진영을 지지해야만 하는 규칙 같은 것은 없지만, 적어도 '보수 진영'을 지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다. 왜 가난한 이들이 '부자들의, 부자들에 의한,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는 보수 진영을 지지하느냔 말이다. 그들의 정책을 지지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쥐꼬리만한 세금 감면'과 '현저히 줄어든 복지정책'으로 저들이 처한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전혀 없을텐데 말이다. 그렇기에 캔자스 주 시민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고, 부자들에게 '세금폭탄'을 안기고 저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정책'은 최대한 많이 끌어오려는 진보적인 색채를 뚜렷이 보여줬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진보적이던 캔자스 주 시민들이 '보수'를 지지하기 시작했단다. 그들이 당선되면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쏟아낼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도대체 왜?

이 책을 들여다보면, '미국 정치의 민낯'이 낱낱이 밝혀졌다고 하지만, 우리가 미국 정치에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관계로, 책의 비판적인 내용들이 우리의 피부에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느낌이 쎄한 책이긴 하다. 하지만 그 핵심만 파악하고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의 핵심이 바로 '가난한 이들의 뇌구조(!)는 단순하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저소득계층의 사람들은 학력이 낮은 편이다'라는 뜻이다. 뭐, 그렇다고 가난한 사람들의 '무능력'을 비꼬는 내용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노동자'와 '농민'을 생업으로 삼은 집안의 자녀들이 '고학력, 고소득 직장'을 구하려는 열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의 농부라고해서 무작정 가난하다고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미국땅은 굉장히 넓다. 사람의 일손으로 일구는 땅뙤기가 아니라 트랙터로 '직진'만 반나절을 해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대농장을 운영하고 있기에 절대빈곤계층은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농사를 지을 때 '필요한 지식'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캔자스 주에 살고 있는 농부들이 '고학력군'에 속할 필요성이 그닥 없는 셈이다. 노동자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 보수가 바로 이 빈틈을 파고 든 것이다. 전통적으로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가 은밀한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지역의 '저학력 일색'인 노동자와 농민 들을 대상으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이른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영웅'인 당신들이 부도덕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냔 말들을 퍼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려운 얘기는 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낙태 금지 법안'을 폐기하려는 민주당의 정책을 음해하기 시작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잘 아는 캔자스 주 시민들이 소중한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것을 막으려는 저열한 짓거리에 동참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다면서, '상식적인 윤리'를 내세우며 민주당의 정책들에 딴죽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낙태'라는 것이 우리 일상에 주는 충격이 얼마나 큰 일인지 생각해보면 찬성하는 쪽보다는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길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진보지지자였던 유권자들을 자연스럽게 보수지지자로 끌어들이는 활동을 꾸준히 벌였던 것이다. 여기에 '정치'뿐만 아니라 '종교', '이념'적 색채까지 마구마구 버무리면 진보진영의 상식은 너무나도 위험한(?) 생각이고, 진보정당의 정책들도 마찬가지로 너무도 위험한 정책이라는 것을 훨씬 쉽게 전파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민자 문제'다.

이민자 문제는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긴 한데, '이민자의 인권'을 보호해주려다 정작 '나의 인권'이 침해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면 상황은 급반전하게 된다. 그동안 미국의 정책 변화를 지켜보면 이해하기 쉽다. 애초부터 '이민자의 나라'였던 미국이 '이민'을 긍정적으로 여긴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그렇게 터전을 일군 '1세대 이민자'인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살았을 때에는 매우 안정적이었다. 소수이긴 하지만 흑인 이민자들도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함께 살아갔다. 그러다가 '흑인은 노예다'라는 차별적인 인식이 팽배해지더니 '인종차별'은 미국 백인들의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 저들이 '프론티어 정신'으로 영토를 급격히 넓혀나가던 '제국주의 시절'에는 흑인이건, 인디언이건, '유색인종'들은 차별해도 괜찮은 대상이었지만, 거대한 미국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엄청난 일손이 필요했고, 그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서 '유색인종'의 이민은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인들도 '차별은 나쁘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갔고, 특히 '진보정당'이었던 민주당은 차별정책을 폐지하거나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곧바로 '상식'으로 받아들여져서 미국은 누구라도 차별받지 않는 '자유의 나라'가 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인 시절을 맞이했었다.

그런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몰려드는 이민자의 수는 점점 늘어만 갔고, 급기야 '백인 서민계층' 노동자들의 일자리마저 빼앗아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여론이 속속 감지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하버드 대학 같은 '고학력계층'에서도 '같은 점수'를 받고도 '유색인종'에게 할당된 몫이 있어 '백인 학생'이 차별을 받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 '백인 학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유색인 학생'이 장학금을 타는 일이 벌어지자 '진보진영'을 지지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이민자 정책을 옹호하는 정치인의 인기는 점점 식어만 갔다. 여기에 '미디어 언론'의 기승은 더했다. 백인 범죄에 대해서는 쉬쉬하고 유색인 범죄에 대해서만 '대서특필'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색인=예비 범죄자'라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이런 이유 때문에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계 이민자들은 '백색테러'에 벌벌 떨면서 지내야할 정도로 치안이 불안한 사회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보수정당은 이를 '위대한 미국을 만드는 애국적인 행동'이라고 추켜세우기 시작한다. 나아가서 모든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는 정책까지 밀어붙인다. 심지어 미국시민권을 '고액'을 내야만 내주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애초에 가난한 이민자들은 올 생각도 하지 말라는 얘기다. 특히, '가난한 유색인종' 말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언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꽤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토마스 프랭크는 지적한다. '진보는 너무 어렵게 말한다. 반면에 보수는 쉽게 말한다'라고 말이다. 뭔 말이냐면, 비가 내리는 이유가 궁금한 아이에게 대답을 해줄 경우에 '선량한 똑똑이들'은 과학적인 이론을 내세우며 한낮은 태양빛 때문에 온도가 올라 수중기가 발생하면, 뜨거운 공기가 상승하듯 따뜻해진 공기속의 수증기로 상승하는데, 그 수중기가 일정량 이상으로 모이게 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구름'이 생성되고, 그 구름속에서 '응결'한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었다가 얼음알갱이가 되었다가 하면서 반복을 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구름속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던 작은 얼음알갱이에 수증기가 달라붙어서 점점 크기가 커지게 되고, 그러다 결국 자기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무거워지면 빗방울이 되어 대지를 적시게 된다고 말한다고 지적한다. 그에 반해 '은밀한 선동꾼들'은 그걸 '신의 섭리'라면서 '하느님의 눈물'이라고 우아하게 포장하고 만단다. 너무 쉽지 않은가? 당신이 유권자라면 누구의 말을 곧이 듣겠는가?

이처럼 '진보진영의 상식'은 너무 어렵다는 말이다. '인권'은 소중하지만 왜 '이민자의 인권'까지 챙겨줘야 하냔 말이다. 또한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진보세력들은 한 생명을 앗아가는 '낙태'는 왜 찬성하느냔 말이다. 모든 이의 인권이 소중하다면 '뱃속의 아기'도 소중히 다뤄야 당연한 것 아닌가? 너무 간단하니 '보수진영의 논리'가 먹혀 들어가는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렇게 캔자스 주 가난한 시민들은 '애국시민'으로 거듭나면서 젊어서는 '민주당'을 지지했던 투쟁세대가 늙어서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세력으로 주저앉고 말았다고 토마스 프랭크는 낙심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한 나라의 대통령조차 '음모론 신봉자'가 되어 계엄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서 민주시민들의 저지로 막아낸 계엄령을 '야당의 선동'에 이용당한 어리석은 짓이라며 자신은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 아니라 '계몽령'을 선포했다고 우기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국회를 점령(?)한 '야당의 폭거'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며 어느 한국사강사는 울분을 토한다. 국회의 정당한 요구에 '거부권'으로 일관한 행정수반의 책임은 없단 말인가? 아니 자칭 '한국사 강사'라는 사람이 '비상계엄'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윤석열의 계엄령이 '비상식적'이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냔 말이다. 또한, 이들을 행태는 종교의 탈을 쓴 '전광훈 사이비교주(목사직 박탈 당했으므로)'의 국민저항권 운운하는 발언으로 종합할 수 있다. 감히 '종교의 이름'을 내걸고 정치적 활동을 일삼는 '전광훈의 상식'이 상식일 수 있냔 말이다. 저들의 선동에 놀아나는 '극우지지자'들은 또 어떤가? 그들은 한결 같이 가난하고 애국심만 가득하다.

이제 우리는 '보수 우파'의 진면목을 다시금 살펴볼 때다. 가난한 노동자는 무조건 '진보'이고, 부유한 부자는 반드시 '보수'를 지지해야 할 까닭은 없다. 그러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때에는 '근거'가 정당해야 한다. 그리고 그 근거는 '자신의 생각'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누군가의 말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왜 '남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느냔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특히나 정치에 있어서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사람은 100% '선동꾼'이다. 반면에 정치 좀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남의 말을 경청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목조목 밝히는 사람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한 번' 지지했더라도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정치인은 '권력의 맛'을 보면 반드시 썩게 되어 있다. 아무리 청렴결백한 사람이었더라도 오랜 세월 정치에 몸을 담으면 정말이지 '오물덩어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오물덩어리가 되지 않기 위해 끝없이 '자기성찰'을 해야할 위인이 정치인인데, 그런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자. 늙고 낡은 정치인을 대신해서 젊고 참신한 정치인을 뽑으면 정치를 잘 할 거라는 생각은 아주 큰 오산이다. 이른바 '정치경험'이 일천한 이들이 권력의 맛을 보게 되면 더 빨리 쉬어버리기 일쑤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어쩌란 말인가? '자기 생각'대로 소신있게 지지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지지했다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지지한 정치인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그가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말고, 잘 못하면 못한다고 맴매를 아끼지 말라. 그렇게 해도 잘할까 말까다. 이 책을 읽으면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의 민낯을 까발려볼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진보의 물색 없음도 동시에 볼 수 있다. 도대체 그 똑똑하다는 진보인사들이 왜 저열한 보수의 선동질 하나 막지 못한단 말인가? 그리고 진보다 어렵게 말하기보다 쉽게 말하는 '상식'을 배워야 한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진리는 언제나 '심플'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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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말습관 - 불행도 다행으로 만드는 나만의 기술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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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말습관 : 불행도 다행으로 만드는 나만의 기술>  이주윤 / 한빛비즈 (2025)

[My Review MMXXV / 한빛비즈 170번째 리뷰] 수많은 자기계발서 가운데 가장 읽기 힘든 책이 하나 있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책들은 너무 쉬워서 탈이다. 정작 쉬운 내용에 비해서 '성공할 확률'은 현저히 낮은 것이 의문투성이긴 하지만 말이다. '성찰'을 바라는 책들은 너무 오묘해서 탈이다. 이미 도덕군자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바른생활의 사나이'로 평생을 살아왔는데, 뭘 더 성찰해야만 한단 말인가? 담배는 피운 적도 없고, 술은 진작에 끊었고, 나쁜짓은 해본 적도 없고, 여자를 울려 본 적도 없다. 사귄 적도 없으니까 말이다. 모태솔로..라고 하면 거짓말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어디 나 때문에 울어본 분이 계시다면 손 들어주시길 바란다. 늘 내가 차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내가 '성찰'을 너무 많이 해서 달인이..쿨럭쿨럭

암튼, 내가 읽기 가장 힘든 자기계발서는 다름 아닌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기애'가 충만한 자기계발서다. 자기조차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어떤 이가 나를 사랑해주겠느냐는 말에 쉽게 공감이 가지만, 나를 '제삼자'의 관점에서 객관화 시켜놓고 볼작시면.."너무 완벽하잖아"라고 얘기해줘야 하는데, 천성이 비꼬는(?) 걸 좋아하고, 자기비판의 끝판왕이다보니, 이게 잘 안 된다. 물론 웬만한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면 늘 '평균이상'이긴 하다. 그런데 문제는 '내 이상'이 너무 하이클래스라는 점이다. 조금의 티끌도 용서치 않는 엄격한(?) 판정단이 나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다보니, '자기 자신'에게조차 늘 엄격해서 탈이다. 그래서 조금쯤은 '독하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대표적인 예로 '담배'를 끊은 놈과는 상종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나는 더 독종이었다. 주변에 다 담배를 피우는데 나만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늘 친구들과 만나면 '너구리 굴'에서 만나는 것인지 줄담배를 피워대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담배를 피워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어릴 적부터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용돈'이란걸 받아본 적이 없다. 늘 돈이 궁했고, 궁한 만큼 돈을 허투루 쓰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늘 얻어 먹는 일이 많았고, 너무 부담스런 걸 얻어 먹을 땐 많이 부끄러웠지만, 돈으로 갚는 일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늘 보답하며 살았다. 지금이야 '내돈내산'으로 먹고 사는데 큰 불편을 겪지는 않지만, 어릴 적부터 몸에 벤 '절약습관' 하나만큼은 절대 떼어놓은 적이 없다. 가끔은 '충동구매'를 하기도 하지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질러본 적도 없다. 그렇게 나는 담배 끊은 놈보다 더 독종으로 살아왔다.

또, 독한 면모를 갖춘 것으로는 일단 '끝장'을 보기로 하면 해낸다는 것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A급'은 아니다. 하지만 늘 'B급 이상'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뭐든 '잘하는 축'에 끼지는 못하지만 절대로 '못하는 축'에 끼어본 적은 없다고 자부한 것이다. 이런 성향이다보니 무슨 일이든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없다. 하지만 '끝장'을 본 것은 늘 내쪽이었다. 다른 이들 모두가 '1등'에게 시선을 쏟고 응원과 환호를 하고 말지만, 그들 가운데 '완주'를 한 것은 1등밖에 없다. 2등, 3등조차 완주를 포기하고 나름의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끝맺고 말지만, 나는 모든 관중이 다 떠나고 난 뒤에도 묵묵히 '내 페이스'에 맞춰서 나아가곤 한다. 그리고 불 꺼지고 아무도 없는 '경기장'에 나홀로 레이스 완주를 하고서 '나만의 기록'만을 남긴채 아무런 환호와 축하도 없이 '자기만족'을 하고 만다.

이걸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기만족의 관점에선 대성공이지만, 결정적으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에선 '대실패'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것도 나이를 좀 먹었더니 쏠쏠한 '데이터'를 갖추게 되었다. 젊었을 때엔 주목 받지 못했지만, 나름의 경력이 쌓이고, 관록이 쌓이니, 그것 나름대로 '저력'이 되더란 말이다. 이를 테면, '리뷰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가 2005년이었으니 올해로 딱 20주년을 맞았다. 당시엔 1년에 많이 써봐야 20편이 고작이었다. 그래서 같이 시작한 다른 사람에 비해서 형편없는 수준이었고, 결국 주목은 다른 사람의 몫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벤트'가 끝난 뒤에도 계속 '나홀로 레이스'를 달렸다. 형편없이 못 쓴 리뷰로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고, 그마저 부지런히 쓰지도 않고 띄엄띄엄 쓰다보니 애써 관심을 보여줬던 분들도 발길을 끊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렇게 '나홀로 부침(浮沈)'을 하면서도 쓰고 또 쓰다보니 어느새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나름 '오기'와 '고집'으로 무작정 리뷰쓰기로 일관했지만, 그마저도 20년을 쓰다보니 어느 덧 '봐줄만'은 한 리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나만의 '결벽과 강박,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똥고집으로 응결시킨 욕구가 '1년에 300편 리뷰쓰기'를 목표로 삼을 정도가 되었다. '끝장'을 보려고 말이다.

이런 '끝장'을 보고야 마는 성향은 '다이어트'에도 한몫 단단히 했다. 지난해 7월에 건강이 좋지 않다(고도비만으로 인한 당뇨증세)는 진단을 받은 게 '계기'가 되었지만, 일단 시작을 하니 '독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방법은 단순무식했다. '먹으면 안 되는 음식 vs 먹어도 되는 음식'으로 구분해놓고 철저히 시행한 것이다. 그동안 체중감량을 많이 시도했고, 대부분은 '운동'을 강도 높게 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운동을 시작한 지 3~4개월 동안에 5~8킬로그램을 빼는 것까지는 늘 성공했지만, 결국엔 다시 '요요현상'을 맞아 살이 다시 찌기 일쑤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한 체중감량을 위해서 '먹는 양'은 획기적으로 줄여버린 것이다. 어차피 '당뇨판정'까지 받고 이대로 심해지면 곱게 죽지 못할 거라는 강박감이 단단히 작용한 듯도 싶다. 그렇게 '음식섭취'는 줄이고, '운동량'은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니 두 달만에 9킬로그램을 뺐다. 그로부터 석 달 뒤에는 15킬로그램을 뺐다. 그뒤에는 '음식섭취량'을 살짝 늘렸다. 5개월 동안 15킬로그램을 급속하게 빼니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줄이고, 더 움직여도 살이 빠지지 않기도 했다. 그런데 먹는 양을 조금 늘리니 다시 살이 빠지기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17~18킬로그램을 뺐다. 허리사이즈는 5인치가 줄었고, 키도 1센티 줄어든 것 같다. 그리고 10달이 지난 지금은 먹던 '당뇨약'도 끊고 별다른 요요현상 없이 계속 유지중이다.

이 책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말습관>을 읽으니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서 참 좋았다. 그동안에는 '나'에 대해서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자기비하'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는데, 이주윤 작가의 '말습관'을 곰곰이 따져보니, 나에게 너무 엄격할 필요가 그닥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말습관이 '자기합리화'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 분명 '내 잘못'인데도 이를 부정하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그럴 듯하게 둘러대어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론'을 함부로 내리는 것을 나는 극도로 혐오하기 때문이다. 남이 그러는 것도 극혐인데, 나 자신이 그러고 있으면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다. 내가 달리 '바른생활의 사나이'라고 별명처럼 불리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엄격해서 탈이지만, 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몰염치한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접싯물에 코박고 캭 뒈지고 말지~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주윤 작가가 스스로 전개하는 '칭찬하는 말습관'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나는 낯간지러워서 못하겠다. 물론 '하면 좋은 걸' 알겠는데, 그걸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낯설었기 때문이다. 평생 해 본 적이 없는 '셀프 칭찬'이라서 말이다. 그러고보니 나는 누구에게 칭찬을 받아본 적도 별로 없었다. 늘 'B급 이상'이었으니 못나지도 않았지만, 잘난 척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미모 칭찬'에 몸 둘 바를 못 두겠다. 늘 배불뚝이에 D라인을 자랑하던 내가 15킬로그램 이상 감량에 성공하고, 날씬한 모습을 보여주니, 왜 이렇게들 잘 생겼다, 젊어졌다, 옷이 멋지다 등등 간지럼을 태우곤 한다. 이럴 때마다 "원래 잘 생겼었어", "늘 입던 옷이야"라고 되받아쳐야 하는데, 이걸 못한다. 다 늙어서 얼굴 빨개져서 헤벌쭉 웃기나 하고 있으니, '가관(可觀)이다[볼만하다]' 소리나 듣지 않는데 다행이다.

그나저나 나만의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말습관'을 꼽으라면 뭐라고 하면 좋을까? [독종이라도 끝장을 보는 독종이면 끝내준다]. 나같은 독종에게 딱 어울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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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바로 써먹는 어린이 초등 교과 어휘 맛있는 공부 67
한날 지음 / 파란정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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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공부 67] <읽으면서 바로 써먹는 어린이 초등 교과 어휘>  한날 / 파란정원 (2025)
[My Review MMXXIV / 파란정원 17번째 리뷰] 학창시절에 영어단어를 외우려 '깜지'를 쓰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 당시엔 단지 '시험점수'를 높이기 위한 단순반복적인 학습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영어어휘'를 풍부하게 만들어서 '영어구문'을 술술 읽어나가려는 가장 기초적인 학습법으로 판단된다. 물론 그런 단순무식한 방식이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어떤 공부든 간에 '어휘'를 풍족하게 해야 넓고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진리를 막연하게나마 실천했던 것 같다. 누가 가르쳐주는 방법도 아닌데 말이다. 그렇기에 초등교과 때부터 '어휘'를 풍부하게 만드는 학습은 꼭 해야만 한다. 그건 누구나 아는 일이고, 정작 궁금한 것은 '학습방법'일 것이다.

그럼 어휘를 많이 익히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일상에서도 바로 써먹을 수 있게 학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다른 학생'을 가르쳐보는 방법이다. 일단 '배우는 자세'는 매우 수동적인 학습법임을 깨달아야 한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바로 알 수 있다. 한 반에 30명의 학생이 있다면 수업시간 40분 동안 내내 집중을 하며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안타깝지만 한 반에 1~2명이 있다면 정말 대단한 거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시간 틈틈이 '딴짓'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방식의 학습법으로는 '어휘공부'를 한다고 해도 그리 높은 효과를 얻기 힘들다.

그렇다면 혼자서 하는 '자습'은 좋은 학습일까? 요즘 스터디까페 같은 곳을 가면 '독서실' 분위기도 나면서 '혼자서' 집중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공간이 참 많다. 그런 곳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서 홀로 '어휘공부'를 한다면 꽤나 많은 어휘를 익힐 수 있을 것 같은데, 좋은 효과가 나타날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어휘를 암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기억'으로만 저장될 뿐, 2~3일만 지나면 다시 까먹기 일쑤다.

그럼 수업중에 딴짓하지 않고 뇌세포를 '풀가동'하는 학습법이면서, 동시에 '단기간의 암기력'이 아닌 '장기간'이 지나도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는 최적의 학습법은 다름 아닌 '(남을) 가르치는 학습법'이다. 세간에서는 '거꾸로 학습법'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보통은 수학과외를 받는 학생이 선생님의 강의를 일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을 대신해서 학생들이 직접 문제풀이를 하면서 다른 학생들 앞에서 '교수법'을 시행하는 학습법이기도 하다. 이걸 '어휘공부'에 적용해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다리꼴'이라는 어휘의 뜻은 한 쌍의 대변이 평행한 사각형을 말해요. 평행사변형, 직사각형, 정사각형 모두 사다리꼴이지요. 여기서 '대변'이라는 낱말은 서로 마주보고 있는 변이란 뜻이기 때문에 '한 쌍 이상의 대변이 평행한 사각형'은 모두 사다리꼴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 쌍의 대변이 평행한 도형'은 사다리꼴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 쌍의 대변'이 존재한다면 변의 수가 최소 6개 이상인 도형이어야 하기 때문에 '사각형'이 아닌 도형입니다. 사다리꼴은 '사각형' 도형이기 때문에 변의 수는 4개여야만 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이해해서 알고 있는 '어휘'를 남들 앞에서 가르쳐보는 학습을 해보면,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는 더욱더 완벽하게 이해될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장기 기억'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학습은 '따로 시간을 내서' 할 수도 있지만, 일상속에서 아주 간단히 실행할 수도 있는 학습법이기에 다른 학생에게 '선행'을 베푼다는 기분도 만끽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뽐내기도 하면서, 친절하게 가르쳐주면 인기도 많이 얻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서 '다른 학생의 학습수준'에 따라서 눈높이에 걸맞게 유형변화를 주면서 가르쳐준다면 더욱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남에게 가르쳐주는 학습법'을 쓰기 위해서는 '두 명 이상'이 모였을 때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더구나 다른 학생이 먼저 물어보아야만 할 수 있는 학습법이기도 하다. 다른 학생이 묻지도 않는데 '내 공부'를 위해서 억지로 가르쳐준다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이럴 때에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어휘공부'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바로 이 책 <읽으면서 바로 써먹는 초등 교과 어휘>다. 제목부터 '읽으면서 바로 써먹는'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가. 그러니 읽는 것만으로도 '알고 싶은 어휘'와 '어휘의 뜻풀이'가 적혀 있고, 그리고 바로 그 아래에는 '만화형식'으로 그 어휘를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써먹으면 좋을지 아주 정확하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공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말 딱 알맞은 '어휘공부책'이다. 더구나 한 과목이 아닌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모두 다섯 과목의 어휘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단 한 권만 읽어도 익힐 수 있는 어휘가 매우 풍부해서 '딱 한 권만' 읽고 싶은 학생들에게도 매우 적합한 책이다.

더구나 '학습책'이라고 하면 '만화'만 읽고 후다닥 넘겨버리는 어린 친구들이 참 많다. 그런 친구들은 '학습만화'의 진정한 효과를 얻기 힘들어서 아무리 많은 수의 '학습만화'를 읽었더라도 실력은 그다지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도 이 책을 읽을 땐 아무런 걱정이 없다. 이 책의 특장점이 바로 '만화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만화만 읽어도 충분한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 학습책이다.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 '만화'를 읽은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잘 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책을 읽기만 했는데 '이해하는 어휘'가 마구마구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기도 모르는 새에 '아는 것'이 많아졌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멍하게 듣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게 된다. 또한, 친구들 앞에서 '고급 어휘'를 자기도 모르게 쓰면서 다른 친구들이 그 어휘의 뜻을 모르는 것을 답답해 할 것이다. 이 책의 마법같은 힘이 바로 이것이다.

정말 놀라운 힘이 아닌가. 이제 어린 친구들은 이 책을 부모님이 알지 못하도록 꽁꽁 감춰둬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님이 먼저 이 책의 장점을 알고서 친구들에게 억지로라도 읽히려 하려 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제 정말 클났다. 어쩌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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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자세요정 - 무너진 자세를 바로 세우는
자세요정 지음 / 다산라이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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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자세요정 : 무너진 자세를 바로 세우는>  자세요정 / 다산라이프 (2023)

[My Review MMXXIII / 다산라이프 1번째 리뷰] 나이가 '지천명'에 다다르니 몸 여기저기에 통증이 수반되었다. 가뜩이나 '고도비만' 판정으로 살을 빼라는 압력(스트레스)을 받곤 했는데, 그나마 '근육량'이 평균이상이라 근근히 버텼던 모양이다. 그러다 재작년에 '허리통증'으로 인한 방사통 진단을 받은 뒤에 앉거나 눕는 자세가 너무 힘들어져서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자 빠르게 '근육'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허벅지 둘레가 웬만한 여자 허리사이즈(28인치)보다 두꺼웠는데, 방사통으로 반 년 동안 고생을 하고나니 허벅지 둘레가 완전 날씬해져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바지를 사서 입으면 늘 가랑이 안쪽이 닳아서 멀쩡한 바지처럼 보이는데도 구멍이 숭숭 뚫린 낡은 바지가 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걱정 없이 입고 다니고 있다. 이걸 좋다고해야 할지...쩝

암튼, '방사통'으로 시작으로 허리통증이 줄어들 즈음엔 무릎통증이 시작되었고, 무릎통증이 가라앉으니 이젠 '오십견 통증'이 찾아왔다. 여기저기 몸 구석구석을 통증 투어(?)할 모양이다. 이렇게 통증이 온몸을 도배하니 '건강이상'도 더불어서 찾아와 '복용약'마저 한때나마 들어나고 말았다. 자빠진 김에 제사 지낸다고 '나빠진 건강'을 핑계 삼아 극도의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그 결과 1년 전에 비해서 15킬로그램 이상을 감량에 성공해서 주변 사람들이 몰라보게 달라진 '내 미모(?)'에 감탄하고 있는 중이다. 살을 빼니 '대우'가 달라지긴 하더라. 다이어트는 이 맛에 하는가 보다.

그렇게 모진 노력을 통해서 살을 빼는 데에는 성공했는데, 문제는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더라는 것이다. 물론 심해진 통증을 잡기 위해서 '병원 치료'가 우선적이어야 하겠지만, 내 경우엔 병원 치료가 그닥 효과가 없었다.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치료제를 써야하지만, 내 경우엔 '만성 성인병 질환'까지 동반하고 있어서 그런 강한 약제를 처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非)스테로이드계 약물'을 처방했는데, 그게 '효과'가 미미했던 모양이다. 오히려 통증만 더 심해지길 반복해서 병원 치료를 중단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체중 감량'을 하니 확실히 도움이 되긴 했는데, 무너진 내 몸 건강까지 회복하진 못했던 모양이다. 그때 이 책이 눈에 띄었다. <기적의 자세요정>말이다.

책의 내용은 간단했다. 기본적으로 '자세교정'을 위한 내용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좋았던 점은 '왜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 설명이 구구절절했기 때문이다. 뭐,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읽으면 바로 이해될 정도로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었지만, 내 몸의 통증이 시작된 이유가 바로 '누구나 다 아는 그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서 기인했다는 점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본'을 지켜야 제대로 살을 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운동을 많이 하고 땀을 뻘뻘 흘린 들, 소모되는 열량에 비해서 더 많은 양을 섭취하면 살은 빠지기는커녕 도리어 살이 푹푹 찌기 마련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식습관'마저 늦은 퇴근시간에 맞춰서 저녁 겸 야식을 해야 했고,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폭식'으로 풀어야 하는 아주 나쁜 식습관을 지녔기에 아무리 운동을 많이 해도 살은 빠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살을 뺄 때 '식단'을 과감히 바꿨다. No! 탄수화물, No!! 당분, Go!!! 단백질.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기본적으로 5킬로그램 이상 쭉쭉 빠졌다. 뭐,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몸에 좋은 음식(채소류)을 골고루 섭취하는 방법 등을 동반수행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이 세 가지는 지키고 있으며, 체중도 '요요현상'없이 1년째 유지중이다.

그렇다면 내 몸의 통증을 줄이기 위한 '자세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골랐다. 그리고 가장 좋지 않은 자세가 '앉은 자세'라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한 달에 30권 정도의 책을 읽고 리뷰를 쓰려면 '엉덩이의 힘'으로 써야하고, 그게 바로 내 몸에 가장 좋지 않은 자세라는 것도 덕분에 깨닫게 되었다. 특히, 주말에 몰아서 리뷰쓰기를 할 경우에는 하루 12시간 이상 '컴텨 앞에' 앉아 있곤 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쁜 자세를 제대로 고치지 않는다면 나는 더욱더 통증에 시달리는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예상을 하니,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매일 시달리는 통증이 하루 아침에 사라질 리 만무할 것이다. 그래서 꾸준한 자세교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자세를 바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숙달해서 매일매일 꾸준히 '바른 자세' 유지를 위해서 교정법을 시행하고, 늘려나가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책이긴 한데, '혼자서 따라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말이다. 분명 나는 책에 나온 '사진대로' 동작을 따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삼자가 객관적으로 내 자세를 보았을 때는 바람직한 교정자세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에 미쳤기 때문이다. 집안에 '큰 거울'이라도 있다면 그 거울을 보면서 어찌어찌 따라할 수 있을텐데, 늙으신 어머니와 남정네 혼자 살고 있는 집에 '큰 거울'이 있을리 만무하고, 그걸 따라하고 있는 늙은 아들의 모습을 어머님이 탐탁스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럴 때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이 있었으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이 책을 따라하면서 정말 '솔로'라는게 서글펐다.

암튼, 내 몸에서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꾸준히 따라해보련다. 한 번 시작하면 독하게 해내는 성격이기에 틀림없이 극복해낼 것이라 여기지만, 이 책을 볼 때마다 '외로움(?)'을 느낀다는 변수가 작용하고 있어서 살짝 걱정이긴 하다. '전면거울'을 이 참에 구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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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5
추공 지음, 이백 그림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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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5>  추공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2019)

[My Review MMXXII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5번째 리뷰] 10여년 전 어느날 갑자기 '이세계(또 다른 세계)'와 연결이 된 통로인 '게이트'가 열리면서, 그 안에 있던 '마수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게이트에서 튀쳐나온 마수들은 '현대의 무기체계'로는 아무런 타격을 줄 수 없었기에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마수들과 싸울 수 있는 인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헌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헌터로 각성한 인간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도 함께 깨닫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마수들을 막지 못한다면 인간 세상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고 말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전 세계에 S급 게이트가 나타났을 때, 시간 내(일주일 이내)에 게이트를 막지 못하면, 게이트 안에 있던 마수들이 쏟아져나와 인간들이 사는 세상과 도시의 모든 것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각국은 자국을 지키기 위해서 'S급 헌터들'을 확보하는데 있는 힘을 다했다.

헌터들이 한 번 각성을 하면, '등급'이 정해지고, 그렇게 정해진 등급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 가장 약한 등급을 E등급, 그 위로 점점 강하게 각성한 헌터들을 D등급, C등급, B등급, A등급, 그리고 너무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있어서 '측정불가 등급'으로 분류되는 S(Special) 등급으로 나눠서 관리를 하고 있다. 이렇게 등급을 나눈 까닭은 각각의 게이트들도 이런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C급 게이트가 열리게 되면 최소한 C급 헌터 3명 이상이 합류해야 하고, 레이드 최소 참가 인원은 8명으로 한정한 것이다. 그래야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고 '단 1명의 헌터'도 희생을 치르지 않고서 게이트를 소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상의 등급이 합류해서 마수들이 게이트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도 상관이 없지만 말이다. 이런 뻔한 상식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까닭은 '헌터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이트가 생성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반해서 '헌터들의 수'는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S등급 헌터는 세계적으로도 부족하다.

그래서 대한민국 10번째 S급 판정을 받은 '성진우'가 등장했을 때 그렇게나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성진우 헌터가 '제4차 제주도 레이드'를 거의 혼자서 해결하는 장면이 생방송으로 전세계에 송출되었을 때, 전세계의 사람들은 전율을 느낄 정도로 흥분 상태가 되었고, 대한민국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들도 '성진우의 활약'을 생중계로 보면서 환호를 보냈던 것이다. 이제 성진우는 그 엄청난 힘을 전세계에 각인 시켜주었고, 전세계에 몇 명 안 되는 '국가권력급 헌터'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국가권력급 헌터'란 마력 측정불가인 S급 헌터들 가운데서도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소유한 헌터를 말한다. 과거 미국에서 열렸던 S급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카미쉬'라는 마수 때문에 미국이 정체절명의 상황에 빠졌을 때, 미국은 전세계에 있는 S급 헌터들을 '수입(?)'하기 위해 가진 애를 썼다. 가뜩이나 소수정예인 S급 헌터를 잃지 않으려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미국은 어마어마한 이득(?) S급 헌터들에게 보장하면서 전세계 S급 헌터들을 끌어들였다. 그 덕분에 미국은 'S급 게이트'가 또다시 열려도 미국 스스로 게이트를 닫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3개국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랬던 일본이 '4차 제주도 레이드'에 참가하겠다고 언론에 공표한 뒤에 무려 7명의 S급 헌터를 '개미 마수'에게 잃어버렸고, 한국의 S급 헌터들을 '여왕개미의 먹이'로 주어 대한민국을 궤멸시키려 했던 야욕이 드러나면서, 일본을 위기에 빠뜨리고 말았다. 고토 류지를 비롯해서 S급 헌터 7명을 잃고서, 아직 회복하지도 못한 상황인데, 제주도에서 열렸던 게이트보다 훨씬 더 큰 'S급 게이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게이트가 '던전 브레이크' 되기 전에 소멸시켜야 할텐데, 일본에는 그런 능력을 갖춘 헌터가 없었던 것이다. 7명의 S급 헌터가 죽었어도 아직 13명의 S급 헌터가 남아 있었지만, 그 헌터들조차 이번에 나타난 'S급 게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마력 앞에서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은 이 게이트에서 나올 무시무시한 마수들에 의해서 '멸망'을 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초강대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일본에게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그 까닭은 속시원히 밝힐 수 없지만, 중국은 지난 번에 나타난 S급 게이트를 겨우 막아내는 정도여서 '자국의 일'이 아닌 곳에 소중한 S급 헌터를 보내 희생시킬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사를 표했고, 미국은 일본과 우방이기 때문에 당연히(?) 도와줘야 마땅한데 미적거리다가, 일본에 나타난 S급 게이트보다는 작지만, 그에 못지 않은 S급 게이트가 생성되면서 일본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제 일본을 도와줄 나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일본언론은 지난 번 '제주도 레이드' 때 일본이 도와준 것을 내세워 한국의 S급 헌터들에게 일본의 절박한 처지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여론도 한국이 도움을 받았다면 마땅히 참가해야 한다고 들끓기 시작했지만, 한국의 헌터협회장 고건희는 그에 앞서서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만천하에 밝히면서 일본을 도와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어버렸다. 애초에 일본이 한국을 도와준 것이 아니라 한국을 궤멸시키려다가 도리어 '개미 마수'에게 몰살을 당한 것이라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정녕 일본에 등장한 S급 게이트를 닫아줄 헌터는 세상에 없는 것일까?

한편, 레벨업의 한계가 없는 '플레이어'가 된 성진우는 자신이 처음 성장하는 헌터로 각성하게 된 '이중 던전'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 입장을 하면서, 드디어 '시스템의 비밀'을 밝히게 된다. 바로 '카르테논 신전의 규율'이 적혀 있던 석판을 들고 있던 '천사의 모습을 한 석상'이 바로 성진우를 '플레이어'로 재각성하게 만든 '설계자'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성진우는 왜 '플레이어'로 선택된 것이고, '그림자 군주'가 되어서 수많은 마수들을 '자신의 그림자'로 부릴 수 있게 된 것일까? 이런 온갖 궁금증들이 한꺼번에 해결될 것 같았지만,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도 전에 성진우는 '천사상'과 목숨을 건 한판 승부를 보게 되고, 그 '설계자의 의도'를 다 밝혀내지도 못한 상태에서 승부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물론 '인간의 자의식'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뭐, 애초에 성진우가 '인간'이었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어떤 인간이 마수들을 죽이면 '경험치'가 쌓여서 '레벨업'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성진우에게 담긴 비밀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마수가 나오는 게이트를 닫는 것이 '헌터의 의무'가 맞긴 한 건가? 만약 '인간 헌터'가 그 숙명을 거부하고 사명감을 회피하고자 한다면 '인간을 죽이라'는 명령에 따르는 마수를 상대하고,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이는 누구란 말인가? 그런데 그런 '마수와 다를 바 없는 어두운 마력'을 소유한 성진우 헌터는 과연 마수로부터 인류를 구할 영웅의 자격이 있는걸까? '설계자의 의도'가 다 밝혀지진 않았지만, 성진우가 '마수들의 왕' 가운데 한 명인 '그림자 군주'로 각성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과연 성진우는 인간인가? 아님 마수인가? 그는 이미 한 번 죽었던 몸인데, 다시 살아난 의미는 또 무어란 말인가? 갈수록 궁금증만 증폭이 된다. 다음 이야기에서 그 비밀이 밝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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