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금지! - 2026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CrossMedia 스페셜 멘션 수상 함께 그린 책
이경국 지음, 이경국과 아이들 그림 / 로이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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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금지! : 2026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CrossMedia 스페셜 멘션 수상> 이경국 / 로이북스 (2025)

[My Review MMCCXLVI / 로이북스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흔다섯 번째 리뷰는 그림책 작가와 아이들이 함께 그려 국제도서전에서 수상을 한 그림책 <상상 금지!>다. '스페셜 멘션'의 뜻을 몰라 검색을 좀 해봤다. 정식 수상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작품에 대해 '특별 언급'을 한다는 의미에서 수여하는 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특별상'인 셈이다. 거기에 '크로스미디어'라는 것도 함께 검색을 해보니, 다양한 매체를 결합한다는 의미로, 이 그림책에서는 한 명의 작가와 600명의 어린이가 힘을 합쳐서 그려냈다고 한다. 그 아이디어가 참신해서 특별상을 수상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상상 금지!> 관점 포인트 : 아이들의 상상력이 무한하다는 것은 너무 잘 압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의 상상력을 꺼내려 들면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면 아이들은 '표현력'이 상상하는 것만큼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켜서 표현을 잘 할 수 있게 교육을 시키고 나면 어떨까? 그때는 '상상력'이 능숙한 표현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표현해낼 수 없게 된다. 정말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릴 적에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할 때, 그 상상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어떤가요? 아이들이 상상력을 무한하게 발휘할 때 어떤 말과 행동을 했나요? 예의범절에 어긋나니 그런 상상은 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 수 있는 상상도 해서는 안 된다. 그건 너무 이기적인 상상이니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이렇듯 '인위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아이들을 훈육시키기에도 벅차서 아이들이 상상을 하는데 '제약'을 주곤 한다. 물론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예절이고 도덕이고 규율이니 반드시 '훈육'해야 할 내용이긴 하다. 그런데 아이가 왜 그런 상상을 했는지는 묻질 않는다. 그저 '어른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니 '아이들의 기준'은 무시한 채 그저 어른들의 말을 잘 따르는 '착한 아이'가 되길 바란다. 이게 바로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되바라진 말과 행동을 해도 냅두고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방치'하라는 말인가? 그건 아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물어보라는 것이다. 왜 그런 상상을 했느냐고 말이다. 어른들이 보고 듣기에 썩 바람직하지 않은 '상상력'을 아이가 발휘한 것 같다면 차분하고 궁금하다는 말투로 아이에게 되물어 보라. 그러면 아이들은 '나름의 표현력'으로 왜 그런 상상을 했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그걸 충분히 들은 뒤에 혼낼 일이면 혼내도 늦지 않고, 가르칠 일이면 옳게 가르쳐도 절대 늦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표현력'이 함께 발휘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 어릴 적에는 자녀가 조금만 잘못을 해도 윽박을 지르고 큰소리로 꾸중부터 하는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탓에 '세 살'이 될 때까지 그 흔한 "엄마"라는 옹알이도 하지 않아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당신의 엄격한 잣대는 아무런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철떡같이 믿고 계셨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세 살'이 넘자 옹알이 수준을 바로 뛰어넘어 입에서 봇물 터지듯이 '문장'을 쏟아내자 한 시름 덜었다고 말씀하셨단다. 그래도 일곱 살까지는 철딱서니 없이 굴어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는데, 일곱 살에 크게 혼난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그때부터 입을 닫고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나는 어릴 적에 심한 '말더듬이'가 되었고, 50살이 넘은 지금도 살짝 그런 증세가 남아 있을 정도다.

이런 내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할 적에 되도록 차분한 분위기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려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남자선생님'이라는 제약 때문에 아이들이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무서워하는 것이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이다. 뭐, 나중에는 '종이호랑이 선생'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아서 머리꼭대기에 기어올라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건 나중 문제다. 암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걸 아무런 부담없이 표현할 수 있는 사회와 가정 환경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이 충분히 발휘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 <상상 금지!>를 읽고 있으니 흐믓했다. 처음에는 '한 작가의 그림'치고 너무 이상야릇한 그림들이 등장을 해서 의아해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이상야릇한 그림들의 정체가 순수한 아이들이 직접 그린 작품들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이들의 '표현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무려 600명의 어린이가 함께 참가해서 이경국 작가와 협업을 해서 펴낸 그림책이었던 것이다.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텐데 대단하다.

나가는 글 : 아이들의 상상에 '어른들의 잣대'를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아이들은 '자기만의 기준'으로 상상을 하기 때문에 섣불리 '그 기준'에 인위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아이들의 상상력에서 '독창성'은 단번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마치 에덴 동산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던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난 뒤에 '세상의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대고 부끄러움을 배우고 누리던 자유를 누리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난 뒤에 '자기만의 기준'이 세상의 잣대에 비해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우고 난 뒤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테지만, 그런 '자아정체성'이 완성되기도 전에 어른들의 개입과 강압이 작용하면, 상상력은 '표현력'이란 날개를 달기도 전에 와르르 무너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보여준 아이들의 상상력을 감상해보면 그것이 얼마나 '순수하고 연약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의 잣대로 보면 아이들의 그림이 매우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좀더 예쁘게 그렸으면 좋겠고, 좀더 구도와 비율이 맞게 그리면 좋겠고, 알록달록한 강렬한 색감보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으로 표현했으면 더욱 생동감과 사실감이 살아나서 '실재'와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완벽한 그림을 그렸을 거라는 '욕심'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들이 그런 어른들의 욕심을 완벽하게 살려냈다면 이 책 <상상 금지!>가 수상작이 되었을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들고 하얀 도화지에 자신만의 그림을 표현한 노력에 어른들은 먼저 감동해야 한다. 그리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져라. 아이가 그린 그림이 '무엇'을 그린 그림이고, '무슨 상상'으로,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아이들의 목소리(표현력)에 귀를 기울여보아야 한다. 처음에는 옹알이는커녕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상상력에 미치지 못한 표현력 부족 때문이다. 아쉬워 할 것은 전혀 없다. 적당한 '표현방법'을 부모님이 가르치면 되기 때문이다. "이건 아빠가 보기에 호랑이 무늬처럼 보이는구나. 그런데 잠자리 날개가 달렸네. 그럼 하늘을 나는 호랑이구나. 맞니? 그럼 이름은 뭘로 지으면 좋을까? 호랑이와 잠자리니까 '호랑잠자리'라고 지어볼까? 아니면 호랑이는 영어로 '타이거', 잠자리는 '드래곤플라이'니까 '타이곤플라이'라고 지어볼까?" 아이의 상상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어른들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력'을 가르치면 아이들은 그 나름의 방식과 기준으로 '표현력'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다음에 상상했을 때에는 '아이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상상을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림책은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아주 훌륭한 교재다. 그러니 많이 읽히고 스스로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늘 가까이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교육법이다. 엄마아빠가 먼저 읽고 '좋은 그림책'이라 생각되면 자녀에게 '권해줘도' 좋고 말이다. <상상 금지!>는 어떻게 읽혀주는 것이 좋은지도 한 번 고민해보는 것도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이라면 꼭 해봐야 할 도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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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소녀 유채화 - 제3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초등 읽기대장
송광용 지음, 무디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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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소녀 유채화 : 제3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송광용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XLII / 한솔수북 13번째 리뷰] 고품격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흔한 번째 리뷰는 한솔수북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체육소녀 유채화>다. 한솔수북 출판사의 브랜드지수는 '애니메이션'과 '그림책' 부분에서 돋보인다. 아무래도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이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에서 모두 큰 인기를 얻은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한솔수북은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을 넘어 '동화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구름빵>에서 보였던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선정하는 듯 하기 때문이다. 이 책 <체육소녀 유채화>는 초등학생 주인공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는 한편,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점을 명확히 구분했을 때 진정한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고, 그 결과의 차이도 명백하게 느낄 수 있다는 교훈을 더불어 전달해준다. 그렇다고 동화책이 '교훈 전달'에만 치우친다면 정작 동화책을 읽어야 할 어린이들에게 외면받기 십상일 것이다. 그럼 이 책이 얼마큼 재미있는지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체육소녀 유채화> 관점 포인트 : 우리 학부모들은 '체육'에 소질을 갖고 있는 자녀가 있다면 기뻐할까? 운동선수로 대한민국 원탑이 된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 안정환, 김연아, 박태환, 이상화, 이대호, 손흥민, 안세영 등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기뻐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에 비해서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뼈를 깎고 살이 애이는 고통스런 훈련만 하다가 몸이 상하고 그에 맞는 보상도 받지 못한채 스러져가는 대한민국 체육계의 현실에 비춰 자신의 소중한 자녀는 '그런 험한 길'을 제발 걷지 않길 바랄 것이다. 그래서 운동을 배운다면 겨우 '키 성장'이나 '몸매관리' 정도로 만족하고, 나머지 시간은 모조리 '국영수 성적'에 올인하는 안정적(?)인 길을 바랄 것이다. 더구나 올림픽 정식 종목도 아닌 '피구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 열을 올리는 자녀를 본다면 응원해주기는커녕 그 시간에 다른 학원이나 가라며 뜯어 말릴 것이 틀림 없다.

그런데도 자녀가 운동에 '소질'을 보이고 제대로 된 체육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다고 말을 한다면 어쩔 것인가? 그렇다면 달갑지는 않지만 자녀가 '좋아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할 것이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니까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 '유채화'가 그런 캐ㅣ릭터다. 스케이팅 선수였던 아버지를 닮아 어릴 적부터 각종 운동에 소질을 보여줬고, 채화도 가장 잘하는 과목이 '체육'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아주 '잘하기'까지 한다. 어떤 종목의 운동이든 여 보라는 듯이 소질을 뽐냈고, 자신의 장기를 최고로 선보이며 엄청난 활약을 한다. 그런 유채화였기에 채화는 여자 아이들 뿐아니라 남자 아이들과 곧잘 어울리며 각종 체육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마디로 '운동천재'였다.

이런 유채화가 어느날 '배드민턴'에 꽂혀서 학원에 보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엄마는 채화가 '잘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내주어도 좋다고 생각해 찬성했지만, 정작 운동선수 출신이었던 아빠는 채화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래서 채화는 학교 체육시간에 하는 운동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채화는 분명히 '잘 할 수 있을 자신'도 있었는데 아빠가 반대하는 것에 놀랐던 것이다. 도대체 왜 반대하신 걸까?

그러는 한편, 운동 학원에 다니지 못한 채화는 체육시간에 '반 대항 피구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선전'에서 번번히 패배하고 말았다. 경기 때마다 늘 참여 선수가 상대편보다 적었기 때문에 불리했던 것이다. 그리고 상대편보다 참여 선수가 적은 까닭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경기에 늘 빠지는 세 명의 친구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얄미운 변명을 늘어놓는 '주동자'가 바로 차현욱이란 학생이었다. 채화는 '숫자만' 채우면 절대로 질리가 없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현욱이에게 '피구 경기 참여'를 부탁했지만, 현욱이와 쌍둥이 친구들은 여전히 아프다는 변명만 늘어놓으며 참석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채화는 더욱더 속상했다. 운동천재인 자신이 아무리 잘 한다고 하더라도 '피구 경기'는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편의 평범한 공격도 피하지 못하고 아웃 당하고 마는 선수들을 더욱 닥달하며 '잘 하자!'고 응원을 보냈고, 때론 어이없는 상황에서 아웃 당하는 선수들에게는 알게 모르게 신경질도 내곤 했다. 채화네 반은 이렇게 '반 대항 피구 경기'에서 예선 탈락하고 마는 것일까?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동네의 외진 공터를 지나고 있을 때 차현욱과 쌍둥이 친구가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피구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늘 아프다는 핑계를 대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즐거운 표정이었다. 더구나 경기 실력도 상당했다. 도대체 왜? 이런 실력을 감추고 학교에서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열외'를 자처했을까? 채화는 의문투성이였다. 그런데 차현욱과 즐겁게 피구 경기를 하던 친구들 뒤로 덩치가 더 큰 학생들이 둘러싸더니 서로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까닭인 즉슨, 하나 뿐인 공터를 두고 서로 '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우선권을 주장하고 있었던 것이고, 그리고 그 우선권 결정권을 두고 '한 판 승부'를 약속했던 모양이다. 그 승부에서 진 팀이 공터를 떠날 것을 약속하면서 말이다. 현욱이는 분한 표정이었다. 분명히 이 공터에서 먼저 피구를 시작한 쪽은 '현욱이네 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덩치와 힘에서 밀리는 상황이라 어쩌지 못하고 '저쪽이 정한 룰'을 일방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욱 그런 모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체육소녀 유채화'가 등장할 적당한 타이밍이었을 것이다.

현욱이도 딱히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 운동실력이 남다른 채화가 도와주기만 한다면 아주 작기는 하지만 '이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현욱이는 채화의 참여를 망설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피구'를 운동실력이 좋고 심지어 피구 경기를 '잘하기'까지 하는 채화의 참여를 망설인 것이다. 왜 그랬을까? 하지만 현욱이와 채화는 결국 '한 팀'이 되어 공터의 진정한 주인을 두고 한 판 승부를 벌이기로 한다. 그리고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피구 경기'를 준비한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피구를 그렇게나 좋아했던 현욱이가 학교 예선전에는 왜 참가하지 않았던 걸까? 이런 채화의 의문들까지 모두 파헤칠 수 있을까?

나가는 글 : 공자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하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말이다. 이 말에 담겨 있는 뜻은 제 실력 좋은 것만 믿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하는 '노력형'에게 결국 뒤쳐질 수밖에 없고, 아무리 노력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들 좋아하는 것을 넘어 미친듯이 '즐기는 사람'에게는 끝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한마디로 하면 '미쳐야 미친다'는 말로 줄일 수 있고,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것을 넘어 정신줄을 잃은 상태(다시 말해, 본능적으로)에서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경지에 다다라야 비로소 완벽해진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 '천재'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을 때 채화의 아빠가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려는 채화에게 '반대'하던 모습을 떠올려야 한다. 분명 자신을 닮아 운동에 소질을 보이고 있고, 시키면 분명 '잘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상황에서도 반대를 하셨다. 왜 그랬을까? 당신께서 미리 '경험'을 했고, 운동이란 '소질'과 '재능'만으로 크게 빛을 볼 수 있는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잘 하는 것'을 불의의 사고로 한 순간에 잃어버리게 된다면 '천재'라 불리는 이들에게 더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줄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운동 말고 '다른 것'에도 더 많은 경험을 쌓아보라는 아빠의 현명한 조언이 더욱 빛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아무리 천재라도 결국은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서'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우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진리는 아무리 훌륭한 교육자라도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협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내것 반', '네것 반'이 모여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1+1=2가 되는 것으로 '협력'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서 '1+1=무한대'가 되지 않고서야 '협력의 필요성'을 깨닫지도 못하고, '협력의 중요성'도 깨달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1+1=2'가 될 것이라면 그냥 각자 잘 하면 되지 굳이 '한 팀'이 되려고 불편을 감수하고 애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1+1=3' 정도만 되어도 남는 장사가 아니겠느냐 싶지만, 그럴 바에 각자 조금 더 분발해서 '1.5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훨씬 더 쉽지, 굳이 남에게 비위를 맞춰가며 '0.5의 보너스'를 받으려 애쓸 까닭이 있겠냔 말이다. 그러니 '협력'이란 무한대의 성과를 낼 수 없다면 애초에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협력을 어떻게 하면 잘 이끌 수 있을까? 사람마다 경우가 다를 수 있겠지만, 먼저 '잘 하는 수준'을 넘어 '즐기는 수준'이 노멀(평범)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협력할 마음이 된다. 여기에 '자신의 이익'을 철저히 내려놓아야 한다. 이기적인 마음을 비우고 이타적인 마음을 채우지 않으면 '협력'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상대를 나 자신보다 먼저 위하는 마음이 노멀이 되어야 비로소 '협력의 성과'가 무한대에 이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피구 경기'로 돌아가보자. 여럿이 함께 호흡을 맞춰야 '작전'도 짤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무작정 공을 던지면서 '개인적인 기량'으로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하는 것으로 승패의 결과를 맡기면 승률이 높아질 턱이 없다. 그건 그냥 '개인 경기'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 경기'에서는 철저히 자신을 내려 놓고 '팀 승리'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아야 그에 맞는 '작전'을 짤 수 있고, 그 작전의 효과도 더욱더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이게 바로 '현욱이와 채화가 함께 참여한 피구 경기'에서 볼 수 있는 진면목이다.

그리고 이런 완벽히 협력이 이루어지는 경기를 치루고 난 뒤에는 '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겼다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고, 반대로 졌다고 해도 '멋진 한 판'을 치룰 수 있었다는 즐거움에 '다음 경기'를 더 잘하겠다는 다짐으로 힘든 훈련을 참고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운동경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아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모든 '인간관계'에서 협력을 잘 이끌어내는 리더의 역할이 빛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잘 하는 것'과 '즐기는 것'의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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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옹 마음 분식점 2 - 바다거북 구출 대작전 미야옹 마음 분식점 2
주미 지음, 안병현 그림 / 지구별아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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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옹 마음 분식점 2 : 바다거북 구출 대작전> 주미 / 지구별아이 (2026)

[My Review MMCCXXXV / 지구별아이 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예순네 번째 리뷰는 신비한 음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판타지 동화 <미야옹 마음 분식점 2>다. '사회정서학습(SEL)'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관계 역량을 키우며 학습 성취와 정신건강을 함께 증진시키는 교육으로 '한국형 사회정서학습(K-SEL)'도 마련되어 있어서 한국의 실정에 맞게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고 한다. 이 책 <미야옹 마음 분식점>은 바로 그런 한국 어린이들의 정서와 마음을 다독이고 사회생활에서 겪게 될 또래 관계의 역량을 키우는데 목적을 둔 동화책이다. 거기에 우리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사회적 문제'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지구환경을 소중히 생각할 수 있도록 꾸며진 책이기도 하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미야옹 마음 분식점 2> 관점 포인트 : 이야기의 시작은 갑작스럽게 바닷가 마을로 전학을 오게 된 해수가 등장한다. 해수는 홀로 바다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있는 것을 보아 어떤 고민이 있는 모양이다. 해수는 전학 간 첫날은 조용히 지낸다. 그리고 아무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말수도 줄이고 센 척을 좀 했다. 지난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넉살 좋은 준우와 늘 웃는 얼굴인 세란에게 휩쓸리면서 셋은 '바닷가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멤버가 된다.

갑자기 사귀게 된 친구들이지만 환경을 지키는 좋은 일도 할 수 있으니 싫다는 소리는 하지 않고 함께 선행을 쌓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을 때 '기분 나쁜 경험'을 하게 된다. 바닷가에서 일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먹던 음식과 일회용품 들을 그냥 아무데나 버리고 가버리려 했기 때문이다. 그걸 본 해수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고 말을 건네니 아줌마가 "그럼 니가 쓰레기를 줍고 있으니 너한테 버리면 되겠구나"하면서 해수 보고 쓰레기를 치우라고 손짓을 한 것이다. 해수는 너무 기분이 나빠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데, 그때 마침 해수를 알아보고 말을 거는 또래가 있었다. 이름은 강투. 지난 학교에서 해수에게 '도둑 누명'을 뒤집어 씌운 장본인이었다.

처음엔 해수도 강투와 사이좋게 지냈다. 어렵게 사귄 친구였기에 해수는 강투를 소중한 친구로 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강투는 해수에게 점점 어려운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해수는 싫었지만 싫은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어떻게 사귄 친구인데 이런 일로 사이가 나빠지면 해수는 정말 외톨이가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투가 해수에게 '다른 친구의 물건'을 훔치라고 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그건 나쁜 짓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했을 때에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그런 강투가 기어코 '다른 친구의 물건'을 훔쳐서 가지고 놀다가 친구가 물건이 없어졌다고 선생님께 말하자, 그 사이에 해수의 책가방에 몰래 넣어두고서 해수를 도둑으로 몰아갔다. 해수는 억울해서 "그건 니가 훔친 거잖아"라고 항변했지만, 해수의 책가방에서 물건이 나온 이상 그 말의 신빙성이 떨어졌다. 그런데도 강투가 용의주도하게도 해수에게 불리한 증언을 계속 이어가자 억울함을 참지 못한 해수는 강투와 주먹다툼까지 벌이게 되었다.

이 일로 해수의 부모님이 학교로 불려오시게 되었고, 부모님은 나름의 사정으로 이혼을 결정하면서 해수가 바닷가 마을로 전학을 오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또 강투를 만나게 되다니, 더구나 새로 사귀게 된 친구들이 다 보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도둑 누명을 쓴 것을 어떻게 새 친구들에게 설명해야 할까? 설명을 하더라도 새로 사귄 친구들이 믿어 줄까? 해수는 걱정에 걱정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나가는 글 :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린이들이 아니라 어른이라도 문제해결을 하기가 쉽지 않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나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싸움이나 폭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힘으로 일을 해결하려 들면 늘 '더 큰 힘'을 가진 사람이 훨씬 더 유리해지게 되고, 다행히 착한 사람이 '더 큰 힘'을 갖고 있으면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혹여라도 나쁜 짐승같은 놈들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만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하는 방법'이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벅찬 일을 마주 했을 때 효과적인 방법이며, 실제로도 아주 유용한 방법이다. 일단 스트레스와 골치 아픈 '원인'과 마주하지 않고 아예 없는 셈 치며 피하는 것이다. 속담에도 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할까?'라는 아주 적절하지 않은가.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다. 괜히 '개똥 같은 일'을 해결하겠다고 직접 손을 걷어부치고 개똥 같은 일에 개입을 하게 되면 더욱 더러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땐 괜히 힘자랑하려 들지 말고 그냥 강아지 무시하듯이 없는 셈 치는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은 상황에서 '도둑으로 몰려 꼼짝할 수 없는 억울함'을 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만난 상황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애초에 쓰레기 같은 친구로 판명이 되었는데 아쉬울 것도 없는 상황이 아닌가. 그리고 강투의 엄마인 듯한 어른의 말본새를 보아하니 그들의 '교양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저런 개똥 무더기는 쳐다볼 필요도 없다. 그저 묵묵히 바닷가 쓰레기 처치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쉽게도 '걸어다니는 쓰레기'까지 치우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럼 우리의 또 다른 주인공 '미야옹 마음 분식점' 고양이는 언제 등장하는가? 바로 이 사건 뒤에 벌어지게 된다. 쓰레기 같은 친구를 만나고 기분이 너무 안 좋아져서 울적한 마음이 되자 해수의 눈앞에 짜잔하고 '미야옹 마음 분식점'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해수는 그곳에서 또 다른 모험을 마주하게 된다. 고양이 요리사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얻게 되는 초능력(?)으로 해수는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 해수가 새 친구들과 함께 한 '바다 환경 보호'가 힌트가 될 것이다. 바닷가에 버린 쓰레기는 인간에게만 불편함과 불결함을 주는 것뿐 아니라 바다생태계를 망가뜨리고 바다생물에게 치명적인 '살상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겠다. 이름 하야 '바다 쓰레기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진솔한 동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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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 최후의 예언,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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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 최후의 예언> 천효정 / 비룡소 (2018)

[My Review MMCCXXXII / 비룡소 1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예순한 번째 리뷰는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의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이다. 무협소설의 마지막은 '무술대회'다. 김용의 소설 <사조영웅전><신조협려>에서도 '화산논검'이라는 대결을 통해 무술 1인자를 뽑았고, 그 최후의 대결에서 승부를 겨룬 뒤에 '동사서독 남제북개 왕중양'이라는 칭호가 강호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훗날 그들의 대결이 '구음진경'이라는 무공비급의 주인을 가리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뜻하지 않게 '구음진경'을 수련하게 된 곽정과 황룡이라는 어린 영웅이 등장해서 새로운 강자가 된다는 스토리를 이어갔다. 여기까지가 <사조영웅전>의 줄거리고, 이어지는 <신조협려>에서는 2차 화산논검이 펼쳐지는데, 이 대결은 실제로는 벌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쓰러져가는 나라(송)를 끝까지 지키는 진정한 영웅이 된 곽정과 그를 돕는 불세출의 영웅 양과(신조협려)가 무술인들의 세계에 자리 잡아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그럼 건방이와 초아가 참여하는 '어린이 고수 선발대회'에서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5> 관점 포인트 : 지난 번에 등장한 '무술인 중앙 협회(무중협)'의 초청으로 건방이와 초아는 '어린이 고수 선발대회'에 참가하러 강화도 마니산으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이 대회는 순수하지 못한 목적이 있었는데, 바로 '무중협의 수장'이 무술인들의 세계를 어지럽히는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노라하는 무술인들을 교묘하게 납치, 감금하여 쥐도 새도 모르게 해치우곤 했는데, 그 까닭은 다름 아닌 한 권의 '예언서' 때문이었다. 그 책에 '팔팔동자'가 등장해서 모든 무술을 하나로 통합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다는 내용이 실려 있는데, 나쁜 무리들은 저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에는 반성도 하지 않고 '팔팔동자'만 제거하면 온세상이 제 것이 될거라는 망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 고수'를 선발하는 대회를 가장해서 가장 실력이 좋은 어린이 고수를 제거해버리면 예언은 적중하지 않게 되고, 자신들이 세상을 장악할 수 있을 거라고 철썩 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암튼 그 예언서의 내용이 맞든 틀리든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된 '건방이와 초아'가 위기에 처하게 된 셈이다.

뭐, 결말은 직접 책을 읽어보면 될 것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일수록 '스포'를 하게 되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2년 뒤인 2020년에 또 다른 후속작이 등장했다. 이름하야 <건방이의 초강력 수련기>다. 작가는 같지만 '그린이'는 강경수에서 이정태로 바뀌었다. 이게 국내판매 40만부를 돌파한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에 비해 부진한(?) 원인은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 '그림체'가 바뀌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껏 책속의 세계관에 '이미지'를 다 만들어 놓았는데, 그림체가 완전히 달라지게 되면 애써 만들어놓은 세계관의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지고 새로 쌓아올려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줄거리까지 완전 방향을 틀어버린 경우에는 그냥 새 책을 읽는 느낌으로 읽을 때도 있다. 집을 보수할 때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저 내부 인테리어만 살짝 바꾸는 정도라면 몰라도 거의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 수준이라면 그냥 '철거'를 하고 새 집을 짓던가, 아니면 아예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더 현명할테니 말이다. 그래서 '삽화'나 '표지'를 함부로 바꾸면 안 된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너무 쉽게 바꾸는 경향이 있다.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적도 없다. 그럼 방법은 딱 하나다. 재미 없으면 안 보고 안 사는 방법밖에...

나가는 글 : 물론 후속작이자 시즌 2에 해당하는 <건방이의 초강력 수련기>를 직접 읽고 판단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대히트를 친 책의 후속작이 완전히 다른 포맷으로 나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얼핏 봤으면 '같은 시리즈'가 아닌 줄 알았으니까 말이다. 현재는 <십 년 후 건방이>라는 외전에 '만화'까지 출시된 상태다. 시즌 1인 '건방진 수련기'를 너무 재밌게 읽었기에 이 모든 책을 다 섭렵할 계획이지만, 경제적 형편이 그닥 좋...쿨럭쿨럭 암튼 시즌 2에 이어 '성인 버전' <건방이>도 후속으로 이어져서 독특한 '무협소설'의 세계관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 시즌 1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는 진정 대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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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 폭풍전야,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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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 폭풍전야> 천효정 / 비룡소 (2016)

[My Review MMCCXXVI / 비룡소 1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다섯 번째 리뷰는 점점 팽창되는 세계관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다. 이번에는 더 많은 무술인들이 등장한다. 바로 '무중협'과 '무지협'의 등장한 것이데, 이들은 비록 주인공도 아닌 엑스트라에 불과하지만, 앞으로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너무도 소중한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모든 소설에서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들'의 활약은 대단히 중요하다. 영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악랄한 악당이 등장해야 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4> 관점 포인트 : 건방이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요즘 초등학생은 어른 못지 않게 연애도 하고 사랑도 한다(부러운 것들). 그런데 건방이의 짝은 누구일까? 오방도사의 연인이 꽃님소저였듯 건방이의 짝지로는 백초아가 딱이다. 물론 백초아도 건방이를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문제는 건방이가 사랑 따위는 전혀 모르는 천방지축이라는 사실이다. 초아가 대놓고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는데도 눈치도 없이 '초아의 연정'을 대놓고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방이는 초아에게 번번히 구박을 받는데, 이런 무심한 건방이를 열렬히 사모하는 여성이 등장해서 화제다. 도대체 누구일까?

어느 날, '현상수배'가 학교 전체에 도배가 되었다. 사람을 찾는다는데, 찾는 사람이 다름 아닌 소문이 자자한 '머니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머니맨을 당당하게 수배(?)한 여성은 놀랍게도 학교 전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오아영이라는 여자 친구다. 청초하고 어여쁜 외모의 소유자라서 팬클럽까지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학교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구름떼를 몰고 다니는 인기녀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머니맨을 찾겠다고 '현상수배'를 내린 것이다. 이유인 즉슨, 오아영이 머니맨을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만나서 사랑고백을 하겠다는 작정이라는데, 정작 문제는 '무술인'이 일반인에게 정체가 들통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머니맨'이 '이건방'이라고 아는 사람은 있지만, 다들 함구하고 있기 때문에 별문제가 안 생겼다. 하지만 오아영은 다르다. 오아영이 '머니맨'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 건방이가 오방도사의 제자인 무술인이라는 사실, 또 그동안 '머니맨'으로 활약했다는 사실까지 삽시간에 소문이 날 것이다. 물론 오아영은 그런 사정도 모르고, 그런 사실이 알려진다한들 자신이 사랑하고 지켜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머니맨'을 찾으려 열심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사달이 났다. 바로 '무지협'이 이런 약점(?)을 잡고서 건방이와 스승인 오방도사에게 협박을 했기 때문이다. 무술인은 절대 일반인에게 정체를 밝혀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규칙을 어겼기에 '무지협의 협박'이 아주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 이 문제가 건방이의 일방적인 실수도 아니고 사연을 들어보면 '정상참작'이 될 수도 있는 일인데, 이를 문제 삼아 '오방도사'를 곤란에 빠뜨려서 이익을 챙기려는 나쁜 심보를 가진 '무지협'이 더 큰 문제다. 사실 '무지협'의 이런 류의 협박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그래서 알만한 사람들은 이런 무지협의 횡포에 비난을 하고 '무중협'에게 고발도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증거'는 감쪽 같이 사라지거나 '증인'도 찾을 수 없기 일쑤고, 고발했던 '무중협'에서도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허다했던 것이다. 그래서 무지협의 횡포는 더더욱 심해졌고, 결국 건방이와 오방도사에게 이 사달이 나게 된 것이다. 과연 건방이는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나가는 글 : <무협소설>에도 종종 러브라인을 타기 마련이다. 남주와 여주가 등장하는데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는 '남성작가'인 탓에 이런 러브라인이 종종 '국가대사'를 만나 충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거나, 남자들끼리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시켜버리고 마는 무심한 남성작가들에 의해 '사랑이야기'가 바사삭 부서지고 만다. <사조영웅전>에서 곽정과 황용의 사랑이 그렇다. 더구나 정략혼인이긴 했지만 곽정과 화쟁공주는 또 어땠는가 말이다. <신조협려>에서 양과와 소용녀, 그리고 양과와 곽양의 사랑도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의천도룡기>에서 장무기는 수많은 여자와 만나지만 하나같이 엉크러지고 만다. 결국 '무심한 남주' 때문이긴 하지만, 그런 남주를 누가 만들었겠는가? 바로 '남성작가'가 저지른 만행이었다.

헌데 천효정 작가는 '여성작가'다. 여성작가가 써낸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에서는 사랑이야기는 아주 생생하다. 여성 캐릭터의 세심한 감정까지 살려내면서 무정한 남정네의 심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까지 '읽는 맛'이 참으로 솔솔하다. 그리고 이런 섬세한 감정 묘사가 '무협소설'에도 아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게 '시즌2'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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