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달고미 황금나무 언덕 그림책 1
이은 지음, 릴리아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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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수북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반달곰 달고미> 이은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CXVI / 한솔수북 19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마흔다섯 번째 리뷰는 황금나무 언덕에서 벌어지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숲속 동물 이야기 <반달곰 달고미>다. 어느 날 긴 꼬리 별똥별이 땅에 떨어져 씨앗처럼 땅속 깊이 겨울잠을 자며 봄을 기다렸는데, 봄이 찾아와 비가 내리자 황금빛 싹이 돋아나 무럭무럭 자랐는데, 그게 바로 '황금나무'야. 우리의 주인공 반달곰 달고미는 바로 그 황금나무 앞에다 집을 짓고 살고 있지. 달고미는 혼자가 아니었어. 숲속 친구들이 아주 많았지. 그 친구들과 '함께'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반달곰 달고미> 관점 포인트 : 그림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글보다 '그림'을 먼저 읽어야 한다. 보통 한글을 막 떼기 시작한 어린이나 유아에게 읽히기 위해서 그림책을 사주곤 하지만, 그림책은 결코 아이 '혼자' 읽는 책이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물론 그림책을 혼자서 척척 읽어내는 어린이도 많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의 어린이들은 '문자 습득'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유일한 경우이기 때문에 미취학 아동인데도 '모국어'를 말하기는 물론, 읽고 쓰기까지 빠르게 익히는 어린이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럼 다른 나라 어린이들은 어떻게 그림책을 읽을까? 대부분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거의 읽지 못한다고 한다. 쓰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그림책'은 어떻게 읽을까? 당연히 '그림'만 읽거나 '부모님'이 대신 읽어주는 책으로 활용한다. 이게 '그림책'을 만든 목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글'이란 위대한 문자 덕분에 미취학 아동인 경우에도 한글을 떼고 혼자서 그림책을 척척 읽어내는 기적을 보여주곤 한다. 그럼 이게 정말 좋은 방법일까?

모든 책에는 '주제'가 담겨 있고, 그 주제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이 깔려 있다. 그림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겨우 한글을 뗀 아이가 '직접' 읽기에 성공했다고해서 한 권의 그림책을 온전히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반달곰을 읽었으면 그림에서 '반달곰'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고, 그렇게 생긴 모습의 동물을 '곰'이라고 부르며, 그 곰의 가슴에 '하늘에 떠 있는 반달'을 닮은 형상이 있어서 '반달곰'이라고 부른다는 지식을 알려줘야 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배경지식'을 쌓아야 비로소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첫발을 뗄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어린이로 한층 성장시키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배경지식'을 많이 담아주는 것이다. 배경지식이 많이 쌓이면 발휘할 수 있는 상상력도 자연스레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무턱대고 지식을 욱여 넣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이가 "이건 뭐야?", "얘는 누구야?", "지금 뭐하고 있어?"라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질문에 답을 해줄 어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그림책은 결코 혼자 읽는 책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게 끝없는 질문을 했다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기적을 일으킬 필요충분조건은 다 갖춘 것이다. 거기서 아이들이 마음껏 노닐 수 있도록 섣부른 '결론'을 내리려하거나 '주제'를 정하려 애쓰지 않아도 좋다. 그런 '형식적인 성과'는 학교에 들어가서 해도 충분하다. 아니 '성인이 되어서' 결론을 내려도 결코 늦지 않다. 상상하는 힘을 기르고 싶다면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주 싹다 치워버리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는 '그림책'을 읽으며 머릿속에서 '엄청나고 무한한 세상'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때 어른들의 잣대를 함부로 들이대서 어린이의 상상력을 방해하거나 사실을 바탕으로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인 결론에 도달하면 안 된다며 '팩트 확인'을 강요하게 되면, 뛰어난 과학자도 될 수 없는 그저 그런 아이가 되고 말 것이다. 과학자들도 자신이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 상상력에서 영감을 받아 위대한 과학법칙을 찾아내곤 하기 때문이다. 갈릴레이가 그랬고, 뉴턴이 그랬으며, 아인슈타인도 그랬다. 수학계산만 잘한다고 과학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이가 엉뚱한 말을 하며 '말도 안 되는 말'을 떠벌리는 것도 그저 관망만 하며 "그래, 그 말도 맞다"라고 맞장구만 쳐줘야 할까? 그건 아니다. 어느 정도 '선'을 지키는 정도까지는 허용해주어도 상관 없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폭력, 거짓말, 그리고 부도덕한 말과 행동을 할 때에는 따끔하게 제재를 가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상상이라지만 '해서는 안 될 것'은 구분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라고 먼저 묻고, 달고미를 때려야 해? 달고미가 무슨 잘못을 한걸까? 달고미가 다른 친구를 때렸다면 맞은 친구가 아파했을 것 같은데, OO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달고미가 가슴에 달린 반달을 아무데나 던지는 행동이 너무 위험한 행동은 아닐까? 등등의 대화를 하면서 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가는 글 : <반달곰 달고미>는 황금나무 언덕에 살고 있는 여러 동물 친구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며 '우정'을 주제로 삼을 수도 있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배우는 '사회성'을 주제로 삼아도 좋다. 또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살아가는 여러 동물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는지를 보면서 지구에 여러 생물들이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깨칠 수도 있는 그림책이다. 그밖에도 아이들의 눈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마구마구 펼쳐질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이렇게 읽었는데, 오늘은 요로케 읽을 수 있고, 내일은 저렇게 읽어도 되는 보물상자 같은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가까운 '근린공원'에 나가서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다녀와도 좋을 것이다. 산속 공원이라면 어떤 나무를 '황금나무'로 삼으면 좋을지 정해보기도 하고, 숲속 공원이라면 어떤 나무 아래에서 '무슨 놀이'를 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 호수 공원이라면 달고미가 '호수'에서는 어떤 친구와 무슨 놀이를 하며 놀고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는 달고미가 아파트에서 가슴에 있는 반달을 '던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봐도 좋을 것이다. 황금나무 언덕 시리즈는 그런 책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리뷰 #에세이 #반달곰달고미 #반달곰 #달고미 #황금나무언덕 #동물친구 #우정 #용기 #숲속 #자연 #그림책 #한솔수북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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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명작 41
노마 요타로 그림, 최철웅 옮김, 요코야마 요우코 감수, 나관중 원작, 시바타 카츠모 편역 / 은하수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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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명작 41> 나관중 / 최철웅 / 은하수미디어 (2023)

[My Review MMCCCVIII / 은하수미디어 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일곱 번째 리뷰는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명작' 시리즈의 마흔한 번째 책인 <삼국지>다. '어린이책'답게 간단한 줄거리를 기본으로 삼고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과 고전명작의 배경지식이 친절하게 수록되어 있어서 꽤 공을 들인 어린이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방대한 원작 <삼국지>는 줄거리를 간추리는 것만으로도 수백 쪽이 넘는 책들이 수두룩한데, 그조차 어린이 독자들이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처럼 '딱 한 권 분량(대략 150쪽 내외)'으로 줄거리를 요약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린이를 위한 세계 명작 시리즈를 출간한 다른 출판사의 책들도 많이 있지만, 이 책처럼 한 권이 아니라 2~3권으로 요약한 책이 대부분이라 <삼국지>를 처음 읽는 어린이 독자라면 이 책을 권한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삼국지> 관점 포인트 : 세계 명작을 자녀에게 읽히려는 부모님의 마음은 굴뚝이겠지만, 솔직히 아이들에게 세계 명작을 읽히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게 한 책이 바로 '은하수미디어'에서 출간한 이 시리즈일 것이다.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100% 만화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고 글로 된 이야기 중간중간에 '삽화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린이 독자들이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고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좋은 어린이책일수록 '삽화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다. 왜냐면 '훌륭한 삽화'는 삽화만 읽어도 이야기의 장면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내용과 주제까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어린이책을 골라줄 때에는 '책속에 삽화'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그려져 있는지 파악해보면 십중팔구 후회 없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삼국지>의 줄거리를 160쪽 분량으로 축약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책은 그걸 해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독자'들이 읽고 <원작 삼국지>의 줄거리를 빈틈 없이 이해할 수 있게 축약했다는 사실만으로 정말 대단한 책이다. 여기에 하나 더, <삼국지>를 읽다가 힘들어 하는 점이 바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 어려움을 또 핵심인물만 추려서 큰 줄기를 놓치지 않게 했다. 그것도 15명으로 말이다. 거기다 '도원결의', '황건적토벌', '반동탁연합', '관도대전', '삼고초려', '적벽대전', '촉 건국' 이렇게 굵직한 사건들만으로 전체 줄거리와 <삼국지>의 주제를 오롯이 담아 놓았다. 물론 <삼국지> 찐팬이라면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인물과 더 중요한 사건을 나열하면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세계 명작 가운데 <삼국지>를 처음 읽는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손색이 없지 않다 여기지 않은가?

여기에 '은하수미디어' 세계 명작만의 특징도 담아 놓았다. 바로 어린이 독자들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독후 활동' 말이다. 책을 읽기만 하고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아무리 책을 많이 읽었어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게 된다. 특히 입학경쟁이 높은 중고교 입시나 명문대 입시에 빠지지 않고 요구되는 '포트폴리오'에 꼭 첨부되는 것이 다름 아닌 '독서기록장'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대기업 면접에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인상 깊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라는 질문은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다. 여기서 좋은 점수를 획득하고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초등시절부터 꾸준히 작성해온 '독서기록장'을 유용하게 써서 합격했다는 체험담은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AI 시대에 걸맞게 독서기록을 '쇼츠''릴스'로 만들어서 너튜브나 틱톡에 꾸준히 올리고 채널을 운영해본 경험을 보여주는 것도 최신 트랜드이긴 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손글씨'로 직접 작성한 독서기록장에 담긴 십 수년의 기록이 효과 만점이다. 은하수미디어의 세계 명작 시리즈에는 '책 말미'에 이런 독서기록장 작성하는 요령과 책 읽고 난 뒤에 뒷이야기 '상상하기', 그리고 책속의 주인공에게나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소개하고 싶은 친구에게 '편지쓰기' 같은 독후 활동도 제시하였다.

나가는 글 :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하나. 어린이들에게 세계 명작은 꼭 읽혀야 하나? 물론 오래된 옛날 책이기 때문에 요즘 트랜드에는 맞지 않는 '고전'을 굳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는 주장도 많다. 요즘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더구나 유용하고 재밌는 영상매체도 정말 많다. 그걸 다 볼 시간도 모자른데 언제 시간을 내서 고리타분한 옛날 책을 읽겠느냔 말이다. 그런데 세계 명작고전이 꾸준히 읽히는 까닭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인류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 두꺼운 책을, 심지어 읽어도 뭔 내용인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은 명작고전을 읽어야만 한다면, 그 '지혜'만 쏙쏙 빼내어서 딱 한 권 분량으로 압축한 책을 읽어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지혜'만 뽑아내기 위해서 읽어야 할 까닭은 없다. 그럼 무엇 때문일까? 바로 '감동'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천 년, 수백 년, 수십 년 전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감동을 찐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고전명작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찐한 감동은 '숏츠''릴스' 같은 짤막한 동영상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다.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순 있지만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감동과 그 감동을 길게 느낄 수 있는 여운은 오직 '고전명작'을 읽을 때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 명작을 읽고 또 읽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어린이뿐 아니라 앞으로도 인류가 살아있고, 살아간다면 먼 미래일지라도 '고전명작'을 여전히 읽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관중이 쓴 <삼국지>는 왜 읽어야 하는가? 요즘에는 <삼국지>를 어린이들에게 읽히면 안 되는 '나쁜 책'으로 소개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된 이유는 <삼국지>는 수많은 영웅호걸이 등장하지만, 이 영웅들이 주로 하는 말과 행동이 대부분 '남을 속여서' 이익을 취하거나 목숨을 빼앗는 비열한(?) 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영웅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까닭에 차라리 <삼국지>를 읽히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낫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많다. 더구나 <삼국지>에는 남자 영웅만 등장할 뿐, 여자나 어린이는 그저 남자 영웅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 역할'뿐이라서 이 책을 섣불리 읽고 '잘못된 선입관'을 갖게 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나관중은 역사의 승자인 '조조'를 주인공으로 삼지 않았고, '유비'를 주인공을 삼았다. 이를 '촉한정통론'이라고 부르는데, 유비가 한 황실을 바로 세우고 천하를 통일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더욱 돋보이게 써내려갔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그래서 이렇게 '촉한정통론'에 입각한 <삼국지> 소설은 대부분 '조조'를 악인으로 내세우고, '유비'를 선량한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백성들에게 평화롭게 안정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도록 독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 책도 '촉한정통론'에 입각해서 어린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어린이 독자들에게 가슴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세계 고전명작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마중물'에 해당하는 책일 뿐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까닭은 없다. 마중물은 비록 버리는 물이긴 하지만 그 한 바가지의 마중물 덕분에 우물속 깊은 곳에 감춰져 있는 '천연암반수'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결코 아쉽지 않을 것이다. 이 시리즈를 읽고 또 읽은 어린이가 '원작'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동의 여운은 더욱 길고도 깊을 것이다. 왜냐면 난생 처음 읽은 책이 아니라 어릴 적에 접해봤던 '낯익고 잘 아는 책'이기 때문이다. 마치 추억속에 간직하고 있던 오랜 친구를 만났을 때의 기쁨과 같다고나 할까?

#리뷰 #에세이 #삼국지 #은하수미디어 #어린이세계명작 #나관중 #촉한정통론 #삽화의중요성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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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클라이밍 초등 읽기대장
김환희 지음, 오삼이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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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클라이밍> 김환희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CVI / 한솔수북 1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다섯 번째 리뷰는 모든 일에 완벽을 추구하는 삶이 가져다주는 따끔한 충고가 담긴 <두근두근 클라이밍>이다. 항상 1등을 놓치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에 1등을 놓치고 실패를 한 뒤에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려버리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많이 본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들 하는데, 왜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수많은 위인전 책을 뒤져봐도 '완벽한 위인'은 없다. 오히려 어린시절에, 또는 젊은시절에 엄청난 실패와 고난을 겪은 뒤에야 비로소 큰 깨달음을 얻고 모든 인류에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신동이나 천재로 살다가 짧은 삶을 환호와 박수갈채가 나머지 긴 삶을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참 많지 않은가. 여기 또 한 명의 '완벽'을 추구하는 어린이가 있다. 물론 천재는 아니다. 그저 평범한 소녀이지만 늘 1등을 놓치지 않으려 꽤나 노력(?)하는 어린이다. 과연 이 어린이가 1등을 놓치지 않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두근두근 클라이밍> 관점 포인트 : 1등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누구보다 월등한 실력으로 다른이를 압도하면 1등을 할 수 있다. 이 방법이 1등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시도하려고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1등을 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다. 이 방법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나 가능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럼 대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1등을 할까? 대부분은 엄청나게 '노력'을 하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 끝없이 '반복'적인 '훈련(학습)'을 하며 완벽한 1등을 하려고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 늘 바쁘게 사는 방식으로 1등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우리의 주인공 '여리나'도 바로 이런 방식으로 각종 대회나 시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학생이다. 이런 여리나를 두고 다른 친구들은 놀린다. 여리나를 보면 '벽'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면서 말이다. 바로 '완벽' 말이다.

그런데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일까?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여리나는 늘 1등을 놓치지 않는다. 과연 어떤 비결이 있었던 것일까? 그건 바로 다른 사람들이 '실수'를 하는 틈에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는 1등도 굳이 사양하지 않고 냠냠했기 때문이다. 1등은 놓치고 싶지 않고! 그러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에 힘들고! 그러니 적당히 힘을 빼지 않아도 1등을 차지할 수 있다면 그 정도쯤에서 얼렁뚱땅 1등을 차지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사람이 늘 완벽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다면 '놓치지 않고' 챙기는 것도 훌륭한 방법일 것이다. 이렇게 여리나는 엄청난 '노력파'이면서 셈이 빠르고 잇속을 놓치지 않는 '얌체'이기도 하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나 나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실수'를 유발시키는 그런 비겁하고 치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니 나쁜짓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까? 진짜 실력으로 1등을 차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고서 수월하게 1등을 차지했을 때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 있을텐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리나에게 두근두근 설레는 계절이 찾아왔다. 높다란 학교 담장 위에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새끼고양이를 불쌍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같은 반 친구인 남도현이 그 높은 '벽'을 맨몸으로 척척 올라가더니 한 손으로 담장 꼭대기에 매달린 채, 다른 한 손으로 새끼고양이를 무사히 구출해서 내려오는 모습에 반해버리고 만 것이다. 심장이 두근두근대는 설레임에 여리나는 당장 남도현이 다니는 '클라이밍 학원'에 등록해버린다. 높은 벽에 쉽게 오르는 모습에도 반했지만, 남도현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리나의 다른 여자친구들은 "모든 사랑은 그렇게 시작하는 거야"라며 대놓고 응원반 놀림반이었다. 그런데 남도현이 여리나에게 찾아와 엄청 화를 내기 시작했다. 여리나가 자신의 비밀을 폭로해서 더는 클라이밍을 할 수 없게 되었다면서 말이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이제 겨우 클라이밍 신청한 지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말이다.

여리나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로 남도현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오해'를 풀고 싶었지만, 그날 이후로 남도현을 만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클라이밍을 다닐 이유를 상실하게 되자 여리나는 그만 하고 싶었지만, 리나의 엄마에게 꾸중만 들었다. 이미 '한달치' 학원비를 내고 등록했으니 어쨌든 다니라고 말이다. 그렇게 리나는 도현이가 없는 클라이밍 학원을 꾸역꾸역 다니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 강바람이라는 또 다른 학교 친구가 다니게 되었다. 사실 리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강바람은 여리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는 그런 아이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나의 여자친구들은 또다시 "사랑이네. 사랑하는 사람 곁에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잘 안다"며 리나를 놀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강바람과 여리나의 두근두근(?) 클라이밍 레슨이다.

나가는 글 : 줄거리만 읽어나가면 나 어릴 적에 읽던 젊은 청춘들의 사랑이야기가 가득한 '하이틴 소설' 같다. 하지만 여기에 아주 중요한 주제가 담겨 있다. 바로 강바람과 여리나와의 현격하게 '차이'나는 레슨에서 말이다. 센스 있는 독자라면 이 대목을 놓치지 않고 주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클라이밍은 맨몸이나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서 수직으로 높게 솟은 벽을 기어오르는 스포츠다. 때로는 수직인 90도를 넘어서 130도가 넘어가는 꺾어지는 벽을 손가락 하나의 힘만으로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하는 위험천만하고 힘든 스포츠인 셈이다. 물론 모든 현대 스포트는 '안전장비'를 갖추고 하기 때문에 클라이밍도 '실수'를 했을 때 위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안전대비를 따로 훈련받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강바람과 여리나가 큰 차이를 보인다.

강바람은 똑똑한 편은 아니다. 학교 성적도 그저 그렇다. 하지만 늘 명랑하고 즐거운 표정이다. 반면에 여리나는 매우 똑똑하다. 학교 성적도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늘 실수 할까 두려워하고, 실수를 할 것 같으면 아예 포기를 하고 참여를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기도 한다. 클라이밍 레슨에서도 이런 차이는 극명하게 보여진다. 강바람은 시작점에서 목적지까지 올라갈 수 있는 '루트'를 잘 외우지도 못하고 그저 벽에 달라붙어서 무작정 오르기부터 한다. 그래서 늘 '같은 곳'에서 어려움을 만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떨어지기 일쑤다. 반면에 여리나는 무작정 벽에 매달리기에 앞서 목적지까지 오를 수 있는 '루트'를 정확히 숙지하고 머릿속으로 암기하며 거의 '실수' 없이 단박에 오르곤 한다. 하지만 애초에 '실패'할 것이라면 '포기'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시도하는 횟수'가 현저히 적다. 그렇게 '성공률'은 높지만 결과적으로 실력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닌 셈이다. 반복적인 연습도 부실하게 하니 '체력'이 쑥쑥 오르지도 않고 말이다. 반면에 강바람은 '실수'를 해도, '실패'를 해도 벽에 달라붙어서 오르고 또 오른다. 과연 이 둘은 상금이 걸린 클라이밍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얻게 될까?

성장한다는 것은 실패를 이겨내고 극복했다는 의미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성공을 해낸다면 대단히 훌륭한 것이지만, 그건 성적과 승패라는 '결과'를 두고 겨루는 대회에서만 훌륭한 것이다. 수많은 관중들은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완벽한 성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선수들에게 우뢰와 같은 환호성을 보내고 열광하지만, 한 선수가 그렇게 완벽한 경기로 마무리하기까지 엄청난 땀과 노력이 있었음을 능히 짐작한다. 그래서 그런 노고를 잘 알고 있기에 '완벽한 경기'를 치룬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훈련을 하고 연습을 하는 도중에 '실수'할까봐 두려워서 시도하지도 않고, 완벽하게 준비하고 대비해서 깔끔하게 성공한 것으로 훈련과 연습을 마치게 되면 진짜 경기에 나가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이런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도전하기에 앞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어려운 길보다 쉬운 길을 엿보며 설렁설렁 대충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방법으로 설사 성공을 했더라도 크게 환호를 받지도 못할 것이다. 오히려 큰 대회에서 엄청난 시도를 하다가 안타깝게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한 선수에게 다음에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라며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실수를 해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공을 다짐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박수를 아끼지 않는 법이다. 자, 어떤가? 실수를 두려워하고 민망해서 하기 싫어할 것인가? 실수, 까짓거 하면 어때? 또 하면 되지. 그러다 또 실수하면 어떡하냐고? 성공할 때까지 '계속'하는 거다. 그러다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요령'도 생기게 되면, 실수를 줄이게 되고 결국엔 익숙해져서 더 많은 성공을 하게 되는 거지. 그렇게 깨닫고 얻은 성공은 또다시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더 쉽게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거다. 어떤가? 아직도 실수가 두렵고 완벽한 삶을 살고 싶고 1등만 좋아하면서 살고 싶은가? 어른들은 경험을 통해서 안다. '머리'로 배우고 익힌 것보다 '몸'으로 배우고 익힌 것이 더 정확하고 더 실수가 적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수를 거듭해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 실수 끝에 거둔 성공이 더 달콤하고 짜릿하다는 진리를 깨우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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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꼬마 만복이 - 안도현 동화집 저학년 읽기대장
안도현 지음, 정호선 그림 / 한솔수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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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꼬마 만복이> 안도현 / 한솔수북 (2014)

[My Review MMCCXCVII / 한솔수북 17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여섯 번째 리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쓰던 시인 안도현 동화집 <시골 꼬마 만복이>다. 이 책의 공간적 배경은 '시골'이다. 건물들이 빽빽하고 사람들이 수북한 '도시'의 정경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에게 '시골'은 별다른 공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골조차 최근에는 점차 높다란 아파트가 들어서고 공장부지와 상업용지가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점차 옛날 정겨운 풍경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깊고 깊은 시골마을은 인구가 감소하여 60~70대가 '청년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고령화 되었단다. 이들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텐데, 전통적인 '농업'이나 '어업', '축산업'만으로는 산업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처럼 점점 대규모 경영식 농장이 들어서야 겨우 먹고 살만한 수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커다란 농장식으로 경영을 하게 되면 사람의 일손보다는 '기계'가 일손을 대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낭만적으로 생각하던 '시골 풍경'은 더는 구경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AI가 사람을 대신하게 되는 세상이 도래하면 또 시골은 어떤 풍경으로 바뀌게 될까?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시골 꼬마 만복이> 관점 포인트 : 이 책이 2014년에 초판이 출간되었으니 벌써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 으레 하는 말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괜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에 적혀 있는 '지금 어린이들의 부모 세대가 겪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적혀 있던 10대 어린이조차 26년 현재에는 20~30대 청년이 되었고, 이들의 부모 세대들도 40~60대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에서 묘사된 '시골 풍경'은 대한민국의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의 고풍스런 풍경일 뿐, 현재 어린이들이 시골이란 곳을 찾아가봐도 파란 하늘과 푸른 초원, 그리고 그곳에서 뛰어놀던 풀벌레들은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물론 잘 찾아보면 방아깨비, 메뚜기, 꿀벌, 제비 등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야생 꿀벌은 말할 것도 없고 '양봉 꿀벌'조차 기후변화로 인해서 '개화시기'가 현저히 바뀌어서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제비는 정말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나라를 찾아오지 않는 귀한 철새가 되고 말았다.

또한, 어린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방문했더라도 그곳이 '시골'일지는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그곳에서 동네꼬마 아이들과 하루종일 뛰어다니며 놀던 풍경은 더더욱 찾기 힘들 것이고 말이다. 전국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인해 인구절벽을 체감하고 있는 지금 수도권에서조차 학교 교실에서 한 반에 30명을 채우지 못하는 학년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과거 70~80년대 한 학년당 15개 학급을 운영하며, 한 학급에 70~80명으로 정원초과하여 교실에서 수업 받지 못하고 복도에 나가서까지 수업을 들어야 할 정도였던 '과밀 현상'이 새삼 추억속에서 정겹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시골에서조차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수도권에서도 골목에 뛰어노는 아이들이 없는 판국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이니 요즘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부모 세대', 아니 '조부모 세대'의 정겨움을 공감할 수 있을까? 이제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나가는 내 어린 조카 때문에 새삼스럽게 '어린이책'을 다시 뒤적거리고 있는데, 이 책을 읽어주면 'SF공상과학소설'을 읽어주는 격이 될 것 같다. 먼 미래로 떠나는 것이 아닌 머나먼 과거 여행을 떠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나가는 글 : 시인이 쓴 동화는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기 마련이다. 안도현의 <연어>를 읽고 있으며 '회귀 본능'을 갖고 있는 연어의 삶과 고난, 그리고 죽음에서 깨달을 수 있는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작가가 쓴 <시골 꼬마 만복이>도 그렇다. 우리네 어린 시절은 자연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고, 수많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정서를 발달시킬 수 있었다. 누가 가르쳐주는 것도 없이 말이다. 그렇게 '자연''또래 친구'가 인생의 스승 역할을 대신하면서 뛰어놀면서 배우는 정겨운 풍경을 자아냈던 것이다.

하지만 급속도로 발전한 '산업화'로 인해 도시인구는 급격히 늘어난 반면, 시골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이른바 '이촌향도 시대'였던 것이다. 그걸 안도현 시인은 점점 잊혀지는 아름다운 풍경이라 여기고 이 책 <시골 꼬마 만복이>를 통해서 기억속에서나마 잊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허나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26년 현재에는 더는 그런 '시골 풍경'을 찾기 힘들게 되었다. 아이들도 산과 들로 여기저기 뛰어놀지 않고 아파트단지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학원으로, 그리고 밤늦게 다시 아파트숲으로 되돌아오는 바쁜 나날을 보낼 뿐이다. 더구나 방학을 맞으면 시골로 가기보단 '해외여행'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넓히러 떠나곤 하니 '정겨운 시골 풍경'을 어릴적 추억으로 간직하는 어린이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딴에는 '소꿉놀이'하는 어린이도 없는 듯 싶다. 마당에서 나무와 돌로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흙으로 밥과 반찬을 마련해서 너는 엄마하고 나는 아빠해서 어설픈 어른 흉내를 내던 동네꼬마들이 요즘에도 있기는 할까? 그렇게 어릴 적에 '소꿉놀이' 좋아하던 내 여동생도 느즈막히 딸아이를 낳고서 힘겨운 육아생활에 하루하루가 고되서 지쳐 나가떨어져 매일매일 울먹이고 있는중이다. 그런 내 조카가 조금 더 커서 '소꿉놀이'하고 있는 정겨운(?) 풍경을 기대할 수 있을까? 수십 만원대 '전동 조리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플라스틱 채소와 과일 세트를 장난감 칼로 썰어대며 '경력'을 쌓아 케이크와 쿠키를 오븐에 구워내는 '파티쉐'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상상'이 더 쉽게 연상되는 건 왜일까?

그래도 적어도 난 이 책속에 등장하는 '만복이'처럼 놀면서 자랐다. 앞으로 10년 뒤에 초등학생이 된 내 조카에게 이 책을 보여주면서 "외삼촌과 너희 엄마가 어릴 적에 만복이처럼 놀면서 자랐단다"하고 추억을 이야기해줄 수 있길 바란다. 정말 대한민국이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 실감하는 책이었다.

#리뷰 #시골꼬마만복이 #안도현 #한솔수북 #시골풍경 #어린이책 #정서함양 #책이있는구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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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문구점 초등 읽기대장
이상걸.곽유진.정명섭 지음, 주성희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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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수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기묘한 문구점> 이상걸, 곽유진, 정명섭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LXXIII / 한솔수북 16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두 번째 리뷰는 문구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세 가지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기묘한 문구점>이다. 책속의 이야기는 순서대로 <깨비 문구사>(이상걸 저), <어디에나 문구점>(곽유진 저), <영혼을 찍는 문방구>(정명섭 저) 담겨 있다. 작가가 세 명이기에 등장하는 '문구점'도 한 곳이 아니라 각각 별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독특한 '문구점'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책을 펼쳐서 읽게 되면, 독자들은 이야기가 전해주는 줄거리의 독특함보다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기게 될 것이다. 순서대로 '가짜 뉴스''인간형 로봇', 그리고 '촉법소년'을 다룬 이야기를 접하면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기묘한 문구점> 관점 포인트 : 책을 읽다보면 '줄거리'보다 '주제'가 더 깊숙이 다가오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을 해보고 '불편함'을 느꼈을 때 많이 그런다. 비록 소설이라는 '허구적 사실'을 접한 것일 뿐이지만, 읽고 나면 결코 '남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 그런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내게 이 책이 그랬다.

먼저, <깨비 문구사>에서는 아이들이 '만우절'을 맞이해서 그럴 듯한 거짓말로 시작되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가짜 뉴스'로 일파만파 퍼져나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 문제'까지 거론했다. 오늘 자 뉴스에 수많은 누리꾼들이 '스벅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보이콧 운동이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텀블러를 제작해서 판매를 개시했는데, 그 광고문에 '책상에 탁', '탱크 데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세트 주문시 21% OFF'와 텀블러의 용량 표기에 '503ml'이라는 두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21% OFF에는 계엄군이 광주시민들을 가장 많이 학살한 날짜가 5월 21일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503이라는 숫자는 대통령에서 탄핵된 박근혜 씨의 수형번호가 503이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이유로는 평소 '일베(일간베스트의 준말) 누리꾼'들이 5·18 희생자를 조롱할 때 많이 쓰던 문구였고, 그 수법도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벅스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 대표 정용진 사장도 평소 '극우'임을 스스로 밝히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에서는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스타벅스 관계자'를 해임하고 '사과문'을 공식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은 희생자들의 아픔을 달래주기에는 뒤늦은 행동이었다.

우리가 '혐오와 차별'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재미 삼아 장난으로 퍼뜨린 '가짜 뉴스'로 인해서 아픈 상처를 해집고 슬픔에 빠뜨린 뒤에 아무리 위로하고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 하며,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이들은 '정상 참작'이라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나쁜 놈들은 반성은커녕 저들이 한 짓이 무슨 잘못인 줄도 알지 못하는 모지리들이다. 이 모지리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저질스런 뒷담화를 하고, 약자에게 폭력을 서슴지 않는 비인간적인 행태를 멈출 줄 모른다. 그래서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끝없는 고통을 안겨주는 악질인 것이다.

이들이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유는 별 것 없다. '나와 다르다'는 것으로 트집을 잡고, '나'는 옳은 편이니 '나와 다른 너'는 옳지 못하다는 흑백논리를 주무기로 삼아 '옳지 않은 무리'를 처단하는 것은 '잘하는 짓'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논리를 펴며 악의적인 행위를 끝없이 펼쳐낸다. 한 번 이들에게 '희생양'으로 표적이 되면 죽은 뒤에도 막말을 퍼붓는 악마 같은 짓거리를 해대곤 한다. 고 노무현대통령, 세월호 희생자들, 이태원 참사...등등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다. 더구나 이들의 악의적인 행태가 더욱 폭발적이고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대상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패미니스트, 장애인, 노인, 불우이웃 등등 사회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관심과 도움이 더욱 필요한 이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자랑하는 인간 이하의 행태를 저지르고, 이를 자랑으로 삼는 인간말종들이 '일베'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신봉하는 것이 '혐오와 차별'이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로도 남에게 상처를 준다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혐오와 차별'을 받아 마땅한 인간이 있다면 '혐오와 차별'을 서슴지 않는 인간말종 뿐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부류가 우리 사회에 발도 딛지 못할 정도로 발본색원해내야 한다. 단 한 번이라도 그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인간말종들은 또다시 '혐오와 차별'을 해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번 당한 아픔과 상처는 절대 지워지지 않고,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혐오와 차별'을 근절시키기 위해서 엄벌이 필요하다면 '사형'도 너무 가볍다. 평생을 감옥에 살면서 자기 잘못을 반성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무기징역'이 적당할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어디에나 문구점>이다. 이 소설은 시대적 배경이 '가까운 미래'인 듯 하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인간들이 결국 극지방의 빙하를 모두 녹이고야 말았고, 그 덕분에 해수면이 상승해서 15층 아파트가 5층 연립주택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살아남은 인간들은 집밖으로 외출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나가야 할 정도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철학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본다. '테세우스의 배'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온 문제이기도 한데, '사물의 변화'와 그 '정체성의 지속'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간단하다. 영웅 테세우스가 황금양털을 구하기 위해 배를 타고 여정을 떠났는데, 중간에 타고 있던 배에 고장이 생겨 부품 하나씩 하나씩 계속 고쳐나가면서 여정을 계속 이어갔다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문제다. 배의 부품이 전체 10000개라고 가정하고, 부품 하나를 고쳤을 때 원래 타던 배인가? 아니면 '다른 배'인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른 배'라고 부르기를 꺼릴 것이다. 여정은 계속 된다. 거친 물살을 헤치고 나간 배는 험난한 고비를 여러 차례 맞으며 잦은 고장을 일으켰고, 고장난 부품을 떼어내고 새 부품으로 갈아끼웠다. 물론 새 부품일지라도 여정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완전 새것일 수는 없었다. 멀고 먼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황금양털을 구한 테세우스는 다시 배를 타고 귀환을 했지만, 자신이 타고 있는 배가 원래의 배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배라고 느끼게 되었다. 왜냐면 처음 타고 왔던 배의 부품이 모두 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체는 원래 그대로였고, 부품이 모두 바뀌긴 했지만, 자신이 타고 온 배가 맞았다. 그런데도 테세우스는 단 한 번도 배를 갈아탄 적이 없는데도, 완전 '다른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과연 이게 맞는 말일까?

정답을 맞추기 전에 한 번 생각해보자.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는 새로운 변화 맞이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인간이 '영생'을 살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의학기술이 발달함과 동시에 '인공장기'를 비롯해서 각종 기계장치를 인간의 몸을 대신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팔다리를 불행한 사고로 다치게 되면 '기계 팔다리'를 인간의 몸에 이식해서 '원래 그대로의 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심장, 콩팥, 간, 췌장 등 노화로 인해 '교체'가 필요해지면 '인공장기'를 대신 이식해서 영원한 젊음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은 죽으려야 죽을 수가 없는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기계'와 '인간'을 합성하면 '사이보그'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정교한 로봇을 통틀어서 '안드로이드'라고 부르곤 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과 로봇이 전혀 구분이 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성형'이나 '건강'을 목적으로 기계부품 몇 개쯤은 쉽게 바꾼 인간도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부품을 몇 %까지 바꿔야 인간으로 인정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 이게 진짜 문제다.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기술과학이 발달하게 되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문제이고, '인간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나아가서 '안드로이드형 로봇'이 인간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인간의 마음'까지 품을 수 있게 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으로 봐야 할까? 마음까지 흉내낼 수 있다면 그냥 '인간'으로 봐야 할까? 과연 인간과 로봇이 사랑을 나눌 수도 있을까? 가족으로 인정하고 평생을 함께 살아갈 수도 있을까? 반려견이나 반려묘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세상이 되었는데, '안드로이드'는 불가능할까? <어디에나 문구점>은 이런 질문들이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험을 선사할 소설이었다.

나가는 글 : 마지막 <영혼을 찍는 문방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촉법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결론만 말해서 아주 통쾌했다. 법을 악용해서 '합법적인 폭력'을 자행하는 철없는 무리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범죄자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범죄를 저질렀다고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 뿐이다. 그래서 범행을 저지른 '촉법소년' 당사자에게 죄를 묻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생긴 피해나 배상책임은 그 부모에게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촉법소년'에 해당한다고해서 모든 죄에 대해서 보호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몇몇 몰지각한 '촉법소년'들이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은 '촉법소년'이라며 어쩔 거냐는 듯이 어른을 놀리는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이런 '촉법소년'들의 부모들 가운데 일부는 '상류계층'에 속할 정도로 부와 지위를 쌓고 있어서 '촉법소년'들 못지 않게 몰지각한 행태를 자행하고, 또한 방조하고 있다고도 한다. 과연 이런 '무법자'들을 그대로 방치해도 되겠느냔 말이다.

그래서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자는 주장이 최근 들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현행 만 14에서 만 12세로 낮추자는 주장인데, 솔직히 '촉법소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왜냐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겐 '갱생과 교화의 기회'를 보장해주면서, 정작 저런 나쁜 놈들에게 피해를 당한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왜 보장해주지 않느냔 말이다. 다시 말해서, 국민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범죄자 인권은 물샐 틈 없이 보장해주면서, 왜 피해자에게는 세금 한 푼 쓰지 않고 '피해를 감수'하라고만 하느냔 말이다. 오히려 정반대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옛말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 했다. 촉법소년을 악용해서 잘못을 저지르던 애들이 만 14세만 넘으면 '성인군자'라도 될 것 같은가? 그렇게 싹수가 노란 애들은 더욱더 교묘하게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를 혼란스럽고 무법천지로 만들 '새싹'으로 보고, '싹'을 잘라 제거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애들을 '교화시키고 갱생시킬 돈'이 있으면, 법 없이도 살 착한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피해보상금'으로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또한, 촉법소년들이 저지른 죄를 엄벌한다는 의미에서 철저하게 '배상금'을 책정해서 다시는 철없는 행동으로 집안을 풍비박산으로 말아먹는 짓을 하지 않도록 엄혹한 처벌을 내려야 마땅하다고 본다.

조금 흥분해서 하는 말인 것을 인정한다. 처벌만이 유일한 해법이고, 단죄만이 능사는 아닐 문제다. 애초에 도덕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회환경을 만든 우리 모두의 책임문제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인권 향상의 일환으로, '체벌 금지', '두발 자유화' 등 어린이청소년 인권 문제에 우리 사회가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도덕 교육이 물색 없어지고, 교권마저 무너져서, 학생들이 무서워서 선생님이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초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업중에 학부모가 교실로 쳐들어가서 다짜고짜 선생님의 따귀를 때리고 멱살을 잡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고 한다. 이유는 더 가관이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꾸중을 해서 '항의차원'에서 그랬다는 학부모들의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이 '대서특필'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말이다. 도덕이고 나발이고 '돈과 권력'만 있으면 못할 짓이 없다는 것만 배우지 않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있는 집' 자식들이 더 활개를 치며 '촉법소년'의 테두리 안에서 못할 짓, 해서는 안될 짓, 심지어 끔찍한 범죄까지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까지다. 할 말은 더 많지만 최대한 줄여보았다.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룬 소설로 읽어주면 더욱 빛이 날 것 같다. <기묘한 문구점>은 재미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심화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해보기에도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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