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4 : 채권이 뭐예요?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4
존 리 지음, 동방광석 그림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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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4 : 채권이 뭐예요?>  존 리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22)

[My Review MMXLIX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4번째 리뷰] 안정적인 성장형 투자를 바랄 때, 흔히들 '채권'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주식'에 비하면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채권'에 투자할 바에야 더 안정적이고 확실한 '예금/적금'에 돈을 묻어 두는 것이 낫지 않은가? 이런 의문이 들곤 한다. 하지만 수익률만 놓고 본다면 확실히 '채권'이 '예/적금'보다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투자라는 점에서 '채권'도 원금손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채권은 '변동성'이 적어서 '안정적'인 투자방식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될 것 같다. 여러 종류의 채권이 있긴 하지만, 그걸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그닥 의미가 없을 듯 싶다.

그보다는 존 리가 추구하는 '주식투자'가 현대인들의 삶에서 꼭 필요하다는 점은 대단히 공감하지만, 그의 저서가 담고 있는 내용을 보면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 공기업이고 다 필요 없고, 돈 몇 푼에 만족하는 '취업'에 매몰된 삶을 살다 보면, 결국 노후에는 '거지꼴'을 면치 못할 거라는 듯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근거를 들자면, 이 책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의 젊은 청춘들이 한결 같이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정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딴에는 매우 사실적인 묘사이고 서사인지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춘들이 '기성세대'들에게 잠식 당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생생히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부당한 일'을 당할 때마다 존 리는 해결 방식으로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는 설정이 우려스러울 정도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를 해야만 한다는 강조를 너무 세게 하는 느낌마저 들기 때문이다.

사실 '부자'가 되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은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많게 유지하면 된다. 다시 말해, 월 300만 원의 수입이 있다면, 매월 200만 원만 쓰고 100만 원을 남기는 삶을 살면 굳이 투자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매년 1200만 원 정도의 목돈을 모을 수 있다. 그렇게 10년을 모으면 1억 원 이상의 돈을 모을 수 있으니 나름 부자가 되는 첫 발을 내딛기에 부족함이 없는 돈이다. 물론, 그 돈으로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거나 상류층의 호화로운 소비생활은커녕 중산층의 윤택한 삶을 살기에도 빠듯한 돈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단순히 '번 돈'보다 '쓴 돈'을 적게하는 방법만으로 부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쉽게 다다를 수 있다. 여기에서 존 리는 '황금알'을 낳는 마법으로 투자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자본금 스스로 자본을 축적하는 방법을 습관화해야 열심히 일을 하고 난 뒤에 '쉬는 시간'에도, 또는 사고를 당해서 몸이 아파 더는 노동을 할 수 없는 '무노동'을 할 때에도 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생활화해야 하며, 투자의 기본은 바로 '주식'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옳은 말이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버는 '고소득 계층'이야 여유자금을 쉽게 확보해서 경제적 여유를 즐기면서도 투자의 수익을 짭짤하게 낼 수 있고, 설령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얼마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진정한 여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저소득 계층'은 투자금 확보가 가장 어렵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형편인데 무슨 돈으로 투자금을 확보하겠느냔 말이다. 존 리도 '대출(빚)'을 받아서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경고를 하곤 한다. 그러면서 '사교육 보내지 마라', '자동차 사지 마라', '커피도 끊어라'...등과 같은 불필요한 지출을 확 줄이라고 조언한다. 현대인들은 '집'을 장만할 돈도 없으면서 위에 열거한 '지출'은 하지 않느냐면서 '여윳돈'이 없어 투자를 못한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주식투자를 하라고 강변한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

근데 왜 '직장생활'을 부정적으로 그리느냔 말이다. 어차피 월급쟁이로 평생을 살아봐야 '부자'되기는 글렀으니, 일찌감치 '투자'에 몰빵(?)해서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투자에 올인을 하라는 의도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을테지만, 존 리의 책을 읽다보면 종종 잘 다니는 직장을 때려치고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남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나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그렇다. 아주 좋은 말이긴 한데, 이 조언 덕분에 '강차장'은 상사와 의견충돌이 일어나자 사직서를 내고 '자기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또한, 지수가 낸 아이디어를 낼름 가로챈 부장이 결국 윗선의 '부정적 전망'을 이유로 프로젝트를 그만 두겠다고 하자, 지수는 아이디어를 뺏긴 것도 억울한데, 열심히 일한 성과를 얻기도 전에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시켜버리는 처사에 직장을 그만 두고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꿈을 실현시켜버린다. 물론 아주 마땅한 일이긴 하지만, 각박한 현실에서는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꿈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면서 존 리는 천연덕스럽게 "그건 네 선택이니, 네 결정을 존중한단다"면서 자신이 한 조언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으로 '주식투자'를 권하면서도 최종적인 선택은 너희들의 몫이니, 알아서들 하려무나...이런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은 'n잡러'가 되는 것이다. 월급은 월급대로 챙기고, 그 월급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가면서, 학원비 아끼고, 교통비 아끼고, 생활비 아끼고 아껴서 '적은 금액'이나마 투자금으로 활용하여 '돈이 스스로 돈을 버는 구조'의 혜택을 '플러스 알파'로 삼는 경제적인 지혜가 꼭 필요한 셈이다. 그래야 현재의 고통이 언젠가 낙으로 바뀔 거라는 희망이 샘솟는 것 아니겠느냔 말이다. 그런데 존 리는 마치 '기회비용'을 치루듯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주식투자'를 선택하는 것이 항상 진리라는 식으로 설교하는 것 같아서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솔직히 나도 '안정적인 성장형 투자가'를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변동성이 높은 주식투자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적은 금액으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주식이나 펀드보다는 '채권투자'를 위해서는 적어도 몇 천만 원, 대개는 몇 억 원 이상의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채권형 펀드' 등과 같은 경우에는 그보다는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에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아 그냥 은행에 '예/적금'을 들어 놓는 것이 더 안정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럼에도 투자전문가들의 처지에서는 '채권'이 더 매력적인 점이 분명히 있겠지만, 초보투자자인 나 같은 경우에는 그 매력이 잘 보이지 않는 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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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3 : 펀드가 뭐예요?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3
존 리 지음, 동방광석 그림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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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3 : 펀드가 뭐예요?>  존 리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22)

[My Review MMXLVIII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3번째 리뷰] 지금은 커피값이 많이 올라서 '까페 매장안'에서 마시지 못하고 주로 '테이크 아웃'을 해서 마시고 있다. 그렇지만 20년 전 쯤에는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며 하루 반나절을 보내곤 했다. 한창 '독서논술공부'를 하던 때라 수업을 하고 남는 시간이면 독서를 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수업이 없는 날이면 출근을 겸해서 까페로 가곤 했는데, 그때 목격한 경험이야기다.

아침 9시경에 까페 안에 '노트북'을 들고 오는 무리가 있었다. 뭐 대학생들의 흔한 풍경인 탓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오후 4시쯤 되면 서둘러 마무리를 하고서 떠나곤 했었다. 처음엔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어느 날에는 그들이 떠날 때쯤 통화를 하는 내용을 엿듣게 되면서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 내용은 "오늘 30만 원 벌었는데, 내가 한 턱 쏜다"는 소리였다. 그들은 뭘 하기에 하루에 '30만 원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걸까? 당시에 나는 논술수업이 별로 없었던 탓에 '한 달 수입이 50만 원'도 안 되는 초짜선생이었던 탓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궁금증을 갖고 있던 터에 다음 날에도 그들 무리를 또 마주쳤다. 그들은 하루종일 노트북과 핸드폰을 붙들고 씨름을 하다가 오후 4시쯤이 되면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으며 까페를 떠났던 것이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그들은 '주식'을 거래하던 사람들이었다.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보였고, 떠벌리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모든 자산을 주식에 몰빵한 듯 보였다. 그들은 그렇게 날마다 30만 원을 벌었네, 100만 원을 벌었네 떠벌리면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두어달 쯤 지난 뒤부터는 그들 무리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그들 무리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고 꽤 어두워 보였는데, 늘 유쾌하던 표정도 사라졌고, 바쁘게 노트북을 두드리고 핸드폰을 들고 떠들던 모습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저 굳은 표정으로 노트북의 화면을 바라볼 뿐이었고, 마우스 클릭만 드문드문 할 뿐, 움직임조차 거의 없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오후 4시쯤에 한숨을 쉬며 까페를 떠나갔다. 짐작컨대, 두어 달 정도 주식을 사고 팔면서 꽤나 짭짤한 수익을 냈었는데, 어느 순간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거나 원하던 만큼의 오름세가 보이질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니 표정은 어두웠고, 주가가 하락한 주식을 쉽사리 팔 수도 없으니 움직임도 거의 없이 움츠러들고 말았던 것일 게다.

이런 짐작이 가능한 까닭은 논술선생을 하기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주식투자를 해서 '하루 30만 원 수익'을 내는 삶을 살겠다며 호언장담을 하던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의 손에 늘 들고 있던 책이 '주식 관련책'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도 홀연히 사직서를 내더니 얼마 안 되는 퇴직금으로 '주식투자'에 몰빵을 했다는 소문을 들었고, 한두 달 잘 나간다는 소식을 전했다가 어느 순간 두문분출하더니, 몇 년 뒤에 다른 회사에 취직을 했더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가 늘상 흥분하며 이야기했던 내용이 바로 "하루 30만 원씩 수익을 내면, 일주일에 150만 원, 한 달이면 600만 원을 벌 수 있어요. 대기업 과장보다 많은 월급 아닙니까? 그렇게 1년만 모으면 6000만 원은 모을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아무리 주식을 잘 하는 사람도 날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는 종목마다 오를 것이라는 계산은 무슨 근거냐면서, 좀더 '주식공부'를 더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여윳돈'으로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내 조언은 가뿐히 무시하고 '주식대박'의 꿈을 활짝 펼치며 떠난 친구의 모습이 저런 모습이었을 거라고 짐작했던 것이다. 존 리가 조금만 일찍 귀국해서 저런 위험한 주식투자법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면 좋았으련만, 2000년대 초반은 혼란스런 주식장만큼이나 위험천만한 투기열풍이 불면서 '월급쟁이'들의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가던 때였다.

이번 책은 '펀드'를 소개하고 있다. 주식투자의 초보자들에게 효과적인 투자방식인 '펀드'는 펀드매니저라는 투자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은 돈'으로 안정적인 '분산투자'가 가능한 방식이다. 특히, 투자 초보자들이 흔히 실수하는 것이 '한 종목'에 투자 올인을 하고서 주가가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방식인데, 그렇게 투자를 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주식장의 격언으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마라'가 있지 않은가. 자기가 산 주식의 투자가치도 모른채 '내림세의 주식'을 싸게 매수해서 '오름세의 주식'을 비싸게 매도하여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꿈에 부푼 초보자들이 명심해야 할 격언이기도 하다. 운이 좋아서 처음 몇 번을 그런 방식으로 수익을 내어 몇십에서 몇백의 수익을 내면, 다음에는 '실력발휘(?)'를 해서 점점 투자금을 늘려나가려 들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저가의 주식을 1만 주 매수한 뒤에 주가가 100원 오르면 전량 매도를 하여 100만 원의 수익을 내는 것이다. 한 달 내내 열심히 일을 해서 버는 돈이 200만 원인 월급쟁이의 눈이 돌아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다음 날에도 저가의 주식을 1만 주 매수한 뒤, 주가가 150원 오르면 150만 원 수익이 고스란히 통장에 찍히게 된다. 물론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그보다는 적은 돈이긴 하지만, 그래도 수수료가 아깝지 않은 짭짤한 수익에 눈이 돌아가곤 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올바른 주식투자가 아니다. 존 리도 이런 방식은 '투기'라고 강조하며,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주식투자방식이라고 확언한다. 가장 올바른 투자는 '장기투자'이고, 건실한 기업의 주식을 조금씩, 꾸준히 사모아서 10년, 20년 뒤에 수익을 셈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해서 '삼성전자 주식'에 몰빵한 뒤에 10년, 20년을 기다리라는 말이 아니다. 장기투자와 더불어서 '분산투자'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왜냐면 주가는 올라가는 종목이 있으면 내려가는 종목도 있기 마련이기에 아무리 성장이 확실한 안정적인 주식이라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에는 '어떤 종목'이 오르고 내릴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삼성전자'처럼 누구나 오를 것이라 확실히 짐작하는 주식은 이미 '고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부족한 투자자가 선택하기에 불합리한 주식이기도 하고, 설령 적은 돈으로 적은 량의 주식을 매수했더라도 '수익금'이 그리 크지 않아 비효율적인 투자방식이다. 이렇게 주식장은 복잡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초보자'가 효과적인 투자를 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초보자를 위한 효율적인 투자방식으로 '펀드'가 생겨난 것이다. 주식에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정보를 갖춘 '펀드매니저'에게 대신 투자를 맡기는 '간접투자방식'이기도 하다. 물론 직접투자를 하면 더 많은 수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겠지만, 주식에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풍부한 정보도 발빠르게 얻지 못하는 초보투자자들에겐 직접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분산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까지 작성해서 효율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너무 번거롭다는 단점을 '펀드'는 손쉽게 해결해주기 때문에 장점으로 크게 작용한다. 단, 펀드 투자로 인한 수익이 나도, 손실이 나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펀드매니저도 사람이기에 앞날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전문가도 예상치 못할 정도로 급박하게 벌어지는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니 펀드라고해서 주가가 늘 오르지만은 않고 언제나 내려갈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감안해야만 한다. 이게 '투자'인 것이다.

이런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도 '펀드'가 유리한 까닭은 바로 '적은 돈'이지만 '여러 사람'의 투자금을 한데 모아 고르게 '분산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유능한 주식투자가도 '51:49의 법칙'에서 51의 성적을 내곤 한단다. 그만큼 주식투자의 세계는 '위험천만'하다. 그렇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 '분산투자'는 성공확률을 높여주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개인투자자가 '적은 돈'으로 분산투자를 하기에는 너무 미약하다. 그래서 몇몇 종목에 몰빵하기 일쑤고, 운이 좋아 오름세에 수익을 내곤 하다가 내림세의 역풍을 맞으면 주식을 매도하지도 못하고 다시 반등하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이런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확실히 '펀드'가 유용하다. 적어도 '펀드'는 간접투자이기 때문에 '적은 돈'을 꾸준히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어차피 장기투자를 하게 되면 크게 휘둘릴 필요가 없다. 그저 '적금 만기'를 기다리듯 5년, 10년 뒤를 기다리고 '자기 업무'에 매진하면 된다. 얼마나 맘 편하고 유용한 방식인가.

더구나 '연금저축펀드'는 반드시 들어두어야 한단다. 안정적인 수익과 더불어서 '세금감면'의 혜택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단, 만 55세 이전에는 되찾을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주의를 요구하고, 55세 이후에도 '연금' 방식으로 조금씩 받을 수 있단다. 물론 투자인 까닭에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위험 상품'이 아닌 '안정형 상품'을 선택하면 크게 손실을 피할 수 있으니 자신의 성향에 맞는 투자방식을 선택해서 관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투자는 '일확천금'을 요행히 얻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으나 '쉽게 얻은 돈은 쉽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적은 이득이나마 차곡차곡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맞는 투자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존 리는 말한다. 아무리 대기업, 공기업에 취직해서 '월급'을 많이 받고 '연금'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물가'가 더 빨리 올라가기 때문에 '월급'만으론 안락하고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기에 주식은 필수이고, 단기 수익에 열을 올리기보다 '장기투자'로 확실한 황금알을 챙기라고 조언한다. 여러 모로 생각해봐도 존 리의 조언이 맞는 말 같긴 하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하기에 더 많은 '경제정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건실한 투자가 아닌 '투기'를 조장하는 사기꾼들이 판을 치는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주식으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경제공부는 끝없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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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19 - 1904 러일전쟁 본격 한중일 세계사 19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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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19 : 1904 러일전쟁>  굽시니스트 / 위즈덤하우스 (2024)

[My Review MMXLVII / 위즈덤하우스 40번째 리뷰] 대한제국의 운명은 고종황제의 손을 이미 떠났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한반도'를 이익선으로 삼고 만주를 넘보고 있었으며, 그 만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러시아'와도 한판 승부를 벌이려 하고 있었다. 그럼 만주땅의 주인은 누구인가? 물론 청나라땅이긴 하지만 청나라는 대한제국보다 훨씬 이전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할 처지에 놓이고 만다. '의화단 사건'으로 인해 청은 서양에 막대한 배상금을 무는 '신축조약'을 서명한 뒤에, 더는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때를 노리고 러시아는 만주를 점거하고 '시베리아-동청 철도'를 완성하며 실질적인 지배권을 확대해 나간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처지다. 앞에서 말했던 '일본의 이익선'에 한반도를 넘어 만주, 더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야심에 불타올랐기 때문이다. 훗날 '대동아공영권'이라 허울 좋은 이름으로 붙인 야욕의 발판으로 '만주'를 손에 넣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럼 만주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러일전쟁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지만, '러일전쟁'이 발발하기까지의 실제 과정은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 <본격 한중일 세계사>시리즈가 참으로 유익한 까닭이다. '한국의 근대사'만 보아서는 결코 역사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없었는데, 이 책은 '역사속의 근대사' 가운데 '19~20세기 한중일 삼국'을 집중 조명하면서 우리가 익히 잘 알지 못했던 '근대사의 이면'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러일전쟁 발발-일본의 승리-한국의 국권침탈'이라는 단순한 사건 나열만으론 절대 이해할 수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면 '한중일 삼국'뿐만 아니라 당시 세계를 주름잡던 서구열강들까지 속속 소환시켜서 차근차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매우 유익했다. 물론 '역알못 독자'도 웃음 짓게 만드는 굽시니스트의 촌철살인격 개그 드립도 이 책을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사실 '한중일 삼국의 근대사'는 서구 열강의 약탈적 침략과 무참한 학살이 자행된 아픔을 공통으로 겪었기에 결코 웃을 수 없는 일이지만, 굽시니스트의 개그 드립 덕분에 너무 '진지함'에 빠지지 않고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역사적 객관화', 가까운 이웃과 우리의 아픈 역사를 얼마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 덕분에 역사적 통찰력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나 고마운 책이 20번째 책으로 시리즈를 마감한다니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럼, '러일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먼저 일본이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으며 청나라로부터 엄청난 배상금을 받아낸다. 아쉽게도 청으로부터 할양 받은 '요동반도'를 삼국간섭(러시아, 프랑스, 독일)에 의해 다시 돌려줄 수밖에 없었지만, 일본 1년 예산의 3배가 넘는 배상금을 한 방에 받아낸 상황만으로도 일본 국민들은 환호했던 것이다. 그래서 청일전쟁 개전 초기만해도 '반전 여론'을 높이던 일본 언론도 '승전보'를 알리게 되면서 일본인의 자긍심을 북돋는 일대 사건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일본의 '국뽕 신드롬'이 시작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청일전쟁 승리, 러일전쟁 승리가 도화선이 되어서 '중일전쟁'을 본격화시키는데 일조를 했고, 급기야 '태평양전쟁'까지 일으키는 시작점이 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는 일제의 패망과 더불어 현재까지 일본은 미국의 꼭두각시 국가가 되고 말았지만, 러일전쟁까지만해도 일본은 그야말로 '기고만장의 끝판'을 보여주었다. 그런 까닭에 일본이 '만주'를 호시탐탐 노리는 러시아를 그냥 냅둘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막 '근대화'를 성공적으로 안착한 일본이 거대한 러시아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것은 여러 모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쨌든 러시아는 일본의 전체 국력보다 5배 이상 거대한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시의 국제 관계는 러시아와 프랑스가 한 편을 먹고 있었기에 일본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게 되면 프랑스가 러시아를 도와서 일본을 협공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일본이 러시아 한 나라와 '만주'에서 승부를 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데, 청나라와 베트남에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 군대까지 일본의 본토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면 큰일이 나는 것은 물론, 전쟁의 승리를 절대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래서 일본은 서둘러서 '영일 동맹'을 체결하려 애쓴다. 만에 하나 러시아-프랑스 연합군을 일본이 혼자 상대해야 할 경우에 프랑스와 앙숙인 '영국'을 끌어들여서 전쟁의 양상을 대등(?)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영국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왜냐면 당시 영국은 남아공에서 벌인 '보어전쟁'으로 기진맥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딱히 '극동'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맞붙어 싸우든 말든 크게 상관하지 않으려 했고, 실제로 도와줄 수 있는 여력도 없었다. 한마디로 영국의 재정이 고갈된 상태였기 때문에 굳이 '러일전쟁'에까지 관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영국은 프랑스가 관여 된 곳이면 빼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프랑스가 러시아 편을 들어서 일본을 공격해서 이득을 취한다는 것에 영국이 발을 뺄 수는 없는 법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영일 동맹'은 쉽게 체결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재정 고갈'이었다. 러시아는 만주에 터를 잡고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으려 들었고, 기회가 된다면 압록강 이남의 한반도까지 진출해서 확고한 세력권을 형성하려 들었기 때문이다. 영국도 이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 한때 나마 '거문도 점거'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일본은 한반도를 넘어 만주까지 '이익선'으로 삼고, 동아시아에서 패권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뜨거운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렇기에 '러일전쟁'은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면 서로의 동맹국이 전쟁을 벌이면 동맹국은 '자동참전'이 된다. 그렇게 '러프 vs 일영'은 2:2 매치가 성사되고 만다.

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나라가 바로 '독일'이었다. 독일은 네 나라가 서로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틈을 타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네 나라'가 모두 지쳤을 때 전세계 식민지를 차지하겠다는 원대한(?) 계산기마저 두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영국과 프랑스는 '러일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영국과 프랑스는 참전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나누고 조용히 '관망모드'로 전환한다. 미국은 일찌감치 발을 빼서 '만주'를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의 한 판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드디어 1904년 일본은 본토에서 병력을 실은 전함들을 '한반도'로 출격시킨다. 영일 동맹을 맺고 성사시키는 사이에 '고종'은 대한제국의 중립국 선언을 만방에 타전했지만 놀라울 정도로 아무런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만큼 대한제국의 운명은 이미 나락으로 떨어졌고, 일본의 '보호국'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더구나 러일전쟁 발발 직전에 '제1차 한일의정서'에 사인을 한 고종은 러일전쟁 발발시에 일본군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그나마 병력 지원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물량을 일본의 병참기지로 보내야 했기에 대한제국은 이미 일본의 수탈을 그냥 방치하고 있는 허약한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다. 그리고 한반도에 정박하고 있던 러시아 상선은 일본 전함의 피격을 받아 그대로 침몰하고 만다. 아직 '선전포고'도 하기 전이었지만, 일본은 서구열강의 경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승리의 목마름'을 보여주듯 결연한 자세로 황해를 누비고 요동반도 끝자락에 있는 '뤼순항'으로 진격한다.

초전은 일본의 승승장구였다. 뤼순항 앞에서 대치한 두 나라의 함대함 대전에서 기선을 제압 당한 러시아 태평양 함대는 졸전 끝에 뤼순항 안쪽으로 모두 퇴각을 하고 '버티기 모드'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러시아 군사력이 일본의 군사력보다 5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러시아 영토가 동서로 길게 늘어섰다는 점이 '병력이동'에 불리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총병력수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당장 '뤼순항'과 '만주'에 주둔하고 있는 군대는 일본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 군대가 만주에서 일본군의 공세를 버티고만 있어도 전황이 유리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했다. 일본군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었는데, 바로 '시베리아 철도'가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완공을 앞두고 있었고, 러시아 해군의 주력함대인 '발틱함대'가 머나먼 극동의 전장까지 도착하기만 한다면 단번에 일본군은 '수세'를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본군은 속전속결로 서둘렀고, 러시아군은 버티다 후퇴하고, 버티다 후퇴하길 반복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군의 발빠른 진군이 초전의 승리를 장식할 수 있었다. 반면에 러시아군은 졸전을 거듭하며 '진지'를 버리고 후퇴하길 반복할 뿐이었다. 그러다 '뤼순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일본군의 무모한 돌격 명령으로 애꿎은 병력만 낭비하는 일이 벌어진다. 러시아군이 쌓은 '콘크리트 방어성채'를 목전에 두고 낮이고 밤이고 '돌격 명령'만 외치는 일본군 지휘부의 무지한 공격에 쌓이는 것은 젊은 일본군의 시체들 뿐이었다. 은폐, 엄폐할 곳도 없는 콘크리트 비탈길을 앞에 두고 왜 '돌격명령'을 내린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화력(?)으로 뤼순을 함락시키긴 한다. 엄청난 사상자를 만들고서 말이다. 굳이? 그러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는 수많은 전략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암튼, 1904년의 러일전쟁은 일단 양측 모두 엄청난 사상자를 남기고 일단락을 짓긴 하지만, 결과적으론 '러시아의 패배, 일본의 승리'로 마무리를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전쟁은 해를 넘겨 1905년으로 넘어간다. 아직 러시아의 주력 전함인 '발틱함대'가 아프리카 희망봉을 넘어 최종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진격을 하고 있다. 과연 '발틱함대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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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2 : 취업만이 답일까?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2
존 리 지음, 동방광석 그림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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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2 : 취업만이 답일까?>  존 리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22)

[My Review MMXLVI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번째 리뷰] 탄핵 정국에서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주가와 고공행진을 일삼던 물가로 인한 경제불안심리로 인해서 감히 '어린이 주식관련책'을 리뷰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길고 길었던 6개월이 지나고 새 민주 정권이 들어서자 주가가 반등하는 것을 보고 다시 리뷰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경제교육을 하기 위해선 '주가의 오름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 어른들도 불안에 빠지기 쉬운데 어린이들은 오죽 하겠는가. 그러니 교육도 때에 맞춰서 해야 효율적이라는 생각이기에 다시금 '경제리뷰'를 시작하려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주식'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무슨 자격으로 '경제리뷰'를 하느냐는 물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주식을 하지 않는 까닭은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주식 공부를 하고 있으며 이 책도 읽고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주식'을 사야 할 지 제대로 익히게 된다면 그때에는 주저 없이 '주식투자'를 할 것이다. 비록 내 나이가 50대를 넘었지만 '주식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깊이 공감한다. 왜냐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노동'을 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존 리가 지적하듯이 내가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내가 투자한 '자본'이 알아서 스스로 돈을 벌어 올 수 있도록 해야 남은 생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가르침에, 비록 늦은 나이임에 틀림없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올바른 투자를 배우고 싶었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주식투자를 비롯해서 투자의 기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절대로 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황금알'은 이자를 말한다. 기왕이면 '복리이자'가 좋고, 투자를 했다면 '배당금'이 될 것이다. 여기서 '복리이자'와 '배당금'의 공통점은 기간이 짧을수록 수익률이 변변찮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마법'이 벌어지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10년, 20년, 30년...장기투자를 하면 할수록 '수익률'은 눈덩이가 불어나듯이 점점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핵심은 '장기투자'이고,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우량종목'을 골라야 하고, 결정적으로 좋은 투자일수록 '일희일비'하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하며, 그럴 자신이 없으면 땅에 묻어두고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처럼 관심을 꺼버리는 것이다. 이런 좋은 투자법을 적용하여 짭짤한(?) 수익을 얻어낼 수 있으려면 늦어도 10대에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존 리는 강조한 것이다. 10대에 시작해야 20대에 '10년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30대에는 '20년치 수익'을, 40대에는 '30년치 수익'을 얻게 된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노후를 맞이한 60대에 투자금을 거둬들인다면 무려 '50년치 수익'을 한꺼번에 받게 된다. 그러니 주식투자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재벌 4세쯤 되는 어린이라면 그렇게 목돈을 묻어두고 모른 체하며 수십 년을 살 수도 있겠지만, 웬만한 노동자의 자녀들은 그럴 여유자금이 없을 것이다. 괜히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한 뒤에 '대학학자금'을 갚지 못해 빚쟁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주식투자는커녕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선택하고, 좋든 싫든 '대기업', '공기업', '정규직', '공무원' 따위의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안정적인 직장은 어마어마한 '경쟁'이 불붙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안정적인 직장에 성공적인 취업을 하고 남은 '나머지' 청년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여전히 '취준생'이 되어 스팩을 쌓고, 서류를 작성하고 면접을 보면서 허송세월 해야 하는 걸까? 뭐, 취업이 보장만 된다면 재수, 삼수, 장수를 하며 '서른 살 안팎'까지는 어찌어찌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30대를 넘겨서도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그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으며 자포자기하듯 살아야 하는 걸까?

존 리는 이 책에서 '창업'을 하라고 조언한다. 심지어 '대학진학'을 포기할지언정 '창업'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권할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 할 것이다. 유망한 젊은이의 인생을 망칠 일 있냐면서 말이다. 그런데 '창업'이 정말 나쁜 일일까? 오늘날 엄청난 부자가 된 사람들 가운데 '대학 졸업'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꽤나 많은데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어떤가?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어떻고 말이다. 어릴 적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워렌 버핏은 또 어떻고 말이다. 모두가 남 부럽지 않은 일류 부자들 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 젊은이들에겐 '창업'을 하지 못하게 막고 '취업'이나 잘 하라고 권장하는 것인가?

오늘날 경제는 엄청나게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평생 직장'이라는 말은 이젠 찾아볼 수가 없다. 거의 모든 회사나 기업이 '인재'를 뽑았다가 10년도 안 되어서 '퇴출'시키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려 애쓴다. 그나마 공무원 같은 공직에 몸을 담으면 '평생 직장'처럼 정년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지만, 정작 '정년 퇴임'을 하고 난 뒤에 연금을 받는 것 빼고는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매한가지다. 아니 공무원 연금이 얼마나 많이 받는데 불안정한 삶이라고 말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경제적 여유는 있을지언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년 이후에도 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노후의 삶을 맞이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창업'을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창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기반으로 시작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창업을 하면 자신이 '주인'이 되기 때문에 '정년'이 따로 없게 된다. 더구나 '성공'까지 하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지 않겠는가? 이런데도 '창업'을 만류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왜 일까? 그건 아마도 사업(창업)에 '실패'했을 때의 두려움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취직'을 하면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제 발로 나가기 전까지는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기 때문에 '실패의 두려움'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사업을 크게 일으켰다가 망해서 쪽박을 찼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월급쟁이' 신세보다 못한 것이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정말 '월급'만 받으면 만족스러운가? 월급을 받아서 차곡차곡 모아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더냐고 되묻는 것이다. 우리는 답을 안다. 그렇지 않더라는 정답을 말이다. 왜냐면 월급쟁이는 절대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성과'는 내 것이 되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창업을 했다면 열심히 일해서 얻은 성공과 성과는 고스란히 모두 '내 것'이 되는데 반해, 월급쟁이는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할 수 있을 뿐, '하고 싶은 일'은 좀처럼 할 수 없고, 심지어 열심히 일을 해도 그 성과는 고스란히 '회사의 몫'으로 넘어가 버리고 만다. 이렇게 월급쟁이로 살다보면 점점 더 열심히 일을 하려 들지 않게 된다. 그저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에 만족(?)하며, 아니 '불만족(!)'에 적응하며 살아가게 된다.

자, 다시 돌아와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떠올려 보자. 내가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의 10%를 자본금으로 삼아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다. 200만 원 월급이라면 20만 원어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매달 '우량종목'에 꾸준히 투자를 하게 되면 1년이면 120만 원, 10년이면 1200만 원어치 투자를 한 셈이다. 여기에 10년동안 10% 수익률이 올랐다고 치면 1320만 원이라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그래도 은행이자보다는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된다. 그런데 내가 사 모은 주식이 '코인대박'과 비슷한 수익률을 보이며 1000% 수익률을 냈다면 1200만 원 원금에 수익만 1억 2000만 원이 된다. 매달 월급의 10%를 꾸준히 주식투자해서 '자본이 나를 대신해서 열심히 일하게 만든 결과'가 바로 이것인 셈이다. 그동안 월급을 쪼개서 빠듯하게 생활했겠지만, 월급에 보태서 '또 다른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게 존 리가 말하는 올바른 경제생활이다.

기본적으로 월급쟁이 노동자라면 이와 같이 경제활동을 해야만 노후를 안락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창업을 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주식투자'도 수익률이 곤두박질 쳐서 투자금마저 날려먹을 수도 있다. 그래서 주식투자는 '여유자금'으로 시작해야 하고, '주식공부'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처럼, 창업도 '모든 자산'을 다 쏟아부어서 시작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창업자들은 대부분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조금만 발품을 팔면 '정부의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서 아주 적은 비용만으로도 얼마든지 창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많다고 한다. 왜 이렇게 정부가 적극적으로 창업을 도와주는 것인지 묻는다면, 그건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가의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야 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취업의 문턱'을 넘으려 공부하고 스팩쌓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서 '실업자'만 너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취업준비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살려서 '자기 사업(창업)'을 시도하는 젊은이들에게 정부는 지원을 해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정부도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고 성공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야 '세수'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가 경제의 활력을 위해서라도 '취업'보다는 '창업'이 훨씬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정부는 청년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에 열을 올려야 할까? 주식투자 공부도 하지 않고 무작정 투자를 하게 되면 올바른 투자가 아닌 '투기'에 빠지기 쉽다. 이와 마찬가지로 창업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자신이 꼭 하고 싶은 것을 분명히 하지 않고, 그저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은 사업에만 몰리게 되면 결국 성공과는 거리가 먼 '뻔한 실패'를 하게 된다. 그러니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기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서 시작을 해야 뻔한 실패를 겪지 않게 된다. 사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일을 하면서 즐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 할 수 있고, 위기가 찾아와도 극복할 수 있고, 대박이 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면 분명 '남들과는 차원이 다른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면 독창적인 사업을 하는 것이고, 그런 독창적인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기 마련이다. 더구나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창업은 여러 모로 유리한 점이 많다.

물론 다짜고짜 '창업'부터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젊은이들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장조사'와 '시장전망'을 하기 위해서라도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라도 '관련업종'에 취업을 먼저 해서 경험과 월급을 챙기고 난 다음에 '만반의 창업 준비'를 마쳤다는 결심이 서면, 그때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적어도 '월급의 10%'를 주식투자하고, '창업수익의 10%'를 다시 주식투자로 돌린다면, 자본이 스스로 일을 해서 더 많은 자본을 얻게 되는 마법을 계속 부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창업을 했더라도 나이가 들면 '노동(일)하는 것'이 힘들어서 쉬어야 하는 노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리하면 '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내 수익의 일정한 자금을 '주식투자'에 투입해서, 돈이 스스로 일을 해서 더 많은 돈으로 불리는 마법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현명한 경제생활의 기초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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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법칙 - 충돌하는 국제사회, 재편되는 힘의 질서 서가명강 시리즈 36
이재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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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36] <지배의 법칙 : 충돌하는 국제사회 , 재편되는 힘의 질서>  이재민 / 21세기북스 (2024)

[My Review MMXLV / 21세기북스 38번째 리뷰] 바야흐로 '신(新)냉전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을 양극의 축으로 삼아 극강의 대립을 선보였던 '1차 냉전시대'에 이어 '미국과 중국'의 대립 양상으로 시작된 '2차 냉전시대'는 양분되어서 벌이는 대립양상을 보이는 것을 넘어 '다극 체제', 또는 '무극 체제'로 사분오열된 전세계적인 대혼란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2차 냉전시대'에는 무엇을 중심으로 놓고 갈등을 벌이는 것일까? 1차 때에는 '이념(이데올로기) 갈등'이었다.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공산주의 경제체제'가 서로 자신들이 옳다고 우기는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끝내는 '전쟁'까지 불사하겠다는 듯이 극한의 대결을 선보였다. 그러다 1990년대 소련이 해체되면서 '공산주의'는 패배를 선언하고, 전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새로 정립되었다.

그렇다면 '2차 냉전시대'에는 무엇이 갈등을 야기한 것일까? 그건 다름 아닌 '패권주의'다. 지금도 미국은 전세계를 주름잡는 '초강대국'으로 다들 인정한다. 하지만 과거처럼 '미국의 입김'이 그리 쎄지 않아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미국을 물로 보고, '미국의 중재'로 못할 것이 없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리 되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에서 미국은 압도적인 우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력이 그만큼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고, 중국의 입김도 나름 쎄지기는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미국의 위력을 좀처럼 엿볼 수가 없다. 러시아의 군사력을 둘째 치고, 미국의 군사력이 러시아를 상대로 압도하고 있다면 우크라이나에 병력지원을 해서 단숨에 전황을 역전시킬 수 있어야 했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또 어떤가? 미국이 아무리 이스라엘 편을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민간인 대학살에까지 이렇다 할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미국의 태도를 보면서 전세계는 미국의 위상이 참 많이 추락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전세계 1위의 경제대국인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막강한 실력행사를 할 수 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그도 그럴 것이 전세계 경제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미국 하나만 남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여전히 미국이 '경제계의 큰 손'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에 미국을 상대로 무역을 하는 나라들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치한 변덕(?)을 부려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라는 트럼프의 호언을 장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세계 여러 국가들은 트럼프의 비위(?)를 맞춰서라도 당장 '자국의 경제'를 유지할 수 있다면 냅두고 있는 형국이다. 도저히 못봐줄 정도의 미치광이 짓거리지만, 그걸 빌미로 훗날 미국에게 족쇄를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심리도 작용하는 듯 싶다.

암튼, 이런 '신 냉전시대'를 맞이해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국제질서'를 이해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무엇인지 간파하는 것이다. 그 기준이 될 것으로 '국제법'과 '국제규범'이라는 도구가 있음을 우리가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세상이 엿 같이 돌아가서 배알에 꼴리더라도, 그 문제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바로 '국제법'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분열하는 혼란스런 세계라면 더욱더 '국제법'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니 우리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며, 동시에 이익을 최대로 삼을 수 있게 도모하려면 '국제법'에 능통해야 함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물론, '국제법'이 실제로 발휘된 적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국제법'이 강대국의 무기는 되었을지언정 약소국들의 억울한 사정을 봐준 경우도 극히 드물다는 사실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힘의 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정의롭지 못한 국제법에 목을 매야 하는 게 옳은 일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 한다. 왜일까? 그건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제법을 잘 지키면 손해를 보는 것보다 이익을 얻는 것이 더 크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단다. 분명 대한민국은 약소국일 때 '국제법'이 족쇄처럼 작용하는 경우도 많았고, '국제법'을 지키면 지킬수록 억압과 손해를 더 많이 보는 불의한 조약을 체결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인정 받고,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 그 실력을 증명했다. 그런 까닭에 전세계는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고, 큰 갈등이 있을 때 '대한민국'이 해결방안을 제시해주길 바라는 경우도 과거에 비해서 엄청 많아졌다.

그런 예들은 너무 많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대한민국'이 누구를 편들까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울 지경이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군수방위업체가 호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한국산 무기'를 구매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심지어 우크라이나는 지금도 한국에게 '대량살상무기'를 지원해달라고 끝없는 요청을 보내고 있다. 허나 그런 식으로 전쟁에 참전(?)하게 되면 멍청이다. 왜냐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대한민국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전쟁이기 때문이다. 침략국인 러시아 편을 드는 것은 말도 안 되고, 피해국인 우크라이나를 도와주는 것은 도의적으로 해줄 법도 싶지만, 우크라이나가 딱히 대한민국이 반드시 도와줘야 할 '우방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굳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줄 까닭도 없다. 더구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러시아는 대한민국의 '최대교역국'이었다. 러시아는 대한민국을 좋아했고, 대한민국의 물건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와 하루 아침에 교역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오로지 '미국 탓'이었다. 미국이 러시아와 적대시하고 있으니 러시아에게 침략 당한 우크라이나를 도와줘야 한다면서 미국이 한국을 끌여들였고, 이를 본 러시아는 대한민국에게 우크라이나를 돕지 말라고 '경고(?)'했으며, 우리는 현명하게 양쪽 모두를 돕지 않겠다며 '대량살상무기'를 수출하거나 지원하는 일은 하지 않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피해국에게 의료지원을 해주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여기서 '선'을 넘지 않고 균형을 잡고 있으면 대한민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뒤에 양쪽 모두에게서 엄청난 이득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왜냐면 러시아 편을 들었던 나라들은 '우크라이나 재건복구사업'에 뛰어들지 못할 것이고, 우크라이나 편을 들었던 나라들은 '러시아 경제회복사업'에 동참하기를 꺼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쪽 모두에게 원한 살 일을 하지 않고, 양쪽과 관계도 소원해지지 않았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 확실히 믿고 사업을 맡길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나라는 오직 '대한민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건설, 반도체, 전자제품 등등 첨단사업부터 근면성실한 일꾼까지 전세계 탑티어 1등 국가 가운데 '대한민국'만이 그걸 감당할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그 역량을 발휘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면 될 일이다.

그때 우리가 해야 할 것 가운데 우선적인 것이 바로 '국제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때 대한민국이 약소국일 때에는 주변 강대국들에게 휘둘려서 '불평등조약(?)'까지 맺는 설움을 당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제 전 세계를 상대로 대한민국에게 유리한 '조약'과 '규범'을 제시하고, 이를 관철 시킬 수 있는 국제적 위상까지 갖추었으니 말이다. 물론 '국제법'이 있어도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무용론도 있다. 바로 트럼프처럼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패권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횡포를 부린다면 이를 저지하며 '실력행사' 할 수 있는 능력이 과연 대한민국에게 있느냐고 묻는다면 단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국제법'이 무용지물이라고도 할 수 없다. 아무리 국제법이 '힘의 논리'에 의해서 유명무실한 경우로 전락하는 일이 있더라도, 전세계가 '국제법'을 어긴 국가를 가만 두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과거 냉전시대에도 여러 번 보여주었던 방식이다. 미소간의 갈등속에 피해만 보던 '제3세계' 여러 나라들이 힘을 합쳐서 '약소국의 단결력'을 보여주었고, 결국 강대국인 미소 양국도 '다자주의'를 인정하며, 저들에게만 유리했던 국제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낸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국의 힘만 믿고 '국제법'을 무시하는 등의 행동을 일삼게 되면, 결국 '후폭풍'이 불기 마련이고, '뒷감당'을 해낼 각오가 없다면 아무리 유명무실한 국제법이라도 쉽사리 어길 생각은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리가 십분 활용해야 할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럼 향후 미래에 대한민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을까? 이 책 <지배의 법칙>에서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 대한민국의 앞선 기술력으로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 수 있고, '우주 경쟁'이 펼쳐지면 나로호와 다누리호도 자력으로 발사할 능력을 갖췄기에 금세 따라잡을 수 있으며, '극지 쟁탈'이 심해질 때,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인 유리함으로 북극항로와 남극대륙, 모두를 대한민국의 '이익선'으로 포함할 수 있을 역량이 충분한 나라라고 조목조목 근거를 나열하였다. 그리고 끝으로 대한민국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아주 탁월한 역량을 보여준 나라이기에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진정한 힘을 전세계에 보여줄 때라고 역설하였다. 그러면서 국제법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승자의 무기'라면서 우리의 관심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말로 마무리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공감을 많이 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을 괴롭히던 불평등하고 부당한 조약이나 규범 들이 얼마나 많이 들먹였던가? 근현대사를 공부하면서 우리가 눈 뜨고 코 베인 격으로 맺은 강대국들과의 조약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걸림돌이었느냔 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강대국이 되었으니 상황은 역전되었다. 우리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던 '국제법'들은 이제 대한민국에게 유리한 쪽으로 맺을 수도 있는 유용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우리를 괴롭히던 기억을 떠올려서 복수심을 불태우고, 손해를 본 만큼 본전을 되찾겠다면서 '악용'할 작정이라면, 그동안 우리가 실컷 욕을 하던 '제국주의'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되어선 안 된다. 진정한 패권 국가라면 서로의 이익과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공정한 국제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후폭풍이 불지 않게 된다. 당장의 이익을 도모하다 나중에 큰 손실을 보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럴 때가 되면 '나쁜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손실을 만회하고 이익을 최대를 늘리기 위해서 약소국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국제법을 다시 만들어서 강요하곤 했지만, 대한민국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런 설움을 받았지만, 극복하고 당당히 우뚝 선 유일한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패권 국가들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전쟁을 일삼으며 힘을 과시했지만, 대한민국은 '문화선진국'으로 우뚝 서서 전세계를 감명시키고 뛰어난 '첨단기술력'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강대국이지 않은가 말이다. 이런 대한민국이 만든 '국제법'은 뭔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걸 우리가 보여주면 된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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